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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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님의 대화: ● 10/2 네 번째 질문_ 7. 쳇바퀴 8. 달팽이 9. 소재 (81~136쪽) 저는 ‘수도 없이 정학을 받고, 가출을 하고, 가출했다가 돌아오면 다시 정학을 받’는(7장) 어린 혜정의 행동을 칭찬해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너 왜 그렇게 혼자 못 튀어서 안달이야?”라며 그런 혜정을 때리는 학생 주임이나 아버지의 편을 들 수도 없었어요. 일단 그들의 분석이 잘못되었습니다. 혜정은 학생주임의 말처럼 튀지 못해 안달인 아이도 아니었고, 아버지의 생각처럼 객기나 반항을 부리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혜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녀 자신인데,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문제적인 지점은 이겁니다. ‘남들과 다르다.’ 모가 나 있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모가 났는데, 그 모서리를 숨기며 살아갑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방법을 학교에서 배우며, 그 과정을 사회하라고 합니다. 여러분이 숨기고 사는 모서리가 있나요? 남들과 다른 생각도 좋고, 성격이나 취향도 좋습니다. 그 모서리를 숨길 수 있게 된 것은 언제였나요? 혹은 여전히 숨기지 못하시나요? 그 모서리를 숨기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그리고 7~9장에서 좋았던 문장이 있으면 공유해주세요.
나는 특이한 직업을 가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게 아니었다. 나는 그냥 내 눈에 비치는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들을 쓰고 싶었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141p, 김혜나 지음
장맥주님의 대화: @모임 다들 추석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정식으로 모임이 열리는 날을 기다리며 가벼운 몸 풀기 질문을 드려볼까 해요.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에서 주인공 혜정이 사용하는 전화기는 아마도 이런 모양일 것 같습니다. 1970년대생인 제 눈에는 아주 낯익기는 한데, 최근 10년 사이에 이 물건을 실제로 본 적은 없는 거 같네요. 각자 추억이 얽힌 통신 수단이 있나요? 전보를 부치거나 받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우체통에 종이 편지를 넣어 보신 분? 다른 대학으로 학보를 보내보신 분? 삐삐나 PCS폰을 사용해보신 분은요? 국제전화 선불카드나 새롬데이터맨을 아시는 분 계십니까? 예전, 혹은 지금 현재, 자신이 각별하게 생각하는 통신 수단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설마 통신용 비둘기나 봉화를 써보신 분은 안 계신 거죠?
다이얼 전화에서 버튼식으로 바뀌고도 한참을저희집은 다이얼전화를 고수하였습니다. 결국 전화가 걸리지 않게 되어서야 바꾸셨던 부모님이 생각납니다. ㅠㅠ 삐삐, PCS, 시티폰 다 기억나는걸 보면 옛날사람이네요. 저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10년 전 캐나다로 이민 갔다가, 이번 주 월요일에 잠시 한국에 방문했어요. 그래서 지난 나흘간 친구 부부와 함께 속초를 여행하고 지금은 서울 본가에 와 있습니다. 그동안 남겨주신 질문과 댓글을 읽어보니 저의 10대와 20대 시절의 일들이 많이 떠오릅니다. 지금 한국에 놀러 온 절친도 제가 20살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요. 그 시절 저는 학부를 졸업하고 휴대폰을 없앤 채 집 근처 맥도날드에서 알바하고 소설만 쓰면서 지냈습니다. 그때만 해도 어머니 댁에 전화기가 있어서, 친구가 집으로 전화를 걸어와 어머니에게 저를 바꿔 달라고 했습니다. 전화를 받으니 친구가 저에게 물었어요. 왜 휴대전화까지 없앤 채 소설을 써야 하느냐고요. 제가 대답했습니다. 내가 빨리 소설 써서 등단하고 책이 나와야 너도 내가 쓴 소설 한번 읽어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요. 그러자 친구가 다시 말했습니다. "너랑 만나지 못하고, 너랑 통화도 못하면서까지 내가 읽어볼 그 소설이 내 삶에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어"라고요. 그때 저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고, 소설이라는 게 대체 이 삶에, 그리고 사람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오래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지금도 그 답을 알 수는 없지만, 답을 알지 못하기에 계속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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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님의 대화: ● 10/1 세 번째 질문_ 김하율 작가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이 소설은 굉장히 현실적이에요. 실제 브랜드들이 그대로 나오기도 하고 연예인 실명이 거론되기도 하고요. 특히 송중기 나오는 장면에서 이거 실제로 겪으신 건가, 송중기가 진짜 이런가? 하는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질문이 생각났어요. 누구나 한번쯤 연예인과 개인적인(혼자만의) 접촉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게 어떤 상황이었는지 궁금하다! 저 같은 경우 스물한살 때 대학로에서 청춘예찬이라는 연극을 봤는데 그때 박해일 씨가 주인공이었거든요. 무명 때였어요. (25년전) 그런데 그때도 그분은 빛이 나더군요. 그래서 스탭한테 연락처를 따려고(?) 했는데 여친이 있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때 연락처를 받았더라면 그와 어떤 인연이 되었을까 라는 생각을 박해일씨 나오는 영화를 볼 때면 종종 생각합니다. (덕분에 그 연극의 다른 스탭과 사귀었다는…)
20대 초반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당시 제가 살던 곳이 서울의 하계동이었고, 근처가 월계동이었어요. 그날도 산책 삼아 월계동을 갔다가 신호등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죠. 거리에 사람이라고는 저랑 제 반대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남자 두 분이 전부였어요. 그중 한 분은 멀리서 봐도 키가 크셨는데요. 별생각 없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있다가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길래 건너기 시작했죠. 그분들이 서서히 다가오는데, 저도 모르게 키 큰 분에게 자꾸 시선이 가는 거예요. 키가 커서가 아니라 생김새가 한국인 같지 않고, (조심스럽지만) 아랍인? 같았거든요. 이목구비가 되게 뚜렷한데 얼굴은 또 엄청 작고, 키도 크고 호리호리한? 근데 그분도 제가 신기했던지(제 키가 작아서 그랬는지도...) 걸어오면서 저를 계속 빤히 보시더라고요. 그렇게 서로 옷깃이 닿을 정도로 가깝게 스쳐 지나갔어요. 그리고 나중에 알았죠. 그분이 배우 신현준님이었다는걸. 나중에 친구한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분 혹시 신현준님 아니냐고, 그분이 인덕대학교(월계동에 있는 전문대학)에 교수로 있다는 거예요(지금도 계신지는 모르겠네요. 10년도 더 지난 일). 제가 연예인에 관심이 많지 않았던 터라, 긴가민가하면서(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지나쳤는데 알고 보니 그분이었던. 꽤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근데 가까이서 보면 정말 이국적으로 생기셨어요(쿨럭).
연해님의 대화: 20대 초반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당시 제가 살던 곳이 서울의 하계동이었고, 근처가 월계동이었어요. 그날도 산책 삼아 월계동을 갔다가 신호등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죠. 거리에 사람이라고는 저랑 제 반대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남자 두 분이 전부였어요. 그중 한 분은 멀리서 봐도 키가 크셨는데요. 별생각 없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있다가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길래 건너기 시작했죠. 그분들이 서서히 다가오는데, 저도 모르게 키 큰 분에게 자꾸 시선이 가는 거예요. 키가 커서가 아니라 생김새가 한국인 같지 않고, (조심스럽지만) 아랍인? 같았거든요. 이목구비가 되게 뚜렷한데 얼굴은 또 엄청 작고, 키도 크고 호리호리한? 근데 그분도 제가 신기했던지(제 키가 작아서 그랬는지도...) 걸어오면서 저를 계속 빤히 보시더라고요. 그렇게 서로 옷깃이 닿을 정도로 가깝게 스쳐 지나갔어요. 그리고 나중에 알았죠. 그분이 배우 신현준님이었다는걸. 나중에 친구한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분 혹시 신현준님 아니냐고, 그분이 인덕대학교(월계동에 있는 전문대학)에 교수로 있다는 거예요(지금도 계신지는 모르겠네요. 10년도 더 지난 일). 제가 연예인에 관심이 많지 않았던 터라, 긴가민가하면서(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지나쳤는데 알고 보니 그분이었던. 꽤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근데 가까이서 보면 정말 이국적으로 생기셨어요(쿨럭).
근데, 작가님. 저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박해일님의 에피소드에서 '덕분에 그 연극의 다른 스탭과 사귀었다는...'은 박해일님을 말씀하시는 거죠? 작가님이 아니신 거죠? 스탭한테 연락처를 따려고 했다는 부분에서, 혹시 작가님과 스탭분이 연이 닿으신 게 아닌가 해서요(이 또한 흥미로운 이야기)
통화를 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당연히 호감이 생기게 마련이었다. 비록 전화상일 뿐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사랑도 하고 질투도 하고 이별도 하면서 정말이지 할 건 다 했다. 학교에서 혼났던 일이나 친구와 다툰 일 등 소소한 일상을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고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그럼에도 나는 그들을 실제로 만나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나누고 싶었던 것은 그들과의 만남이 아니라 '이야기'였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p.104, 김혜나 지음
사랑하는 사람과 만날 때 매번 똑같은 향수만 뿌리고 나간다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언젠가 연인이 헤어져 서로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어도 과거의 연인이 쓰던 향수 냄새를 맡으면 그 기억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게까지 타인에게 자신이 각인되기를 바라는 인간의 미련과 집착이 나는 두려웠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p.111, 김혜나 지음
마우스 클릭 한 번이면 일시정지 되는 컴퓨터 화면 속 동영상처럼 우리의 삶은 이렇게 멈추는 것이었다. 멈출 수 있는 것이었다. 삶은, 그런 것이었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p.121, 김혜나 지음
선배. 그냥 소설만 잘 쓰면 안 될까? 솔직히 나는, 나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어서 소설쓰는 건데, 나는 남들이 하는 거 따라 하는 게 제일 싫은데, 자꾸 나 하고 싶은 대로 못하게 하고 남들 하는 거 괜찮아 보인다고 따라 하라 그러면 나는 소설을 쓰는 의미가 없어지는데.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p.143, 김혜나 지음
연해님의 대화: 근데, 작가님. 저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박해일님의 에피소드에서 '덕분에 그 연극의 다른 스탭과 사귀었다는...'은 박해일님을 말씀하시는 거죠? 작가님이 아니신 거죠? 스탭한테 연락처를 따려고 했다는 부분에서, 혹시 작가님과 스탭분이 연이 닿으신 게 아닌가 해서요(이 또한 흥미로운 이야기)
아, 그거 저예요.ㅋㅋ 박해일과 못 사귀고 다른 스탭과 5년 사귀고 헤어졌습니다. ㅋㅋㅋ(이렇게 사생활은 없어지고…)
장맥주님의 대화: ● 10/2 네 번째 질문_ 7. 쳇바퀴 8. 달팽이 9. 소재 (81~136쪽) 저는 ‘수도 없이 정학을 받고, 가출을 하고, 가출했다가 돌아오면 다시 정학을 받’는(7장) 어린 혜정의 행동을 칭찬해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너 왜 그렇게 혼자 못 튀어서 안달이야?”라며 그런 혜정을 때리는 학생 주임이나 아버지의 편을 들 수도 없었어요. 일단 그들의 분석이 잘못되었습니다. 혜정은 학생주임의 말처럼 튀지 못해 안달인 아이도 아니었고, 아버지의 생각처럼 객기나 반항을 부리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혜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녀 자신인데,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문제적인 지점은 이겁니다. ‘남들과 다르다.’ 모가 나 있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모가 났는데, 그 모서리를 숨기며 살아갑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방법을 학교에서 배우며, 그 과정을 사회하라고 합니다. 여러분이 숨기고 사는 모서리가 있나요? 남들과 다른 생각도 좋고, 성격이나 취향도 좋습니다. 그 모서리를 숨길 수 있게 된 것은 언제였나요? 혹은 여전히 숨기지 못하시나요? 그 모서리를 숨기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그리고 7~9장에서 좋았던 문장이 있으면 공유해주세요.
저의 모서리는 예민함입니다. 좋게(?) 말하면 오감이 잘 발달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근데 대중매체에서 예민한 기질은 고쳐야 할 대상인 것처럼 표현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너 너무 예민한 거 아냐?"라는 식). 그런 사회적 시선 때문에 예민한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숨긴 채 살아간다고. 하지만 각종 연구에서 밝혀졌듯 '예민함은 고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개발해야 할 대상'이라고 합니다. 우리 사회가 높이 평가하는 창의력, 통찰력, 열정 등이 예민함이라는 재능에 기반을 두고 있음에도, 대부분의 예민한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른다고 하더군요(제 변명 같기도 하지만요). 그리고 흔히 예민하다고 하면, 뭔가 되게 까탈스럽고 신경질적인 이미지들을 많이 떠올리시더라고요. 감각에 대한 예민함과 신경질적인 예민함은 확연히 다른 건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남들보다 고급 센서를 갖고 있다고, 나름 자부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남에게 1의 강도가 저에게 3, 4 더 나아가서는 10까지의 강도로 들어올 때도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을 애써 억누르며 살아가긴 해요.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경험해도 지나칠 정도로 깊게 파고드는 저의 성향은 '차라리 보지 말았어야 했어'라는 자책감까지 불러일으킬 때도 많으니까요. 가끔 이 증상이 안 좋은 방향으로 꽂힐 때면 편집증과 강박증, 결벽증, 불안증 등 각종 병리적인 현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한때는 저의 이런 예민함이 제발 둔감해졌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어요. 모든 것에 무던한 (무채색의) 사람처럼 보이길 원했죠. 그렇다면 지금의 저는? 갈팡질팡하는 것 같습니다. 예민한 제 기질이 좋기도 했다가 싫기도 했다가. 모난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가, 이거야말로 나의 고유함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가. 다만 뭔가 창작하는 일을 할 때는 나름 유용하게 쓰는 것 같습니다. 생각이 팡팡 터져요. 글이 한없이 길어지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라고 핑계를 대보고 싶네요)
센서티브 -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덴마크의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일자 샌드는 ‘민감함은 결함이 아니라 신이 주신 최고의 감각’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신작이자 출간 즉시 전 세계 민감한 사람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은 『센서티브』는 세계적인 과학 잡지 <뇌와 행동>의 극찬을 받았다.
예민함이라는 무기 - 자극에 둔감해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독일 아마존 심리학 베스트셀러 《나는 단호해지기로 했다》의 저자이기도 한 롤프 젤린은 예민한 사람에 대한 세상의 잘못된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숨기기 위해 타고난 예민함을 감춰야만 했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공감과 처방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김혜나님의 대화: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10년 전 캐나다로 이민 갔다가, 이번 주 월요일에 잠시 한국에 방문했어요. 그래서 지난 나흘간 친구 부부와 함께 속초를 여행하고 지금은 서울 본가에 와 있습니다. 그동안 남겨주신 질문과 댓글을 읽어보니 저의 10대와 20대 시절의 일들이 많이 떠오릅니다. 지금 한국에 놀러 온 절친도 제가 20살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요. 그 시절 저는 학부를 졸업하고 휴대폰을 없앤 채 집 근처 맥도날드에서 알바하고 소설만 쓰면서 지냈습니다. 그때만 해도 어머니 댁에 전화기가 있어서, 친구가 집으로 전화를 걸어와 어머니에게 저를 바꿔 달라고 했습니다. 전화를 받으니 친구가 저에게 물었어요. 왜 휴대전화까지 없앤 채 소설을 써야 하느냐고요. 제가 대답했습니다. 내가 빨리 소설 써서 등단하고 책이 나와야 너도 내가 쓴 소설 한번 읽어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요. 그러자 친구가 다시 말했습니다. "너랑 만나지 못하고, 너랑 통화도 못하면서까지 내가 읽어볼 그 소설이 내 삶에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어"라고요. 그때 저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고, 소설이라는 게 대체 이 삶에, 그리고 사람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오래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지금도 그 답을 알 수는 없지만, 답을 알지 못하기에 계속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아 친구분 말씀 넘나 감동이에요. 살아있는 동안 최대한 보고싶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웃고 즐겁게 지내자...라는 생각을하고 있는 요즘이라서요.
아린님의 문장 수집: "혜정이는, 정말로 자기가 본 걸 그렸구나, 라고 말했어."
조금 다른 이야기긴 한데, 저는 항공이나 드론을 이용해서 높은 시야에서 찍은 사진을 주로 내거는 지자체의 관광홍보를 좋아하지도 않고 되도록 그 곳엔 안가려고 합니다. 제가 직접 가서 볼 수 없는 사진을 내거는 사람들이 하는 홍보 내용을 믿을 수가 없어요.
장맥주님의 대화: ● 10/2 네 번째 질문의 두 번째 질문_ 김의경 작가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소설에는 혜정의 습작 소설이 등장하는데요, 혜정은 외도하는 아버지 때문에 절망하거나 슬퍼하기보다 그마저도 소재로 삼아 소설을 씁니다. 여러분은 개인적인 불행이나 고통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경험이 있나요? 예술적 승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른스럽게 극복한 경험이 있나요? (전자책으로 보시는 분들은 조금 헷갈리실 수도 있겠어요. 8장 전체가 혜정의 소설입니다. 종이책에서는 폰트가 다르게 인쇄되어 있어요.)
저는 그믐의 다른 모임에서도 종종 나눴던 이야기지만, 층간소음으로 약 1년가량 고통받았던 시간이 있었어요.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한 번도 위기라고 생각한 적 없는 문제로 꽤 오랜 시간 고통스러웠죠. 단순히 소음의 문제가 아니라, 밀폐된 공간에서 누군가가 소리치며 싸우는 소리(욕설과 물건을 던지는 소리도 포함),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 등을 지속적으로 듣는 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더라고요. 그러다 유독 심하게 사건(?)이 터지는 날이면 한 편 한 편 그 고통의 시간을 글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상상도 하면서요('옆집에는 울버린이 살고 있다' 뭔 이런 식?). 당시에는 굉장히 힘들었어요. 집에 들어가는 게 겁나서 홀로 밤거리를 떠돌다 지쳐 들어갈 때도 많았고, 정신과에서 항불안제와 수면제를 처방받아 챙겨 먹기도 했고요. 근데 재미있는 건 그때 썼던 글이 (꽤 시간이 흘러) 어떤 출판 담당자에게 읽히는 바람에(제가 투고하지는 않았어요). 출간 제안을 받기도 했죠. 층간소음에 대한 건 아니었고, 집과 관련해서요. 하지만 오랜 고민 끝에 그 제안은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제가 쓰고 싶은 글과 그쪽에서 원하는 글의 방향이 같지 않더라고요. 그때 알았습니다. 쓰고 싶은 글과 (출판사에서 원하는) 남들에게 읽히는 글은 다른 것 같다는 걸요.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저는 뭐든 제가 순수하게 좋아서 할 때 가장 저답다는 걸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믐에서 마음껏 책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층간소음은 여전히 싫어요. 흑흑. (사이 좋게 지냅시다아)
김하율님의 대화: 아, 그거 저예요.ㅋㅋ 박해일과 못 사귀고 다른 스탭과 5년 사귀고 헤어졌습니다. ㅋㅋㅋ(이렇게 사생활은 없어지고…)
어머어머! 작가님, 답변 감사합니다:) 역시 사람의 인연이란 알다가도 모를 것이네요. 비록 지금은 헤어졌지만, 만남이 운명적이에요! 마치 영화나 드라마에 나올 것 같은 우연한 계기, 우연한 사랑(그... 그만하겠습니다).
장맥주님의 대화: 다대포해수욕장도 아주 고즈넉한 곳은 아니에요. 해변이 넓고 배후 시가지가 그렇게 부촌이 아니라서, 광안리의 화려함에 비하면 썰렁하게 느껴지지만요. 바로 앞에 시가지가 있고 해수욕장 끝에 카페와 식당도 몇 곳 있어요. 광안리는 하루 중 어느 시점에 가셔도 괜찮은데, 다대포해수욕장은 꼭 해질 때 가세요. 노을이 정말 끝내줍니다. ^^
오오, 작가님. 이토록 구체적인 설명이라니, 정말 감사합니다. 이 말씀 덕분에라도 꼭 가보고 싶어졌어요. 광안리보다 다대포가 조금 더 끌리네요. 조양과 석양 다 너무 좋아하는데, 내년에 살짝 도전해보겠습니다:)
siouxsie님의 대화: 문득 더웠지만 다자이 상 얘기(욕)하며 땀흘리며 보냈던 2024년 여름을 잊지 못할 거 같아요. 이응 받침들....
하하하, 저도요. 다자이 상 욕 좀 적당히 했어야 했는데, 그믐 모임방에서는 활자로 그곳에서는 육성으로 와다다다... 제가 과했지요(허허). 근데 아직도 그날을 생각하면 되게 아련해요. 도란도란 정말 즐거웠는데... 여름의 끝자락이라 더 기억에 남았나봅니다. 한여름 밤의 꿈!
siouxsie님의 대화: 김혜나 작가님의 '제리' 읽으심 쌍코피? ㅎㅎ 저답지 않게 내용을 아주 상세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제 저도 자기 전에 오디오북으로 경태 나오는 부분 듣다가 1시까지 뜬눈으로.....(저도 그마아아안)
오, 조용히 메모해뒀다가 몰래 읽겠습니다. 읽어도 읽지 않은 척... (하핫)
연해님의 대화: 하하하, 저도요. 다자이 상 욕 좀 적당히 했어야 했는데, 그믐 모임방에서는 활자로 그곳에서는 육성으로 와다다다... 제가 과했지요(허허). 근데 아직도 그날을 생각하면 되게 아련해요. 도란도란 정말 즐거웠는데... 여름의 끝자락이라 더 기억에 남았나봅니다. 한여름 밤의 꿈!
아니에요~엄청 조심스럽고 재미있게 말씀하셨어요. 게다가 요새 '뽕의 계보' 읽는데, 그 시대의 작가들이 전부 마약에 쩌들어 있었다며 다자이 상 얘기도 나와서 다시 그리워지는 그.... 모시모시?!
김혜나님의 대화: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10년 전 캐나다로 이민 갔다가, 이번 주 월요일에 잠시 한국에 방문했어요. 그래서 지난 나흘간 친구 부부와 함께 속초를 여행하고 지금은 서울 본가에 와 있습니다. 그동안 남겨주신 질문과 댓글을 읽어보니 저의 10대와 20대 시절의 일들이 많이 떠오릅니다. 지금 한국에 놀러 온 절친도 제가 20살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요. 그 시절 저는 학부를 졸업하고 휴대폰을 없앤 채 집 근처 맥도날드에서 알바하고 소설만 쓰면서 지냈습니다. 그때만 해도 어머니 댁에 전화기가 있어서, 친구가 집으로 전화를 걸어와 어머니에게 저를 바꿔 달라고 했습니다. 전화를 받으니 친구가 저에게 물었어요. 왜 휴대전화까지 없앤 채 소설을 써야 하느냐고요. 제가 대답했습니다. 내가 빨리 소설 써서 등단하고 책이 나와야 너도 내가 쓴 소설 한번 읽어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요. 그러자 친구가 다시 말했습니다. "너랑 만나지 못하고, 너랑 통화도 못하면서까지 내가 읽어볼 그 소설이 내 삶에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어"라고요. 그때 저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고, 소설이라는 게 대체 이 삶에, 그리고 사람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오래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지금도 그 답을 알 수는 없지만, 답을 알지 못하기에 계속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뭐 이런 멋진 친구 분이 다 있답니까... 저한테는 "네 소설은 영화 안 나와?" 이런 거 물어보는 친구밖에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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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 <농담>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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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며 작품 함께 읽어요.
[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탄) 작별하지 않는다 같이 읽어요
"우리 골목을 광장으로 만드는 법" 성북구 비문학 최종후보도서 4권을 소개합니다.
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①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② 『공감의 반경』 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③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④ 『탄소로운 식탁』
버지니아 울프를 읽어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
믿고 읽는 그믐북클럽 🌘
[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3. <좋은 불평등> 읽고 답해요[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2. <더 나은 세상> 읽고 답해요
조선과 한국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
[김영사/책증정] 다니엘 튜더 소설 《마지막 왕국》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어크로스/책증정] <뉴요커>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과 함께 진짜 한국 탐사하기!
책 구경 블로그 by 퍼줄거임
7.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6.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5. 여행의 미래4. 담배와 영화
논픽션의 유혹!
중독되는 논픽션–현직 기자가 쓴 <뽕의계보>읽으며 '체험이 스토리가 되는 법' 생각해요[그믐북클럽] 7. <더 파이브> 읽고 기억해요 [벽돌책 챌린지] 2. 재난, 그 이후글쓰기 책 함께 읽기 네 번째, 《네 번째 원고-논픽션 대가 존 맥피, 글쓰기의 과정에》
<책방연희>의 다정한 책방지기와 함께~
[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번외편 <내가 늙어버린 여름> 읽기[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끝나지 않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읽기 행렬!
[라비북클럽]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같이 읽어요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진주문고 서점친구들]비문학 독서모임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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