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나는 다만 남들과 똑같은 것이 싫을 뿐이었다. (...) 어째서 '왜?'라고 질문하지 말고 무조건 따르기만 하라는 건지 알 수 없었다. p101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김혜나 지음
연해님의 대화: 엇! 맞습니다! 저는 아직《취미는 사생활》은 읽어보지 못 했는데, 그 작가님이에요. 《치치새가 사는 숲》읽고, 작가님의 신랄한 표현에 놀랍고 흥미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렛미인》이라는 책은 @siouxsie 님 덕분에 처음 알았어요. 책 정보를 검색했다가 뱀파이어가 나오길래, '오잉? 내가 잘못 찾았나?'했는데, 찬찬히 읽어보니 왕따와 우정, 오스카르 등의 단어들이 등장하네요. 소재와 줄거리가 독특하고 신선합니다. 맞아요. 어릴 때는, 특히나 친구가 전부이던 시절에는 무리에서 소외되는 순간들이 정말 무섭더라고요. '아 이번에는 난가?' 싶어 등골이 서늘했던... 지금 생각하면 그저 유치한데, 그때는 정말 온세상이 저에게 등 돌린 것 같은. 그래서 왕따라는 사회적 이슈를 접할 때마다 그 느낌이 뭔지 알 것 같아 마음이 아프고, 화도 나고 그래요. (전)직장에서도 소위 말하는 여왕벌? 같은 분이 계셨는데요. 제가 좀 마이웨이라('쟤는 왜 내 비위를 맞추지 않지? 싶으셨던 것 같아요) 그분한테 찍혀서 저를 따돌리고, 일로 괴롭히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평소에 저랑 친했던 또래 동료들한테 일부러 말해줬어요. "나랑 놀다가 너까지 따 당해"라고요. 그 친구들은 그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저 챙기려다가 같이 찍혔습니다ㅋㅋ (으이그) 무리에 이런(누군가를 괴롭히면서 즐거워하는) 분들 꼭 한 명씩은 있는 것 같아요. 애나 어른이나, 어휴입니다. 아 그리고 그때 저와 함께 했던 동료들과는 그곳을 퇴사하고 친구가 되었답니다. 여전히 서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잘 지내고 있어요. 4명이서 친했는데, 결혼식도 가고, 그중 두 명은 벌써 누군가의 엄마, 아빠가 되었네요. 인연이라는 게 참 재미있습니다.
<렛미인> 영화도 추천 드려요. 할리우드 영화 말고 원작인 스웨덴 영화로 보세요. <렛미인> 책으로 접하고 영화 보셔도 마음에 드실 거예요. ㅎㅎ
장맥주님의 대화: 옆에 아차산이 있으니까 강연 마치고 공원에서 맥주 한 잔 해야겠다 하고 가방에 맥주를 챙겨갔었어요. 그런데 도서관에 좀 일찍 도착했고, 보는 사람도 없는데 맥주 한 잔 하면서 기다릴까, 하고 가방을 막 열려는 순간이었죠. (맥주 마시고 강연한 적 몇 번 있어요.) 그때 뒤에서 누가 부르시더라고요. ㅎㅎㅎ (눈은 멀쩡해 보이셨어요.) 이후 맥주는 나중에 마셔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강연 좋게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도서관 앞에서 시원한 가을 바람 맞으며 마셨어요. ^^
앗, 저는 강연 끝나고 근처 편의점에서 사서 드신 줄 알았는데, 가방에 챙겨가셨다니! 작가님의 닉네임이 다시금 눈에 들어옵니다(칭찬 목걸이 걸어드립니다. 하하하). 근데 제가 작가님을 조심스레 불렀던 순간이 때마침 맥주를 꺼내려던 찰나였다는 건 몰랐습니다. 그 중요한 흐름을 제가... 더 죄송스러운 마음이(흑흑). 엘리베이터 열리고 작가님 뒷모습 보자마자 얼마나 놀랐던지요. 화장실에서 심호흡하면서 엄청 고민하다가 겨우 용기 내서 불렀더랬죠. 그, 눈은 말이죠. 작가님 뵙기 직전에 산책할 때 물렸던 거라 그때는 부어오르기 전이었고, 지금은... 흠, 말을 아끼겠습니다. 눈두덩이라 모기약을 바를 수도 없어서(매울까 봐요) 더 난감하다죠. 아차산의 기운을 받은 영광의 상처(?)로 여기고 있습니다.
장맥주님의 대화: 옆에 아차산이 있으니까 강연 마치고 공원에서 맥주 한 잔 해야겠다 하고 가방에 맥주를 챙겨갔었어요. 그런데 도서관에 좀 일찍 도착했고, 보는 사람도 없는데 맥주 한 잔 하면서 기다릴까, 하고 가방을 막 열려는 순간이었죠. (맥주 마시고 강연한 적 몇 번 있어요.) 그때 뒤에서 누가 부르시더라고요. ㅎㅎㅎ (눈은 멀쩡해 보이셨어요.) 이후 맥주는 나중에 마셔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강연 좋게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도서관 앞에서 시원한 가을 바람 맞으며 마셨어요. ^^
그리고 저야말로 작가님 강연 들을 수 있어 기쁘고 행복한 가을밤이었어요. 아차산숲속도서관이 예쁘다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직접 찾아간 건 그날이 처음이었거든요. 도서관 앞에서 맥주와 함께 상쾌한 시간을 보내셨을 작가님을 가만히 상상해봅니다. 끝으로 회사 근처에 있는 저의(?) 도서관도 소개해봅니다. 오늘 점심 먹고, 다녀온 따끈따끈한 사진이에요. 회사가 남산 밑이라 종종 산책 삼아 다녀오곤 하는데, 괜히 자랑해봅니다. 언젠가 이곳에서도 작가님의 강연을 들을 수 있기를 잔잔히 바라며:)
슝슝님의 대화: <렛미인> 영화도 추천 드려요. 할리우드 영화 말고 원작인 스웨덴 영화로 보세요. <렛미인> 책으로 접하고 영화 보셔도 마음에 드실 거예요. ㅎㅎ
장르가 공포라 살짝 망설여지긴 하는데, @siouxsie 님도 @슝슝 님도 이렇게 극찬하시니, 저의 리스트에도 살포시 올려보겠습니다. 좋은 추천 감사드려요:)
연해님의 대화: 장르가 공포라 살짝 망설여지긴 하는데, @siouxsie 님도 @슝슝 님도 이렇게 극찬하시니, 저의 리스트에도 살포시 올려보겠습니다. 좋은 추천 감사드려요:)
아~전혀 공포 아니에요~ 뱀파이어가 나오면 공포인가!! ㅎㅎㅎ(저도 공포는 질색팔색 못 봐요) 너무 슬픈 사랑 얘기예요 ㅜ.ㅜ 제 기억으로는 2000년대 중후반쯤에, 눈오는 이미지+묘한 사랑 이야기로 '이터널 선샤인'이랑 양대산맥으로 매니아층 생긴 영화였어요. 회사 근처에 도서관이 있다니 넘나 부러운 것~심지어 남산이라뇨! 저는 회사 근처에 알라딘 있어서 가끔 가서 알라딘 서점 향기(?)을 맡고 올 때가 있어요.
siouxsie님의 대화: 아~전혀 공포 아니에요~ 뱀파이어가 나오면 공포인가!! ㅎㅎㅎ(저도 공포는 질색팔색 못 봐요) 너무 슬픈 사랑 얘기예요 ㅜ.ㅜ 제 기억으로는 2000년대 중후반쯤에, 눈오는 이미지+묘한 사랑 이야기로 '이터널 선샤인'이랑 양대산맥으로 매니아층 생긴 영화였어요. 회사 근처에 도서관이 있다니 넘나 부러운 것~심지어 남산이라뇨! 저는 회사 근처에 알라딘 있어서 가끔 가서 알라딘 서점 향기(?)을 맡고 올 때가 있어요.
아니... "렛미인" 스웨덴 영화 저 보다가 무서워서 그만뒀는데! 저 무서운 영화 그럭저럭 보는 편인데요. (@연해 님 잘 생각해보세요...)
책 잘 받았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도록 하겠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
오늘 수림 문학상 발표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릉 작가의 '쇼는 없다' 축하합니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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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ouxsie님의 대화: 아~전혀 공포 아니에요~ 뱀파이어가 나오면 공포인가!! ㅎㅎㅎ(저도 공포는 질색팔색 못 봐요) 너무 슬픈 사랑 얘기예요 ㅜ.ㅜ 제 기억으로는 2000년대 중후반쯤에, 눈오는 이미지+묘한 사랑 이야기로 '이터널 선샤인'이랑 양대산맥으로 매니아층 생긴 영화였어요. 회사 근처에 도서관이 있다니 넘나 부러운 것~심지어 남산이라뇨! 저는 회사 근처에 알라딘 있어서 가끔 가서 알라딘 서점 향기(?)을 맡고 올 때가 있어요.
앗, 네이버에 검색했더니 분류가 공포로 되어있어서 당연히 공포인 줄 알았습니(하핫). 근데 @장맥주 님과 @siouxsie 님의 의견이 나뉘네요. 과연 진실은? 두구두구두구... 참고로 저는 공포영화는커녕 스릴러도 무서워하는 겁쟁이. 하지만『이터널 선샤인』은 재미있게 봤어요. 그 영화 특유의 오묘한 분위기가 있죠. 몽롱하달까. @siouxsie 님 회사 근처에는 서점이 있군요! 저희 회사 근처는 마땅한 서점이 없어서 아쉬워요. 광화문 쪽으로 가야 있는데, 거기까지 점심시간에 다녀오기는 너무 멀어서요. 그나마 남산도서관과 용산도서관이 있어 날씨 좋을 때는 산책 삼아 가끔 다녀오곤 합니다(하지만 오르막길은 감수해야...). 서점 향기를 맡고 오신다는 말씀, 너무 귀여우세요. 저도 도서관 서가를 거닐때 마다 은은하게 퍼지는 오래 묵힌 종이 냄새를 좋아하거든요.
장맥주님의 대화: ● 9/29 세 번째 질문_ 4. 회색 5. 쿠페 6. 소설 (51~80쪽) 『로메리고 주식회사』의 최영 작가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5장에서는 ‘어쩐지 미셸 우엘벡이나 제임스 설터 아니면 파스칼 키냐르의 책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았’던 사람의 가방에서 윤대녕의 『코카콜라 애인』이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요. 여러분이 만약 새로운 사람을 업무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의 가방에 어떤 ‘소설책’이 들어가 있을 때 호감이나 신뢰감, 관심 등을 느낄 것 같나요?> 그리고 4~6장에서 좋았던 문장이 있으면 공유해주세요.
저는 우선 소설을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한국소설을 가장 좋아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과 결이 닮은 책이 등장하면 호감이 배가 될 것 같아요. 평소 비호감으로 생각했던 사람도 책 취향이 닮아있다는 걸 알고 나면 뾰족했던 마음이 조금은 동글동글해지지 않을까(다만 이건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질문에서 살짝 샛길로 빠져서 이야기 하나 풀어보자면요. 제가 종종 나가는 오프라인 독서모임이 있는데요. 그곳은 규모도 워낙 크고 회원 수도 많아서 참석 인원에 맞춰 조를 나누고 자유도서로 진행할 때가 많아요. 그러다 종종 지정도서로 모임이 열리기도 하죠. 운영진만 열 수 있는 건 아니고, 회원들이 '이 책으로 열고 싶다'싶을 때 자유롭게 열곤 합니다. 한 번은 『표백』이 지정도서로 선정된 적도 있어요. 어찌나 반갑던지, 격하게 반응했더랬죠. 하지만 그날의 모임은 저에게 하나도 즐겁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호불호의 반응에서 불호를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인데요. 뭔가 반박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꾹꾹 참고 돌아왔죠.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작품을 누군가가 비난하는 걸 듣고 있기 힘들더라고요.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었고, 논리적으로 타당한 근거도 없어 보였어요. 작품이 싫을 수는 있지만, 싫으면 싫은 이유를 명확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그냥 싫어', '그냥 좀 별로'라는 이유는 그 말을 하는 그대야 말로 '별로'라서요. 어쩌면 제가 아직 그만큼 유연한 사람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꽤 속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면, 저는 저와 닮은 사람들을 좋아하고, 제가 좋아하는 책을 같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더 호감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싫어하는 책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싫어하지는 않습니다(너무 당연한 말인가요, 허허허).
연해님의 대화: 저는 우선 소설을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한국소설을 가장 좋아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과 결이 닮은 책이 등장하면 호감이 배가 될 것 같아요. 평소 비호감으로 생각했던 사람도 책 취향이 닮아있다는 걸 알고 나면 뾰족했던 마음이 조금은 동글동글해지지 않을까(다만 이건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질문에서 살짝 샛길로 빠져서 이야기 하나 풀어보자면요. 제가 종종 나가는 오프라인 독서모임이 있는데요. 그곳은 규모도 워낙 크고 회원 수도 많아서 참석 인원에 맞춰 조를 나누고 자유도서로 진행할 때가 많아요. 그러다 종종 지정도서로 모임이 열리기도 하죠. 운영진만 열 수 있는 건 아니고, 회원들이 '이 책으로 열고 싶다'싶을 때 자유롭게 열곤 합니다. 한 번은 『표백』이 지정도서로 선정된 적도 있어요. 어찌나 반갑던지, 격하게 반응했더랬죠. 하지만 그날의 모임은 저에게 하나도 즐겁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호불호의 반응에서 불호를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인데요. 뭔가 반박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꾹꾹 참고 돌아왔죠.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작품을 누군가가 비난하는 걸 듣고 있기 힘들더라고요.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었고, 논리적으로 타당한 근거도 없어 보였어요. 작품이 싫을 수는 있지만, 싫으면 싫은 이유를 명확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그냥 싫어', '그냥 좀 별로'라는 이유는 그 말을 하는 그대야 말로 '별로'라서요. 어쩌면 제가 아직 그만큼 유연한 사람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꽤 속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면, 저는 저와 닮은 사람들을 좋아하고, 제가 좋아하는 책을 같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더 호감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싫어하는 책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싫어하지는 않습니다(너무 당연한 말인가요, 허허허).
그리고 회원분들이 모임 카페에 책과 관련된 글도 종종 올리세요(서평이나 칼럼 등 자유롭게). 마찬가지로 제가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 글의 주제로 등장하면 정말 정말 반가워요. 댓글도 한없이 길어집니다(바로 지금처럼). 유명한 책이 아닐수록 내적 친밀감도 더 높아지고요. 이 책을 어떻게 알게 되셨을까부터 시작해서 호기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길어지죠.
가끔 국어 시험에 내가 읽은 소설에 관한 문제가 출제될 때도 있었으나 내가 생각하는 것은 언제나 정답이 아니었다. 나는 소설의 시점이나 배경 같은 것들을 잘 알지 못했고, 인물의 감정이나 심리를 묻는 문제에서도 보기 답안 중에는 택할 만한 게 하나도 없었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p.87, 김혜나 지음
연해님의 대화: 저는 우선 소설을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한국소설을 가장 좋아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과 결이 닮은 책이 등장하면 호감이 배가 될 것 같아요. 평소 비호감으로 생각했던 사람도 책 취향이 닮아있다는 걸 알고 나면 뾰족했던 마음이 조금은 동글동글해지지 않을까(다만 이건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질문에서 살짝 샛길로 빠져서 이야기 하나 풀어보자면요. 제가 종종 나가는 오프라인 독서모임이 있는데요. 그곳은 규모도 워낙 크고 회원 수도 많아서 참석 인원에 맞춰 조를 나누고 자유도서로 진행할 때가 많아요. 그러다 종종 지정도서로 모임이 열리기도 하죠. 운영진만 열 수 있는 건 아니고, 회원들이 '이 책으로 열고 싶다'싶을 때 자유롭게 열곤 합니다. 한 번은 『표백』이 지정도서로 선정된 적도 있어요. 어찌나 반갑던지, 격하게 반응했더랬죠. 하지만 그날의 모임은 저에게 하나도 즐겁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호불호의 반응에서 불호를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인데요. 뭔가 반박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꾹꾹 참고 돌아왔죠.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작품을 누군가가 비난하는 걸 듣고 있기 힘들더라고요.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었고, 논리적으로 타당한 근거도 없어 보였어요. 작품이 싫을 수는 있지만, 싫으면 싫은 이유를 명확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그냥 싫어', '그냥 좀 별로'라는 이유는 그 말을 하는 그대야 말로 '별로'라서요. 어쩌면 제가 아직 그만큼 유연한 사람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꽤 속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면, 저는 저와 닮은 사람들을 좋아하고, 제가 좋아하는 책을 같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더 호감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싫어하는 책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싫어하지는 않습니다(너무 당연한 말인가요, 허허허).
정해 드릴게요. 귀곡산장이 무셔우셨다면 안 보는 걸로 ㅎㅎㅎ @장맥주 근데 무슨 포인트에서 무서우셨나요? 순수한 호기심입니다~ 전 또 봐도 슬프기만 해서요. 아저씨가 사람 죽일 때조차 정말 슬펐거든요.
연해님의 대화: 저는 우선 소설을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한국소설을 가장 좋아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과 결이 닮은 책이 등장하면 호감이 배가 될 것 같아요. 평소 비호감으로 생각했던 사람도 책 취향이 닮아있다는 걸 알고 나면 뾰족했던 마음이 조금은 동글동글해지지 않을까(다만 이건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질문에서 살짝 샛길로 빠져서 이야기 하나 풀어보자면요. 제가 종종 나가는 오프라인 독서모임이 있는데요. 그곳은 규모도 워낙 크고 회원 수도 많아서 참석 인원에 맞춰 조를 나누고 자유도서로 진행할 때가 많아요. 그러다 종종 지정도서로 모임이 열리기도 하죠. 운영진만 열 수 있는 건 아니고, 회원들이 '이 책으로 열고 싶다'싶을 때 자유롭게 열곤 합니다. 한 번은 『표백』이 지정도서로 선정된 적도 있어요. 어찌나 반갑던지, 격하게 반응했더랬죠. 하지만 그날의 모임은 저에게 하나도 즐겁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호불호의 반응에서 불호를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인데요. 뭔가 반박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꾹꾹 참고 돌아왔죠.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작품을 누군가가 비난하는 걸 듣고 있기 힘들더라고요.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었고, 논리적으로 타당한 근거도 없어 보였어요. 작품이 싫을 수는 있지만, 싫으면 싫은 이유를 명확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그냥 싫어', '그냥 좀 별로'라는 이유는 그 말을 하는 그대야 말로 '별로'라서요. 어쩌면 제가 아직 그만큼 유연한 사람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꽤 속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면, 저는 저와 닮은 사람들을 좋아하고, 제가 좋아하는 책을 같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더 호감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싫어하는 책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싫어하지는 않습니다(너무 당연한 말인가요, 허허허).
연해 님 말씀 백퍼 공감해요. 이유없이 싫었다면 '제 취향이랑 안 맞았습니다.'하면 될걸 제대로 된 이유도 대지 못하면서 비하 내지는 비난하는 분들 보면 '친절한 금자씨'의 그 유명한 대사를 읊어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재미없다고 생각한 책을 재미있게 읽은 책친구들을 보면 와~정말 세상엔 다른 사람들 천지구나를 느껴서 더 좋은 경험인 거 같아요. 그나저나 '표백'이 책장에 몇 년째 꽂혀만 있고, 저를 부르지 않았는데 이번에 부르심이 온 거 같으니 읽어야겠어용
장맥주님의 대화: ● 9/29 세 번째 질문_ 4. 회색 5. 쿠페 6. 소설 (51~80쪽) 『로메리고 주식회사』의 최영 작가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5장에서는 ‘어쩐지 미셸 우엘벡이나 제임스 설터 아니면 파스칼 키냐르의 책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았’던 사람의 가방에서 윤대녕의 『코카콜라 애인』이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요. 여러분이 만약 새로운 사람을 업무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의 가방에 어떤 ‘소설책’이 들어가 있을 때 호감이나 신뢰감, 관심 등을 느낄 것 같나요?> 그리고 4~6장에서 좋았던 문장이 있으면 공유해주세요.
당연히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 책 읽고 있으면 정말 기쁘겠지만, 그런 적이 한번도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예전에 같이 일하는 동료를 퇴근길 지하철 플랫폼에서 만났는데,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읽고 있는 걸 보고 급친밀감 상승! 이유는 읽고 싶은데 너무 많은 그 시리즈를, 읽을 자신이 없는 저에게 대리만족을 줘서? 입니다. 그 이후엔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를 읽고 있어서 호감도가 또 상승했고요. 이유는 첫번째 이유와 같습니다. 상중하로 된 책 ㅜ.ㅜ
siouxsie님의 대화: 정해 드릴게요. 귀곡산장이 무셔우셨다면 안 보는 걸로 ㅎㅎㅎ @장맥주 근데 무슨 포인트에서 무서우셨나요? 순수한 호기심입니다~ 전 또 봐도 슬프기만 해서요. 아저씨가 사람 죽일 때조차 정말 슬펐거든요.
그러게, 뭐가 무서웠더라, 하고 유튜브에서 다시 스웨덴 버전 영상을 찾아보고 알았어요(또 무서워서 한참 떨었어요. 그런데 유튜브에 영화 전체가 통째로 올라와 있네요). 저는 악령 깃든 소녀도, 사무라이 귀신도, 우주 괴물도 안 무서워하거든요. 오히려 좋아합니다. 깜짝 놀래키는 장면이나 신체 훼손물은 싫어하는데 무서워서 싫은 게 아니라 짜증나거나 더러워서(-_-) 싫어하는 거고요. 그런데 피를 무서워합니다. 칼 들고 설치는 살인마 나오는 공포영화는 봐줄 수 있습니다. 《샤이닝》처럼 피의 홍수가 흘러넘치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런 영화에서 나오는 피는 생명과 무관한 빨간 물감 같지, 진짜 피 같지가 않거든요. 그런데 《렛미인》 영화는 저한테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피가 흐르기 직전인 거 같은 분위기예요. 영화가 굉장히 하얗잖아요. 등장 배우들 피부도 엄청 하얗고 눈 덮인 마을도 하얗고. 이게 연출자가 노린 건지, 아니면 스웨덴에서 찍다 보니 그렇게 된 건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 흰 바탕 위에 곧 진짜 피가 흐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그 긴장감을 제가 견디질 못하네요. 투명한 피부 아래 흐르는 피를 보고 있는 기분? 제 혈관 위를 누가 아주 날이 잘 선 면도칼로 살살 쓰는 기분? 으앙 무서워
siouxsie님의 대화: 당연히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 책 읽고 있으면 정말 기쁘겠지만, 그런 적이 한번도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예전에 같이 일하는 동료를 퇴근길 지하철 플랫폼에서 만났는데,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읽고 있는 걸 보고 급친밀감 상승! 이유는 읽고 싶은데 너무 많은 그 시리즈를, 읽을 자신이 없는 저에게 대리만족을 줘서? 입니다. 그 이후엔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를 읽고 있어서 호감도가 또 상승했고요. 이유는 첫번째 이유와 같습니다. 상중하로 된 책 ㅜ.ㅜ
음홧홧. 전 파운데이션 시리즈와 푸코의 추 다 읽었습니다. 제가 푸코의 추 읽을 때는 상하 두 편으로 분권되어 있었는데...
장맥주님의 대화: ● 9/29 세 번째 질문_ 4. 회색 5. 쿠페 6. 소설 (51~80쪽) 『로메리고 주식회사』의 최영 작가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5장에서는 ‘어쩐지 미셸 우엘벡이나 제임스 설터 아니면 파스칼 키냐르의 책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았’던 사람의 가방에서 윤대녕의 『코카콜라 애인』이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요. 여러분이 만약 새로운 사람을 업무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의 가방에 어떤 ‘소설책’이 들어가 있을 때 호감이나 신뢰감, 관심 등을 느낄 것 같나요?> 그리고 4~6장에서 좋았던 문장이 있으면 공유해주세요.
저도 윤대녕 작가님을 무척 좋아했던지라... 윤대녕 작가님 책이 있으면 어떤 사람일지, 혹은 왜 요즘에 이 책을 읽는지 궁금함이 생길 것 같아요. 인간적인 호감은 아닐 것 같고, "뭐지, 동종업계인가?"하는 긴장감이 들 것 같기도 하네요 ㅎㅎㅎ 하지만 테드창이나 칼 세이건의 책들이 나온다면 호감과 신뢰가 마구마구 샘솟을 것 같기도 해요.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현실에서 워낙 드물어서, 저와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소박한 신뢰감이 싹틀 수 있을 것만 같네요. 쓰다보니 생각난 건데, 두 사람 모두 미지와의 소통을 주제로 다루는 경우가 많은 것 같네요. 저는 아마 미지와'도' 소통하고 싶은 의지가 있는 사람을 원하나 봅니다 ^^;;; 늦었지만 질문에 답변을 달아봅니다. 총총
물고기먹이님의 문장 수집: "나는......말을 하고 싶었다. 너무나 많은 말을, 수없이 많은 말을, 퍼내고 또 퍼내도 영원히 다 퍼낼 수 없을 말들을 쏟아내고 싶었다."
조금 결이 다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유독 이 대사가 가슴아프게 느껴지더라구요. "퍼내고 또 퍼내도 영원히 다 퍼낼 수 없을 말들"이라는 건, 어쩌면 '어떤 말로도 정확히 표현할 수 없을 감정'이 삭혀지지 않은 채 마음 속에 남아있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저에겐 저 대사가 참 쓸쓸하고도 오래 기억에 남았었는데, 다른 분께서 언급해주시니 반가운 마음에 댓글을 달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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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증정] 《레스 길을 잃다》를 함께 읽어요! 그믐 북클럽 & 서평단 모집[책 증정] 소설 <모두가 나를 죽이려고 해>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6. 열광금지 에바로드⭐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남해의봄날/책선물] 김탁환 장편소설 <참 좋았더라> 알쓸신잡 재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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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 여러분의 처방책이 필요합니다.
수험생이 시집이 읽고 싶대요. 스무살 청년에게 추천하고 싶은 시집을 추천해주세요.
'밀란 쿤데라' 챌린지 by 신아
밀란 쿤데라 <농담>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연극 보고 책 읽는 [연뮤클럽]
[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며 작품 함께 읽어요.
[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탄) 작별하지 않는다 같이 읽어요
"우리 골목을 광장으로 만드는 법" 성북구 비문학 최종후보도서 4권을 소개합니다.
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①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② 『공감의 반경』 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③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④ 『탄소로운 식탁』
버지니아 울프를 읽어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
믿고 읽는 그믐북클럽 🌘
[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3. <좋은 불평등> 읽고 답해요[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2. <더 나은 세상> 읽고 답해요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읽었습니다
강릉교육문화관 <생존독서>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읽고다정한것이 살아남는다를 읽고나서<도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서평 쓰기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조선과 한국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
[김영사/책증정] 다니엘 튜더 소설 《마지막 왕국》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어크로스/책증정] <뉴요커>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과 함께 진짜 한국 탐사하기!
논픽션의 유혹!
중독되는 논픽션–현직 기자가 쓴 <뽕의계보>읽으며 '체험이 스토리가 되는 법' 생각해요[그믐북클럽] 7. <더 파이브> 읽고 기억해요 [벽돌책 챌린지] 2. 재난, 그 이후글쓰기 책 함께 읽기 네 번째, 《네 번째 원고-논픽션 대가 존 맥피, 글쓰기의 과정에》
<책방연희>의 다정한 책방지기와 함께~
[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번외편 <내가 늙어버린 여름> 읽기[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끝나지 않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읽기 행렬!
[라비북클럽]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같이 읽어요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진주문고 서점친구들]비문학 독서모임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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