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① <위대한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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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위대한 유산" 첫부분 영어로 듣고 싶으신 분 위해 링크 하나 공유합니다. "Victorian writers vs Normal people" 씨리즈로 SNS에서 유명한 크리에이터가 마침 10월부터 매일 "위대한 유산"을 1 채프터씩 오디오 파일로 올린다고 하네요. 아마 전체 들으려면 유료회원 가입해야하겠지만 1장 올려놓은 건 그냥 바로 들을 수 있어요~ https://www.patreon.com/posts/great-chapter-1-112651359?utm_medium=clipboard_copy&utm_source=copyLink&utm_campaign=postshare_fan&utm_content=web_share
저는 기네스펠트로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너무 익숙해서 영화를 본 것 같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용이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워낙 유명한 작가의 메인 소설이다 보니 내용도 대충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책을 펼치니 아는게 전혀 없었네요.^^ 스포가 없어서 궁금해서라도 정말 미친듯이 빨려 들어갔다가 이틀 동안 잠까지 설쳐가며 다 읽어버렸어요. 이제 여유롭게(?) 원서도 부분적으로 들여다 보고 관련 컨텐츠도 찾아보면서 놓쳐나간 부분들 채워나가려고 해요. 여러 정보득 공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는데, '한평생 한길로만 걸어가리'라는 맹세를 했다는 이유로 나는 우리 집에서 나와 마을을 지나갈 때 항상 똑같은 길로만 다녔다. 마차 수리공의 집에서 아랫길로 가거나 방앗간 윗길로 올라가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 지음, 북트랜스 옮김
나는 주도하는 사람이 아니야. 마지막으로 진지하게 말해두고 싶은 게 있다, 핍. 나는 우리 엄마가 하루도 마음 편할 날 없이 노예처럼 일만 하면서 슬프게 사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봐 왔단다. 그런 엄마를 보면서 혹시 나도 이다음에 내 아내한테 술주정을 부리고 몹쓸짓을 저지르게 될까 봐 두려웠단다. 그래서 난 이렇게 생각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들볶이면서 사는 게 낫다. 나 하나 들볶이는 건 괜찮다. 핍, 우리 집에 회초리가 없으면 얼마나 좋겠니? 그놈의 회초리로 차라리 나를 때리면 괜찮은데...... 하지만 우리 사정이 그러니 네가 좀 힘들더라도 그냥 넘어가 주면 고맙겠구나, 핍.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 지음, 북트랜스 옮김
앞부분을 읽으면서 영화에서보다 소설에서 조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배움은 짧지만 우직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핍을 사랑으로 키운 대장장이. "선량하고 진실하며 다정한" 조 라는 캐릭터를 다시 보게 되었어요. 자신의 일에 충실하며 불행한 어린 시절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며 사는 인물이죠. 조를 보면서 빨강머리앤의 매튜아저씨도 연상했답니다. 이런 캐릭터들은 아이와 어른 사이, 친구와 양육자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인물들 같아요.
@지어진 저도 조 부분 나올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져요. 정말 어른다운 어른. 핍에게 이런 어른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저도 이번에 <위대한 유산>을 읽으면서 조가 참 좋았습니다 순박하지만 책임감있고 성실하고 따뜻한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요 그런데 저도 예전에 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위대한 유산> 영화에 조가 나왔는지도 가물거리네요 그리고 전 그 영화 이미지 때문에 로맨스물인가 했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느낌이 없어서 신기했습니다~
말을 많이 한 것이 두려워서, 또 말을 많이 하게 될 것 같아 두려워서 나는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 지음, 북트랜스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우리가 같이 독서를 시작한 게 월요일이었는데 벌써 토요일이에요!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 정말 ㅎㅎ 게시판을 보니 열심히 글을 올려주시는 분들도 있고, 조용히 나만의 속도로 읽으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좋아요. 다음 5일까지 읽을 부분은 챕터 15까지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미스 해비셤과 에스텔러가 등장하는데요. 원래 빅토리아 시대는 고딕 소설로 유명하지만, 디킨스는 그보다는 사회파 소설로 유명했는데. 이 <위대한 유산>역시 사회파 소설이지만 미스 해비셤이라는 불세출의 캐릭터 덕분에 고딕 소설 같은 분위기를 풍기기도 하지요. 15장까지 읽으시면서 각자 마음속에 미스 해비셤의 이미지를 마음속으로 그려보고, 다시 자기만의 스타일로 그 외모를 묘사해보는 연습을 해봐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미스 해비셤을 볼 때마다 조선 시대에 혼인하고 첫날밤을 치르던 날 뒷간에 가려던 신랑의 옷고름인가 뭔가를 잡았다는 오해로 소박을 맞고 그대로 평생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한 불쌍한 신부가 생각나더라고요 ㅠ.ㅠ 사실 문고리에 걸린 거였는데. 아무튼 다음 독서도 즐겁게 하시길 바라며. 게시판에 재미난 글 많이 올려주세요!
이 소설 캐릭터가 다 정말 미친 것 같아요 ㅎㅎㅎ 핍, 조, 누나, 탈옥수도 그렇지만 미스 해비셤과 에스텔러도 범상치 않은 캐릭터의 아우라를 뽐내더라고요. 고딕 소설이라는 생각은 못하고 읽고 있었는데 미스 해비셤 부분 떠올리면 정말 그렇네요! 저는 사실 핍과 탈옥수 사이 에피소드 읽으며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핀의 모험>,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 같은 소설들이 떠올랐거든요. 다들 디킨스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작가들이니 당연한 것인가 싶기도 했답니다. 다른 분들은 <위대한 유산> 읽으며 어떤 소설들 떠올리실지도 궁금하네요.
저는 미스 해비셤 나오는 부분에서 윌리엄 포크너의 단편 <에밀리에게 장미를> 이 생각났어요. 미스테리한 대저택, 사랑에서의 좌절 뭐 이런 요소가 겹쳐서요. 포크너가 어렸을 때 디킨스 소설 많이 읽었을것 같아요. 😀
오 그러고 보니 <에밀리에게 장미를> 느낌도 확실히 있네요!
@모시모시 오, 그런 작품도 있군요.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김혜나 <작은 아씨들>을 쓴 작가도 찰스 디킨스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사실 당대 작가들은 다 영향을 받기 마련이었을 것 같아요. 워낙 대단한 작가니 ㅎㅎ
저도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 아이들이 간간이 떠오르더라고요. 또 단편들밖에 읽어보지 않았지만 엘리자베스 개스켈 작품도 (미스 해비셤이 사는 저택 때문인것 같아요) 많이 떠올랐는데, 제가 느낀 것이 역시나 고딕소설의 분위기였군요. 그러고보면 '고딕소설'과 '으스스한 저택'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인가 봅니다! ㅎㅎㅎ 미스 해비셤 집도 당장 다음페이지에서 유령이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그런 느낌이었어요. ㅋㅋㅋ
1. Pip의 나이에 대해 혼란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디킨즈가 인물들의 연령을 구체적으로 설계를 한 것을 메모를 통해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책에 구체적으로 나이가 나오지는 않지만, 소설 처음에는 Pip의 나이는 7살 정도이고, 나중에 매그위치를 만나서 벌어지는 일들은 23살 정도이며, 결말 부분에서는 34살 정도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듯 합니다. 잘 정리해 놓은 자료는 여기에... https://l2gr25acct.wordpress.com/time-in-great-expectations/ 2. 디킨즈 소설 속의 등장인물에 대한 평가가 조지 버나드 쇼의 <위대한 유산> 서평에 나오는데요, (제가 읽는 버전의 마지막에 함께 실려있네요.) 디킨즈는 그의 장기인 통렬한 인물 풍자를 <위대한 유산>에서는 그나마 자제한 편이라고 하네요. '만약 디킨즈가 미스 해비셤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기로 마음먹고 '미친 여자'의 전형으로 그리고자 작정했었다면 얼마나 끔찍하게 그렸을지 몸서리쳐진다' 라고 버나드 쇼는 말하고 있습니다. '올리버 트위스트'를 읽어보면 위선적인 인물에 대한 가차없는 풍자가 더 와닿을 텐데요, <위대한 유산>에서는 디킨즈가 날카로운 펜끝을 자제하면서 썼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다소 비현실적인 인물들의 설정이나 묘사는 숨길 수가 없다고 느껴집니다.
저는 소설 속 내용을 통해서 유추한 것이었는데요, 구체적으로 핍이 탈옥수를 만난 게 크리스마스 이브 전후라고 적혀 있고, 그 다음 챕터에서 그 일이 있고 다음 해라는 이야기와 함께 미스 해비섬 등과 만나는 부분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때의 그가 열일곱의 나이라는 부분, 후에 구체적으로 열여덟 나이 등의 이야기가 작품 중 나와서 그렇게 위의 멘트를 적었더랬는데요. 제가 이 부분은 확실하게 하려고 두 번 더 앞쪽 부분을 재독하였는데요, 번역본이라 뭔가 다른 걸까요. 아니면 적어주신 부분에 대해서는, 열일곱의 나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그가 그곳에서 수학하기 전 어린 시절 이야기 등이 나와서 그렇게 적은 것 같기도 한데... 일단 박산호 선생님 답을 들은 후 제가 잘못 본 것이라면, 다시 한 번 읽어 봐야겠습니다. 정보 감사합니다. ^^
작가님이 추측하신 내용이 맞는 것 같아요. 저는 앞부분의 핍이 ‘내가 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모든 사물을 또렷이 인식하게 된 것은~’이라고 서술하고 또 하는 행동과 생각이 하도 순진하고 어설퍼서, (게다가 다들 너무나 핍을 애 취급하고) 막연히 어린 아이로만 생각했는데 작가님 말을 보고 다시 훑어보니 그러네요. 아니 이 시대에 열여섯 열일곱 열여덟이 그렇게까지 어린애 취급을 받을 나이였던 걸까요?
저는 위에 CTL님이 올려주신 페이지를 보고 나니... 아무리 봐도 찰스 디킨스가 첨에는 7살쯤으로 썼다가 뒤에 가서 "어어 설정 미스다" 하고 급히 17살이 되었고 그 해 이전의 이야기... 이런 식으로 무마 스킬을 쓴 게 분명하다는 의심을 품고 있습니다... (앞쪽 연령대 묘사는 다시 보아도 먹는게 부실해서 어려보였다고 하더라도 좀... ) 사실 제가 소설을 쓰다가 무턱대고 적고 보니 실제 역사랑 달라서 연재중이었어서 당황해서 "에씨 몰라 주인공 설정 바꿔" 한 적이 있거든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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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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