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올려주신 짤 정말 재밌네요 ㅎㅎ 빵은 그냥 사먹는 걸로...!
저는 평소에 혼자 있어도 외로움을 잘 타지 않는 편인데(오히려 쾌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극강의 외로움을 느꼈던 적이 몇 번있어요. 혼자 살다보니 이 공간(집)에서 내가 사라져도 아무도 모르겠구나 싶은 순간이 종종 있는데요. 그걸 더 깊이 느끼고 싶어 일부러 내버려뒀습니다(스스로를 단련시킨다는 느낌으로). 그 고통이 저에게 꼭 필요하다 여겨지는 시기였거든요. 그렇게 그 순간을 지나고 나니 오히려 머리가 맑아지고, 생각보다 나 잘 살겠구나 싶어, 툭툭 털고 일어났던 기억이 납니다. 마치 알을 깨고 한단계 더 성장한 느낌이었는데, 이게 너무 관념적이라 글로 표현하려니 어렵고 모호하네요. 이렇다 할 사건이 있었다기보다는, 저를 더 혹독하게 고독으로 몰아붙이고 싶은 시기가 존재하더라고요. 이건 단순히 곁에 누가 있고 없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해야 제가 더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어요(하지만 겁은 많은 편).
찌찌뽕입니다, @연해 님. 저도 평소에 외로움을 별로 안 타고, 오히려 홀로됨을 즐기는 편이에요. 거기에 더해 자발적으로 동굴에 들어가는 시기가 있었고요. 인간 혐오와 환멸 때문에 그런 적도 있었고, 어떤 성취를 위해 뭔가에 집중하고 싶어서 그런 기간도 있었고요. 그렇게 해서 상처를 치유한 적도 있었고, 어떤 ‘업그레이드’를 이룬 적도 있었는가 하면, 별 소득 없이 시간을 보내고 어두운 생각에 사로잡히기만 한 적도 있었어요. 혼자 있기로 결심한 기간은 독 성분이 섞인 약 같았어요. 자신을 믿는 사람만 그 기간을 버틸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독에 지나 봅니다. 저는 지난해에는 그 독에 완패했는데, 아마도 머지않은 미래에 그런 시간을 다시 겪어야 할 거라는 예감이 듭니다.
다들 그런 시기가 있나보군요. @연해 님. 자신의 믿는 사람만 그 기간을 버틸수 있다, 는 말씀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저는 아이를 낳은 후 늘 고독에 목 말라요. 외로움은 싫지만 고독감은 늘 아쉬운 그런 상태입니다. 얼마전 라디오에 출연했는데 진행자분에게서 어떻게 매일 작업실에 나가느냐, 프리랜서면 상사도 없는데 하루쯤 째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작업실이 제 동굴이자 성전이라고, 나는 매일 그곳으로 도망가고 싶다고 말했어요. ㅎㅎㅎ
여러분, @김하율 작가님의 목소리를 여기서 들으실 수 있어요! 아나운서 뺨치게 또박또박 듣기 좋은 음성으로 말씀하십니다. 위의 댓글 내용은 10월 11일 방송 6분 2초부터 들으시면 됩니다. ^^
https://program.kbs.co.kr/1radio/radio/nh/pc/list.html?smenu=c16974 아이고, 정작 링크를 안 올렸었네요. ^^;;;
앗! 들으셨다니, 감사해요. 목감기가 걸려서 청량한 상태는 아니었는데. 그나저나 작가님 도대체 시간이 어디서 나시는거예요? 혼자 36시간 사시는건가요. 다독, 다작 그와중에 청취까지! 대단하십니다👍
다독 (X) 다작 (X) 청취 (O) 입니다! 저 목소리가 컨디션이 안 좋으실 때였단 말입니까? 와우! ^^
저도 잘 들었습니다:) 목소리 되게 차분하시던걸요. 아이를 키우면서 세상에 대해 관대해지는 것 같다는 말씀에 제 마음이 다 포근해지는 기분이었어요. 몽돌이와 튼튼박사도 귀여웠고요. 몽돌이가 설마 그 몽돌일까 했는데, 맞아서 기분 좋게 웃었습니다. 저도 어릴 때 몽돌해변을 다녀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서요. 그리고 "엄마의 행복이 아이의 행복이다"라는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작가님의《나를 구독해줘》도 읽을 책 목록에 살포시 넣었어요(속닥).
창작하시는 분들에겐 그런 시간들이 필요한 거 같아요. 재능과 노력(전 노력하는 것도 재능이라고 보지만)이 부러운 건 사실이지만, 맨날 사람들과 즐겁고 화목하게만 지내면, 너무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진주'가 탄생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건 없지만, 매번 모든 글에 코멘트나 응원을 남겨 드리진 못하지만 항상 지켜보고(스토커다!!) 있다는 거 기억해 주세요~마음은 옆에 가서 치어리딩이라고 해 드리고 싶다는 거!! 왜인지 모르겠지만 정신적인 고통 하면 자꾸 버지니아 울프와 니체가 떠올라서 괴롭습니다. 그들의 삶이 평탄하지 않았기에...
'혼자 있기로 결심한 기간은 독 성분이 섞인 약 같았다'는 말씀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자신을 믿는 사람만 그 기간을 버틸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독에 진다'는 말씀에도요. 지난해에 그 독에 완패하셨다니, 이 또한 몰랐던 사실인데요. 제가 다 속상합니다. 작가님 근데 혹시 가파도? (죄송합니다) @김하율 작가님도 공감해 주셨는데,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동굴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이걸 도리스 레싱의《19호실로 가다》라는 소설을 바탕 삼아, 모두에게 자신만의 19호실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편인데요. 꼭 필요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영원히 19호실에 있을 것인가? 라고 물어보면, 또 그렇지만도 않더라고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혼자 있을 때와는 또 다른 온정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저는 여전히 혼자가 좋은지, 둘이 좋은지, 그 이상이 좋은지 잘 모르겠어요. 그게 어쩌면 저에게 독일 수도, 약일 수도 있겠네요. 저는 30살에 처음 독립했는데요. 그때 걱정했던 것 중 하나가 '생각보다 외로움을 많이 타면 어쩌나'였어요. 가족들과 붙어살 때는 혼자 있는 시간이 절실했지만, 막상 혼자 살아봤는데, 외로움을 잘 타는 사람이면?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실제로 제 지인들 중에는 막상 독립하고 혼자 살아보니 외로워서 부모님께 돌아가거나 결혼(?)을 하는 분들도 더러 있었거든요(아니면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 만나자고 연락을 한다거나...). 근데 저는 막상 혼자 살아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신나게 잘 사는 거예요. 이러다 평생 혼자만 살고 싶어지면 어쩌나 싶을 만큼이요. 다만 이렇게 혼자만 있다가는 말을 잃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걱정이 되기는 했어요(회사에서도 제 업무 특성상 굳이 말을 많이 보탤 필요가 없어서요). 혼자 여행 갈 때도 며칠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을 때가 있는데(음식을 주문하는 것 정도만 하고), 그러다 오랜만에 소리 내어 말을 하면, 그게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는 거예요. 어눌하다고 해야 하나? 뭐 여하튼, 글이 또 한없이 길어지고 있는데요. 저에게는 이런 시기들이 독소를 빼주는 시기인 것 같기도 합니다. 관계디톡스+스스로를 단련시키기? 근데 확실히 혼자 있으면, 제 스스로를 더 지독하게 다그치는 것 같기는 해요. 늘어져있는 저를 견디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어긋남을 저는 성장이라던가, 나이듦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아, 정말 맞는 말씀입니다.
와, 정말 멋진 표현이에요!
저는 요새 유행하는 것들을 잘 몰라요. 식당 어디가 맛집인지, 어떤 드라마가 화제인지, 어떤 카페가 인기인지 등... 약속도 그저 친구들이 나오라고 할 때만 잡는 편이고, 소셜미디어 게정도 없어요ㅎㅎ 뒤쳐짐으로부터 나오는 단점도 있겠지만, 저는 장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고 여유를 가질 수 있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알 필요 없는 정보들을 너무 많이 알게 되는 세상 아닌가 싶어요.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막연한 개념의 내용물을 채워야 할 때인데, 쓸데없는 정보들을 멀리 하는 기술이 반드시 그 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봐요.
[10/14 8-2] 어긋남의 세계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순간이라... 내 생에 어두운 순간에서 도피를 위한 독서를 시작할 때 그 끝에는 항상 내가 있었다. 독서도 싸이클이 있다면 나에게 그 주기가 시작되는 시점은 늘 안절부절 하는 불안한 시절이었다. 그리고 그 끝에서 나는 내부의 에너지로 어느새 빛으로 환한 길 한가운데 있곤 했다. 지금처럼.
화제로 지정된 대화
● 10/14 여덟 번째 질문의 세 번째 질문_ 김하율 작가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혜정은 수혁에게 미셸 깽의 <처절한 정원>을 빌려줬는데 그 책이 다른 사람들에게 돌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부분이 나옵니다. 저도 이해가 됐는데요.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작품은 그 책의 물성마저 소중해서 보편적 책에서 개별적인 나만의 '책'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저에게는 그런 작품이 천명관 작가님의 <고래>인데요. 초판본을 아주 오랫동안 읽었고 몇몇에게 빌려주고 다시 받고를 했으니 아주 낡은책이 되었어요. 작년에 부커상 후보가 되면서 리커버해서 나온 책을 제 후배가 선물을 해줘서 갖고 있는데 초판본의 그 아우라가 안 느껴지더군요. 다른 분들도 이렇게 물성마저 소중한 한 권의 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왠만해선 책 안빌려 줍니다... 책 구겨지는 것도 접히는 것도 띠지 찢어지는 것도 싫어하는 데.. 초등학교 때 부터 친구가.. 집에 놀러와서 몇권 빌려갔거든요..코로나 전에..아직도 안 주고 있습니다 ㅠㅠ....
책 빌려가서 안 돌려준 사람들 평생 잊히질 않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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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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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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