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① <위대한 유산>

D-29
이렇듯 우리는 자기가 가장 경멸하는 사람 때문에 자신의 가장 나쁜 일면과 졸렬한 단면을 드러내는 것이다.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 지음, 북트랜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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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님의 문장 수집: "이렇듯 우리는 자기가 가장 경멸하는 사람 때문에 자신의 가장 나쁜 일면과 졸렬한 단면을 드러내는 것이다."
저도 이 구절이 무척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연해님의 문장 수집: "이렇듯 우리는 자기가 가장 경멸하는 사람 때문에 자신의 가장 나쁜 일면과 졸렬한 단면을 드러내는 것이다."
저도 이 문장을 보며 공감했습니다 ^^
이제 막 런던에 입성한 핍의 이야기까지 읽었는데 부지런히 읽겠습니다. 두께는 있지만 빠르게 읽히는 책이라 다행이에요.
박산호님의 대화: 여러분, 시간이 얼마나 빠르게 흐르는지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다음 주 월요일이 위대한 유산 읽기가 끝나는 날이네요. 그동안 각자의 속도에 맞춰서 읽으셔서 이미 완독하셨던 분들도 있으실 테고. 바쁜 일상에 치이느라 아직 초반부 혹은 중반부를 달리는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저는 며칠전에 끝까지 읽고 나서 놀랐어요. 불과 2년 전쯤 읽은 것 같은데 이런 결말이었다니! 하고요 ㅋㅋ 나이가 들수록 이미 읽은 책을 매번 새로 읽은 것 같은 놀라움을 느끼는 건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완독하신 분들은 다음 책으로 넘어가시면 될 것 같고요. 아직 읽으시는 분들은 1주일 안에 부지런히 따라잡으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 흥미로운 여성 캐릭터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요. 사실 주요 인물은 미스 해비셤, 에스텔러 그리고 착한 비디 이렇게 세 사람이죠. 디킨스 월드로 들어가면 생각보다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건 아마도 여성을 향한 디킨스의 좀 좁은 시야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디킨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 여자들 중 몇 명을 꼽아보자면 우선 엄마가 있습니다. 디킨스 아버지의 빚 때문에 디킨스 가족이 채무 감옥에서 한동안 살아야 했고, 디킨스는 구두약 공장에 들어가서 일하던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이 시련은 할머니의 유산을 아버지가 물려받게 되면서 비교적 짧게 끝나지만, 이때 엄마가 가족의 생계를 이유로 디킨스가 공장을 더 다녔으면 하는 의사를 비춥니다. 하지만 감수성이 예민한 디킨스가 비참해하는 걸 눈치챈 아버지가 다시 학교에 보내주죠. 이 일로 디킨스는 평생 어머니에 대한 앙금을 품고 살았습니다. 사실 가족이 힘들게 살게 된 탓은 전적으로 아버지에게 있는데 말이죠. 두 번째로 디킨스의 첫 사랑이었던 마리아 비드넬이란 여성이 있는데. 제가 보기엔 에스텔러가 비드넬을 모델로 만들어졌다는 추측이 듭니다. 디킨스보다 신분이 높고 부유한 가문의 딸로서 아리따웠던 마리아는 정신없이 자신에게 반해 따라다녔던 순진한 청년인 디킨스를 실컷 농락하다 차버립니다. 이때 디킨스는 큰 마음의 상처를 입고 꼭 성공해서 출세하고 말겠다고 이를 갑니다. 이로부터 3년 후 캐서린 호가스를 만나 결혼해서 아이를 많이 낳고 살지만, 캐서린은 캐서린 나름대로 디킨스의 마음에 차지 않았습니다. 이건 예술가이자 작가로서 자아가 큰 디킨스 탓도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캐서린이 주부로서 빠릿빠릿하게 살림을 하지 못했던 이유도 있다고 해요. 데이비드 코퍼필드에 보면 이렇게 살림에 서툰 아내가 나옵니다. 결국 디킨스는 여배우와 바람을 피워 이혼까지 하게 되죠. 디킨스 소설에서 여성 캐릭터의 다소 평면적인 성격은 비평가들이 그의 소설을 공격하는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서 디킨스의 소설들을 읽어보시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겁니다. 그럼 남은 독서 즐겁게 하시고. 우리는 다음 주 화요일 밤 줌 미팅에서 만나요!
와. 감사합니다. 이런 정보 너무 좋네요. <데이비드 코퍼필드>의 첫 아내는 가사에 서툴지만 그래도 무척 사랑스러웠습니다. 유언도 슬펐고요... ㅠ.ㅠ <데이비드 코퍼필드>의 아그네스의 모델도 있나요? 아무래도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이상형이었을 거 같습니다.
저 이제 23장 읽는 중인데 @박산호 번역가님께 뻔뻔하게 질문해봅니다. <그러더니 부인은 영혼 없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오렌지 꽃 탄산수를 좋아하느냐고 물었다>는 문장이 나옵니다. '영혼 없는 미소'라는 표현이 원문에서 설마 souless smile은 아니겠지요...? 저는 '영혼 없는'이라는 표현이 최근에 생긴 한국어 표현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이런 최신(?) 표현이나 유행어들을 번역하실 때 얼마나 고려하시거나 신경 쓰시는지 궁금해요. 말맛은 나는 거 같아서 저 번역 문장은 좋은데요.
27장에서 조의 마지막 긴 대사가 되게 울림이 있어요. 저에게 어울리지 않는 장소에서 적응하려 분투하지 말고 어울리는 장소에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직 자신의 잠재력을 모르는 어린 때에는 그런 분투도 의미가 있겠지만요.
<위대한 유산>의 결말이 좀 의아해서 찾아봤더니 두 가지 버전이 있군요. 거기서 제가 아주 좋아하는 소설/영화 <The Painted Veil> 이 생각났어요. 서머셋 모옴의 소설 버전과 John Curran 감독의 영화버전의 끝이 다른데 디킨즈가 포기한 버전을 읽으니 <The Painted Veil>의 영화버전의 결말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위대한 유산>의 최종 결말이나 <페인티드 베일>의 영화 버전의 경우,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버전을 택한 건 아닐까 하네요. 그리고 비디와 조 같은 관계가 그 당시에 꽤 있었나 봐요. <미들마치>에도 보면 비디와 조, 핍의 삼각관계와 비슷한 관계가 나오거든요. 인물들의 성격도 비슷하고 배경상황과 관계에도 공통점이 좀 있네요. 디킨즈와 조지 엘리엇이 살았던 시대가 겹치니 둘이 많이 비교되는데, 작품들을 읽으면서도 저절로 연상이 되네요. 비슷한 시대를 살아간 스타일이 다른 두 작가의 시점의 차이를 보는 것도 재밌습니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에 읽은 제이디 스미쓰라는 현존작가의 <The Fraud>라는 소설에 보면 디킨즈와 어울렸던 같은 문인 그룹 중의 한 명을 주인공으로 하는데, 거기 디킨즈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조지 엘리엇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 소설 자체는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은데 디킨즈와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지금 디킨즈를 계속 읽으니 다시 들춰보면 디킨즈에 대해 더 이해가 가지 않을까 싶네요.
44장까지 막 읽었습니다. 핍의 대사를 근 30년 만에 읽는데도 선명하게 기억이 납니다. 다시 읽어도 전율이 이네요.
49장, 미스 해비셤은 스스로 몸에 불을 지른 걸까요, 아니면 자연 발화였을까요? (디킨스는 인체 자연 발화 현상을 믿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소설 어디에 자연 발화가 나오는데 제가 제목을 까먹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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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님의 대화: 49장, 미스 해비셤은 스스로 몸에 불을 지른 걸까요, 아니면 자연 발화였을까요? (디킨스는 인체 자연 발화 현상을 믿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소설 어디에 자연 발화가 나오는데 제가 제목을 까먹었네요.)
으헉 ㅠㅠㅠㅠ 지금 엄청 열심히 4십몇장 읽고있는데 무심코 들어왔다가 스포 당했어요 ㅠㅠㅠㅠㅠㅠ 오늘 내로 꼭 완독하려고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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