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함께 읽기]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같이 읽어요

D-29
질문1에 대해 오래 고민을 했어요. 처음에 떠오른 단어는 외국어 단어가 아니라 우리말 단어였어요. '시나브로'였지요. 모르는 사이 점점 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요. 현재를 색상으로 표현하자면 너무 원색에 가까운데 저는 늘 흐려보였어요. 그럴 때 마음을 다잡는 말이 '천천히 원래 페이스대로 가자'인데요. 제 인생 템포는 시나브로인것 같아요. 서서히 느리게 변하는 점에서요 ㅎㅎ 이 단어를 떠올리고 보니 유사한 발음의 일본어 단어 '소로소로(そろそろ)'였어요. 이 단어는 천천히라는 뜻을 가지구 있는데요. 천천히 가는 게 나쁘지 않다는 걸 잊을 때마다 떠올리게 해줘서 좋은 것 같아요 ㅎㅎ 제가 요즘 천천히 걷고 싶은가 본가 싶은 리뷰입니다 ㅎㅎㅎㅎ
시나브로, 소로소로, 모두 곱고 평화로운 단어들이네요. (이 아름다운 단어들을 보면서 소보로 빵이 먹고 싶은 저자입니다...)
앗, 소보로 빵에서 먹던 커피 뿜을 뻔 했어요~~^^(저도 커피랑 먹을 소보로 빵이 급 당기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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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진민 작가님과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를 함께 만든 편집자입니다. 단어를 소재로 한 책들이 적지 않은데요, 개인적으로 무척 재미나게 읽은 작품이 김소연 시인의 <마음사전>입니다. ‘시인’은 단어를 이렇게 해석하는구나, 하고 놀랐었죠.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를 편집하면서도 똑같은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철학자’의 시선과 사유를 거치면 단어의 품이 이렇게까지 넓어질 수 있구나, 하고요. 2주 차에 해당되는 챕터들에는 유난히 저를 멈추게 한 문장이 많았는데요, 여러분을 멈칫하게 한 문장은 무엇인지 나눠주세요. 저는 하나를 꼽기가 어려워 두 개를 나누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우리는 내던져지는 존재지만, 타인을 어딘가로 던져줄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중요하게는 나 자신도 어디론가 던질 수 있다.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p. 132, 이진민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자기와의 싸움에서는 좀 져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어차피 나와의 싸움에서 나는 언제나 이기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내가 이기느냐의 문제지, 둘 다 나니까.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p. 151, 이진민 지음
저도 이 문장 제일 좋아해요. 새벽기상 매번 실패해서 나는 항상 나와의 싸움에서 진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구요.
사랑이란 내가 꺾여서 당신에게 도달하고, 당신 역시 꺾여서 나에게 도달하는 거니까.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p.46, 이진민 지음
작고 귀여운 애들이 더 작은 애들을 귀여워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심장이 버터처럼 사르르 녹으면서 인류애가 콸콸 솟아난다.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p. 115, 이진민 지음
이번 주에 저는 계속 감동을 섭취하면 되는 것이군요. 누군가의 마음에 닿은 제 문장을 보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요. 고맙습니다. _편집자님, 저를 이 책으로 던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_반디 님, 저의 감사의 마음이 예쁘게 꺾여서 도달하기를요. _구릉구릉 님, 지방간 부럽지 않은(..부러워 해야 하나..) 버터 심장에 반응해 주셔서 감사해요!
코로나 시기 한국에서는 공공 기관에서 '격리'라는 단어를 주로 썼는데, 일본에서 확진되어 안내문을 받았더니 '요양'이라는 단어가 보였다고. 우리가 세상에 스스로를 어떤 순서로 놓고, 우리 사회가 어느 쪽을 바라보며 사는지 실감케 하는 단어들이다.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59p, 이진민 지음
제게 중요하게 보였던 부분이 독자들에게도 같은 크기로 보일 때가 참 기쁩니다. 이 부분 짚어 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게으르고 싶어서 미리미리 해 두는 희한한 인간형이 저 뿐만은 아니라는 사실에 괜히 안도합니다. :)
저도 더 좋은 표현은 없을까?를 심심하면 생각하는 버릇이 있어서 이 문장들이 더 다가왔던 것 같아요. 작가님 책 많이 써 주세요~ 며칠 동안 작가님 책 읽으면서 얼마나 즐거웠는지 몰라요. '내가 조선의 학부모다!!'는 영원히 잊지 못할 거예요. 저도 써 먹으려고요.
어휴 감사합니다. 당장 이번 달 말에 또 하나의 신간이... 쿨럭. <언니네 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여성과 미술을 엮은 책입니다. (수줍)
어머나, 작가님 표현을 빌리자면 저희집 반려인이 '언니네 이발관'을 엄청 좋아하는데...하핫;;;; 상관없는 얘기였습니다~~꼭 읽겠습니다!
나는 틈만 나면 누울 자리를 찾는 인간이며, 누워서 멍 때리고 있을 때 무척 행복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게으르기 위해 성실한 부류의 사람이랄까. 속도가 나를 잡아먹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언제든 게으름을 피울 수 있도록 평소에 느릿느릿 일을 조금씩 해두는 변태적 인간이다.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149p , 이진민 지음
제 성격이 급하다는 건 저희 가족만 알아요. 다들 제가 성격이 급하다고 하면 놀라죠. 근데 작가님의 이 글을 보고, 아 나도 게으르고 싶어서 미리미리 해 놓고, 일찍 출발해서 약속 장소에 30분 전에 도착해서 멍 때리고 있는 거구나 싶었습니다. 서두르면 실수하기 십상이잖아요. 어쩌다 실수하는 건 괜찮은데, 서두르다 실수하면 그렇게 죽고 싶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누워 있는 걸 좋아한다는 걸 '다시 깨달았던 계기'가 코로나 걸렸을 때예요. 2년 전쯤인 거 같은데, 애 키우면서 일하느라 등을 바닥에 붙일 시간이라곤 잘 때 뿐이었던지라 좋아하는 걸 까먹고 있었던 거예요. 그때 '누군가의 방해없이' 하염없이 누워만 있는데, 너.무.좋.은.거.예.요!!!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애써 누워 있으려고 합니다. 다행인 건 아이도 커서 제가 밥이나 간식만 차려주면 되는 시기가 찾아와서요. 골디락스가 했던 말을 인용하자면, "지금이 딱 좋아!"
내던져진 존재들은 오늘도 열심히 구른다. 사실은 지금 여기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당신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영문도 모르고 내던져진 채, 여기까지 굴러온 그 힘에 박수를.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p.157, 이진민 지음
제가 좋아하는 맺음말입니다. 골라 주셔서 감사해요. 기다림과 뒤처짐이 동의어가 되는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선행도 마찬가지죠. 한 사람이 앞서 나가 버리면 다른 사람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따라가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니까요. 발표하기 위해 손을 드는 단순한 행위 안에 참 많은 이야기가 든 것 같아서 고른 단어가 멜덴입니다.
멜덴으로 이어지는 집단과 개인의 관계, 기다림이 곧 뒤처짐이 아니도록 안전하게 경험하고 또 그런 경험을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 사회환경이 참 뭐랄까, 낯설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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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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