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 센스>는 정말이지... 생각보다 괜찮네? 하고 보다가 몇 번이나 숨을 삼켰던지, 잊을 수 없는 영화예요. 근데 그 영화는 무섭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해서 더 여운이 남아요. <공포특급>이라는 책도 있었군요! 호기심에 검색했다가 무서운 표지를 만났습니다, 작가님ㅠㅠ
그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는 말씀에도 격하게 공감합니다. 저도 일본 영화 <주온>을 보고 같은 경험을 했거든요. 그 영화를 보기 전의 저로 돌아가고 싶었던... 하, 정말. 지금도 생각해도 진짜 무서워요(흑흑).
[📕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연해
김혜나
근데 저는 <공포특급>을 90년대에 읽어서 기억이 가물가물 했거든요. 저도 그래서 온라인서점에 검색해보니 굉장히 다양한 책이 나오더라고요. 제 기억을 더듬어 보니(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바로 이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 절판됐고, 중고는 4만원이나 하네요!
공포특급 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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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두 번째 질문 당연히 답 안 하셔도 괜찮 습니다. (매우 궁금하기는 합니다. ㅎㅎㅎ)
@새벽서가 @연해
저는 감각이 예민하지는 않은데, 에고가 예민합니다. 특히 자존심을 건드리는 문제와 관련해서 그렇습니다. 부모님 중 한쪽으로 집안 내력인 거 같더라고요. 다들 약간 히스테리 기질이 있는데 나이가 들어서 아, 우리 친척들이 특이하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사촌들이랑 그런 얘기를 하기도 했지요.
유치하고 추한 모서리인 걸 아는데 노력으로 바꿔지지는 않더라고요. 타고난 성정인 거 같아요. 에고를 의식하게 되는 상황으로 저를 몰아넣지 않고, 그런 상황이 예상되면 미리 피하는 게 최선인 것 같아요. 늘 두꺼운 가면을 쓰고요.
그런 모서리들이 모여서 저라는 사람을 개별성이 있는 개인으로 만들어줬을 거라 생각하니 기묘한 마음도 듭니다. 제가 제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에서부터 이런저런 인물이나 사건을 겪었을 때 대응한 방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영향을 끼쳤겠고, 그 중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은 영향만 골라서 제거할 수는 없겠지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도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어요. ^^
느려터진달팽이
저는 딱히 숨기지 않으며 살아왔는데 나이들어서도 그럼 고달파지니까 그 방법을 배우라고 공무원사회에 온 것 같기도 합니다.
riverside
“ 간이 안 맞는 음식을 먹으며 나는 절대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어느 누구도 절대로 사랑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가족이든 친구든 애인이든, 나는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간이 맞지 않는 엄마의 음식을 먹으면 먹을수록 나는 점점 더 결연해지고 단호해졌다. ”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8장, 김혜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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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erside
혜정은 '모서리'가 분명히 존재하고 그것을 숨기지 않는 그런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의아한 점은 자신의 모서리를 뭉툭하게 만들려는 사람들에 대한 반항은 그렇게 심하지 않은 것 같다는 점입니다. 아버지로부터 골프채로 맞으면서도 어느정도는 참다가 가출을 하잖아요. 혜정은 분명 모서리가 있는 사람이지만 뭔가 소설로부터 받는 인상은 참기도 잘하고 사회성도 꽤 있는 그렇게까지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었어요.
저도 모서리가 많은 사람인데요. 마음에 안드는 것이 많습니다. 싫어하는 것도 많구요. 쉽게 예를 들면 까페를 가도 나오는 음악이 싫고 자리가 마음에 안들고 음식맛이 별로고 옆에 앉은 사람이 다리를 떨고 뭐 이런 저런 싫은 것들이 눈에 잘 띄고 그것을 길게 참지 못하죠. 음악볼륨을 낮춰 달라고 하고 자리를 바꾸고 시끄러운 옆테이블은 직접 조용히 해달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는 모서리를 여전히 잘 숨기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직장에서 일을 할때는 당연히 많은 부분 모서리 레이더를 접고 좀 무난하게 지나가기도 하지만 그런 부분도 집으로 돌아와서 배우자와 이야기를 하거나 매일 쓰는 글쓰기(일기는 아니고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백일 단위로 백일글쓰기를 매일 하는 중이에요)에 털어놓습니다. 그리고 나의 모서리가 누군가에게 피해와 상처가 되지 않는다면 저는 저의 모서리를 저만의 개성과 성격과 타고난 기질로 생각하고 싶고 (특히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숨기고 싶지 않네요. 뭔가 저의 모서리를 이해해주면서 그 자체로 저를 사랑해 달라고 하고 싶은 마음..
프렐류드
모서리를 숨기지 못해 좌충우돌을 하며 40여년을 살고 나서야 감추고 표현하지 않는 법을 배웠습니다.
오래전 중견기업 부사장님이 했던 말이 생각나는데, 본인이 말을 잘 못해서 손해본 적이 없었고 오히려 덕을 많이 봤다고 하셨었죠. 엔지니어 출신이라 말을 잘못해도 잘 사시는구나 생각했었는데, 지나고 보니 말로 상대방을 바꾸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요즘 드는 생각이다보니, 모서리는 보여주지 않게 되네요.
선경서재
[10/02 Q.4] 나의 모서리라… 나는 혜정이처럼 강렬하게 남들과 다른 삶을 소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남들과 비슷한 삶, 보통의 삶을 바랐다. 지나보니, 80년대에 태어났지만 5-60년대에 태어난 사람과 같은 10대였다. 자칭 모서리가 없는 나는 건강한 질문, 답을 향한 깊이 있는 "왜"를 가진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게 내가 책을 읽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내가 나누고 싶었던 것 은 그들과의 만남이 아니라 '이야기'였다. 수화기 너머의 남자들은 나에게서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아무런 조건도 기대도 없이 그저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었다. p104"
강츄베베
저는 위스키를 좋아해서 카페활동을 하고 있고 지역위스키모임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 생활을 오픈하지 못하는 한 곳이 있죠. 바로 교회입니다. 엄연한 집사님이 위스키 동호회 모임을 한다? 참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죠. 그래서 토요일에는 모임을 참여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입에서 술냄새가 나는 집사님...생각하기도 싫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장맥주
● 10/2 네 번째 질문의 두 번째 질문_ 김의경 작가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소설에는 혜정의 습작 소설이 등장하는데요, 혜정은 외도하는 아버지 때문에 절망하거나 슬퍼하기보다 그마저도 소재로 삼아 소설을 씁니다. 여러분은 개인적인 불행이나 고통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경험이 있나요? 예술적 승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른스럽게 극복한 경험이 있나요?
(전자책으로 보시는 분들은 조금 헷갈리실 수도 있겠어요. 8장 전체가 혜정의 소설입니다. 종이책에서는 폰트가 다르게 인쇄되어 있어요.)
아린
개인적인 슬픔을 승화는 아니고..
과거형으로 남에게 말할수 있게 되었을때.
그때..그래도 내가 그 어려웠던 것에서 조금 선을 그게 되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린시절 이야기 인데. 처음 남에게 ㅡ 다는 아니지만 일부분ㅡ 이야기 한게 작년이네요.
오래 시간이 걸린거 같아요.
물고기먹이
8장 달팽이가 혜정이의 소설이라는 걸 지금알았습니다(뜨아;;) 전차잭에는 별다른 말이 없다보니깐
약간 아리쏭하면서 계속 읽긴 했던 것 같아요 혜정이의 상황이 연구실이였다가 어떨때는 해외였다가 왔다리 갔다리 해서 아리쏭하던 찰나였는데!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슬픔을 경험했을때는 고등학생때여서요 예술적 승화로는 극복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그저 묵묵하게 있었는데 이 부분이 어른스러울까요? 내 상황이 되지 않기 위해 외면하려고 했던 부분과
어떤 상황에서든지 엄마의 편이 되어드리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비록 엄마가 절 배신하더라도요
아빠의 잘못으로 엄마와 다른곳에서 월세를 살았는데 한달을 못버티고 엄마가 아빠 불쌍하다고 아빠한테 가더라구요 저는 그 곳에서 2개월을 더 버티다가 집에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장맥주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와 비슷한 상황이었네요...
전자책도 기본 폰트를 챕터 따라 바꿀 수 있을 텐데, 8장을 이렇게 다른 챕터와 똑같은 폰트로 만든 게 아쉽습니다. (epub 전자책에도, pdf 전자책에도 여전히 만듦새에 대해 불만이 많습니다.)
김시작
어렸을때 도시락 반찬이 멸치볶음에 김치였어요. 참 싫었는데 그걸 글로 써서 글짓기대회 상을 받았습니다. 처음으로 운동장 조회시간 내 이름이 불렸던 기억이 나네요.
언제인가 어떤 작가분이 병에 걸렸는데 서글프면서도 한편으론 이제 이 얘기는 내가 쓸수 있겠구나 하고 말씀하셨던게 생각나네요. 고통이 때로는 예술 작품으로 가는 통로가 되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장맥주
교통사고 난 직후에 정신을 잃으면서 '아, 이걸 소재로 쓸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셨다는 지인 소설가님도 있어요. 근데 그 분이 누구인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네요. S, J, K 소설가님 세 분 중 한 분인 거 같은데... ^^
연해
"고통이 때로는 예술 작품으로 가는 통로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라는 말씀에 숙연해집니다. 성숙한 방어기제 중 하나가 승화인데, 마음에 오래 남는 예술 작품들을 보면 정말 그런 것 같아요. 많이 늦었지만 글짓기대회 상을 받으셨던 걸 조심스레 축하드리고 싶습니다:)
임지훈
저는 친누나의 죽음이 평론에 몰입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살았을 때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문득 세상을 떠나고 나니 그 사람의 취향이 궁금해지고, 그걸 이해할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고통이라면 고통일 테고, 불행이라면 불행일 테지만, 나름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한 사람의 취향과 상실이라는 계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인 생각이고 소급적인 이야기일 테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한 과정이 삶의 한 단락을 끝맺는 나름의 방식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나 현상에 나름의 서사를 부여하고, 그렇게 나의 삶 안에 사건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주는 일인 셈이죠. 누군가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합리화하는 과정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또 누군가의 눈에는 그러한 과정이 지나간 사건을 자기 안에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한 작업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그 당시 쓰던 글이 마무리 되었을 때, 이제 내 인생의 한 시절을 비로소 건너왔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혜정의 습작 소설도 나름의 방식으로 인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절차라고 생각했어요. 다만 그러한 이해의 절차가 대상의 행동과 사고를 납득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전제로 하지는 않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때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은 이해가 되지 않는 채로, 충분한 언어와 사유가 담보될 때까지 나름의 방식으로 놔두는 것도 한 방법이구나 싶습니다. 그걸 위한 방법이 혜정에겐 소설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것도 정답은 아닐테지만요 ^^;;
GoHo
예술적 승화라기 보다는 활동? ㅎ
암흑기에 자취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초상화 화실이 있어서 정말 푹 빠져서 살았던 시절이 있습니다.
퇴근하면 화실에만 박혀서 살았던..
당시.. 제 기준으로 상당히~ 잘 그렸습니다~ㅎㅎ 제.기.준.으.로..^^;
가장 걸작은 유성 흑백으로 그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봉을 들고 묵상하는 모습인데..
화방에 액자를 맡겼다가 그 화방에서 떼먹는 바람에 영영 그림을 잃어버렸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속상합니다. 오리발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더라구요..
불행과 고통에서 다시 더 긴 아픔을 얻었다는 슬픈 전설.. ㅜ.ㅠ
장맥주
아이고. 제가 @GoHo 님께 위로의 선물로 드리려고 MS 코파일럿에게 카라얀이 지휘봉 들고 묵상하는 모습을 흑백으로 그려달라고 했더니 이런 걸 내놓네요. 카라얀이 누군지 모르나...
하느리
타고 나기로 예술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어른스러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힘든 일이 생기면 가능한 생활루틴을 일정하게 만드려 노력했어요. 최대한 빽빽하게 만들어서 잡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게요. 그러고보니 운동이 참 많이 도움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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