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님의 대화: ● 9/26 두 번째 질문의 두 번째 질문_ 지영 작가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혜정’과 학교는 굉장히 상극이기에 그가 학교를 일자리로 선택한 게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혜정이 일하는 내내, 그러니까 마지막 순간까지도 긴장감이 형성되는 것도 같았고요. 일터인 대학이 혜정에게 어떻게 폭력적으로 작동하는지에 유의하며 읽기도 했어요. 특히나 혜정의 기억 속 학교는 대체적으로 강압적이고 폭력적인데요. 학생과 교사 사이에 오간 폭력 앞에서 제가 경험한 학교, 학내에서의 폭력적인 장면들을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여러분이 경험한 학교 내에서의 폭력은 어땠는지, 또 그게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한테 뺨을 맞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이해가 안 되는 이유였는데, 음악 시험에서 "이 곡은 몇 박자의 곡인가"를 묻는 주관식 문제에 "4분의 2박자"라고 쓴 답이 틀렸다고 채점이 되어서 4분의 2박자 곡이 맞는데 채점이 잘못된 것 같다고 물으러 갔더니, 질문이 "몇 분의 몇 박자의 곡인가"가 아니라 "몇 박자의 곡인가"라서 "2박자"가 정답이라고 하더라고요.
아주 오래된 기억이라 제가 그 이후에 선생님께 뭐라고 항변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일로 뺨을 맞았고 얼굴에 벌겋게 손자국이 나서 집으로 돌아온 절 보고 엄마가 놀라서 학교에 쫓아갔었습니다. 어른이 되고 나서 엄마 얘길 들어보니 그때 선생님한테 촌지를 전달했고, 그 이후로는 전혀 맞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 기억이 트라우마가 된 건지, 학창시절엔 뭔가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있어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고 그냥 참거나 회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성인이 되고 대학에 와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지금은 많은 부분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큰소리를 치며 화를 내는 상사나 사람들에게 맞서기보다는 피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드는 게 사실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