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엇, 저 @siouxsie 님의 글을 읽다보니, 엄마와의 싱가폴 여행을 지난번에도 그믐에서 살짝 나눴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도 수지님의 글을 읽으면서 제가 한 번도 생각지 못한 부분이라 새롭고 놀라웠는데, 이번 글도 그랬어요. 저는 사실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제 경우, 저의 첫사랑(?)이자 짝사랑이 엄마였어요. 엄마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해 지독하게 매달리던 시기가 있었죠(사실 꽤 길었습니다). 저를 얼마나 함부로 대하는지 알면서도, 바보같이 놓지를 못 했어요. 연애로 치자면 상대가 저를 때리고 욕하고, 자신이 필요할 때(아파서 자신을 돌볼 사람이 필요하다거나 감정 쓰레기통을 원할 때)만 찾는다는 걸 알면서도 놓지 못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게 저였어요. 엄마는 감정기복도 워낙 심하고, 히스테리컬 한 면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화풀이 대상이 저였고, 이유도 모른 채 얻어맞을 때가 많았거든요. 익숙한 방식이었고, 그래도 저만 잘 하면 진심이 닿을 수 있을 거라 믿었죠. 하지만 엄마에게 저라는 존재는 한없이 하찮고, 성가신 존재라는 걸 서서히 인정해야만 했어요. 그렇게 마음먹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하나 있었고, 그때 집을 나와야겠다는 결심을 했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아 이제 독립해야지'가 아니라, '나는 할 만큼 했고, 아무런 미련이 없다'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그냥 손을 놓은 거죠. 제가 그 집을 나오고 나서야 화해의 제스처를 건네시는데, 솔직히 제 입장에서는 싫더라고요. 당신 기분 좋을 때만 "우리 딸은 착하니까..."라는 말로 시작되는 엄마의 회유가 지긋지긋했어요. 그래서 엄마와 딸의 관계는 참 복잡한 것 같습니다. 가족마다 사랑과 소통의 방식도 다 다른 것 같고요. 수지님 덕분에 또 이렇게 새로운 마음을 알아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모성애'라는 말도 좋아하지 않아요. 마치 누구에게나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것처럼 부담스럽거든요. 부모에게 떼쓰며 자라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많은 생각이 올라옵니다. 저는 그런 걸 해보지 못하고 투박하고 무미건조하게 자랐거든요. 그걸 할 수 있다는 것도 어떤 의미로는 특권이라 여겨져요. 부모에게 징징거리고, 떼쓸 수 있다는 것. 자기연민도 도가 지나치면, 그렇게 꼴사나울 수가 없는데, 제가 딱 그꼴인 것 같아 이 이야기는 그만해야겠습니다(글이 길어 죄송합니다). 엄마 이야기만 나오면 유독 글이 날카로워지네요. 이거야말로 저의 모서리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괜춘해요 괜춘해요 누가 뭐래도 전 연해님의 진심 가득 담긴 글이 너무 좋아요. 게다가 길게 쓰면 잘 모르는 분들은 안 읽을 확률이 높아지잖아유? 이것도 어느 순간 다자이 상처럼 우리의 '간증 추억'으로 남을 거예요. ^^;;
감사합니다. @siouxsie 님:) 가끔 너무 솔직하게 쓴 건 아닌가 싶어 걱정될 때도 있는데, "게다가 길게 쓰면 잘 모르는 분들은 안 읽을 확률이 높아지잖아요?"라는 말씀 덕분에 용기가 무럭무럭 생겨납니다. 그렇다면 더욱더 길...! (쿨럭) 간증 추억이라는 단어에 또 폭소하고 갑니다ㅋㅋㅋ 아직도 우리에게 고통당하고 있는 다자이 상, 끝날 듯 끝나지 않는 다자이 상과의 추억. 미안해요, 다자이 상. 고마워요, 다자이 상. 아리가또, 고메나사이.
엄마와 함께한 여행에서 이렇게 좋은 결론을 얻을 수도 있다니 놀랍네요. 저는 어머니랑 태국 여행 갔다가 싸우고 돌아온 기억밖에 안 나요 ㅎㅎㅎ
그리고 저는 17장을 읽으면서 어릴 때, 외할머니댁에서 키웠던 강아지들이 떠올랐어요. 이 강아지들의 운명은 소설 속 개들처럼 슬펐지만요. 그중에서 아직도 생각나는 강아지 한 마리가 있는데요. 다른 강아지들은 다 갈색인데, 걔만 흰색이라(아 근데 아까 쓴 흰 고양이도 그렇고, 저 몰랐는데... 흰색 동물 좋아하나 보네요) 제가 유독 예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순해서 이름도 '순딩이'라 지어주고, 몰래 안고 나가서 시골길에서 엄청 뛰어놀고, 방으로 안고 들어왔다가 어른들한테 엄청 혼났던. 근데 다음 명절에 갔더니 이미...(휴) 그 뒤로는 명절에 그곳에서 새로운(?) 강아지들을 만나도 마음을 못 주겠더라고요.
아... 예전에는 정말 흔한 일이었죠 ㅠㅠ
제가 여행을 많이 안가보기도 했고, 움직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대단한 기억은 없는데요,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할 때 '여긴 한국인데 한국이 아닌 것 같다. 마치 외국에 있는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내내 들었습니다. 물론 좋은 쪽으로요! 기분 좋은 낯섬이 여행 내내 느껴져서 인상 깊었습니다.
어릴 때 ‘외국 대신 간다, 그래도 물은 건넜네’ 하는 마음으로 갔을 때에는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몰랐어요. 오히려 외국 좀 다녀본 뒤에 가보니 제주도가 정말 독특하고 아름다운 섬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저희 부부한테는 각별한 추억도 남아 있고요. 제주 북부도 좋지만 저는 남부가 참 좋습니다. 올 겨울에도 일주일 정도 서귀포에 다녀올 생각이에요. ^^
견학연수로 낯선 유럽 이국땅에 처음 갔을 때.. 매일 바쁜 스케쥴에 쪼르르 쪼르르 따라다니기 바빴습니다. 그러다 마지막날 마지막 도시의 거대한 성당 앞에서 잠시 짧은 자유시간이 주어졌는데.. 성당의 장엄함에 감탄하고 주변을 구경하고 기념품 가게에서 선물을 몇 개 구입하고 나오는데.. 그때 지하철역이 눈에 띄었습니다. 안으로 내려 들어가면서.. '아.. 남은 시간 딱! 한 정거장만 갔다와볼까..' 이성이 있다는 게 다행이지 싶게.. 이대로 이 낯선 곳을 더 여행하고 싶다는 일탈의 간절함.. 을 부여잡고 되돌아 왔지요. ㅜㅠ 그 찰나 같이 주어진 자유시간이 그때 연수의 가장 백미였습니다~ㅎ
13년도에 제주도에서 6개월 정도 게스트하우스 스탭으로 일했었습니다. 그때 같이 일했던 친구랑 작년에 연락이 닿아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엄머머머머머머머ㅎㅎㅎㅎ
억..이런...부러워 하면 지는 건데...졌네요
아니 아니 아니 일은 안 하고 썸을 타셨던 겁니까!! 잘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헉 대박쓰!
어머어머! 낯선 곳에서 만난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꺄아). 제 친구 중에도, 초등학교 동창을 20살에 동네 편의점에서 우연히 만나(아르바이트생과 손님으로요) 연인이 된 경우가 있었죠. 심지어 친구는 상대가 첫사랑이었어요. 그 둘은 10년 가까이 연애를 하다가 결국...! 결혼을 하고,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 아빠가 되었답니다. 아이 둘 다 아빠(제 친구)를 쏙 빼닮았어요.
뒷북 일곱번째 질문의 개가 떠올랐습니다. 아일랜드 로드트립을 하는 중에 운전자를 바꾸려고 차에서 내렸는데, 언덕위에서 전속력으로 사나운개가 달려와 황급히 차로 뛰어든 기억이 있습니다. 아일랜드는 작은 나라지만 인구가 적어서 그런지 시골에 가면 아주아주 넓은 언덕과 초원이 펼쳐지고 아주 큰 집들이 드문드문 있는 평화로운 곳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10/11 Q7] 여행을 하다 보면 길을 잃을 때가 있지요. 시간이 지나면 그 순간들이 가장 강렬하게 오랫동안 남아 있는 것 같아요. 너무 놀라서 뇌가 잊지 못하나 봐요. 독일에서 기차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독일어도 모르고 길도 모르면서 이름도 모르는 역에서 무작정 내렸어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길을 잃기로 작정하고 역 밖으로 나왔는데... 눈 앞에 펼쳐진 마을이, 길이 너무 예쁜 거예요. 낮은 둔덕을 따라 천천히 걷는데 한국의 가을 어느 날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무작정 걸었지요. 휘휘 둘러보며 발이 내딛어지는 속도로... 지금 생각해보니 낯선 나라에서 갑자기 한국의 햇살을 느껴서 였나봐요. 그 역을 다시 찾아갈 수 없어서 아쉬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 10/11 일곱 번째 질문의 두 번째 질문_ 김의경 작가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소설가 지망생이 주인공이어서인지 혜정의 시선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그려지는데요, 그 중에서 교수들의 허세 가득한 대화가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여러분은 특정 집단의 위선이나 허세를 경험한 적이 있나요?
신랑은 항공기 반납/도입 업무를 하고 있어요~ 대한항공처럼 큰 회사가 아니라면 항공기 소유가 어렵다보니 아무래도 항공기는 차량렌트처럼 해외에서 계약을 맺고 빌려오는 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거든요. 차량렌트처럼 처음 가지고 올 때 이상이 없는지 서류나 항공기를 확인하는 작업을 정비에서 합니다. 신랑은 보통 서류적인 부분에서 확인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 요구하는 업무를 했습니다. 코로나시기에 항공사 많이 어려웠는데 이때 신랑이 하는 업무로 알바를 할 수 있었어요 꽤 고단가의 알바였는데 덕분에 저는 집에서 조금 맘 편히 육아할 수 있었습니다. 페이가 쎄다보니깐 한국에서 이 업무를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이때 서로가 힘든시기다 보니깐 너도나도 할 수 있다고 잘 모르면서 일단 일부터 따내려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때 사람들의 허세를 좀 많이 보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일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은 지인의 소개소개로 업무를 받아서 조용히 하는 반면에 일을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페이를 깎으면서 할 수 있다고 허세를 부리던 때가 생각납니다. 코로나 시기로 많은 사람들이 허세를 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많았던 것 같아요.
특정 집단에 속한 특정 사람의 허세로 인해 그 집단에 선입견을 가진 적은 있어요. 하지만 부분만 보고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말처럼, 똑같은 집단에 속해있지만 과시 성향이 없는 사람도 만났어요. 결국 집단보다는 사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성향과 가치관이 별로였던 거지, 그 사람이 속한 집단의 문제는 아니었던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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