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수단이라면...저도 여기계신분들이랑 나이대가 비슷해서 제가 써본건 다 앞에서 말씀해주셨고, 써보지 못했지만 문학작품, 영화에 많이 등장하는 모스부호로 신호를 주고 받는것이랑 우리가 볼수 없는 모든 빛에 나오는 라디오로 신호를 주고받는 그런 설정들에 대한 동경이 있어요. <우리가 볼수없는 모든빛>!! 갑자기 생각나 강추하고 갑니다.
[📕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바나나
장맥주
영화 "태양의 제국"(원작은 못 읽고 영화만 봤어요)에서 주인공 소년이 손전등으로 모르스 부호를 흉내 내던 장면이 기억 나요. 그리고 핵전쟁 이후를 그리는 옛날 영화 "그날이 오면"에서 시애틀에서 누군가 보내는 엉터리 모르스 부호를 받고 짐수함이 출동해서 확인하는 에피소드도요.
태양의 제국1941년 중국과 일본은 4년째 선전포고 없는 전쟁을 치루고 있었으며, 농촌 지역의 상당 부분과 여러 마을 및 도시를 일본군이 점령하여 통치하고 있었다. 상하이(Shanghai)에는 수 천 명의 서양인들이 국제거주에 관한 외교 조약의 보호 아래 생활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19세기에 영국인 이주가 행해진 이래로, 은행과 호텔과 사무실과 교회와 가옥을 지어, 마치 영국의 리버풀(Liverpool)이나 서리(Surrey)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소도시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파국의 날은 오고 있었다. 상하이 외곽에 배치된 일본군이 그들의 공격 신호가 될 진주만 기습의 소식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이 오면무대는 핵전쟁이 끝난 이후의 호주, 세계는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고, 그속에서도 인간의 애증과 갈등의 관계들은 여전하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 바로 어딘가에서 발신되는 모르스 신호를 추적해 가는 미해군 잠수함 승무원들의 모습이다. 그 신호는 분명히 방사능으로 전멸해버린 도시에서 나오고 있다. 혹시 그곳에 생존자가 있어서 그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면, 인류의 생존가능성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마지막 기대를 가지고 그들은 출항한다. 방사능을 피해서 잠수 상태로 항해하여 육중한 보호복을 입고서 그들이 도달한 곳에는 사람의 흔적은 없고 모르스 발신기에 무언가가 걸려서 바람에 흔들리며 불규칙적인 신호를 내고 있었다. 텅빈 대도시에서 느껴지는 그 엄청난 무게의 절망감. 그 이상의 메시지가 어디 있을까? 라스트 씬은 어떤가? 잠수함의 승무원들은 모여서 논란을 벌인 끝에 결정을 내린다. 어차피 죽을거라면, 사랑하는 가족들이 숨진 고향에 가서 죽겠노라고. 그 '고향'을 향해 잠수함은 출항을 한다.
책장 바로가기
siouxsie
너무 늦게 대답하는 것 같지만, 제 첫 휴대폰이 SKY 은색 핸드폰이었어요. 기억하실랑가요? 나중엔 다 거기서 거기인 핸드폰이 됐지만, 최초 발매 당시엔 스카이 쓰는 게 왠지 힙해 보여서 아빠 졸라서 그걸 사고 엄청 으쓱거리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땐 용산 가서 핸드폰 사고 막 그랬어요....97년인가 98년이었을 거예요.
허나 이제 와 생각해 보면 다 부질없는 것~~
장맥주
기억하죠. 정말 잠시 팬택 스카이가 힙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참 짧았습니다. 가전제품 싸게 사려면 용산 가야 하는 줄 알았던 때도 있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안 쌌어요.) ㅎㅎㅎ
물고기먹이
으아 ㅋㅋㅋㅋㅋ 컴퓨터는 용산, 핸드폰은 강변가서 사야하는 수식이 있는 줄 알았던 사람으로써 넘 공감되는 댓글입니다 ㅋㅋㅋㅋㅋ
진짜 그 호객행위에 어떻게든 피해가려고 엄청 눈 안마주치고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ㅎㅎ
장맥주
휴대폰 대리점들도 먼 훗날 이렇게 추억하게 될까요...? ^^
김시작
대학교 때 삐삐 사용했던게 생각나네요. 8282 8253 등 숫자로 문자를 대신했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이후에 벽돌만한 휴대폰을 들고다녔었는데... 무게도 무겁고 크기도 커서 꼭 무전기 같았는데... 그래도 휴대폰 보고 신세계라 생각했었죠. ^^
장맥주
1980년대에도 휴대폰이 있었다는 걸 저는 2000년 이후에 알았어요. 사진 보니까 정말 벽돌처럼 생겼네요. 그걸 쓰는 사람은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카폰이라는 물건이 있다는 건 알았는데 역시 직접 본 적은 없고요. 그래도 카폰 안테나가 달린 자동차는 거리에서 종종 봤습니다. 그리고 집 안에서만 쓰는 무선 전화기는 저희 집에도 있었는데 회사 이름이 맥슨이었어요. 찾아보니까 아직도 무선전화기를 만들고 있네요. 저게 감도가 좋지는 않은데 그래도 본체와 제법 먼 거리까지 떨어져도 통화가 됐습니다. ^^
강츄베베
저는 뭐니뭐니해도 군시절 격오지에서 외로움을 달래주었던 소위 08217로 대변되던 수신자콜렉트콜이 생각납니다. 지금에야 핸드폰을 소지할 수 있는 군이라 격세지감을 느끼지만 그 때에는 변변치 않던 월급(이등병이 만원이 넘지 않았고 병장도 2만원이 안 되던 시절이었어요)이라 콜렉트콜의 존재는 그 어떤 구세주보다 컸던 기억이 있습니다. 콜렉트콜을 걸면 수신자가 발신자의 목소리를 잠시 들을 수 있게 3초? 정도 확인이 가능하도록 했는데 이렇게 확인을 하고도 수신거부하게 되면 그 날은 쌓아온 인간관계를 곱씹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장맥주
저는 콜렉트콜은 이용하지 않았는데, 삐삐에서 제공하는 전자사서함을 썼습니다. 새로 녹음된 메시지 없나 확인하고, 전에 들었던 이야기 듣고 또 듣고...
프렐류드
다이얼 전화에서 버튼식으로 바뀌고도 한참을저희집은 다이얼전화를 고수하였습니다. 결국 전화가 걸리지 않게 되어서야 바꾸셨던 부모님이 생각납니다. ㅠㅠ 삐삐, PCS, 시티폰 다 기억나는걸 보면 옛날사람이네요. 저는
장맥주
저희 부부가 @프렐류드 님의 부모님과 좀 비슷한 성격인데요, 가전제품을 되게 오래 쓰고 안 바꾸고 안 삽니다. 가전제품 회사가 가장 싫어할 소비자예요. 전자레인지와 토스터는 20년, 냉장고는 15년 넘게 쓰고 있어요. 자동차는 한번도 산 적이 없고요. 최근에 커피포트와 진공청소기를 바꿨는데 이것도 20년 넘게 썼던 물건들이었어요. 커피포트에서 플라스틱 조각들이 떨어져 나오고 진공청소기 모터의 흡입력이 다 떨어진 뒤에야 새 물건을 샀습니다.
저희는 저희 부부의 생활 방식이 지구한테나 저희들 자신한테나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가 태생적으로 인색한 사람들이어서 이렇게 사는 면도 있지만. 물질적으로 너무 풍요해지고 모든 물건의 가격이 싸진 사회, 휴대폰 기기변경 약정이나 보조금 제도처럼 절약하는 사람들이 손해를 보는 시스템이 과연 좋은 것인지 가끔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김혜나
저도 좀 두 분의 부모님과 비슷한 성격인 걸까요? 저는 일단 모든 사물의 쓸모가 소멸하기 전까지는 굳이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친오빠는 저와 반대 성향으로 가전제품과 휴대폰, 랩톱 등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꼭 사고 보더라고요. 그래서 제 휴대폰과 랩톱도 오빠가 새로 사주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사실 고맙지만 항상 불편하답니다 ㅎㅎㅎ 새로운 기계를 공부하고 적응해가는 과정 그리고 파일을 모두 옮기는 과정 등이 너무 번거롭고 어려워서요. 그래서 쓰던 게 완전히 망가지지만 않으면 그냥 쓰던 대로 쓰고 싶더라고요. 돈이 아깝다거나 그런 것과는 조금 다른 차원인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커피포트도 24년째 써오고 있고, 장롱은... 국민학생 때부터 쓰던 거라 정확히 기억도 안 나네요. 최소 30년은 넘은 것 같아요 ㅎㅎ
연해
작가님 말씀 너무나 공감됩니다! 저도 새로운 기계를 공부하고 적응해가는 과정이 번거로워서 고장나지 않는 한 고집스럽게 쓰곤 하거든요. 저희 오빠도 딱 저와 반대예요. 새로운 기종이 나오면 이전에 쓰던 게 멀쩡한데도 새로 또 사고, 사고...
저도 이게 단순히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뭔가 물건 하나를 사면 그 물건에 대해 온전히 다 알아야만 할 것만 같은 이상한 욕심(과 강박)을 부리더라고요. 그래서 새로운 물건을 사는 건 늘 번거롭고(그 물건에 대해 하나하나 다 알아야 하니까). 기계뿐만 아니라 화장품도 비슷한데요. 친구들은 립제품도 다양한 색을 구비해놓고 쓰던데, 저는 하나를 온전히 다 써야만 다음 것을 사거든요. 일례로 지금 쓰고 있는 유일한 립스틱은 거의 8년 가까이 쓴 것 같은데, 많이 쓰는 게 아니니 닳지를 않아요. 이러다 평생 쓸 것 같은데, 그랬다가는 제 입술이 썩을 것 같기도 하여... 그만 버려야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근데 커피포트를 24년째 쓰고 계시다니, 놀랍습니다. 저는 집에 커피포트도 없고, 전자레인지도 없고, 프라이팬도 없고... 쓰다 보니 되게 궁상스러워지는 것 같은데, 지금껏 혼자 살면서 딱히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어요. 기계를 쓰는 게 귀찮아서 미니멀리즘이 되어가는 요상한 삶인 것 같습니다(하핫).
프렐류드
오오! 맥시멀리스트인 제가 너무 부끄러워지네요.
15년 넘은 11만 탄 차를 바꿀지 하루에 열두번도 더 고민중인데, 저는 귀가 늙기 전에 좋은 스피커로 듣고 싶다고 거금들여 스피커 사고 인지능력이 더 떨어지기 전에 성능좋은 차를 한 번 타보자는 생각으로 차를 바꾸려고 고민중이었습니다. ㅠㅠ
연해
앗앗! 아닙니다. 저는 지극히 가치관과 취향차이라고 생각 해요. 저도 짧게 쓰는 물건과 오래 쓰는 물건이 다릅니다. 물건마다 가격의 하한선과 상한선도 다르고요(예를 들어, 신발 한 켤레의 기능? 이 아무리 좋다 해도 가격과 개수의 적정선은 무조건 넣어둡니다). 그리고 넓은 집보다 좁은 집(저는 지금 6평 정도에 살아요)을 선호하는데, 이것도 재정적인 부분보다는(물론 이 문제도 있지만요) 청소를 꼼꼼히 하는 편이라 집이 넓으면 제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지 않는 너저분함이 싫어서예요. 반면에 제가 중요하다 생각하는 부분(안전과 건강)은 돈이 꽤 들더라도 꼭 쓰는 편이고요.
쓰다 보니ㅋㅋ 저 엄청 까다롭네요...
김혜나
저도 책 욕심이라든가, 운동복 욕심 같은 게 있어서 못 읽고 못 입어도 일단 사두고 보는 편이긴 해서 일종의 맥시멀리스트는 맞는 것 같습니다 ㅎㅎ 다만 기계에 한해서는... 구매가 정말 귀찮고 싫어요 ㅎㅎㅎ
프렐류드
글쵸. 쓰고보니 냉장고 세탁기 커피포트 다 오래쓰고 있습니다. 고장이 나지 않는 한 잘 안바꾸게 되더라구요. 나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ㅋ
김혜나
사용 가능한 물건을 버리는 게 죄의식이 들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워낙에 못 버리는 성격인 것도 맞기는 하고요 ㅎㅎ
GoHo
10년 24만.. 11만이면 아직 차춘기네요~ㅎ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