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대단히 자기만 아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실업계를 나와 알바를 하는 동생에게 평생 알바만 하면 어쩌냐고 묻는다니요? 대학에 붙을 건데 뭘~ 이라고 했겠지만 정색을 하고 직업엔 귀천이 없다고 맞받아치면 대문자 T가 되겠지요 ㅋ 너무 황당하고 이기적인 사람이라 혜정이는 어서 도망치는게 나은 결정이었겠습니다. 제가 늘~ 자기 얘기만 당연하듯 내가 아픈 상황에서까지 들어달라던 애에게서 도망쳤듯이:) 그 모피 아줌마에게는 싫으시면 안하시면 되고 사람은 닥치면 이런 일도 다 하게 되기 마련입니다. 불법만 아니라면. 라고 말해주고 싶을 것 같은데 사실은 그냥 피하겠죠; Ps. 답변을 몰아서 할게요ㅜ 죄송..
[9/26 Q2.] 애써 '요'자를 붙여 대답하는 혜정의 입장이라면, 아무 말도 안하는게 나을듯 하다. 고등학생에게는 어설픈 위로가 더 어색할 거 같고, 아주머니에게는 대화로 발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인다. "나는 남들의 그런 시시콜콜한 사정이 별로 궁금하지 않았고, 그런 일방적인 듣기를 잘 참아내지도 못하는 아이였다. p48”
저도 별말은 하지 않고 듣기만 할 것 같습니다. 크게 일을 벌이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 아닌지라 그렇게 듣고 나서 이런 저런 사람이 있다는 것에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하고 털어버릴 것 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 9/26 두 번째 질문의 두 번째 질문_ 지영 작가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혜정’과 학교는 굉장히 상극이기에 그가 학교를 일자리로 선택한 게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혜정이 일하는 내내, 그러니까 마지막 순간까지도 긴장감이 형성되는 것도 같았고요. 일터인 대학이 혜정에게 어떻게 폭력적으로 작동하는지에 유의하며 읽기도 했어요. 특히나 혜정의 기억 속 학교는 대체적으로 강압적이고 폭력적인데요. 학생과 교사 사이에 오간 폭력 앞에서 제가 경험한 학교, 학내에서의 폭력적인 장면들을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여러분이 경험한 학교 내에서의 폭력은 어땠는지, 또 그게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합니다.
요즘은 학교에 폭력(언어폭력)이 있을 경우엔 지체없이 바로 신고를 하는 분위기더라구요. 초등학생인 저희 아들입에서도 학폭위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걸 보면 모두가 다 조심하자는 분위기 같아요. 제가 초등학교때는 왕따가 유행이였습니다 은따(은은하게따돌림), 돌림따 뭐 다양했던 것 같아요. 항상 주도하는 무리가 있었는데 그 무리의 머리가 좋아하던 남자애가 다른 여자애 치마 입고 온 걸 보고 예쁘다라고 하는 것도 따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저렇게 따돌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제가 따돌림에 참여하지 않겠다라고 이야기했는데 초등학교 수련회를 갔을 때 제가 양말을 손빨래를 해서 창틀에 널어놨었는데 반친구들이 더럽다고 이야기하더니 저를 따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따돌림을 참여하지 않겠다라고 이야기해서 아니꼬웠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따돌리지 않겠다라고 말했던 그 아이까지 저를 따돌리고 있으니깐 그때 초등학생의 마음으로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애도 본인이 따돌림 받지 않으려면 저를 따돌려야 했다는 걸 알겠지만은요) 그 이후로 저는 수학여행 같은 모여서 어디를 가는 모임을 굉장히 꺼려하는 성격이 되었습니다. 그때 너무 아쉽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좀 키가 큰 편에 속해서 초등학교 때 키가 168 정도 였거든요 덩치로 다 밀어버릴껄.....너무 순진했었다... 싶었습니다 ㅎㅎㅎㅎㅎ 그래도 어릴때도 지금도 할 말은 다 하는 성격이라 다행입니다.
돌림따가 뭐죠? 초등학생 때 이미 강단있게 생활하셨군요. 자신이 보호하려 했던 아이마저 따에 동참하였을 땐 시험드셨겠습니다. & 인기인이 좋아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죄 짓지 않았는데 고달파지는 일이죠 ㅠ
돌림따는 돌아가면서 따 시키기 같은 거여서요 거의 이번엔 내차례인가?싶은 그런 따가 있었습니다 은따라고 해서 은은하게 따돌리기도 있었어요 -_- ...
은따는 제가 압니다;; 그나저나 돌림따라니 도대체가 얼마나 할 일이 없고 불행하면 그런 짓을 할까요? 세상에 즐겁고 건전하고 바람직하고 유쾌하고 보람이 되고 보탬이 되는 일이 많을 텐데~
그 생각이 무려 27년 전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애들 무리 머리에서 나온거라고 생각하면 참 썸뜩하지 말입니다. 사람은 선과 악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다 보니깐 초등학교 시절은 악이 다듬어 지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옛날 초등학생이 저한테 마구 뻐큐 날리던 ㅋㅋㅋㅋㅋㅋㅋ 때를 생각하면서 작은 악마다! 생각했거든요 ㅎㅎ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아이들은 보통 순수하다고 하잖아요. 근데 순수해서 더 그렇게 타인의 고통에 무던한 것인지. 지나치게 사회화가 잘 된 성인도 무섭긴 매한가지지만, 때로는 아이들의 영악함에 놀랄 때도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귀여운 외모 덕분에 어른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7살 남자아이가 있었는데요. 당시 저는 20대 초반이었고요. 그 친구가 제 앞에서는 항상 애교를 부리면서 "선생님"이라고 불러서 저는 마냥 그 아이를 순수하게 보고 되게 잘 챙겨주곤 했거든요. 근데 어느 날, 자기 또래들 앞에서 제 흉내를 우스꽝스럽게 내면서 조롱하는 모습(제가 그 아이에게 대체 뭘 잘못한 걸까요)을 우연히 보게 된 거예요. 그때의 소름이란... 정말 작은 악마가 아니었을까 싶어 서늘했어요. 그 아이는 저를 보지 못했고요. 그 후로도 여전히 저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처럼 애교를 부리는데 정말 무섭더라고요.
5학년이 마의 구간인가 봐요. ㅎㅎㅎ 저도 5학년 때 당했는데...그리고 6학년~고등학교 때까진 따돌리지도 따돌림을 당하지도 않는 세상에서 살려고 노력했어요. 그런 분위기 될 거 같음 조용히 빠지는? 운 좋게도 그런 분위기가 크게 있지 않은 학교였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경계선 장애' 인가?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아이를 덩치 큰 무리가 빵셔틀 시켰던 기간도 있었네요. 괴롭힌 건 아니었지만, 다들 저럼 안되지 했던 거 같아요. 근데 누가 일렀는지 자기들끼리 회개했는지 어느 순간엔 하지 않았고요.
오, 저도 기억납니다. 돌림따와 은따. 저는 둘 다 경험해 봤는데, 돌림따는 정말이지... 이게 무슨 하나의 놀이처럼 통용되곤 했어요. 자기 차례가 되기를 두려워하면서도 자기 차례가 아닐 때는 더 독하게 괴롭히는 애들도 있고, 대체 뭐 하는 건지 모르겠어서 가만히 있었다가, 착한 척한다고 괴롭힘의 대상이 되기도 했죠. 학년이 올라가야 그 무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끔찍했어요.
전 5학년 때 돌림따 당해 봤어요. 그 이후에 이 때 가볍게 돌림따를 당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일단 심각하지 않았던 것, 그리고 인간을 따돌리는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건지 깨달았던 점에서요. 제가 귀차니즘이 심해서 남의 일에 상관 안하는데, 편가르기가 모든 나쁜 일의 시작 같아서 패거리 만들려는 사람들 보면 죽자고 덤빕니다. 다른 것도 잘 못 참지만, 아예 대놓고 지금 태우는 거냐, 편가르기 하는 거냐고 웃으면서 물어볼 때도 있고 정색하고 '대놓고' 물어볼 때도 있어요. 근데 저렇게 써놓으면 뭔가 속시원히 다 잘 풀릴 것 같지만....현실은 엉망진창입니다. ㅎㅎ
중학생때 5명이 한 무리였는데 둘둘 짝꿍이고 저 혼자 남았던 기억이 있어요. 무리에 속하나 무리에 속하지 못했던 그 때.. 다른 무리에 갈수도 갈 곳도 없이 그렇게 있던 그 때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등이 서늘해요.
제가 이상한 사람이라 그런건지 5명이면 꼭 저만 혼자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선방으로 둘둘짝 만들어 주고 제가 혼자 앉겠다거나 했어요. 사실 굉장히 외로웠고 난 왜 다가와 주는 친구가 없나 했는데, 그게 살면서 내가 누구 따 시키는 건 아닌지 신경도 더 쓰고, 도움이 될 때도 많아 꼭 나쁜 경험만은 아니었다고 자조해 봅니다.
하... 서늘하다는 말씀 정말 공감합니다. 이래서 홀수면 불안하죠. 저도 학창 시절 또래 문화 안에서는 무리에 속하지 못할 때가 정말 무섭더라고요. 심지어 다른 무리에 갈 수도 없을 때... 외딴섬이 되어버린 그 마음. 이러다 내가 타깃이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지금 생각해도 오싹합니다. 이 글을 쓰다가 장진영 작가님의『치치새가 사는 숲』의 문장이 떠올라 살포시 남겨봅니다.
달미에게는 예쁜 여자애가 필요했다. 장미가 안개꽃을 곁에 두듯이. 안개꽃도 꽃이었다. 나는 꽃이 아니었다. 쓰레기 사이에 있다고 장미가 더 돋보이지는 않는다. 그건, 뭐랄까. 부적절한 모습일 것이다. 열네 살이었던 나는 어리석게도 그 사실을 외면하려 했다. 우리의 우정은 얼마간 유지되었다. 내가 달미에게 편리했기 때문이다. 유리하지는 않았지만 편리했다. 홀수로 떨어지는 무리에서 짝을 지을 때 눈치 싸움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화장실에 외롭게 혼자 가거나 너무 우르르 몰려가지 않아도 되었다. 급식을 먹을 때 마음껏 고기를 뺏어 먹어도 되었다. 달미는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되었다. 다행스러웠다. 편리함, 당분간은 그게 내 살길이었다.
치치새가 사는 숲 장진영 지음
치치새가 사는 숲장진영 장편소설 『치치새가 사는 숲』이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장진영은 2019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치치새가 사는 숲』은 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가 내는 두 개의 목소리가 겹치고 맞물리며 펼쳐지는 소설이다.
오....저도 이 책 읽어보고 싶네요~ 요즘에 읽고 싶은 책이 넘넘 많아서 행복하네요~ 감사합니다
어? 이 분 '취미는 사생활' 쓰신 분이죠? 읽어 봐야겠어요. '편리한 친구'..... 저 지금 '렛미인'(왜 다 늦게?) 읽고 있는데, 거기서도 오스카르가 괴롭힘을 당하는 와중에, 도와주지도 않고 자기 편할 때만 친구인 척하는 요한이라는 친구가 나와요. 어른이 돼서 보면 다 우스운 행동들이고, 해결책이 보이는데 어린 시절은 왜 이렇게 잔인하고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지옥일까요? ㅜ.ㅜ
엇! 맞습니다! 저는 아직《취미는 사생활》은 읽어보지 못 했는데, 그 작가님이에요. 《치치새가 사는 숲》읽고, 작가님의 신랄한 표현에 놀랍고 흥미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렛미인》이라는 책은 @siouxsie 님 덕분에 처음 알았어요. 책 정보를 검색했다가 뱀파이어가 나오길래, '오잉? 내가 잘못 찾았나?'했는데, 찬찬히 읽어보니 왕따와 우정, 오스카르 등의 단어들이 등장하네요. 소재와 줄거리가 독특하고 신선합니다. 맞아요. 어릴 때는, 특히나 친구가 전부이던 시절에는 무리에서 소외되는 순간들이 정말 무섭더라고요. '아 이번에는 난가?' 싶어 등골이 서늘했던... 지금 생각하면 그저 유치한데, 그때는 정말 온세상이 저에게 등 돌린 것 같은. 그래서 왕따라는 사회적 이슈를 접할 때마다 그 느낌이 뭔지 알 것 같아 마음이 아프고, 화도 나고 그래요. (전)직장에서도 소위 말하는 여왕벌? 같은 분이 계셨는데요. 제가 좀 마이웨이라('쟤는 왜 내 비위를 맞추지 않지? 싶으셨던 것 같아요) 그분한테 찍혀서 저를 따돌리고, 일로 괴롭히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평소에 저랑 친했던 또래 동료들한테 일부러 말해줬어요. "나랑 놀다가 너까지 따 당해"라고요. 그 친구들은 그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저 챙기려다가 같이 찍혔습니다ㅋㅋ (으이그) 무리에 이런(누군가를 괴롭히면서 즐거워하는) 분들 꼭 한 명씩은 있는 것 같아요. 애나 어른이나, 어휴입니다. 아 그리고 그때 저와 함께 했던 동료들과는 그곳을 퇴사하고 친구가 되었답니다. 여전히 서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잘 지내고 있어요. 4명이서 친했는데, 결혼식도 가고, 그중 두 명은 벌써 누군가의 엄마, 아빠가 되었네요. 인연이라는 게 참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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