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riverside님의 대화: 저는 이 책을 이틀만에 후루룩 재미나게 읽었는데요 끝까지 읽으면서도 주인공이 자기 인생을 설명할 소재로 찾아낸 물건이 골드스타 전화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저 막연히 왜 이렇게 제목이 입이 잘 붙지 않고 기억이 나지 않는 긴 단어일까라고만 생각했어요 ㅎ 그런데 그냥 전화기도 아니고 LG전화기도 아니고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인 이유가 뭘까 이제 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맥주님이 말씀하신 상황 가정이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저는 저 자신을 소재로 뭔가를 쓰는게 싫을 것 같아서 굳이 변태 악당이 자전적 소설을 쓰라고 협박을 해야만 정말로 쓸 것 같네요. 물건이라고 하면 부동산도 포함이겠죠? 저의 소재는 '집'입니다. 미성년자일때는 부모님을 따라 성년 후엔 여러가지 나의 선호와 상황에 따라 다양한 집에 거주했고 그 곳에서 저의 삶을 꾸려왔던 것 같아요. 내가 나의 자유의지(?)로 선택한 집에 살면서 만족하고 행복했었고 상황과 돈에 떠밀려서 살았던 집에서는 그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견딘 것 같습니다. 어떤 집에서 어떻게 살았는지가 저의 자전적 소설의 챕터를 나누는 기준이 되겠네요.
사실 저는 자전소설 쓰는 건 정말 싫습니다. 다른 사람의 자전소설은 좋지만, 제 유년기나 청소년기를 생각하면 부끄럽기도 하고 혐오스럽기도 해서 쓰기 싫네요. 변태 악당 만나면 그냥 죽을까 생각 중입니다. ^^;;;
하느리님의 대화: 타고 나기로 예술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어른스러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힘든 일이 생기면 가능한 생활루틴을 일정하게 만드려 노력했어요. 최대한 빽빽하게 만들어서 잡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게요. 그러고보니 운동이 참 많이 도움됐네요.
제가 요즘 그러려고 하고 있어요. 전에는 마음이 힘들면 잠을 잤거든요. 그런데 그게 정신 위생에 더 안 좋은 거 같아요.
장맥주님의 대화: 정말 솔직히 말씀드리면 별 의도 없이 쓴 건데 해석이 좋아서, 그 해석을 들은 다음에는 마치 그걸 의도한 것마냥 굴 때도 있습니다. 음... 저만 그런 건 아니겠죠? @김혜나 @김하율 @김의경 작가님...?
저는 제 첫책인 <어쩌다 가족>의 뒤에 실린 서영인 선생님 해설을 읽고 콧끝이 찡했던 기억이 납니다. 꿈보다 해몽은 이럴때 쓰는 말이구나. 내가 이렇게 잘 썼단말인가! 평론가와 시인은 노아의 방주에 꼭 들어가야할 직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린님의 대화: 완전 저 예요.!!가끔은 종이책은 사서 모셔두고 이북으로 읽을 때도 있어요. ㅎ.
@siouxsie @아린 한 집에 같이 사는 독서가가 막 책 활짝 펼치고 귀퉁이 접고 밑줄 그으면 얼마나 괴로운지 모릅니다. 김새섬 대표가 책을 그렇게 읽거든요. 그나마 요즘은 제가 전자책으로 책을 읽어서 갈등할 일이 사라졌네요.
하느리님의 대화: 저는 게으름이요. 남들은 연휴에도 출근하는 저를 보고 성실하다 말합니다. 하지만 실체는...... 데드라인이 목전에 와야 일을 시작하는 만성적 게으름뱅이이자 불성실의 아이콘이에요😭. 고치려고 노력해 봤지만, 어차피 일찍 끝내나 기간에 맞춰 끝내나 결과물의 완성도는 똑같더라고요. 오히려 시간에 쫓기며 마무리했을 때 더 좋은 결과물을 얻기도 했어요. 그래서 게으른 성격 고치기를 포기하였습니다🤪.
저는 요즘 일부러 마감을 만듭니다. 무슨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편집자에게 보내서 계약하거나 연재 일정 잡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미래의 제가 절대 일하지 않을 것임을 압니다. ㅎㅎㅎㅎ
장맥주님의 대화: @siouxsie @아린 한 집에 같이 사는 독서가가 막 책 활짝 펼치고 귀퉁이 접고 밑줄 그으면 얼마나 괴로운지 모릅니다. 김새섬 대표가 책을 그렇게 읽거든요. 그나마 요즘은 제가 전자책으로 책을 읽어서 갈등할 일이 사라졌네요.
우짜유...서로의 책은 건드리지 않기로 해요. 밖에 할 말이.... 전 다행히 같이 책 보시는 분이 남이 자기가 뭐 읽는지 보는 게 싫다는 이유로 책 커버로 싸고 다닙니다. 휴~~ 당연히 꾸겼다간 차라리 그 책과 함께 사라지는 게 낫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요.
아린님의 대화: 저도 검은바탕으로 해서 읽고 있어요. 밤에 자기 전에 잠깐 읽을 때 핸드폰이 편하긴 한거 같아요.. 그래서 삼성폴드로 사면 더 넓게 볼 수 있을텐데.. 핸드폰 바꿔야??하나..고민 중이예요. 그런데 비싸긴 하더라고요...
근데 넓은 폰은 무겁기도 하고 무기로 변모할 수도....ㅎㅎㅎ 독서가에겐 손목도 보호해야 할 부위?잖아요~ 전 누워서 책 읽다가 책이나 전자책이 얼굴로 떨어지는 것까진 괜찮은데, 1년 전에 아들이랑 나잡아봐라 하다가 넘어져서 앞니를 해 넣었거든요. 거기에 부딪힐까 봐 요샌 옆으로 누워 봐요. 손목도 보호할 겸.
siouxsie님의 대화: 근데 넓은 폰은 무겁기도 하고 무기로 변모할 수도....ㅎㅎㅎ 독서가에겐 손목도 보호해야 할 부위?잖아요~ 전 누워서 책 읽다가 책이나 전자책이 얼굴로 떨어지는 것까진 괜찮은데, 1년 전에 아들이랑 나잡아봐라 하다가 넘어져서 앞니를 해 넣었거든요. 거기에 부딪힐까 봐 요샌 옆으로 누워 봐요. 손목도 보호할 겸.
ㅋㅋㅋㅋㅋ 눈이냐 손목이냐 앞니냐..선택해야 할게 많네요.~
장맥주님의 대화: 정말 솔직히 말씀드리면 별 의도 없이 쓴 건데 해석이 좋아서, 그 해석을 들은 다음에는 마치 그걸 의도한 것마냥 굴 때도 있습니다. 음... 저만 그런 건 아니겠죠? @김혜나 @김하율 @김의경 작가님...?
평론이 너무 좋아서 감동받은 적은 있습니다 ㅎㅎ
장맥주님의 대화: ● 10/1 세 번째 질문_ 김하율 작가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이 소설은 굉장히 현실적이에요. 실제 브랜드들이 그대로 나오기도 하고 연예인 실명이 거론되기도 하고요. 특히 송중기 나오는 장면에서 이거 실제로 겪으신 건가, 송중기가 진짜 이런가? 하는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질문이 생각났어요. 누구나 한번쯤 연예인과 개인적인(혼자만의) 접촉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게 어떤 상황이었는지 궁금하다! 저 같은 경우 스물한살 때 대학로에서 청춘예찬이라는 연극을 봤는데 그때 박해일 씨가 주인공이었거든요. 무명 때였어요. (25년전) 그런데 그때도 그분은 빛이 나더군요. 그래서 스탭한테 연락처를 따려고(?) 했는데 여친이 있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때 연락처를 받았더라면 그와 어떤 인연이 되었을까 라는 생각을 박해일씨 나오는 영화를 볼 때면 종종 생각합니다. (덕분에 그 연극의 다른 스탭과 사귀었다는…)
수능보고 방청객 알바를 자주했는데 김혜수의 플러스유에 자주 갔었어요. 김혜수 언니가 너무 아름다워서 감동했던 기억이 나네요. 뭔가... 천상계의 사람 같은 느낌이.. 주변의 다른 연예인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얼굴에 반짝반짝 빛이 났고 모든 조명이 그녀를 향해 내리쬐는 것 같았어요. 또 고등학교때 김민정 배우를 길에서 몇 번 봤는데 같은 동네에 살았던가봐요. 풋풋했던 김민정 학생의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이 나네요.
장맥주님의 대화: ● 10/2 네 번째 질문의 두 번째 질문_ 김의경 작가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소설에는 혜정의 습작 소설이 등장하는데요, 혜정은 외도하는 아버지 때문에 절망하거나 슬퍼하기보다 그마저도 소재로 삼아 소설을 씁니다. 여러분은 개인적인 불행이나 고통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경험이 있나요? 예술적 승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른스럽게 극복한 경험이 있나요? (전자책으로 보시는 분들은 조금 헷갈리실 수도 있겠어요. 8장 전체가 혜정의 소설입니다. 종이책에서는 폰트가 다르게 인쇄되어 있어요.)
저는 자전적인 소설로 등단했으니 예술적 승화라고 할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솔직히 그 소설을 쓰게될 줄은 몰랐답니다. 제가 습작할때는 35살이 넘으면 등단이 힘들다는 속설이 있었어요. 바로 그 나이였기에 조급한 상태였죠. 10년째 떨어지고 있었고 이젠 뭘 쓰지? 하다가 쓰게 되었고 당선이 되었거든요. 신용불량 개인파산이 그닥 자랑스러운 일도 아니고... 사실 굳이 하고싶지 않은 이야기였는데 막상 쓰고나니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어요. 이후로는 저의 삶에서 적극적으로 소재를 찾게 되었으니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장맥주님의 대화: ● 10/2 네 번째 질문_ 7. 쳇바퀴 8. 달팽이 9. 소재 (81~136쪽) 저는 ‘수도 없이 정학을 받고, 가출을 하고, 가출했다가 돌아오면 다시 정학을 받’는(7장) 어린 혜정의 행동을 칭찬해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너 왜 그렇게 혼자 못 튀어서 안달이야?”라며 그런 혜정을 때리는 학생 주임이나 아버지의 편을 들 수도 없었어요. 일단 그들의 분석이 잘못되었습니다. 혜정은 학생주임의 말처럼 튀지 못해 안달인 아이도 아니었고, 아버지의 생각처럼 객기나 반항을 부리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혜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녀 자신인데,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문제적인 지점은 이겁니다. ‘남들과 다르다.’ 모가 나 있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모가 났는데, 그 모서리를 숨기며 살아갑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방법을 학교에서 배우며, 그 과정을 사회하라고 합니다. 여러분이 숨기고 사는 모서리가 있나요? 남들과 다른 생각도 좋고, 성격이나 취향도 좋습니다. 그 모서리를 숨길 수 있게 된 것은 언제였나요? 혹은 여전히 숨기지 못하시나요? 그 모서리를 숨기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그리고 7~9장에서 좋았던 문장이 있으면 공유해주세요.
나는 특이한 직업을 가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게 아니었다. 나는 그냥 내 눈에 비치는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들을 쓰고 싶었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141p, 김혜나 지음
장맥주님의 대화: @모임 다들 추석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정식으로 모임이 열리는 날을 기다리며 가벼운 몸 풀기 질문을 드려볼까 해요.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에서 주인공 혜정이 사용하는 전화기는 아마도 이런 모양일 것 같습니다. 1970년대생인 제 눈에는 아주 낯익기는 한데, 최근 10년 사이에 이 물건을 실제로 본 적은 없는 거 같네요. 각자 추억이 얽힌 통신 수단이 있나요? 전보를 부치거나 받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우체통에 종이 편지를 넣어 보신 분? 다른 대학으로 학보를 보내보신 분? 삐삐나 PCS폰을 사용해보신 분은요? 국제전화 선불카드나 새롬데이터맨을 아시는 분 계십니까? 예전, 혹은 지금 현재, 자신이 각별하게 생각하는 통신 수단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설마 통신용 비둘기나 봉화를 써보신 분은 안 계신 거죠?
다이얼 전화에서 버튼식으로 바뀌고도 한참을저희집은 다이얼전화를 고수하였습니다. 결국 전화가 걸리지 않게 되어서야 바꾸셨던 부모님이 생각납니다. ㅠㅠ 삐삐, PCS, 시티폰 다 기억나는걸 보면 옛날사람이네요. 저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10년 전 캐나다로 이민 갔다가, 이번 주 월요일에 잠시 한국에 방문했어요. 그래서 지난 나흘간 친구 부부와 함께 속초를 여행하고 지금은 서울 본가에 와 있습니다. 그동안 남겨주신 질문과 댓글을 읽어보니 저의 10대와 20대 시절의 일들이 많이 떠오릅니다. 지금 한국에 놀러 온 절친도 제가 20살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요. 그 시절 저는 학부를 졸업하고 휴대폰을 없앤 채 집 근처 맥도날드에서 알바하고 소설만 쓰면서 지냈습니다. 그때만 해도 어머니 댁에 전화기가 있어서, 친구가 집으로 전화를 걸어와 어머니에게 저를 바꿔 달라고 했습니다. 전화를 받으니 친구가 저에게 물었어요. 왜 휴대전화까지 없앤 채 소설을 써야 하느냐고요. 제가 대답했습니다. 내가 빨리 소설 써서 등단하고 책이 나와야 너도 내가 쓴 소설 한번 읽어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요. 그러자 친구가 다시 말했습니다. "너랑 만나지 못하고, 너랑 통화도 못하면서까지 내가 읽어볼 그 소설이 내 삶에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어"라고요. 그때 저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고, 소설이라는 게 대체 이 삶에, 그리고 사람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오래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지금도 그 답을 알 수는 없지만, 답을 알지 못하기에 계속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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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님의 대화: ● 10/1 세 번째 질문_ 김하율 작가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이 소설은 굉장히 현실적이에요. 실제 브랜드들이 그대로 나오기도 하고 연예인 실명이 거론되기도 하고요. 특히 송중기 나오는 장면에서 이거 실제로 겪으신 건가, 송중기가 진짜 이런가? 하는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질문이 생각났어요. 누구나 한번쯤 연예인과 개인적인(혼자만의) 접촉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게 어떤 상황이었는지 궁금하다! 저 같은 경우 스물한살 때 대학로에서 청춘예찬이라는 연극을 봤는데 그때 박해일 씨가 주인공이었거든요. 무명 때였어요. (25년전) 그런데 그때도 그분은 빛이 나더군요. 그래서 스탭한테 연락처를 따려고(?) 했는데 여친이 있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때 연락처를 받았더라면 그와 어떤 인연이 되었을까 라는 생각을 박해일씨 나오는 영화를 볼 때면 종종 생각합니다. (덕분에 그 연극의 다른 스탭과 사귀었다는…)
20대 초반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당시 제가 살던 곳이 서울의 하계동이었고, 근처가 월계동이었어요. 그날도 산책 삼아 월계동을 갔다가 신호등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죠. 거리에 사람이라고는 저랑 제 반대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남자 두 분이 전부였어요. 그중 한 분은 멀리서 봐도 키가 크셨는데요. 별생각 없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있다가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길래 건너기 시작했죠. 그분들이 서서히 다가오는데, 저도 모르게 키 큰 분에게 자꾸 시선이 가는 거예요. 키가 커서가 아니라 생김새가 한국인 같지 않고, (조심스럽지만) 아랍인? 같았거든요. 이목구비가 되게 뚜렷한데 얼굴은 또 엄청 작고, 키도 크고 호리호리한? 근데 그분도 제가 신기했던지(제 키가 작아서 그랬는지도...) 걸어오면서 저를 계속 빤히 보시더라고요. 그렇게 서로 옷깃이 닿을 정도로 가깝게 스쳐 지나갔어요. 그리고 나중에 알았죠. 그분이 배우 신현준님이었다는걸. 나중에 친구한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분 혹시 신현준님 아니냐고, 그분이 인덕대학교(월계동에 있는 전문대학)에 교수로 있다는 거예요(지금도 계신지는 모르겠네요. 10년도 더 지난 일). 제가 연예인에 관심이 많지 않았던 터라, 긴가민가하면서(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지나쳤는데 알고 보니 그분이었던. 꽤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근데 가까이서 보면 정말 이국적으로 생기셨어요(쿨럭).
연해님의 대화: 20대 초반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당시 제가 살던 곳이 서울의 하계동이었고, 근처가 월계동이었어요. 그날도 산책 삼아 월계동을 갔다가 신호등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죠. 거리에 사람이라고는 저랑 제 반대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남자 두 분이 전부였어요. 그중 한 분은 멀리서 봐도 키가 크셨는데요. 별생각 없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있다가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길래 건너기 시작했죠. 그분들이 서서히 다가오는데, 저도 모르게 키 큰 분에게 자꾸 시선이 가는 거예요. 키가 커서가 아니라 생김새가 한국인 같지 않고, (조심스럽지만) 아랍인? 같았거든요. 이목구비가 되게 뚜렷한데 얼굴은 또 엄청 작고, 키도 크고 호리호리한? 근데 그분도 제가 신기했던지(제 키가 작아서 그랬는지도...) 걸어오면서 저를 계속 빤히 보시더라고요. 그렇게 서로 옷깃이 닿을 정도로 가깝게 스쳐 지나갔어요. 그리고 나중에 알았죠. 그분이 배우 신현준님이었다는걸. 나중에 친구한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분 혹시 신현준님 아니냐고, 그분이 인덕대학교(월계동에 있는 전문대학)에 교수로 있다는 거예요(지금도 계신지는 모르겠네요. 10년도 더 지난 일). 제가 연예인에 관심이 많지 않았던 터라, 긴가민가하면서(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지나쳤는데 알고 보니 그분이었던. 꽤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근데 가까이서 보면 정말 이국적으로 생기셨어요(쿨럭).
근데, 작가님. 저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박해일님의 에피소드에서 '덕분에 그 연극의 다른 스탭과 사귀었다는...'은 박해일님을 말씀하시는 거죠? 작가님이 아니신 거죠? 스탭한테 연락처를 따려고 했다는 부분에서, 혹시 작가님과 스탭분이 연이 닿으신 게 아닌가 해서요(이 또한 흥미로운 이야기)
통화를 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당연히 호감이 생기게 마련이었다. 비록 전화상일 뿐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사랑도 하고 질투도 하고 이별도 하면서 정말이지 할 건 다 했다. 학교에서 혼났던 일이나 친구와 다툰 일 등 소소한 일상을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고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그럼에도 나는 그들을 실제로 만나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나누고 싶었던 것은 그들과의 만남이 아니라 '이야기'였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p.104, 김혜나 지음
사랑하는 사람과 만날 때 매번 똑같은 향수만 뿌리고 나간다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언젠가 연인이 헤어져 서로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어도 과거의 연인이 쓰던 향수 냄새를 맡으면 그 기억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게까지 타인에게 자신이 각인되기를 바라는 인간의 미련과 집착이 나는 두려웠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p.111, 김혜나 지음
마우스 클릭 한 번이면 일시정지 되는 컴퓨터 화면 속 동영상처럼 우리의 삶은 이렇게 멈추는 것이었다. 멈출 수 있는 것이었다. 삶은, 그런 것이었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p.121, 김혜나 지음
선배. 그냥 소설만 잘 쓰면 안 될까? 솔직히 나는, 나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어서 소설쓰는 건데, 나는 남들이 하는 거 따라 하는 게 제일 싫은데, 자꾸 나 하고 싶은 대로 못하게 하고 남들 하는 거 괜찮아 보인다고 따라 하라 그러면 나는 소설을 쓰는 의미가 없어지는데.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p.143, 김혜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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