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초크/책증정] 장강명 작가 추천! 해즐릿의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와 함께해요.

D-29
ㅡ. 질투에 관하여 그 대상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혐오와 살의가 들만큼 증오를 느끼게 하는 바로 그 대상을 흡족한 듯 바라본다. 말하자면, 매혹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좁은 도량과 허영으로 쌓아 온 한을 다른 만만한 타인에게 푼다. p89 ‼️질투는 그 대상에 매혹되는 것이다. 개인의 욕망이 결핍될때 투영되는 괴로워하는 마음.
후대는 ... 선대의 덕을 볼 때만 감사와 존경을 돌린다. 가르침과 기쁨을 준 이들의 기억을 간직하되 그 분량은 오직 자신이 받은 가르침과 기쁨에 비례한다. 존경심은 바로 그런 배경에서 나오며 거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지 않을 수 없다.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 거장의 재발견, 윌리엄 해즐릿 국내 첫 에세이집 p.80,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p.80 "후대는 ... 선대의 덕을 볼 때만 감사와 존경을 돌린다. 가르침과 기쁨을 준 이들의 기억을 간직하되 그 분량은 오직 자신이 받은 가르침과 기쁨에 비례한다. 존경심은 바로 그런 배경에서 나오며 거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지 않을 수 없다." → 존경심에 대한 좋은 이야기. 그리고 우리 들이 조상 제사를 지내는 이유. 그러니까 후대는 선대의 덕을 볼 때만 감사의 존경을 돌리기 위한 방편으로 제사를 지낸다. 즉, 내가 덕을 보지 못한 조상의 제사를 지낼 이유는 사실 없는 것이다. 조상 덕을 본 적 없는 후대에게 제사를 강요하는 것은 인간 관계를 모르는 어리석은 일이다. 제사는 선대 덕을 본 후대 사람이 지내는게 적절하다.
p.80 "26 가수나 배우와 같은 유명인들이 큰돈을 버는 것을 가지고 부당하게 반감을 표하는 일이 흔하다. 사람들은 이것을 윤리의 문제로 환원해서 등식화하는 것 같다. 유명인들의 수입은 엄밀히 말해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내는 돈에서 나온다. 그들이 소속사의 금고에 일정 금액을 채우지 못하면 고용에서 밀려날 것이다. 그 금액은 그들의 공연이 주는 즐거움의 크기와 그 즐거움을 얻는 사람의 수에 정확히 비례한다. 따라서 가수나 배우의 재능은 그에 따른 수입을 가져갈 만한 가치가 있다. (해즐릿의 주)" → 100% 공감. 오히려 궁금한 것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 가수나 배우와 같은 유명인들이 큰돈을 버는 것을 가지고 반감을 표하는 일이 왜 벌어지는가 하는 것이다. 뇌과학적으로나 사회심리적으로 규명 가능한 일일까? 이런 것에 대하여 과학적으로 명쾌하게 알려주는 뇌과학 서적이나 사회심리학 또는 사회생물학 서적을 누가 추천해 주시면 좋겠다.
p.81 "순문학이 인간사를 중화시키고 열정을 머리로 얼버무린 무엇으로 축소시키기 이전의 옛날 역사물이나 중세의 모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남녀 주인공이 자신들의 목숨을 보잘것없는 것으로 여기는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마음이 내키는 대로 목숨을 내버릴 기회를 찾는다." → 해즐릿이 말한 '순문학'이란건 무엇을 뜻하는 걸까? 영어 원문이 궁금하다. → '순문학이 인간사를 중화시키고 열정을 머리로 얼버무린 무엇으로 축소시키기 시작한 시기'를 언제라고 할 수 있을까? → "인간사를 중화시키고 열정을 머리로 얼버무린 무엇으로 축소시키 이전의 옛날"은 언제부터 언제까지를 말하는 걸까?
죽은 사람은 칭송하기만 하고 질투하지 않는 이유에 관하여, "그들이 숭배와 경의를 받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모든 의혹과 분분한 의견이 죽음으로 일소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혀에는 자유가 있어서 죽은 자들을 칭찬하는 데는 방종해진다. (...) 시간의 손이 그의 빛나는 작품에서 불확실성이나 편견의 안개를 걷어갔기 때문이다."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들에 관하여, '어이-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이 있나? 스스로가 잘못됐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라고 소리치는 해즐릿의 모습을 상상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제목 그대로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들의 특징과 왜 그렇게 거슬리는지에 관한 이야기였다. 약 20가지가 넘는 유형을 소개받았다. 실제로 거슬린 사람에 관한 설명도 내가 속하는 유형도.. 마주했다. 학자들의 무지에 관하여, 해즐릿은 마냥 박식해 보이는 학자에 대한 역발상을 제안한다. "책벌레는 글자로 구성된 일반론의 거미줄로 스스로를 둘둘 말고서 다른 사람들의 두뇌에 반사된 가물거리는 그림자를 볼 뿐이다."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대개 무언가 잘 고안해 내고 편견에서 가장 자유롭다." ​ 셰익스피어에 관하여, "천재의 힘을 알고 싶다면 셰익스피어를 읽으면 된다. 학식의 하찮음을 알려면 셰익스피어 주석가들을 연구하면 된다." 셰익스피어는 해즐릿 영감의 원천인 듯하다. 셰익스피어 구절의 인용이 끝도 없이 등장한다. 여러 권을 일회독하는 것보다 한 권을 다회독하는 것이 더 좋으려나.
중쇄를찍자님 안녕하세요. 해즐릿이 망자를 질투하지 않는 이유를 언급하는 부분에서 저도 크게 공감했습니다. "우리의 혀에는 자유가 있어서 죽은 자들을 칭찬하는데 방종해진다"(95쪽)에서는 뜨끔하기까지 하더군요. ^^ 또 해즐릿이 벼락부자가 왜 질시와 혐오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말한 부분(97쪽)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해즐릿이 '경쟁 선거'에 관해 언급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시의성이 매우 커서 기억에 남습니다. "사람이 자기보다 더 큰 능력이 있거나 더 정직하다는 사실은 선뜻 인정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우리보다 태생적으로 더 우월할 수 있따는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97쪽)
p.80 "일반적인 또는 추상적인 관념으로서, 보통 말하는 나약한 삶에 집착하는 것은 사회가 고도로 문명화되고 부자연스러워진 결과다." → 이 문장이 잘 이해가 안되어서, 영어 원문을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The effeminate clinging to life as such, as a general or abstract idea, is the effect of a highly civilized and artificial state of society." 이걸 어떻게 번역해야 하나.. 되게 까다롭네.. 앞뒤 맥락상, 'as a general or abstract idea'는 삶 자체를 추상적이거나 일반적인 개념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가정하면, 이 문장의 의미는 '요즘 사람들이 구체적인 상황이나 목적 없이 단순히 생존 자체에 집착하는 것'을 말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니까, 요즘 사람들은 삶의 목적이 없이, 사는 이유도 없이 단순히 생존해야지 라고 생각한다는 말이겠다. 과거에는 열정적이고 실질적인 삶의 목표나 가치 때문에 목숨을 걸고 행동했던 반면, 현대 문명 사회에서는 그저 막연한 생존 자체에 더 집착하게 되었다는 헤즐릿의 말이겠다. 헤즐릿은 이런 생존에 대한 집착을 나약하고 문명화된 사회의 산물로 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왜 사니?' 하고 물어보면 '태어났으니까 사는 거지' 라고 대답하는 류가, 'as a general or abstract idea' 라고 하겠다. 이런 맥락에서 번역해본다면, 요즘 사람들이 살아가는 별다른 이유나 목적도 없이 그저 목숨에 대한 나약한 집착을 보이는 것은 고도로 문명화되고 인위적인 사회 상태의 결과이다. 라고 해 볼 수 있겠네요.
pp.80~81 에서 헤즐릿은 '과거에는 열정적이고 구체적인 삶의 목표나 가치관을 실현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행동했던 반면, 현대 문명 사회에서는 그저 막연한 생존 자체에 더 집착하게 되었다'고 요즘 사람들을 까고 있는데, 우리 나라를 생각해본다. 우리나라도 20세기에는 80년대 학생 운동권이나, 그 전에 한국전쟁때나, 그 전에 5.18이나 4.19나 일제 치하의 독립운동이나, 심지어 쿠데타 까지 포함하자면 삶의 목표나 가치관을 실현하기 위해 목숨을 건 근현대 역사가 있다. 요즘에는 그런 모습이 안보이는게 사실 나라가 행복해지고 좋은 일 아닐까 싶으면서도, 나약해진게 아니냐는 해즐릿의 말도 일리가 있다. 근데 목숨보다 우선인 열정이나 분노나 가치관이 있는 세상은 좋은 세상은 아닌 것 같은데..?
p83. "죽음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을 없앨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삶에 적절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번 에세이 '죽음의 공포에 관하여'에서 핵심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왜 사는지 스스로게에 물어보고, 딱히 사는 이유가 없으면 언제 떠나도 상관없지 않느냐?' 라고 하는 것이 해즐릿의 이야기인데, 평소 나도 이렇게 생각하던 바이라 절대 공감한다. 나는 말이지, 인간이 목숨보다 중요한 가치가 생길때 그 삶이 가장 빛나게 타오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차피 스러질 목숨, 내가 죽음을 당하는 것 보다는, 내가 생명을 사용하는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루려는 가치에 따라 내 생명을 사용하도록 하자. 희생 당하지 말고 순교하자. 그게 내가 가진 죽음과 생명에 대한 가치관이다. --- 나는 30대에 세가지 두려움에서 벗어나자는 서원을 세웠다. 첫째가 가난에 대한 두려움, 둘째가 비난에 대한 두려움, 세째가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자는 것이었다. 가난에 대한 두려움은 원달러 챌린지로 극복을 하였고, 비난에 대한 두려움은 내 중심에 핵심 가치관을 마련함으로서 극복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내가 죽음을 당하지 말고 생명을 내가 원하는 가치를 이루기 위해 사용하자고 마음 먹게 된 후로 부터 서서히 극복되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현재 없다. 그 이유는 정확하게 해즐릿과 이유를 같이 한다. 태어날 때도 두려움이 없었는데, 태어나기 전에도 두려움이 없었는데, 내가 사라지는 것에도 두려움이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죽음은 두렵지 않으나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고통스러울까봐 걱정이다. 그래서 내 마지막 소원은 고통스럽지 않게 죽기를 바라는 것이다.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들에 관하여] 자기자신이 불편한 사람들이 타인의 비위에 거슬리는 법이다. p101 주변을 둘러보고 누가 호감이 가고 누가 비위에 거슬리는지를 자문해 보면, 그것은 그 사람의 미덕이나 악덕, 지력이나 우둔함에 달려 있지 않고 그 사람이 일상적인 대인 관계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나 고통의 정도에 달려 있음을 알게 된다. p114 좋은 성격과 행복에 찬 기질(필수불가결한 조건들)은 좋은 건강이나 잘생긴 외모와 마찬가지로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p126 ‼️사회초년생일때 내가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은 아닌가에 대한 자문을 많이 했었다. 관계의 어려움을 직면할때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내게로 화살을 돌리는 약한 나의 자존감. 그럼에도 버텨내고자하는 나의 의지. 그 시간들은 지난 시간인 것처럼 여겨지다가도 문득문득 현재로 다가온다. 해즐릿 정의로 접근한다면 모든 인간은 비위에 거슬린다. 인간은 타인에게 그리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처세술도 알려주는 해즐릿.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 윌리엄 해즐릿의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북클럽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주에 예고한 대로 오늘은 여섯 편의 에세이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잠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죠. 지금도 발표 당일의 감격과 감동이 고스란히 살아 있습니다. (풀**이 이번 노벨문학상 수혜주라는 뉴스도 재밌습니다. 아마도 『채식주의자』 때문이겠죠?) 여담으로 수 년 전 한강 작가가 독서를 하고 나면 강해졌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 것을 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또 종이책을 유튜브 다음에 올 미디어로 생각하는 것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수상 소식을 듣고 아티초크가 출간한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를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칠레 시인인 미스트랄은 1945년 라틴아메리카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고, 1971년 수상자인 네루다는 그의 학생이었습니다. 미스트랄과 한강 작가는 공통점이 여럿 있습니다. 두 작가 모두 여성이며 자기 나라와 지역의 첫 수상자라는 점, 그리고 두 작가 모두 문학으로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섰습니다. 🔖 “네루다를 잊게 한 여성의 100년 전 시를 만나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634798?sid=103 🔖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 http://aladin.kr/p/yzYeh 각설하고 저는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에서 「죽음의 공포에 관하여」를 가장 좋아합니다. 책이 출간되기 직전에 저를 아껴주신 할아버지가 숙환으로 별세하셨고, 그 때문인지 죽음에 관한 해즐릿의 수많은 명문장들이 제 마음 깊숙한 곳에서 서로 경쟁하며 양각(陽刻)처럼 솟아오르는 듯했습니다. “다시 마지막 편안한 잠에 빠지고 삶이라는 불온했던 꿈을 잊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다니!” (65쪽) 마지막으로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북클럽에 참여해 주신 회원님 한 분 한 분을 기억합니다. 온라인 북클럽이 처음인지라 모임지기로서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다음 북클럽에서는 달라진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임 📌 아티초크 출간 예정작 『왜 먼 것이 더 좋아 보이는가』 윌리엄 해즐릿 에세이집 (12월 예정) 『나를 두 번만 사랑해줘』 안나 드 노아이유 & 마르셀 프루스트 시집 (11월 예정)
저도 '죽음의 공포에 관하여'가 제일 좋았어요. 작년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고, 그것이 가까운 죽음에 대한 저의 첫 경험이었는데 슬프기도 하고 정말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해즐릿을 알기 전에는 그저 할아버지가 내세에서 잘 살고 계실까, 돌아가시기 직전에 많이 두려우셨을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는데 오히려 죽음을 단순하게 생각하라는 말을 접하고 머리가 띵했어요. '할아버지는 무로 돌아가신 거구나!' 하는 깨달음을 받으며 약간의 위안을 얻게 된 것 같았어요.
"할아버지가 무로 돌아가신 거구나!" 부분에서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깨달음과 약간의 위안"을 얻으신 것만으로도 죽음에 관한 밍묭님의 성찰은 매우 값집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고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라서 인용해 봅니다. "내가 느끼는 죽음은 마른 대지를 적시는 소낙비나 조용히 떨어지는 단풍잎이에요. 때가 되었구나. 겨울이 오고 있구나...죽음이 계절처럼 오고 있구나...한국말이 얼마나 아름다워요. 죽는다고 하지 않고 돌아간다고 합니다. 애초에 있던 그 자리로, 나는 돌아갑니다." - 이어령(1934-2022) 그리고 윌리엄 해즐릿의 『혐오에 즐거움에 관하여』 북클럽을 밍묭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이번 모임은 '처음'이라는 타이틀이 세 개나 붙어서 여러모로 기념비적입니다. 먼저 아티초크가 밍묭님과 그믐에서 처음 만났고, 그믐은 아티초크의 첫 온라인 북클럽이며 해즐릿의 에세에집은 국내 최초 출간입니다. 다가오는 연말에 해즐릿의 두 번째 에세이집 『왜 먼 것이 더 좋아 보이는가』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용하신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 참 좋네요! 마음에 고이 새겨야겠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아티초크와 함께한 처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 두 번째 에세이집도 기대할게요!!
전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인간을 바라보는, 그동안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관점이 신선했고요, 특히 이 글이 쓰여진 시대를 감안했을 때에도 현재 우리 사회와 괴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당시보다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따금한 말이 아닐까 싶어요.
해즐릿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관점"을 버지니아 울프의 말대로 "힘차게, 눈부시게" 말했기 때문에 수 백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도 생명력 곧 시의성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덧붙여 연말에 출간예정인 해즐릿의 두 번째 에세이집에는 "왜 폭군은 자살하지 않는가"라는 화두가 담겨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즐릿은 놀라운 주장을 펼칩니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폭군이 자살하지 않는 이유는 나쁜 짓을 더 많이 하기 위해서입니다. 호디에님이 말씀하는 "완전히 다른 관점"을 『왜 먼 것이 더 좋아 보이는가』에서도 기대해주십시오. ^^ 감사합니다.
'죽음의 공포에 관하여'는 저로 하여금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몇 년 전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를 읽고, 산다는 것이 허무하기도 했고, 그래서 오히려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단순하지만 명쾌한 답변이 되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두 문장만 아래에 옮겨봅니다. p.64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가고, 나도 세상에 없어서 좋았다! p.88 죽음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을 없앨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삶에 적절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들에 관하여' 도 다른 의미로 기억에 남습니다. 가장 통쾌하기도 했고, 읽으면서 생각 나는 사람들도 있고,ㅎㅎㅎ 어느 순간 저의 모습이 보여서 뜨끔 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글을 읽어보면 인간 세상에 비위에 거슬리는 행동을 안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ㅎㅎㅎ 모두 조금씩은 (많은 사람도 있고^^) 누군가의 비위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고 있고 그런 행동을 조금 '덜'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헤즐릿이 언급한 유형들을 기억하고 지양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저도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산다는 게 참 허무하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초로롱님이 오히려 죽음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는 말씀도 공감합니다. 죽음, 곧 내 모든 가능성의 최후를 생각하는 일이 유쾌할 수가 없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죽음의 공포에 관한 해즐릿의 명쾌한 주장들은 위안이 됩니다.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내려온 뒤 우리가 그렇게 빨리 잊힌다고 놀랄 필요는 없다. 무대 위에 있을 때에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았으니 말이다."(79쪽) 또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들의 관하여」에서는 해즐릿이 얼마나 통쾌하게 글을 잘 쓰는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저 역시 읽으면서 마음이 몇 번이나 뜨끔했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명쾌하고 통쾌하고 유쾌한 해즐릿의 에세이는 연말에 출간되는 『왜 먼 것이 더 좋아 보이는가』에서 계속됩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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