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회사원이면 그냥 명함만 건네줘도 돼서 편할 것 같기도 해요. 하는 일을 세세하게 말하기는 어느 직업이든 다 어렵군요! 설명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렇죠.. 명함이면 거의 모든게 해결되는 거 같아요. 그런데 명함에 메이는거 같아요. 명함 한장이면 이 업계에서 어떤 위치인지 직위나 직책은 뭔지 그외 자격증은 뭔지가 설명되거든요..
안 좋은 면을 보자면, 명함은 누구나 만들 수 있으니 사기나 도용 목적으로 만들기도 해서... 막상 명함을 받아도 아 이런 곳에서 일하시는구나 할 뿐 딱히 눈여겨보게 되지는 않더라고요 ㅎㅎ
저도 원래 포지션은 가르치는 일인데 정규직이 되면서 그냥 회사원이라고 합니다. 사실 지금 하는 일이 대부분 책상에서 하는 일도 맞고요. 2002년에 시작할 당시엔 다들 제 직업을 말하면 뭐?라고 해서 그냥 그려러니 하고 넘어갔고, 이젠 누구나 아는 직업이 된 지금은 더이상 가르치지 않고 월급 받고 다니니 회사원이 맞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도 알바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얘기 안 하고요. 아 슬퍼...ㅎㅎ
그러게요 진짜 설명하기 쉽지 않고 말해도 어차피 모르는 경우가 많으니 ㅎㅎ 그냥 회사다녀요, 알바해요, 라고 하는 게 편한 것 같아요. 작가 아니라 사무직이어도 그럴까 싶었는데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감사해요!
생각해보니 저도 문학 평론가라고 자기 소개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대학에서 글쓰기 수업 한다고 뭉뚱그려 얘기하곤 하네요. 문학 평론가라고 하면 수입에서부터 하는 일까지 설명해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저어되는 것 같아요
문학평론가 ㅎㅎ 시인이나 소설가도 그렇지만, 문학평론가는 더 소수의 직업군이다보니 드러내놓고 말하기 진짜 민망할 것 같아요. 그래도 제 지인 중에는 아버지가 문학평론가였다는 분이 있는데요. 과거에는 '우리 아빠 문학평론가아. 우리집에 책 되게 많아' 이러면 애들이 막 우러러보고 그랬다더라고요.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이 좀 다르게 봐주고 그런 경우가 있었나 봐요. 예전에는 문학의 위상이 그만크 높았구나 싶었어요.
그래도 요샌 빨간 안경 아저씨(이동진 평론가님..ㅎㅎ;;) 덕분에 평론가가 뭔지는 다들 알더라구요. 문학 평론가는 그럼 뭐해서 먹고 살아? 라는 질문이 따라붙지만요 ㅠ
저는 저를 소개할 때 직업을 직접적으로 소개했던 게 까마득한 것 같아요(소개팅이 아니고서야). 낯선 자리에 가도 직업을 굳이 밝히지 않는 편인데, 대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때는 있어요. 막 엄청 구체적(회사 이름이라던지)으로 하지는 않고 두루뭉술하게요. 아마 그믐에서도 종종 언급했던 것 같아요. 일부러 숨기는 건 아니고, 직업군 자체에서 오는 일반적인 시선이 좀 싫은(귀찮은) 것 같기도 합니다. 간략하게 말하면 저는 NGO에서 근무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백 오피스 부서인 재무팀에서 일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하면 '사회적으로 좋은 일 한다'라든지, '연말정산 너한테 물어보면 되겠다', '돈 관리 어떻게 하느냐'라든지... 온갖 말들이 난무해서(그리고 연말정산은 인사팀에서 담당하고 있다고요), 그냥 대충 사무직이라고 합니다.
ㅎㅎㅎㅎ...맞아요.. 직업군마다..아 그럼 그건 너한테 물어봐야겠다!!하는 것들이 있어요.. 하지만 막상 그 분야가 아닌 경우도 많고요... 저도 그래서 그냥 뭐 직장다녀요..가 편한거 같아요.
그러니까요. 누구 마음대로 저한테 물어보겠다는 건지, 흠... 컴퓨터 고장나면 컴공 전공한 친구한테 묻고, 국문과 전공했다고 하면 글 잘 쓰겠다고 그러고, 식품영양학과 전공했다고 하면 요리 잘 하겠다고 하고, 심리학 전공했다고 하면 자기 심리 좀 알아맞혀 보라고 하는 등... 무적의 논리들이 있더라고요. 제 경우에는 회계학 전공했다고 하면, 자꾸 수학 잘 하겠다고 하는데. 저는 문과거든요. 경상계열이고요. 계산은 계산기 두드립니다. 아니면, 엑셀로 하죠. 참, 왜들 그러시는지(쓰다 보니 저 좀 화난 것 같네요, 하하).
안물안궁이지만, 제 전공 중 하나(전공 몇 개?? ㅎㅎ)가 식품영양이에요. 영양사 자격증도 겨우 땄지만 있긴 있고요(근데 어디 갔지?). 저를 아는 분들이 모두 놀라죠. 왜냐 전 요리 하는 걸 끔찍히 싫어하거든요. 근데 전공이라서가 아니라 건강에 관심이 많아서 건강관련 정보를 많이 알아요. 그럼 다들 역시 전공이라 아는 게 많다고 하는데.. 음? 하고 가만히 있습니다
오, @siouxsie 님 식품영양도 전공하셨군요. 근데 전공이 다양하신가 봐요. 이 또한 멋있네요. 저는 진짜 한길만 팠거든요(허허). '요리하는 걸 싫어하는 식품영양학과 전공자'라니, 진부하지 않아서 오히려 좋습니다. 건강 정보를 많이 알고 계시다는 말씀에 다시 또 다자이 오사무(오자이 다사무라고 할 뻔...) 모임이 생각나는데요. 그날 아침부터 너무 긴장하는 바람에 속이 울렁거린다고 말했던 저에게 소화제를 챙겨갈까 물어보셨던 다정함 한 스푼, 정말 감사했어요:)
아 소개팅 할 때는 아무래도 직업에 대해 세세하게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인생에 소개팅 딱 한 번뿐이었고 잘 안 됐지만, 우선 만남 약속 잡을 때부터 서로 직업이 달라 시간 맞추기가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저는 학원 강사라 저녁 때 일 했고, 상대방은 회사원이라 퇴근 후 시간에 만나기 원했으니까요. 그나저나 백오피스 부서에서 일하신다니 최유안 소설가의 장편소설 <백오피스>생각도 나네요 ㅎㅎ
백 오피스오늘의 젊은 작가 34권. 일터는 많은 이들이 하루의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익숙한 곳인 동시에 도저히 익숙해질 수 없는 삭막한 공간이다. 일은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고통과 보람 사이에 있다. 작가는 이 복잡한 ‘일’을 고급 호텔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이내믹한 서사를 통해 보여 준다.
저도 소개팅을 많이(많이의 기준은 잘 모르겠지만) 해본 건 아니지만, 그마저도 잘 됐던 건 딱 한 번뿐이었어요. 서로 일단 조건부터 툭 까놓고 노골적으로 자신을 어필하거나 은밀히 염탐(?)하는 듯한 특유의 기류가 불편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서로에 대한 서사가 없는 상태에서 단번에 마음이 생기지도 않았고요. 주변에는 소개팅으로 만나 오래 연애하시고, 결혼하신 분들도 계신데, 저는 아닌 것 같아요. 소개팅에서 만났던 분들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크게 느끼지는 못 했던 것 같습니다. 진부하고, 무미건조한 대화에 숨이 턱턱(직장이? 취미가? 좋아하는 음식은? 주말에 뭐 하세요? 등등). 그나마 잘 됐던 한 분은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는데, 모두에게 친절하고 매너가 좋은 분이셨어요. 그분과는 1년 반을 사귀었는데, 사람은 부드럽고 좋은데 색깔이 불투명해 만나는 내내 좀 버겁더라고요(저는 주관이 뚜렷한 분들을 좋아해서요). 그래서 헤어짐을 고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습니다(싫은 건 아닌데, 마음이 식어서 더 이상 그 사람이 궁금하지 않은?). 그때가 20대였는데, 그 일 이후로 소개팅이 싫어졌어요. '그래서 우리 사귈래? 말래?'라는 전제가 거추장스럽고 불편해졌죠. 쓰다 보니 사담이 또 너무 길어졌네요(죄송합니다). 책 추천도 감사합니다! 잘 몰랐던 책인데, 즐거리가 흥미로워요.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작가님:)
저는 그때 소개팅 상대가 만나기 전부터 너무 별로였고, 만나보니 더 별로였어서 밥 먹고 빨리 돌아왔던 기억이 있어요. 후에 친구들에게 이 경험을 이야기하니, 소개팅 많이 하는 친구 말로는 30번 정도 해봐야 한 명하고 사귈까 말까 한다더라고요 ㅎㅎㅎ
전 소개팅은 2-3번 정도 해 봤는데 미팅은 한 100번 한 거 같아요. 다들 놀라죠. 근데 제 대학때 같이 다니던 친구들이 5명 더 있는데 갸들은 200번 정도 한 거 같아요. 전 클럽(나이트 말고 밴드공연하는) 다닌다고 그나마 적게 한 편이고요. 28살까지 미팅하더니 4명이 쪼로로록 결혼하더라고요. 결혼은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들이랑 하고요. 허허 다들 아주 잘 살고 있습니다.
오 그렇군요. 어떤 드라마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어머니가 딸에게 중매결혼을 강요하며 "네 친구들 연애결혼해서 잘 사는 애 있니?" 라고 묻는데 딸이 대답을 못하더라고요. 저는 연애결혼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장면을 본 이후로는 연애결혼 후 서로 감정에 치우쳐 싸우는 일이 더 많을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감정에 끌려 만나는 상대일수록 감정 때문에 마음 상하는 일이 잦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아참, 그리고 전 연애결혼인데 조건 보고 결혼했어요. ㅎㅎ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살면서 일도 없었거든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왠지 결혼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럼 조건을 따져 봅시다(한국사회에서 평생 싱글로 살 자신이 없어 현실과 타협했어요 흑). 해서 따졌더니 결혼해도 될 거 같더라고요. 조건이란 게..."소심하게 살고 사업하지 않는 자, 즉 소심한 월급쟁이"였거든요. 대범하게 사업하다 '주기적으로' 사기 당하고 부도 나는 삶을 살았던 아빠 덕분이에요. 결혼은 나만 혼자 잘 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라, 배우자의 성격까지 바꿔 버리더라고요. 제가 엄마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게, 엄마가 아빠를 막 대하고 소리 지르고 화를 잘 내는 것 때문이었거든요. 아빤 부드럽고 화내지 않는 성격인데 말이죠. 근데 두 분 증언에 의하면 엄마도 처음엔 엄청 조용하고, 아빠 앞에서는 큰 소리도 안 냈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버지가 사업하다 망했다가, 그거 만회한다고 사우디아라비아에 돈 벌러 갔다 오고, 또 사업하다 망하고 하면서 억척스러워지신 거죠. 제가 봐도 경제적으로 고생시킨 거 보면 아빠는 꿀밤감이에요. 그거 보면서 전 '절대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었고, 그러려면 결혼하지 말아야지가 인생의 모토였는데, 우연찮게 친척부터 온 집안이 공무원인 집안에서 자란 '절대 안정' 추구자인 남친을 만나 10년을 질질 끌다 결혼하게 되어....둘이서 회사원으로 일하면서 집대출금 언제 갚냐...하며 별로 '안정적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ㅎㅎ
물론 제 배우자도 저의 '외모'라는 조건을 보고 결혼한 걸로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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