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드디어!! 몇 년 전에 저 책이 넘 사고 싶어 검색했더니 새 책은 살 수 없었고, 중고도서에 3만원으로 떠 있었는데 말이쥬! 이젠 새 책을 살 수 있네요~! 연합뉴스 고마워~
어흑 전자책이 없어서 당장은 못 보겠지만 귀국하는대로 읽고 참여할게요!!
샌프란시스코에 혼자 갔는데, 금문교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찍으려고 삼각대 세팅 중이었어요. 열심히 구도 맞추고 있는데 뭔가 낌새가 이상해서 보니 리트리버 같은 큰 개가 어느새 제 옆에 친구인 척 와 있더라고요. 저는 당시 너무 놀라서 억 소리도 못 지르고 ㅋㅋ 제가 과민반응하면 물릴까 봐 한국어로 조그맣게 ‘어머 놀랐잤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죠 ㅋㅋ 근처에서 한 10마리 가까이 산책시키던 할머니가 주인이었어요. 우리나라는 목줄이 의무화 되어 있는데, 미국은 그런 게 없어서 돌아다니며 무방비하게 다니는 개를 볼 때마다 ‘내가 개에 물린다면, 여행자 보험으로 커버가 되나’ 여부를 항상 생각하고 다녔어요. ㅎㅎㅎ
큰개가 목줄도 없이 다니면 일단 진짜 무섭더라고요 ㅠㅠ 개가 저를 덮치거나 마구 짖는 게 아니라도 좀 심장이 쫄립니다...
@슝슝 @siouxsie 실은 저는 개한테 물려죽어도 좋다는 사람이라서... 두 분 경험이 부러워요. 어릴 때에는 길을 가다가 개를 보면 다가가서 쓰다듬으려 했는데, 그게 개들을 놀라게 하는 일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요즘은 그러지 않고 있어요. 그래도 넉살이 좋은 개들이 다가오면 마다하지 않습니다. 최근에 그런 경험이 몇 번 있었는데, 그 중 두 번은 지역 동네서점을 갔을 때의 일이었어요. 부산 스테레오북스에 갔을 때인데, 그 앞에 온천천이라는 하천이 있어요. 행사를 앞두고 그 하천변을 걷고 있는데 골든리트리버를 데리고 산책하는 어느 여성 분이랑 마주쳤습니다. 그 골든리트리버가 저에게 와서 아양을 부리더군요. 제가 좀 쓰다듬어 주니까 드러누워서 배 드러내면서 문질러달라고 하고. 여성 분이랑 한참 웃었습니다. 또 한 번은 안산의 마을상점생활관이라는 동네서점에 갔을 때입니다. 이 서점에서도 골든리트리버를 키우는데, 유기견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다행히 여전히 사람을 좋아해서, 행사 중에 관객들 사이를 돌아다녔습니다(큰 개가 있다고 오신 분들께는 미리 공지 드렸고요). 그 개가 저 옆에 오더니 제 뺨을 핥더군요. 별 일 아닌데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대학생 때 햄스터를 키웠어요. 흰색과 회색, 검은색이 섞인 아이였고 이름은 ‘조 블랙’이라고 지었습니다. 아끼며 키웠는데 1년이 못 되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파트 마당에 묻어줬는데, 이후로 햄스터는 키우지 않습니다. 가끔 손에 올려놓으면 제 팔을 타고 오르기도 했는데, 그런 걸 교감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죠?
근데 혜정의 사촌동생처럼 눈을 물리는 것도 괜찮으신가요? ㅜ.ㅜ 물려 죽지 말고 꼭 수명을 누리세요~ 괌에서는 '파세오 공원' 가시면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이런 표현 정말 쓰고 싶지 않았는데... 정말 마이 아파 보여서 물리면 내가 죽겠구나 싶은 개들이 돌아다녀요;;;; 한국도 아닌 다른 나라에서 여행자 보험도 안 들었는데, 물리면 어쩌나...뭐 나는 그렇다 치고 아이는 어쩌나 하는 마음에 그 강아지들을 흥분 시키지 않는 선에서 엄청 빠른 걸음으로 도망 갔던 기억이 납니다. 햄스터는...키운지 1년 다 돼 가는데, 제가 건드리는 것도 싫은 거 같아서 거리두기해요...먹을 것을 손에 올려 놓으면 그것만 쏙 갖고 도망가서 먹고...그 아이도 자유의지라는 게 있으니...
"해변에서 이틀 연속 같은 개를 만나 해수욕을 같이 하는 것"이라는 말씀에, 파주 헤이리마을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만난 길고양이 생각이 나네요. 새하얗고 예뻐서 그런가 눈에 자꾸 아른거리길래, 숙소와 헤이리마을까지 거리가 꽤 멀었는데도 다음 날 새벽, 굳이 그곳까지 산책을 핑계로 다시 찾으러 걸어갔던. 하지만 결국 만나지 못 했습니다. 여행지도 여행지였지만, 누구와 같이 가느냐에 따라 기억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저는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은데, 처음으로 둘이서 해외여행을 다녀왔던 적이 있어요. 싱가포르였고, 원래 저 혼자 자유여행으로 다녀오려고 이것저것 다 계획해뒀는데, 여행 날짜가 임박했을 때, 엄마가 혹시 같이 가면 안 되겠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런 질문 자체가 처음이라, 일단 알겠다고 했죠. 그게 첫 직장 다니면서 맞은 첫 여름휴가 때였어요. 결론은 정말 좋았습니다. 싱가포르에 대한 추억도 깊지만, 엄마랑 단둘이 4박 5일 동안 여행을 하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거든요. 그동안 제가 알던 분이 맞나 싶을 정도로요.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원래(?)의 관계로 다시 돌아간 모습에 의아했던. 전혀 다른 엄마를 만나고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보통 여행 가면 친한 사람과 가도 꼭 한 번은 싸운다고 하던데, 저희는 오히려 반대였어요. 그런 기류조차 감지할 수 없었죠. 소녀 같은 엄마를 만나고 돌아온 기분이었어요.
전 아빠딸이라고 평생을 생각해 왔고, 엄마랑은 사이가 안 좋은 건 아닌데 뭘 같이 하기는 싫어요. 동생도 엄마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결혼하기 전엔 엄마랑 둘이서 어디를 잘 다니더라고요. 엄마는 절 키워주신 고마운 분이지만, 정말 저랑 안 맞아요. 심지어 둘이서만 있는 것도 싫어서, 엄마가 평일 낮에는 대부분 저희 집에 계시는데, 제가 쉬는 날이어도 엄마 올 시간에 나갔다가 집에 들어갈 정도예요. 엄마는 제가 본인을 안 좋아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시고요. 여행까지 하셨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엇, 저 @siouxsie 님의 글을 읽다보니, 엄마와의 싱가폴 여행을 지난번에도 그믐에서 살짝 나눴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도 수지님의 글을 읽으면서 제가 한 번도 생각지 못한 부분이라 새롭고 놀라웠는데, 이번 글도 그랬어요. 저는 사실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제 경우, 저의 첫사랑(?)이자 짝사랑이 엄마였어요. 엄마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해 지독하게 매달리던 시기가 있었죠(사실 꽤 길었습니다). 저를 얼마나 함부로 대하는지 알면서도, 바보같이 놓지를 못 했어요. 연애로 치자면 상대가 저를 때리고 욕하고, 자신이 필요할 때(아파서 자신을 돌볼 사람이 필요하다거나 감정 쓰레기통을 원할 때)만 찾는다는 걸 알면서도 놓지 못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게 저였어요. 엄마는 감정기복도 워낙 심하고, 히스테리컬 한 면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화풀이 대상이 저였고, 이유도 모른 채 얻어맞을 때가 많았거든요. 익숙한 방식이었고, 그래도 저만 잘 하면 진심이 닿을 수 있을 거라 믿었죠. 하지만 엄마에게 저라는 존재는 한없이 하찮고, 성가신 존재라는 걸 서서히 인정해야만 했어요. 그렇게 마음먹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하나 있었고, 그때 집을 나와야겠다는 결심을 했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아 이제 독립해야지'가 아니라, '나는 할 만큼 했고, 아무런 미련이 없다'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그냥 손을 놓은 거죠. 제가 그 집을 나오고 나서야 화해의 제스처를 건네시는데, 솔직히 제 입장에서는 싫더라고요. 당신 기분 좋을 때만 "우리 딸은 착하니까..."라는 말로 시작되는 엄마의 회유가 지긋지긋했어요. 그래서 엄마와 딸의 관계는 참 복잡한 것 같습니다. 가족마다 사랑과 소통의 방식도 다 다른 것 같고요. 수지님 덕분에 또 이렇게 새로운 마음을 알아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모성애'라는 말도 좋아하지 않아요. 마치 누구에게나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것처럼 부담스럽거든요. 부모에게 떼쓰며 자라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많은 생각이 올라옵니다. 저는 그런 걸 해보지 못하고 투박하고 무미건조하게 자랐거든요. 그걸 할 수 있다는 것도 어떤 의미로는 특권이라 여겨져요. 부모에게 징징거리고, 떼쓸 수 있다는 것. 자기연민도 도가 지나치면, 그렇게 꼴사나울 수가 없는데, 제가 딱 그꼴인 것 같아 이 이야기는 그만해야겠습니다(글이 길어 죄송합니다). 엄마 이야기만 나오면 유독 글이 날카로워지네요. 이거야말로 저의 모서리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괜춘해요 괜춘해요 누가 뭐래도 전 연해님의 진심 가득 담긴 글이 너무 좋아요. 게다가 길게 쓰면 잘 모르는 분들은 안 읽을 확률이 높아지잖아유? 이것도 어느 순간 다자이 상처럼 우리의 '간증 추억'으로 남을 거예요. ^^;;
감사합니다. @siouxsie 님:) 가끔 너무 솔직하게 쓴 건 아닌가 싶어 걱정될 때도 있는데, "게다가 길게 쓰면 잘 모르는 분들은 안 읽을 확률이 높아지잖아요?"라는 말씀 덕분에 용기가 무럭무럭 생겨납니다. 그렇다면 더욱더 길...! (쿨럭) 간증 추억이라는 단어에 또 폭소하고 갑니다ㅋㅋㅋ 아직도 우리에게 고통당하고 있는 다자이 상, 끝날 듯 끝나지 않는 다자이 상과의 추억. 미안해요, 다자이 상. 고마워요, 다자이 상. 아리가또, 고메나사이.
엄마와 함께한 여행에서 이렇게 좋은 결론을 얻을 수도 있다니 놀랍네요. 저는 어머니랑 태국 여행 갔다가 싸우고 돌아온 기억밖에 안 나요 ㅎㅎㅎ
그리고 저는 17장을 읽으면서 어릴 때, 외할머니댁에서 키웠던 강아지들이 떠올랐어요. 이 강아지들의 운명은 소설 속 개들처럼 슬펐지만요. 그중에서 아직도 생각나는 강아지 한 마리가 있는데요. 다른 강아지들은 다 갈색인데, 걔만 흰색이라(아 근데 아까 쓴 흰 고양이도 그렇고, 저 몰랐는데... 흰색 동물 좋아하나 보네요) 제가 유독 예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순해서 이름도 '순딩이'라 지어주고, 몰래 안고 나가서 시골길에서 엄청 뛰어놀고, 방으로 안고 들어왔다가 어른들한테 엄청 혼났던. 근데 다음 명절에 갔더니 이미...(휴) 그 뒤로는 명절에 그곳에서 새로운(?) 강아지들을 만나도 마음을 못 주겠더라고요.
아... 예전에는 정말 흔한 일이었죠 ㅠㅠ
제가 여행을 많이 안가보기도 했고, 움직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대단한 기억은 없는데요,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할 때 '여긴 한국인데 한국이 아닌 것 같다. 마치 외국에 있는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내내 들었습니다. 물론 좋은 쪽으로요! 기분 좋은 낯섬이 여행 내내 느껴져서 인상 깊었습니다.
어릴 때 ‘외국 대신 간다, 그래도 물은 건넜네’ 하는 마음으로 갔을 때에는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몰랐어요. 오히려 외국 좀 다녀본 뒤에 가보니 제주도가 정말 독특하고 아름다운 섬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저희 부부한테는 각별한 추억도 남아 있고요. 제주 북부도 좋지만 저는 남부가 참 좋습니다. 올 겨울에도 일주일 정도 서귀포에 다녀올 생각이에요. ^^
견학연수로 낯선 유럽 이국땅에 처음 갔을 때.. 매일 바쁜 스케쥴에 쪼르르 쪼르르 따라다니기 바빴습니다. 그러다 마지막날 마지막 도시의 거대한 성당 앞에서 잠시 짧은 자유시간이 주어졌는데.. 성당의 장엄함에 감탄하고 주변을 구경하고 기념품 가게에서 선물을 몇 개 구입하고 나오는데.. 그때 지하철역이 눈에 띄었습니다. 안으로 내려 들어가면서.. '아.. 남은 시간 딱! 한 정거장만 갔다와볼까..' 이성이 있다는 게 다행이지 싶게.. 이대로 이 낯선 곳을 더 여행하고 싶다는 일탈의 간절함.. 을 부여잡고 되돌아 왔지요. ㅜㅠ 그 찰나 같이 주어진 자유시간이 그때 연수의 가장 백미였습니다~ㅎ
13년도에 제주도에서 6개월 정도 게스트하우스 스탭으로 일했었습니다. 그때 같이 일했던 친구랑 작년에 연락이 닿아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엄머머머머머머머ㅎㅎㅎㅎ
억..이런...부러워 하면 지는 건데...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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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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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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