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김혜나 @아린 저 박수라는 말 얼핏 듣고 무슨 말이지 했는데 그게 그런 뜻이었군요. 바사는 아직 못 들어봤네요. p. s. ‘노베’라는 상호의 인터넷 강의 광고를 보고 ‘노벨에서 ㄹ을 뺀 건가?’ 했는데 ‘노베이스’의 약자더군요.
정말 별 걸 다 줄이네요 ㅠㅠ 이것도 '별다줄'이라고 부르는 것 같던데 잘 기억도 안 나요 이제 ㅎㅎㅎ
옛날 옷이 맞지 않는 경우는 많은데.....ㅎㅎㅎㅎㅎㅎ 옛 추억이 그리워서 초등학교, 중학교, 옛날에 곧 잘 달리던 올림픽공원과 연결되어있던 성내천 등등의 곳을 갔을 때 약간 이질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분명 내가 이곳에 있었는데 이곳에 있던 나는 다른사람이다란 느낌이요! 하지만 옛날에 나도 같은 사람이기에 참 많은 생각들이 교차하는 것 같아요. 학교의 계단이 정말 높았었는데 이렇게나 낮았다고?!하면서요ㅎㅎ
소설 속 이야기처럼 자신의 업과 정체성에 대해 깨닫게 될 정도의 경험은 아니고 단순 취미 이야기인데요. 한때 빵과 케익을 좋아해 케익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에 가본 적이 있어요. 원래 요리를 좀 하는 편이고, 주방이 익숙하다 보니 베이킹도 잘 할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근데 막상 케익 만들기에 도전해보니 제과제빵은 요리 잘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더라고요. 저는 원래 요리할 때 계량 따로 안 하고 감으로 툭툭 했는데, 베이킹은 계량 안 하면 다 망합니다... 이거 일일이 계량하고 순서에 맞게 하는 게 스트레스 받더라고요. 그리고 나중에 아이싱과 데커레이션 할 때는... 디자인을 직접 해야 돼서... 요리보다는 미술에 가깝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원데이 클래스 끝난 뒤 아 이건 내 길은 아니구나 하며 바로 돌아섰답니다 ㅎㅎ
베이킹은 너무 어려워요....ㅠㅠ 저한테 베이킹은 무슨 화학 실험 느낌입니다 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짤 너무 웃긴데요 저는 방과후수업으로 베이킹수업을 들었었는데요 이유는 '끝나면 빵이 남고 그 빵은 내가 먹는다!'란 단순하게 생각하던 때이다 보니깐 그냥 빵 먹는게 좋았......그리고 살이 남아있네요 하하핫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제 손에 남는 건 빵이 아니라 호빵 냄새 나는 무언가였어요. 아 물론 살도...
올려주신 짤 정말 재밌네요 ㅎㅎ 빵은 그냥 사먹는 걸로...!
저는 평소에 혼자 있어도 외로움을 잘 타지 않는 편인데(오히려 쾌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극강의 외로움을 느꼈던 적이 몇 번있어요. 혼자 살다보니 이 공간(집)에서 내가 사라져도 아무도 모르겠구나 싶은 순간이 종종 있는데요. 그걸 더 깊이 느끼고 싶어 일부러 내버려뒀습니다(스스로를 단련시킨다는 느낌으로). 그 고통이 저에게 꼭 필요하다 여겨지는 시기였거든요. 그렇게 그 순간을 지나고 나니 오히려 머리가 맑아지고, 생각보다 나 잘 살겠구나 싶어, 툭툭 털고 일어났던 기억이 납니다. 마치 알을 깨고 한단계 더 성장한 느낌이었는데, 이게 너무 관념적이라 글로 표현하려니 어렵고 모호하네요. 이렇다 할 사건이 있었다기보다는, 저를 더 혹독하게 고독으로 몰아붙이고 싶은 시기가 존재하더라고요. 이건 단순히 곁에 누가 있고 없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해야 제가 더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어요(하지만 겁은 많은 편).
찌찌뽕입니다, @연해 님. 저도 평소에 외로움을 별로 안 타고, 오히려 홀로됨을 즐기는 편이에요. 거기에 더해 자발적으로 동굴에 들어가는 시기가 있었고요. 인간 혐오와 환멸 때문에 그런 적도 있었고, 어떤 성취를 위해 뭔가에 집중하고 싶어서 그런 기간도 있었고요. 그렇게 해서 상처를 치유한 적도 있었고, 어떤 ‘업그레이드’를 이룬 적도 있었는가 하면, 별 소득 없이 시간을 보내고 어두운 생각에 사로잡히기만 한 적도 있었어요. 혼자 있기로 결심한 기간은 독 성분이 섞인 약 같았어요. 자신을 믿는 사람만 그 기간을 버틸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독에 지나 봅니다. 저는 지난해에는 그 독에 완패했는데, 아마도 머지않은 미래에 그런 시간을 다시 겪어야 할 거라는 예감이 듭니다.
다들 그런 시기가 있나보군요. @연해 님. 자신의 믿는 사람만 그 기간을 버틸수 있다, 는 말씀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저는 아이를 낳은 후 늘 고독에 목 말라요. 외로움은 싫지만 고독감은 늘 아쉬운 그런 상태입니다. 얼마전 라디오에 출연했는데 진행자분에게서 어떻게 매일 작업실에 나가느냐, 프리랜서면 상사도 없는데 하루쯤 째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작업실이 제 동굴이자 성전이라고, 나는 매일 그곳으로 도망가고 싶다고 말했어요. ㅎㅎㅎ
여러분, @김하율 작가님의 목소리를 여기서 들으실 수 있어요! 아나운서 뺨치게 또박또박 듣기 좋은 음성으로 말씀하십니다. 위의 댓글 내용은 10월 11일 방송 6분 2초부터 들으시면 됩니다. ^^
https://program.kbs.co.kr/1radio/radio/nh/pc/list.html?smenu=c16974 아이고, 정작 링크를 안 올렸었네요. ^^;;;
앗! 들으셨다니, 감사해요. 목감기가 걸려서 청량한 상태는 아니었는데. 그나저나 작가님 도대체 시간이 어디서 나시는거예요? 혼자 36시간 사시는건가요. 다독, 다작 그와중에 청취까지! 대단하십니다👍
다독 (X) 다작 (X) 청취 (O) 입니다! 저 목소리가 컨디션이 안 좋으실 때였단 말입니까? 와우! ^^
저도 잘 들었습니다:) 목소리 되게 차분하시던걸요. 아이를 키우면서 세상에 대해 관대해지는 것 같다는 말씀에 제 마음이 다 포근해지는 기분이었어요. 몽돌이와 튼튼박사도 귀여웠고요. 몽돌이가 설마 그 몽돌일까 했는데, 맞아서 기분 좋게 웃었습니다. 저도 어릴 때 몽돌해변을 다녀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서요. 그리고 "엄마의 행복이 아이의 행복이다"라는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작가님의《나를 구독해줘》도 읽을 책 목록에 살포시 넣었어요(속닥).
창작하시는 분들에겐 그런 시간들이 필요한 거 같아요. 재능과 노력(전 노력하는 것도 재능이라고 보지만)이 부러운 건 사실이지만, 맨날 사람들과 즐겁고 화목하게만 지내면, 너무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진주'가 탄생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건 없지만, 매번 모든 글에 코멘트나 응원을 남겨 드리진 못하지만 항상 지켜보고(스토커다!!) 있다는 거 기억해 주세요~마음은 옆에 가서 치어리딩이라고 해 드리고 싶다는 거!! 왜인지 모르겠지만 정신적인 고통 하면 자꾸 버지니아 울프와 니체가 떠올라서 괴롭습니다. 그들의 삶이 평탄하지 않았기에...
'혼자 있기로 결심한 기간은 독 성분이 섞인 약 같았다'는 말씀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자신을 믿는 사람만 그 기간을 버틸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독에 진다'는 말씀에도요. 지난해에 그 독에 완패하셨다니, 이 또한 몰랐던 사실인데요. 제가 다 속상합니다. 작가님 근데 혹시 가파도? (죄송합니다) @김하율 작가님도 공감해 주셨는데,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동굴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이걸 도리스 레싱의《19호실로 가다》라는 소설을 바탕 삼아, 모두에게 자신만의 19호실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편인데요. 꼭 필요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영원히 19호실에 있을 것인가? 라고 물어보면, 또 그렇지만도 않더라고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혼자 있을 때와는 또 다른 온정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저는 여전히 혼자가 좋은지, 둘이 좋은지, 그 이상이 좋은지 잘 모르겠어요. 그게 어쩌면 저에게 독일 수도, 약일 수도 있겠네요. 저는 30살에 처음 독립했는데요. 그때 걱정했던 것 중 하나가 '생각보다 외로움을 많이 타면 어쩌나'였어요. 가족들과 붙어살 때는 혼자 있는 시간이 절실했지만, 막상 혼자 살아봤는데, 외로움을 잘 타는 사람이면?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실제로 제 지인들 중에는 막상 독립하고 혼자 살아보니 외로워서 부모님께 돌아가거나 결혼(?)을 하는 분들도 더러 있었거든요(아니면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 만나자고 연락을 한다거나...). 근데 저는 막상 혼자 살아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신나게 잘 사는 거예요. 이러다 평생 혼자만 살고 싶어지면 어쩌나 싶을 만큼이요. 다만 이렇게 혼자만 있다가는 말을 잃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걱정이 되기는 했어요(회사에서도 제 업무 특성상 굳이 말을 많이 보탤 필요가 없어서요). 혼자 여행 갈 때도 며칠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을 때가 있는데(음식을 주문하는 것 정도만 하고), 그러다 오랜만에 소리 내어 말을 하면, 그게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는 거예요. 어눌하다고 해야 하나? 뭐 여하튼, 글이 또 한없이 길어지고 있는데요. 저에게는 이런 시기들이 독소를 빼주는 시기인 것 같기도 합니다. 관계디톡스+스스로를 단련시키기? 근데 확실히 혼자 있으면, 제 스스로를 더 지독하게 다그치는 것 같기는 해요. 늘어져있는 저를 견디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어긋남을 저는 성장이라던가, 나이듦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아, 정말 맞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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