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초크/책증정] 장강명 작가 추천! 해즐릿의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와 함께해요.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 윌리엄 해즐릿의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북클럽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주에 예고한 대로 오늘은 여섯 편의 에세이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잠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죠. 지금도 발표 당일의 감격과 감동이 고스란히 살아 있습니다. (풀**이 이번 노벨문학상 수혜주라는 뉴스도 재밌습니다. 아마도 『채식주의자』 때문이겠죠?) 여담으로 수 년 전 한강 작가가 독서를 하고 나면 강해졌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 것을 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또 종이책을 유튜브 다음에 올 미디어로 생각하는 것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수상 소식을 듣고 아티초크가 출간한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를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칠레 시인인 미스트랄은 1945년 라틴아메리카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고, 1971년 수상자인 네루다는 그의 학생이었습니다. 미스트랄과 한강 작가는 공통점이 여럿 있습니다. 두 작가 모두 여성이며 자기 나라와 지역의 첫 수상자라는 점, 그리고 두 작가 모두 문학으로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섰습니다. 🔖 “네루다를 잊게 한 여성의 100년 전 시를 만나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634798?sid=103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http://aladin.kr/p/yzYeh 각설하고 저는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에서 「죽음의 공포에 관하여」를 가장 좋아합니다. 책이 출간되기 직전에 저를 아껴주신 할아버지가 숙환으로 별세하셨고, 그 때문인지 죽음에 관한 해즐릿의 수많은 명문장들이 제 마음 깊숙한 곳에서 서로 경쟁하며 양각(陽刻)처럼 솟아오르는 듯했습니다. “다시 마지막 편안한 잠에 빠지고 삶이라는 불온했던 꿈을 잊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다니!” (65쪽) 마지막으로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북클럽에 참여해 주신 회원님 한 분 한 분을 기억합니다. 온라인 북클럽이 처음인지라 모임지기로서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다음 북클럽에서는 달라진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임 📌 아티초크 출간 예정작 『왜 먼 것이 더 좋아 보이는가』 윌리엄 해즐릿 에세이집 (12월 예정) 『나를 두 번만 사랑해줘』 안나 드 노아이유 & 마르셀 프루스트 시집 (11월 예정)
저도 '죽음의 공포에 관하여'가 제일 좋았어요. 작년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고, 그것이 가까운 죽음에 대한 저의 첫 경험이었는데 슬프기도 하고 정말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해즐릿을 알기 전에는 그저 할아버지가 내세에서 잘 살고 계실까, 돌아가시기 직전에 많이 두려우셨을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는데 오히려 죽음을 단순하게 생각하라는 말을 접하고 머리가 띵했어요. '할아버지는 무로 돌아가신 거구나!' 하는 깨달음을 받으며 약간의 위안을 얻게 된 것 같았어요.
"할아버지가 무로 돌아가신 거구나!" 부분에서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깨달음과 약간의 위안"을 얻으신 것만으로도 죽음에 관한 밍묭님의 성찰은 매우 값집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고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라서 인용해 봅니다. "내가 느끼는 죽음은 마른 대지를 적시는 소낙비나 조용히 떨어지는 단풍잎이에요. 때가 되었구나. 겨울이 오고 있구나...죽음이 계절처럼 오고 있구나...한국말이 얼마나 아름다워요. 죽는다고 하지 않고 돌아간다고 합니다. 애초에 있던 그 자리로, 나는 돌아갑니다." - 이어령(1934-2022) 그리고 윌리엄 해즐릿의 『혐오에 즐거움에 관하여』 북클럽을 밍묭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이번 모임은 '처음'이라는 타이틀이 세 개나 붙어서 여러모로 기념비적입니다. 먼저 아티초크가 밍묭님과 그믐에서 처음 만났고, 그믐은 아티초크의 첫 온라인 북클럽이며 해즐릿의 에세에집은 국내 최초 출간입니다. 다가오는 연말에 해즐릿의 두 번째 에세이집 『왜 먼 것이 더 좋아 보이는가』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용하신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 참 좋네요! 마음에 고이 새겨야겠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아티초크와 함께한 처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 두 번째 에세이집도 기대할게요!!
전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인간을 바라보는, 그동안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관점이 신선했고요, 특히 이 글이 쓰여진 시대를 감안했을 때에도 현재 우리 사회와 괴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당시보다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따금한 말이 아닐까 싶어요.
해즐릿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관점"을 버지니아 울프의 말대로 "힘차게, 눈부시게" 말했기 때문에 수 백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도 생명력 곧 시의성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덧붙여 연말에 출간예정인 해즐릿의 두 번째 에세이집에는 "왜 폭군은 자살하지 않는가"라는 화두가 담겨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즐릿은 놀라운 주장을 펼칩니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폭군이 자살하지 않는 이유는 나쁜 짓을 더 많이 하기 위해서입니다. 호디에님이 말씀하는 "완전히 다른 관점"을 『왜 먼 것이 더 좋아 보이는가』에서도 기대해주십시오. ^^ 감사합니다.
'죽음의 공포에 관하여'는 저로 하여금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몇 년 전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를 읽고, 산다는 것이 허무하기도 했고, 그래서 오히려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단순하지만 명쾌한 답변이 되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두 문장만 아래에 옮겨봅니다. p.64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가고, 나도 세상에 없어서 좋았다! p.88 죽음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을 없앨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삶에 적절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들에 관하여' 도 다른 의미로 기억에 남습니다. 가장 통쾌하기도 했고, 읽으면서 생각 나는 사람들도 있고,ㅎㅎㅎ 어느 순간 저의 모습이 보여서 뜨끔 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글을 읽어보면 인간 세상에 비위에 거슬리는 행동을 안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ㅎㅎㅎ 모두 조금씩은 (많은 사람도 있고^^) 누군가의 비위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고 있고 그런 행동을 조금 '덜'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헤즐릿이 언급한 유형들을 기억하고 지양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저도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산다는 게 참 허무하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초로롱님이 오히려 죽음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는 말씀도 공감합니다. 죽음, 곧 내 모든 가능성의 최후를 생각하는 일이 유쾌할 수가 없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죽음의 공포에 관한 해즐릿의 명쾌한 주장들은 위안이 됩니다.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내려온 뒤 우리가 그렇게 빨리 잊힌다고 놀랄 필요는 없다. 무대 위에 있을 때에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았으니 말이다."(79쪽) 또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들의 관하여」에서는 해즐릿이 얼마나 통쾌하게 글을 잘 쓰는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저 역시 읽으면서 마음이 몇 번이나 뜨끔했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명쾌하고 통쾌하고 유쾌한 해즐릿의 에세이는 연말에 출간되는 『왜 먼 것이 더 좋아 보이는가』에서 계속됩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학자들의 무지에 관하여] 책 없이 혼자 있게 되는 두려움은 진공 상태에 처하는 공포와 같다. 즉 자기 자신의 생각이 없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의존해야 한다. p134 학교에서 빈둥거리는 아이는 건강하고 쾌활하다. 자유롭게 행동하되 주의깊은 아이의 피의 순환과 심장의 움직임을 느낀다. 웃다가도 금방 울 수 있고, 케케묵은 철자교본을 보다 졸고 만다. p136 그들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책에서 본 대로 본다. p145 천재의 힘을 알고 싶다면 셰익스피어를 읽으면 된다. 학식의 하찮음을 알려면 주석가들을 연구하면 된다. p147 !! 해즐릿이 보여준 자기 생각이 없는, 인생을 즐길 줄 모르는, 지식의 문이 하나만 열려 있는, 상식이 없는 학자도 쓰임이 있겠지 싶다. ^^
「학자들의 무지에 관하여」 원고를 처음 읽었을 때의 놀라움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 단순히 학자들의 행태를 비아냥거리는 글이었다면 놀라기는커녕 따분했겠죠.또 그 흔한 양비론이나 양시론 따위는 취급하지 않는 해즐릿의 기개(!)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해즐릿이 「학자들의 무지에 관하여」에서 말하는 내용에는 우리가 이미 인지하고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새뮤얼 버틀러의 말을 빌려 역설한 모국어의 중요성,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책벌레와 학자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선경서재님이 인용하신 해즐릿의 문장의 내용도 그러하고요. "문제는 간단하다. 사람이 정말 이해하는 것은 모두 매우 작은 범위(일상사, 경험, 우연히 알게 된 것, 공부나 연습을 할 동기)에 한정되어 있다. 나머지는 꾸밈과 속임이다." (142쪽) 이토록 명쾌하니 해즐릿에 반하지 않기란 너무 힘든 일입니다만. ^^ 연말에 출간 예정인 해즐릿의 두 번째 에세이집 『왜 먼 것이 더 좋아 보이는가』로 그믐에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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