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책 향기 하니 제가 15년 전쯤에 '책향기 마을'에 살았어요.
근데 사람들이 잘 못 알아 듣더라고요. 책향기가 '채컁기'로 들리잖아요. 그래서 꼭 띄어서 책~향기로 알려줬는데 누군가가...
"아~ 북 스멜"이래서 한참 웃었어요.
[📕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siouxsie
siouxsie
제가 버지니아 울프방에도 써 놨지만, 책 한권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지난한 노력이 들어가는지 안다면 그렇게 함부로 다루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밥 먹을 때도 아이가 밥풀을 밥그릇에 다 묻혀 놓고, 다 먹었다고 하면 전 물을 숟가락에 묻혀서 밥풀이 그릇에 눌러 붙지 않게 다 긁어 한 숟가락 만들어서 아들 입에 넣어 줍니다.
"이 쌀을 수확하시고, 포장하시고, 판매하신 분들, 사서 깨끗하게 씻어서 정성스럽게 밥 지어주신 할머니까지..(엄마 아니고?응?)
니가 이 밥을 함부로 남길 이유가 없다."고 엄하게 말합니다. 물론 엄만 밥풀 가지고 이상한 소리한다며 귓등으로도 안 듣습니다. 남편도 가끔 그러는데 째려 보면 알아서 싹싹 긁어 먹더라고요.
물건이라고, 살아 있는 생명체가 아니라고 함부로 대하는 건 그 물건을 만든 사람들에게 실례라고 생각해요(실례한 사람들!). 성의없이 만들어진 물건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들고요.
연해
비단 물건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소중하게 살피고, 아끼 시는 마음이 정말 멋지세요. 독서모임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말씀도 그랬고요.
단순히 "깨끗이 긁어 먹어라"고 말할 법도 한데, 밥을 남기지 않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는 모습에서 저 또한 많은 걸 배워가요. 비록 아드님은 귓등으로도 안 들으셨지만(허허허) 흘려가듯 들어도 언젠가 또 기억날 거라 믿어요. 저의 10살 친구랑도 가끔 대화하다 귀담아듣지 않았던 말은 기억 못 하는 줄 알았는데, 일일이 다 기억하고 있을 때 보면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렇더라고요.
성의 없이 만들어진 물건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든다는 말씀도 정말 공감합니다. '성의'라는 단어처럼, 저도 '정성'과 '진심'이라는 단어들을 참 좋아하는데요. 책을 대하는 마음에 대해서도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여담이지만, 버지니아 울프방에서 @siouxsie 님의 낭독 목소리를 들을 걸 생각하니 기대감이 모락모락 피어납니다(꺄아).
siouxsie
아~근데 아시잖아요. ㅎㅎ 저흰 콩과 고질라라 그렇게 차근차근 아름다운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어요. 항상 '철권'재질 가족입니다.
(예전에 게임 박람회 가서 철권하자고 해서 제가 아들 캐릭터 엄청 두드려 팼는데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제가 잘하는 게 아니라 아무거나 막 누르면 이기더라고요. 지금도 속이 터질 때마다 그때 얘기 꺼내서 놀립니다.)
10살들 기억력 좋죠~아직 저장공간이 많이 남아 있으니...전 하드디스크는 용량초과라 USB 꽂았다 뺐다 해야 할 정도지만...
연해
하하, 콩과 고질라는 잊을만하면 한 번씩 회자되는 저의 웃음 버튼이에요. 철권 재질이셨군요. 두 분의 케미를 잔잔히 건너 들으며, 10살 친구의 모습을 혼자 상상해 보기도 한답니다. 게임 박람회에서 사리사욕(?)을 채우셨을 @siouxsie 님의 모습도 가만히 상상해보고요ㅋㅋㅋ
저장공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는 기억력에 대한 집요함(?)도 살짝(아니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사실 기억력이란 건 한계가 있다보니 정보를 삭제하지 않으면 뇌가 과부하되는 것이 당연한데도, 온전히 기억하고 싶은 이상한 고집을 부리더라고요. 심지어 요즘 들어 부쩍 이 증상이 심해진다 느껴요. 나이를 먹으면서 이것저것 정보를 얻는 경로가 다양해지는 것도 이유겠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제 욕심인 것 같습니다.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을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는 욕심. 그래서 오히려 그걸 덜어내려 하는데 그것도 잘 안 되네요. 어렵습니다. 제 하드디스크가 꽉꽉 차고 있는데, 그걸 인정하기 싫은 것 같기도 하고요(발버둥이랄까).
아니 근데, 오늘이 모임 마지막 날인데, 저는 왜 이런 중요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는 것인지... 이것도 다 제 욕심인가 봅니다.
슝슝
제 손에 들어온 소장 책은 모두 소중해서… 😅 책무덤에 쌓여 있는데 어쩌죠 ㅎㅎ 아예 책을 선물로 준 적은 있어도 빌려주진 않아요. 남의 손 타는 거 싫어서요. (하지만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도 잘 해요)
선경서재
[10/14 8-3] 물성마저 소중한 책이라... 책이 쌓이면 버리거나 팔거나 해서 오래도록 소장하고 있는 책이 없네요. 그 책에 대한 집착이라기 보다 그 시절 추억에 대한 미련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어느 순간부터 버리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가장 오래 가지고 있었던 책은 중학생 때부터 쓰던 성경책이었는데 이것도 최근에 정리했어요.
수북지기
안녕하세요. 수북지기입니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책 모임이 다음주 월요일에 종료됩니다.
수림문화재단은 더 나은 북클럽을 만들고자 독자여러분들께 의견을 듣고자합니다.
10월 21일까지 진행되오니 많은 참여바랍니다.
🎁추첨을 통해 다섯분께 따뜻한 라떼 한잔 보내드려요 :)
✅ 설문조사 링크 https://naver.me/59vtirQF
GoHo
“ 수많은 사람들이 수화기 앞에서 뱉어놓은 말들은 전화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 넓고 어두운 우주를 마구 떠돌아다니고 있는 건 아닐까? 서로 부딪치기도 하고 끌어안기도 하면서 오랜 세월 우주를 여행한 이야기들은 어느 날 산산이 부서져 흩어지고,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들로 다시 태어나 반짝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p345 ”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김혜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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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Ho
“ 10년 전, 열여섯 살의 내가 녹음한 사서함 자기소개 멘트였다.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남을 생각한 적도, 사랑한 적도, 오토바이를 좋아한 적도 없는데. 그때의 나는 도대체 누구였을까? p346 ”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김혜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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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Ho
눈물을 왈칵 쏟고 말았습니다..
김의경
이부분 진짜 뭉클했어요^^
승환
늦기도 늦고 완독도 못하고 차일피일하다 시월은 마구 지나가네요
혜나작가님은 어쩌다 세번을 뵈니 지인같은 느낌이고 말보다 글은 데 구수하시고 아무튼 이래저래 반갑습니다
저는 집전화를 요금을 내면서 붙들고 있습니다 혹시 예전 인연이되는 연락이 올까 싶었는데 그냥 제 집착캍더군여
번호 국번이 두번 바뀌고 그리고 사십년이 지난거 같습니다
아무얘기라도 부비고 싶은 마음라 혀나작가님이나 장작가님 있는자리에 끄적입니다
장맥주
으악!! 기혼청년부와 미혼청년부가 따로 있고 그게 불륜 방지 때문이라고요??? 너무 웃겨요!!!
우리 시대의 진정한 지역 공동체, 그곳은 교회.
siouxsie
불륜 방지 때문이란 건 제피셜이고요. ㅎㅎㅎ
아무래도 서로 부담스러울까 봐 분리정책 실시하는 것 같아요. 해야 하는 활동도 다르고요.
기혼 청년부는 아동부까지 엮이니 미혼 청년부에서 공지하기 힘들 것 같아요..(이것이 진정한 피라미드)
그리고 교회에선 결혼장려하잖아요.
은근 청 년부끼리 결혼하는 거 장려했어요. 제 세대에는...지금은 모르겠지만
지금 '멜라닌' 읽고 있는데, 미국으로 이민 간다니까 할머니가 교회부터 다니라고 하시는데....
예수님은 아실까요...한국에서 본인이 이렇게 인기쟁이라는 걸~
연해
엇! 수지님이 읽고 계신다는 책이 혹시 하승민 작가님의《멜라닌》일까요?
제 연인이 얼마 전에 그 책 읽었는데, 너무 좋았다고 극찬하던 게 떠올라서요. 소설의 첫 문장이 가장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멜라닌 - 제2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오랜 시간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한겨레문학상이 스물아홉 번째 수상작 《멜라닌》을 출간한다. 《멜라닌》은 파란 피부로 태어난 한국 베트남 혼혈 소년이 미국 이민을 통해 디아스포라적 상황을 겪는 성장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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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ouxsie
맞아요. 그믐에서 작가님들이 극찬해서 넣어뒀다 꺼내 읽었는데....와~ 올해초에 '여우의 계절' 읽었던 충격과 맞먹었어요. .
'문라이트' 느낌도 났고요.
문라이트마이애미에 살고 있는 샤이론은 리틀이라고 불리는 작고 마른 흑인 소년이다. 내성적이고 말수 없는 그는 반 아이들에게 놀림과 괴롭힘을 받기 일쑤. 어느 날 아이들의 괴롭힘을 피하려던 리틀은 후안의 창고로 들어가고, 그와 가까이 지내게 된다. 그는 마약 중독에 감정 기복이 심한 엄마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지지해주는 후안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10대 청소년이 된 샤이론은 유일하게 자신을 무시하지 않는 친구 케빈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지만, 그를 괴롭히는 패거리는 둘 사이를 갈라놓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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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ra
“ 아버지가 떠나고 나서 나는 정말로 가슴 깊이, 아버지처럼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 이유는 아버지가 엄마 아닌 다른 여자를 만났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버지와 나는 너무나 다른 유형의 인간이었지만, 나와는 다르게 늘 반듯하고 성실했던 아버지가 속으로는 무척 존경스러웠다. 한데 어떻게든 남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며 가정과 직장에 항상 충실하기만 했던 아버지가 실은 사람들을 속이면서 살아온 거짓된 인간이었다니! 그랬다. 아버지의 모든 것이 다 거짓이었다! 남들은 물론 자기 자신까지도 속이며 살아가는, 진실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거짓된 인간이었던 것이다. ”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_p.108-109_쳇바퀴_, 김혜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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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ra
“ "처음엔 가장 그리고 싶은 것을 떠올리라고 말하고, 그다음에는 그렇게 떠올린 것을 절대로 그리지 말라는 거야. 그러다가 또 나중에는 무언가 그리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그림을 그리라는 거야. 아무것도 그리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그리라고. 그게 말이 되는 소리니?" ”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_p.220_동현_, 김혜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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