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서가 @연해 @장맥주 티비 없이 살고 계신분이 많으시네요. 저는...없이는 못사는 사람이 되어버린것 같아요. 오히려 폰으로 보는 동영상관련 앱은 거의 안쓰는 편이지만요.
[📕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바나나
김혜나
예전에 제가 <청귤>이라는 책으로 북토크를 진행했을 때, 시각장애인 분이 오셨던 일화가 떠오르네요. 관객석에 앉아서 조용히 듣고, 사인도 받아가셨어요. 점자책이 출간된 적이 없으니 아마도 누군가 책을 읽어줘야만 했을 텐데, 북토크 자리까지 와주신 게 정말 놀랍고 감사했죠. 소리로 듣는 소설은 뇌에 어떤 정보를 전달할지 문득 궁금해져요.
청귤장편소설 <제리>로 2010년 '오늘의 작가상'을,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로 제4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하며 동시대 한국문학의 낯선 무늬를 그려줄 새로운 작가의 탄생을 알렸던 김혜나의 첫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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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소리로 듣는 소설은 뇌에 어떤 정보를 전달할지 문득 궁금해져요"라는 말씀에 저도 같이 끄덕끄덕 공감하게 됩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시각장애인 '시라토리'는 책이 점자로 되어 있지 않아도 컴퓨터의 음성 변환 출력 기능을 이용해 많이 읽는다고 하더라고요. 그 부분이 신기했는데, 작가님의 북토크에 참석하셨던 시각장애인분도 혹시 그 기능으로 읽으셨던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작가님에게도 특별하고 소중한 시간이셨을 것 같아요.
임지훈
맞아요 실제로 '본다'는 행위도 시대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현대적 의미에서의 '본다'는 행위와 표현은 15세기 브루넬레스키의 원근법에 따른 1점 투시를 근간으로 하는 데, 이는 측정에 따른 산술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해요. 그냥 듣기엔 굉장히 객관적인 것 같지만, 실제 1점 투시법은 소실점에 따른 왜곡(특히 바깥 부분의)이 굉장히 심해서 전혀 객관적이지 않죠. '본다'는 행위는 사실 전혀 객관적이지 않고, 사실은 특정한 역사적 관점에 따른 주관적 행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사물을 '보며' 서로 다른 느낌을 받는 것도 성장 환경의 탓 뿐만 아니라 '본다'는 개념이 갖는 비객관성도 한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임지훈
근데 이거 제가 답변을 달고 보니, 저도 허세와 위선 넘치는 특정 집단의 1인인 것 같다는 생각이 엄습해오네요.... 저도 뭔가 어휘가 미묘합니다 허헛....
연해
하하하하, 아닙니다. 천천히 잘 읽었습니다.
두 번째 줄, 15세기부터 그냥, 음, 제가 지금 뭘 읽고 있는 건가 싶기는 했지만, 뭐 다 괜찮습니다. 그저 제 이해력 부족인 것으로... (털썩)
바나나
이 책 소개 찾아보니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저도 메모했다가 찾아보려고요.
연해
앗, 감사합니다.
저도 아직 읽고 있는 중인데, '본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배워가고 있어요.
@바나나 님에게도 좋은 책으로 닿을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김혜나
'확인불가능한 영적 존재가 나오는 영화들' 생각해 보니 <식스 센스>가 가장 무서웠던 것 같아요 ㅎㅎ 일본 영화 <링>도 그랬고요. 하지만 제 오감을 가장 많이 자극했던 것은 90년대에 유행했던 <공포특급>이라는 책이었습니다...ㅠㅠ 그때 정말 머리 감을 때나 침대에 누울 때나 어찌나 많은 에피소드가 떠오르던지... 항상 그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읽게 되는 마성의 책이었네요...
연해
<식스 센스>는 정말이지... 생각보다 괜찮네? 하고 보다가 몇 번이나 숨을 삼켰던지, 잊을 수 없는 영화예요. 근데 그 영화는 무섭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해서 더 여운이 남아요. <공포특급>이라는 책도 있었군요! 호기심에 검색했다가 무서운 표지를 만났습니다, 작가님ㅠㅠ
그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는 말씀에도 격하게 공감합니다. 저도 일본 영화 <주온>을 보고 같은 경험을 했거든요. 그 영화를 보기 전의 저로 돌아가고 싶었던... 하, 정말. 지금도 생각해도 진짜 무서워요(흑흑).
김혜나
근데 저는 <공포특급>을 90년대에 읽어서 기억이 가물가물 했거든요. 저도 그래서 온라인서점에 검색해보니 굉장히 다양한 책이 나오더라고요. 제 기억을 더듬어 보니(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바로 이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 절판됐고, 중고는 4만원이나 하네요!
공포특급 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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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두 번째 질문 당연히 답 안 하셔도 괜찮습니다. (매우 궁금하기는 합니다. ㅎㅎㅎ)
@새벽서가 @연해
저는 감각이 예민하지는 않은데, 에고가 예민합니다. 특히 자존심을 건드리는 문제와 관련해서 그렇습니다. 부모님 중 한쪽으로 집안 내력인 거 같더라고요. 다들 약간 히스테리 기질이 있는데 나이가 들어서 아, 우리 친척들이 특이하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사촌들이랑 그런 얘기를 하기도 했지요.
유치하고 추한 모서리인 걸 아는데 노력으로 바꿔지지는 않더라고요. 타고난 성정인 거 같아요. 에고를 의식하게 되는 상황으로 저를 몰아넣지 않고, 그런 상황이 예상되면 미리 피하는 게 최선인 것 같아요. 늘 두꺼운 가면을 쓰고요.
그런 모서리들이 모여서 저라는 사람을 개별성이 있는 개인으로 만들어줬을 거라 생각하니 기묘한 마음도 듭니다. 제가 제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에서부터 이런저런 인물이나 사건을 겪었을 때 대응한 방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영향을 끼쳤겠고, 그 중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은 영향만 골라서 제거할 수는 없겠지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도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어요. ^^
느려터진달팽이
저는 딱히 숨기지 않으며 살아왔는데 나이들어서도 그럼 고달파지니까 그 방법을 배우라고 공무원사회에 온 것 같기도 합니다.
riverside
“ 간이 안 맞는 음식을 먹으며 나는 절대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어느 누구도 절대로 사랑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가족이든 친구든 애인이든, 나는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간이 맞지 않는 엄마의 음식을 먹으면 먹을수록 나는 점점 더 결연해지고 단호해졌다. ”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8장, 김혜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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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erside
혜정은 '모서리'가 분명히 존재하고 그것을 숨기지 않는 그런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의아한 점은 자신의 모서리를 뭉툭하게 만들려는 사람들에 대한 반항은 그렇게 심하지 않은 것 같다는 점입니다. 아버지로부터 골프채로 맞으면서도 어느정도는 참다가 가출을 하잖아요. 혜정은 분명 모서리가 있는 사람이지만 뭔가 소설로부터 받는 인상은 참기도 잘하고 사회성도 꽤 있는 그렇게까지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었어요.
저도 모서리가 많은 사람인데요. 마음에 안드는 것이 많습니다. 싫어하는 것도 많구요. 쉽게 예를 들면 까페를 가도 나오는 음악이 싫고 자리가 마음에 안들고 음식맛이 별로고 옆에 앉은 사람이 다리를 떨고 뭐 이런 저런 싫은 것들이 눈에 잘 띄고 그것을 길게 참지 못하죠. 음악볼륨을 낮춰 달라고 하고 자리를 바꾸고 시끄러운 옆테이블은 직접 조용히 해달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는 모서리를 여전히 잘 숨기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직장에서 일을 할때는 당연히 많은 부분 모서리 레이더를 접고 좀 무난하게 지나가기도 하지만 그런 부분도 집으로 돌아와서 배우자와 이야기를 하거나 매일 쓰는 글쓰기(일기는 아니고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백일 단위로 백일글쓰기를 매일 하는 중이에요)에 털어놓습니다. 그리고 나의 모서리가 누군가에게 피해와 상처가 되지 않는다면 저는 저의 모서리를 저만의 개성과 성격과 타고난 기질로 생각하고 싶고 (특히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숨기고 싶지 않네요. 뭔가 저의 모서리를 이해해주면서 그 자체로 저를 사랑해 달라고 하고 싶은 마음..
프렐류드
모서리를 숨기지 못해 좌충우돌을 하며 40여년을 살고 나서야 감추고 표현하지 않는 법을 배웠습니다.
오래전 중견기업 부사장님이 했던 말이 생각나는데, 본인이 말을 잘 못해서 손해본 적이 없었고 오히려 덕을 많이 봤다고 하셨었죠. 엔지니어 출신이라 말을 잘못해도 잘 사시는구나 생각했었는데, 지나고 보니 말로 상대방을 바꾸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요즘 드는 생각이다보니, 모서리는 보여주지 않게 되네요.
선경서재
[10/02 Q.4] 나의 모서리라… 나는 혜정이처럼 강렬하게 남들과 다른 삶을 소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남들과 비슷한 삶, 보통의 삶을 바랐다. 지나보니, 80년대에 태어났지만 5-60년대에 태어난 사람과 같은 10대였다. 자칭 모서리가 없는 나는 건강한 질문, 답을 향한 깊이 있는 "왜"를 가진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게 내가 책을 읽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내가 나누고 싶었던 것 은 그들과의 만남이 아니라 '이야기'였다. 수화기 너머의 남자들은 나에게서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아무런 조건도 기대도 없이 그저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었다. p104"
강츄베베
저는 위스키를 좋아해서 카페활동을 하고 있고 지역위스키모임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 생활을 오픈하지 못하는 한 곳이 있죠. 바로 교회입니다. 엄연한 집사님이 위스키 동호회 모임을 한다? 참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죠. 그래서 토요일에는 모임을 참여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입에서 술냄새가 나는 집사님...생각하기도 싫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장맥주
● 10/2 네 번째 질문의 두 번째 질문_ 김의경 작가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소설에는 혜정의 습작 소설이 등장하는데요, 혜정은 외도하는 아버지 때문에 절망하거나 슬퍼하기보다 그마저도 소재로 삼아 소설을 씁니다. 여러분은 개인적인 불행이나 고통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경험이 있나요? 예술적 승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른스럽게 극복한 경험이 있나요?
(전자책으로 보시는 분들은 조금 헷갈리실 수도 있겠어요. 8장 전체가 혜정의 소설입니다. 종이책에서는 폰트가 다르게 인쇄되어 있어요.)
아린
개인적인 슬픔을 승화는 아니고..
과거형으로 남에게 말할수 있게 되었을때.
그때..그래도 내가 그 어려웠던 것에서 조금 선을 그게 되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린시절 이야기 인데. 처음 남에게 ㅡ 다는 아니지만 일부분ㅡ 이야기 한게 작년이네요.
오래 시간이 걸린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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