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 작가님. 이토록 구체적인 설명이라니, 정말 감사합니다.
이 말씀 덕분에라도 꼭 가보고 싶어졌어요. 광안리보다 다대포가 조금 더 끌리네요.
조양과 석양 다 너무 좋아하는데, 내년에 살짝 도전해보겠습니다:)
[📕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연해
느려터진달팽이
아니 사방이 막혀있어도 그저 좋던데 저렇게 바다가 보이면 오오 ㅠㅠ
장맥주
저기 큰 창 아래서 만화 보면 가끔 멀미 나기도 해요. 바다에 떠 있는 거 같아서요. 농담 아니라 진짜입니다. 파도가 계속 밀려오는 게 은근히 눈에 밟히거든요. ^^
siouxsie
맵으로 검색했더니 여기서 어떻게 책읽나 바다 봐야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어요. 부산 가야하나요...여기서 벙개하나요..ㅎㅎㅎ
연해
작가님이 주신 질문의 가정을 읽으면서 혼자 피실피실 웃었어요. 저는 '버스'로 써보고 싶습니다. 대중교통 중에 버스를 가장 좋아합니다. 버스에 대한 추억도 정말 많고요. 출퇴근할 때도 지하철을 타는 게 훨씬 빠른데도(집과 회사가 같은 4호선 라인) 굳이 굳이 버스를 타곤 합니다(급한 일이 있을 때는 지하철을 타지만요).
가끔 시간이 여유로울 때는 버스여행도 하는데요. 이 버스여행이라함은 제가 그냥 갖다 붙인 이름입니다(헷). 풀어쓰면 '아무 버스나 무작정 타고 낯선 동네 탐험하기' 정도가 될 것 같네요. 생각이 많은 날, 눈앞에 보이는 버스 정류장에 가서 평소 타지 않았던 번호의 버스를 무작정 탑니다. 그리고 버스에 앉아서 창밖의 풍경을 멍하게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이라 쓰고 상상이라 읽는)을 해요. 버스여행을 할 때 주로 이 상태(?)일 때가 많고요. 올해부터는 기후동행카드 덕분에 더 활발한 버스쟁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어릴 때는 멀미가 심해서 차만 타면 잠이 들곤 했는데요(멀미의 일종 중 하나라죠?). 성인이 되고부터는 버스에서 책도 읽을 정도로 건강이 좋아졌습니다. 덕분에 버스에서 완독한 책만 세어 봐도 꽤 많을 거예요.
버스에 대한 이야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전에 제멋대로 '내가 만약 아무튼 시리즈를 쓴다면?'이라는 가정을 갖고 '아무튼 버스'라는 주제로 글을 써본 적도 있는데요. 쓰면서 굉장히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장거리도 시간만 넉넉하다면 무조건 버스! 버스 러버!
여담이지만 시민 버스 모니터링 요원으로도 몇 년째 활동하고 있는데, 잘 하고 있는 건지 아닌 건지 잘 모르겠어요.
siouxsie
연해 님이 버스 얘기 하니까 전 애증의 '경의선'이 생각나 버렸어요. 3호선 타고 다닐 땐 집이 대화라 '구파발'행이 오면 오늘은 운이 없네 정도였는데....이사를 경의선 라인으로 가면서....
경의선이란 얘기만 들어도 헐크로 변신할 것만 같은 이 느낌!!!
제가 약속 시간 안 지키는 사람 정말 싫어하는데, 딱 경의선이 그런 아이거든요.
늦게 왔다고 사과는 하지만 다음에 또 늦는, 오늘도 늦게 올 거 같아 나도 늦게 갔더니 정시에 와서 떠나 버리는....
오늘도 이용한, 이용할 경의선..너란 녀석...ㅜ.ㅜ 아마 '아무튼, 경의선'이란 제목으로 단편을 모읍니다! 하면 100편 넘게 모일 거예요.
근데 버스를 타고 책을 읽으시다니! 대단하세요. 전 책을 못 읽어서 버스를 안 타거든요.
연해
저는 경의선은 타본 경험이 적어 잘 몰랐는데, 묘사해 주신 '경의선'의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사람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아이네요. 100편 넘게 모으실 정도라면, 그 아이와는 이제 애증의 관계가 아닐까...(하하하)
사실 저는 경의선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경의선 숲길이라,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있었어요. 근데 @siouxsie 님 말씀에 숙연해집니다. 경의선이 잘못했네요! 떽!!
저도 멀미가 심했던 어릴 때는 차에서 책을 읽는 오빠를 볼 때마다 정말 신기했거든요. 특히 명절에 교통체증에 꽉 묶이면 답답하기 그지없죠. 그럴 때 오빠는 책을 보더라고요(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던 터라). 이제는 제가 그러고 있는데, 멀미라는 것도 운전을 배우고 나니 서서히 사라지긴 하더라고요. 인체의 신비는 알면 알수록 놀랍습니다.
물고기먹이
ㅎㅎ 저는 5호선을 타고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집이 마천행쪽이고 학교는 상일동행이여서
항상 강동에서 마천행을 기다리고는 했는데요
강동에서 내렸을 때 반대편 지하철이 오는 것 같아서 엄청 헐레벌떡 뛰어가면
상일동이 오면 보내줘야해서 으아~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지금처럼 지하철 어떤게 오는지 잘 표시되는 때였으면 그렇게 뛸 필요도 없는데ㅎㅎㅎ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합니다
그나저나 상일동이 연장되서 하남경단선까지 있네요 신기해라
siouxsie
부제 2 : KTX에 양보는 그만 하고, 배차 간격 좀 좁혀 주면 안 되겠니?
(양보 1위 노선이래요. 이런 순위가 있는 것도 처음 알았어요)
연해
부제 2가 의미심장합니다. 무언가를 꾹꾹 눌러담은 @siouxsie 님의 진심이...
양보 1위 노선이라는 말씀이 흥미로워(?) 검색을 하다가 이런 기사를 찾았습니다. 저는 읽으면서 웃음이 나기는 했는데, 제 일이 아니라 웃을 수 있는 것 같아 더더 조심스럽고 죄송스럽습니다(흑흑).
(제가 자주 타는) 4호선에 대한 평도 눈에 들어오네요. 근데 9호선은 왜 싸이코패스의 열차일까요. 저는 타본 적이 거의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괜히 타보고 싶어지네요(이상한 반골 기질 발동).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40423/124608856/1
장맥주
경의중앙선 거의 이용하지 않아서 이런 원성을 사는 줄 몰랐는데... 그리고 수인분당선은 저는 괜찮던데... 그런데 5호선이 호감 노선인가요? 여의도-광화문으로 출근을 했어서인지 저한테는 스트레스와 거의 동의어인 노선이에요. ^^
연해
하하, 저도요. 경의선은 경의선 숲길만 생각해 호감이었는데, 자주 이용하셨던 @siouxsie 님 덕분에 처음 알았답니다.
저는 5호선도 자주 타지 않아 잘은 모르지만(어제 정말 오랜만에 탔답니다), 5호선 하면 신금호역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끝도 없이 내려가던 에스컬레이터... 거의 땅굴에 있는 노선인가 싶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여의도-광화문의 출근길이라는 말씀만으로도 와글와글한 직장인들의 모습이 그려져 아찔합니다.
siouxsie
어? 4호선이 9호선 '급행' 나타나기 전에 지옥철 최강자였잖아요. 2호선이야 뺑뺑 돌면서 내렸다가도 타는데 4호선은 동대문운동장까지는 그냥 공중부양 상태로 있어야 한다고 들었어요. 요샌 그쪽도 여러 노선이 생겨 분산됐지만요.
그래도'증'만 있는 건 아니고 '애증'이라 경의선 좋아하는 면도 있어요.
꼭 '가! 족같이!'
연해 님께 웃음을 줄 수 있다니 저도 즐겁습니다~
연해
오, 4호선도 악명 높았군요! 사실 그래서 저도 출퇴근 피크 때는 4호선을 피하고 보통은 버스를... (다시 인증하는 버스 러버) 오히려 주말에 약속 있을 때나 4호선을 탑니다.
근데 공중부양 말씀하시니까 또 웃음이 터졌는데, 진짜 그래요. 손잡이가 필요없어요. 어차피 손을 뻗을 수 없거든요. 서로가 서로에게 기둥이 되어줄 뿐ㅋㅋㅋ 서로를 견인하는 관계랄까(하핫). 저는 꽉꽉 끼어서 갈 때마다 무념무상 그저 가만히 명상하는 마음으로 서 있습니다(이 또한 지나가리라).
'증'만 있는 건 아니고 '애'도 함께 있어 다행이에요. 가족 비유가 찰지네요(뜬금없지만 갑자기 족발이 땡기네요). 근데 저 수지님 글 읽으면서 혼자 웃을 때 많아요. 소리 내어 웃을 때도 있고요. 솔직한데 위트도 있으셔서 웃지 않을 수가 없지요. (매력쟁이 @siouxsie 님)
siouxsie
어머나! 제목까지 지어 주시고! 제가 글은 절대 안 쓰지만....계속 이렇게 열받게 한다면 언젠가 쓸 날이 올 수도 있겠네요 ㅎㅎ
장맥주
어, 차를 타면 자는 게 멀미의 일종인가요??? 처음 알았습니다. 제가 그런 사람이거든요. 차만 타면 엄청 잡니다. 앉아서 갈 때는 자면 되는데 안에서 도저히 책을 읽을 수는 없어서 그게 버스의 싫은 점 중 하나였습니다. 차에서 책 읽을 수 있는 정도의 현실적인 초능력이라면 갖고 싶네요.
혹시 영화 《패터슨》 보셨나요? 저는 못 보고 줄거리만 들었는데, 언젠가 맥주 마시면서 천천히 감상하고 싶더라고요.
패터슨미국 뉴저지 주의 소도시 ‘패터슨’에 사는 버스 운전사의 이름은 ‘패터슨’이다. 매일 비슷한 일상을 보내는 패터슨은 일을 마치면 아내와 저녁을 먹고 애완견 산책 겸 동네 바에 들러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일상의 기록들을 틈틈이 비밀 노트에 시로 써내려 간다.
책장 바로가기
siouxsie
@연해 저도 멀미의 일종이라고 들었어요! (증인 추가 ㅎㅎ)
저도 차만 타면 자서 금쪽 같은 출퇴근 시간에 안 자고 책 읽으려고 꼭 커피 마시고 탑니다.
핑계지만 지하철에 앉아서 책 읽다가 가끔 게임을 하는데, 졸려서 졸음 쫓으려고 하는 건데 자꾸 가족들이 놀립니다. 책 읽는 척 하면서 게임한다고...헝헝
연해
@siouxsie 님도 추가 인증을 해주셨네요:)
잠멀미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건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종종 이 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근데 저도 시내버스타면 반복적인 버스의 흔들림이 마치 요람처럼 편안하게 느껴져 스르륵 잠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버스에서 책 읽는 걸 너무나 좋아하지요(오늘도 퇴근길에『나의 골드스타 전화기』를 읽을 예정이고요).
그럼요, 알지요. 패터슨시에 살고 있는 버스 운전사 '패터슨'의 이야기. 저 이 영화 좋아해서 여러 번 봤어요. 모임도 열었었는데, 지루하다는 평이 은근 많더라고요(하핫). 책을 읽다가 우연히 알게 된 영화인데, 정작 그 책 제목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게 함정입니다. 맥주와 함께 나른하게 즐기기 좋은 영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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