siouxsie님의 대화: 주저앉게까지는 아니지만, 요 몇년 사이에 '저를 멈추게 하는 것'을 발견했어요.
'사람의 체취'
향수를 뿌리는 분들이나 섬유유연제, 아님 아무 냄새도 안 나는 분들에겐 어떤 느낌이 들지 않아요.
그런데 한 겨울에 겉옷에서 유난히 음식냄새나-이건 먹어서 나는 게 아니라, 그곳에서 노동을 해야 나는 정도로 짙게 밴- 생선냄새, 먼지냄새가 많이 나는 분들(보통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고 본인도 많이 위축되어 있을 정도의 행색입니다). 한여름에 택배 노동자분들이 지나갈 때 확 끼치는 땀이 쉰 냄새를 맡으면, 제 생각이 멈춥니다.
예전 같았으면, 어우 냄새나 했을 텐데...그 모든 것이 노동으로 인한 고달픔으로 느껴지거든요. 저도 30대 때까진 향수도 뿌리고 나름 많이 신경을 썼는데, 어느 순간 일과 육아에 찌들면서 하나하나 저를 놓게 되더라고요. 삶이 육체적으로 고달파지면 마음까지 놓게 되는....제가 저 분들하고 비교할 건 아니지만...
좋은 냄새가 난다는 것도 일종의 권력인 것 같습니다.
@siouxsie 님이 쓰신 문장 "좋은 냄새가 난다는 것도 일종의 권력인 것 같습니다." 을 읽는데 저도 멈추게 되네요.
동시에 떠오르는 글이 있었습니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블로거이자 에세이 작가인 봉부아 님의 글인데요, 분명 좋아하실 것 같아요.
제목은 <리스펙트>입니다.
https://blog.naver.com/bonbonbonbois/223580436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