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애정결핍이 있는 편이라서 누군가 날 좋아해주는 게 의미 깊게 다가오더라고요. 외로움을 많이 타고 상처도 많다 보니 그럴 수는 있지만 이게 정말 위험한 일이기도 해서... 나이들수록 저를 먼저 좋아한다는 분들을 보면 왠지 의심이 가고, 선뜻 좋은 마음이 생기지 않기도 해요 ㅎㅎ
[📕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김혜나
김하율
저 작가님 좋아해요! (아시죠?)^^
장맥주
헛. 저도요!
김혜나
동시에 좋아하고 있어 참 다행입니다 ㅋㅋ @장맥주
김혜나
농담인 줄 알지만 왠지 뿌듯합니다 ㅎㅎㅎ @김하율
김하율
연적이라니!ㅋㅋ 저는 살면서 한번도 뺏긴적이 없습니다. ㅎㅎㅎ
연해
근데 진짜 제 주변에도, 많이 하시는 분들은 매주 한 번씩(심지어 하루에 두 번도!) 하시더라고요. 마음에 드는 분을 만날 때까지요. 저는 제 인생을 통틀어 한 손에 꼽을 정도의 횟수였지만, '아 나는 소개팅과 잘 맞지 않는구나' 싶었어요.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조건부터 노골적으로 펼쳐두고 '사랑'이라는 말랑한 단어를 대입하기가 영 별로더라고요. 그나마 한 분과 사귄 것도 기적 같다 생각하는데, 그분에 대한 마음이 사라지는 속도가 너무나 선명하게 느껴져서, 더 고통스러웠어요(죄책감이 들더라고요).
김혜나
소개팅으로 결혼까지 한 친구 말로는 자연스러운 만남에서 사귀는 단계까지 나아가기가 너무 어렵고 오래 걸려서 연애가 안 된다 하더라고요. 요새는 함부로 다가갔다가 플러팅한다며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도 많고요. 하지만 소개팅은 확실히 연애를 할지 말지부터 이야기가 되니까 사랑을 시작하기 더 수월하다는 주장이었어요. 친구 말도 이해가 되고 공감도 되지만, 제 성격과 현실에는 적용이 전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연해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작가님:)
조건을 먼저 맞추고 사랑이 시작된다는 게 저는 잘 성립되지 않았어요. 지금도 같은 마음이고요.
지금 저는 연애를 하고 있지만, 연애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이 사람과 사랑을 하고 싶은데, 그럴려면 연애를 해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합니다, 연애.
나중에 결혼을 하게 된다면, 그때도 비슷한 이유 때문일 것 같아요. 결혼이 하고 싶어서 결혼을 하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이 좋아서 평생 함께 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해야 하는 게 결혼.
언뜻보면 말장난 같은데, 저한테는 이 차이가 되게 중요하더라고요.
riverside
저는 제 직업을 그냥 말하는 편입니다. 이 직업의 자격증을 가지고 회사원도 해보고 NGO활동가도 해보고 공공기관 직원도 해보고 많은 직장을 거쳤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소개를 할때는 변호사라고 해요. 재판이나 조사입회 등을 다니면서 택시를 타면 운전기사님들이 먼저 물어보시기도 하고 퇴근 후 정장을 입고 네일샵이나 미용실에 갈 경우가 있을때도 일 관련 이야기가 나오면 직업을 밝히고 수다를 떨기 시작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제가 사람들, 특히 처음 본 사람들과 얘기하는 걸 싫어하지 않기도 하고 말하다보면 재미있기도 하구요. 물론 말이 길어져서 법률상담이 되기 시작하는 분위기면 단호하고 간결하게 실제 제가 하고 있는 업무 관련이라도 '제가 그 분야 전문은 아니라서요 ㅎㅎ'하고 넘어갑니다. 그렇지만 어떨 때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말 도움을 드리고 싶을때 그리고 마침 제가 직업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지식을 알고 있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제 직업도 드러내고 얘기를 들어드릴때도 있습니다.
siouxsie
정말 밝히기 힘든 직업군이시네요! 저같으면 국정원처럼 '회사원입니다. 했을 것 같아요.'
호...혹시 여기에 국정원 직원분 계시는 건 아니겠죠? 아무서웡
김혜나
맞아요 사실 동종업계 분들 만날 때 아니면 굳이 직업 설명 해봤자 잘 알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고... 막상 설명하면 관심도 없어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아요. 자기 직업 어디서나 드러내는 사람들 약간 사짜 느낌도 나는 것 같고요 ㅎㅎㅎ
Kiara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활은 가능할 정도의 주 수입이 있었지만 회사를 다니는 건 아니어서 '-합니다' 같이 동사형으로 대답을 하곤 했었는데요, 지금은 전과 같은 일을 하고는 있지만 적은 시간이라 생활을 영위할 정도의 수입은 없어요. 지금 안 하면 언제 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대부분의 시간은 하고 싶은 일에 애쓰고 있기도 한데 이쪽에서는 결과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수입이 없기 때문에 '이것저것 하고 있어요' 혹은 '프리랜서에요' 이렇게 답하는 편입니다. 주변 친구들은 이제 회사에서도 어느 정도는 안정적인 것 같고,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기도 하고. 저만 다른 길을 가고 있고.. 하고 싶은 걸 해도 수입이 없으니 왠지 떳떳하지 못해서 제 자신이 더 싫고.. 갑자기 또 슬프고... ㅠㅠ 아.. 이런... ㅋㅋ
김혜나
저도 프리랜서 작가이다 보니 십여년간 같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십년쯤 지나니 어차피 답 없는 고민이라는 사실을 체감해서인지 이제는 딱히 고민 안 하게 되더라고요. 인생에 큰 고민들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고 또 다가오기를 반복하는 듯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장맥주
● 10/8 여섯 번째 질문_ 13. 손 14. 동현 15. 아이 (191~260쪽)
15장 정말 인상적이지 않습니까? 이렇게 실제로 있을 것 같으면서 혈압 오르게 만드는 생활형 빌런은 참 오랜만입니다. 이게 혹시 경험담인지 김혜나 작가님께 여쭤보고 싶네요.
이번에도 『로메리고 주식회사』의 최영 작가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15장에서는 술을 잘 못하는 미연이 탄산이 들고 달달한 ‘빌라 M’이라는 화이트 와인은 그래도 좋아하는데, 그날따라 타닌이 많아 묵직한 느낌의 말벡 와인을 마시게 되었다가 절반도 다 못 마시고 잔을 내려놓는 장면이 나옵니다. 소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는 사회가 정해놓은 틀이나 규범에 반항하는 인간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고, 따라서 소설에 등장하는 온갖 종류의 술은 일탈의 매개체와 같은 역할 을 하기도 하는데요. 여러분은 어떤 종류의 술을 좋아하시나요? 혹시 술을 전혀 하지 않는다면, 차나 커피 등에 관한 여러분의 기호를 공유해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13~15장에서 좋았던 문장이 있으면 공유해주세요.
물고기먹이
저는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다 보니깐 너무 부끄럽습니다;;; 이 순간을 한번 견뎌내면 다시 얼굴이
하애진채로 맥주정도는 마실 수 있긴한데 그 과정을 참아내는게 좀 부끄러워요ㅎㅎㅎㅎㅎㅎㅎㅎ
진짜 친한 사람들 아니면 술은 안마시고 있습니다.
오히려 커피는 물처럼 마시고 있어요~ 최근에는 따뜻한 카페라떼를 많이 마시고 있습니다!
커피와 우유가 섞인 느낌이 든든한 느낌이라 좋더라구요~ 우유대신 오트로 바꿔서도 마시구요
커피는 산미 가 있는 커피를 좋아합니다 :D
siouxsie
술을 엄청 좋아하는데 이젠 정말 하이볼 한잔만 마시고 자도 다음날 아침에 머리가 띵해서 가능하면 안 마시려고 합니다. 술기운 남아 있을 때 운동하면 간이 망가진다는데, 제가 일어나자마자 운동을 가거든요.
근데 하이볼과 사케, 와인 한 잔의 유혹은 뿌리치기가 힘듭니다.
어렸을 땐 배부르다고 소주만 마셨는데 말이죠......
장맥주
헛... 그런가요? 중요한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술 마신 다음날 오히려 더 운동을 열심히 했거든요(그래봤자 운동을 별로 안 하기는 합니다만). 피가 빨리 돌고 땀이 나서 알코올이 빨리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요. 가끔은 술 마시고 운동한 적도 있는데... 완전히 바보짓을 했네요.
임지훈
가장 좋아하는 술은 위스키인데, 가장 자주 마시는 술은 소주인 것 같네요. 싱글 몰트 위스키를 참 좋아하는데, 비싸서 자주 먹지는 못합니다 ㅠㅜ
소주는 집에서 혼술을 할 때 주로 마십니다. 전에는 사람들과 어울려 마시는 게 좋았는데, 이제는 퇴근하고 집에 와서 간단한 요리와 함께 영화를 보며 혼술을 하는 게 훨씬 편하고 좋은 것 같습니다.
헌데 얼마 전부터는 알콜 의존증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혼술을 하는 경우도 너무 잦고 한 번 마시는 양도 결코 적지가 않더라구요. 코로나 때 박사학위 논문을 쓰면서 혼자 있는 경우가 잦다 보니 시작한 혼술이었는데, 요즘엔 좀 줄여야 하나 걱정과 고민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쉽사리 소주 혼술을 놓지를 못하는 게, 술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뇌가 계속 굴러갑니다요. 오늘 내 하루가 어땠으며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타인의 입장에서 계속 평가하기도 하고(심지어 타인의 말투로), 일 관련한 생각들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좀처럼 쉬지를 못해요. 게다가 모든 생각들이 결과적으로 부정적인 방향에서 끝을 맺고요. 휴식을 취해야 하는 순간에 그런 식으로 뇌가 계속 돌아가다보니 주기적으로 번아웃이 오더라구요. 불안장애의 일종인 것인지, 아니면 타고난 천성이 그런 것인지 생각이 많아요.
쓰고 보니 저에게 소주란 '오늘 하루가 끝났다, 그러니 생각을 멈춰도 된다'는 신호 같네요. 써 놓고 보니 뭔가 처량합니다...ㅠ 시달리면서 사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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