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어떤 사람의 과거, 그 중에서도 전공이나 전직 등을 통해 그 사람의 현재를 파악하려는 게 사람들의 습성인가 봐요.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멋대로 이어서 어떤 스토리를 만들기도 하고요. 저는 ‘기자 출신 소설가’라고 불리면 수긍하고 그 표현이 감사하기까지 한데 ‘공대 나온 소설가’라고 하면 ‘공대에서 배운 거 별로 없는데’ 하면서 고개를 갸웃합니다. 그런데 부정해봤자 그 표현이 사라지지도 않을 거고, 성격이 좀 공돌이 같은 면이 있기는 해서 그냥 내버려둡니다.
저는 무용과 나와서 한때 발레 전공했던 소설가에게 발레리나 출신 소설가라고 기사나온걸 보고 웃었던 기억이나네요. 그 친구 하도 글 열심히 써서 거북목이었는데…
혹시 하 씨 성을 지닌 작가님 아니신가요? ^^
맞아요. 멋진 친구죠^^
오. 저도 좋아하는 분인데 @김하율 작가님의 친구이신지 몰랐습니다. 거북목... 이셨던가... ^^
글을 하도 열심히 써서 경추가 안좋다더라고요. 한때 제가 사랑했던 작가랍니다. ^^
지금도 산문집 계속 잘 쓰시죠!
타인에게 자신이 각인되기를 바라는 인간의 미련과 집착이 나는 두려웠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김혜나 지음
저는 게으름이요. 남들은 연휴에도 출근하는 저를 보고 성실하다 말합니다. 하지만 실체는...... 데드라인이 목전에 와야 일을 시작하는 만성적 게으름뱅이이자 불성실의 아이콘이에요😭. 고치려고 노력해 봤지만, 어차피 일찍 끝내나 기간에 맞춰 끝내나 결과물의 완성도는 똑같더라고요. 오히려 시간에 쫓기며 마무리했을 때 더 좋은 결과물을 얻기도 했어요. 그래서 게으른 성격 고치기를 포기하였습니다🤪.
저는 요즘 일부러 마감을 만듭니다. 무슨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편집자에게 보내서 계약하거나 연재 일정 잡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미래의 제가 절대 일하지 않을 것임을 압니다. ㅎㅎㅎㅎ
나는 특이한 직업을 가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게 아니었다. 나는 그냥 내 눈에 비치는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들을 쓰고 싶었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141p, 김혜나 지음
저의 모서리는 예민함입니다. 좋게(?) 말하면 오감이 잘 발달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근데 대중매체에서 예민한 기질은 고쳐야 할 대상인 것처럼 표현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너 너무 예민한 거 아냐?"라는 식). 그런 사회적 시선 때문에 예민한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숨긴 채 살아간다고. 하지만 각종 연구에서 밝혀졌듯 '예민함은 고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개발해야 할 대상'이라고 합니다. 우리 사회가 높이 평가하는 창의력, 통찰력, 열정 등이 예민함이라는 재능에 기반을 두고 있음에도, 대부분의 예민한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른다고 하더군요(제 변명 같기도 하지만요). 그리고 흔히 예민하다고 하면, 뭔가 되게 까탈스럽고 신경질적인 이미지들을 많이 떠올리시더라고요. 감각에 대한 예민함과 신경질적인 예민함은 확연히 다른 건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남들보다 고급 센서를 갖고 있다고, 나름 자부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남에게 1의 강도가 저에게 3, 4 더 나아가서는 10까지의 강도로 들어올 때도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을 애써 억누르며 살아가긴 해요.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경험해도 지나칠 정도로 깊게 파고드는 저의 성향은 '차라리 보지 말았어야 했어'라는 자책감까지 불러일으킬 때도 많으니까요. 가끔 이 증상이 안 좋은 방향으로 꽂힐 때면 편집증과 강박증, 결벽증, 불안증 등 각종 병리적인 현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한때는 저의 이런 예민함이 제발 둔감해졌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어요. 모든 것에 무던한 (무채색의) 사람처럼 보이길 원했죠. 그렇다면 지금의 저는? 갈팡질팡하는 것 같습니다. 예민한 제 기질이 좋기도 했다가 싫기도 했다가. 모난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가, 이거야말로 나의 고유함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가. 다만 뭔가 창작하는 일을 할 때는 나름 유용하게 쓰는 것 같습니다. 생각이 팡팡 터져요. 글이 한없이 길어지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라고 핑계를 대보고 싶네요)
센서티브 -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덴마크의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일자 샌드는 ‘민감함은 결함이 아니라 신이 주신 최고의 감각’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신작이자 출간 즉시 전 세계 민감한 사람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은 『센서티브』는 세계적인 과학 잡지 <뇌와 행동>의 극찬을 받았다.
예민함이라는 무기 - 자극에 둔감해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독일 아마존 심리학 베스트셀러 《나는 단호해지기로 했다》의 저자이기도 한 롤프 젤린은 예민한 사람에 대한 세상의 잘못된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숨기기 위해 타고난 예민함을 감춰야만 했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공감과 처방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모서리'라는 단어가 참 좋은 것 같네요! 저는 지금은 이직했지만 예전 회사 출퇴근길에 제 모서리의 존재를 많이 느꼈습니다...ㅎ 그래도 남들에게 착한 사람으로 인식되어 어찌저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옥철에선 그 모습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악마만 남아있더라고요... 저는 제가 이렇게 악한 사람인지 몰랐어요ㅋㅋㅋㅋ 퇴사해서 정말 다행이ㄷ...
저는 바쁘고 심리적으로 곤궁한 상태가 되면 굉장히 치사한 면이 나옵니다. 예전에 극복한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그런 상태에 빠지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성격은 못 고치는 거 같아서요. ^^
바쁘고 곤궁할 때 치사해지지 않는건 거의 성인들 아닌가요. ㅠㅜ 뜨끔하네요. ㅠ
가끔 저도 이건 모든 사람이 다 그렇다, 정도의 문제다 하면서 스스로를 위안해 보는데, 저는 역치가 너무 낮은 거 같아요. 그리고 저라면 분명히 머릿속의 뭔가가 끊길 거 같은 상황에서도 어른스러움을 잃지 않는 분들을 멀지 않은 곳에서 여러 분 뵈었네요. 쓰다 보니 자괴감이 깊어지네요. ^^
저는 어릴 때부터 예민하고 불안이 큰 사람이었던것 같아요. 특히 후각과 청각이 예민해서 괴로워했었고, 여전히 괴롭습니다. 게다가 느끼고 생각하는게 그대로 얼굴에 드러나는 편인데,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을 오래하니 예전보다는 확실히 감정을 좀 덜 드러내게 된것 같기는 하네요. 두번째 하신 질문에 대해서는 극히 개인적인 부분이라 답 안하고ㅍ지나갑니다. 괜찮죠?
엇, @새벽서가 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저도 저의 모서리를 예민함이라고 썼는데, 불안감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오감이 다 예민한데(어휴), 그중에서도 시각은 눈을 감으면 되고, 미각은 음식을 안 먹으면 되고, 촉각은 만지지 않으면 되는데... 후각은 코를 막아도 냄새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고, 청각도 마찬가지로 귀를 막아도 기운 같달까? 그런 게 어쩔 수 없이 파고들더라고요. 위에서 '확인불가능한 영적 존재가 나오는 영화들 너무 싫다'는 말씀에도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공감했는데요. 저도 그래요. 오컬트 장르 매우 싫어합니다. 어쩌면 새벽서가님도 저처럼 감각에 예민하셔서 자극적인 소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시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한데요. 저는 일단 그렇더라고요. 잔인하고 무서운 건 잔상도 너무 오래 남고... 학창 시절에 방학 앞두고 학교에서 <주온>이라는 일본 공포영화를 틀어줬던 적이 있는데요. 그때만 해도 제가 공포영화에 반응하는 사람인지 모르고 무심코 봤다가 아주 강렬한 한 달을 경험했습니다. 그 영화에 등장하는 꼬마(토시오...하...)가 영화 중간중간 사방에서 튀어나오는 바람에, 한동안 엘리베이터도 못 타고, 샤워도 문 열어놓고 하고, 머리 감을 때도 머리를 숙일 수가 없었... 기타 등등. 다시 생각해도 끔찍하네요(으윽).
저는 티비없으면 못사는 남편의 강한 저항에도 만류하고 티비를 내다버렸어요. 화면꺼진 티비가 너무 싫고 무섭더라구요. 뭔가 티어나올거 같고… 몇달 버티던 남편이 새티비를 사왔을 즈음엔 이미 정신과의사샘이랑 상담 몇차례 한 상태라 좀 괜찮았고요. 결국 링이 처음이자 마지막 공포 영화였어요.
제가 요즘 읽고 있는 책 중에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와 예술을 보러 가다』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을 읽으며 시각이라는 개념이 좀 더 새롭게 다가오더라고요. "시각이라 하면 '눈'과 시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곤 하지만, 실제로는 뇌와 관련된 문제라고 한다. 오래전, '사물을 보는' 행위는 오늘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것과 비슷할 만큼 단순한 일로 여겨졌다. 저기 있는 물체를 시야에 담기만 하면 만사형통! 자, 찍어요! 이런 것이다. 하지만 근대 과학이 발전하면서 점점 '보기'가 얼마나 복잡한 행위인지 밝혀졌다. 사물을 보는 행위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사전에 축적된 지식과 경험, 즉 뇌 내의 정보다. 우리는 풍경이든, 예술이든, 사람의 얼굴이든, 전부 자신의 경험과 기억에 기초해 해석하고 이해한다." 이 책에서도 등장인물들이 같은 작품을 보고, 전혀 다른 감상(한 명은 아름답다 말하고, 다른 한 명은 무섭다 말합니다)을 전하는데요. 이건 단순히 시각적인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과거 기억과 연관 지어 사물을 바라보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어릴 때 경험 중, 오컬트 장르과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이 강렬하게 있어요. 그래서 더 싫은 것 같기도 합니다. 화면이 꺼진 tv가 너무 싫었다는 말씀도 격하게 공감하는데요. 저도 집에 tv가 없어요. 독립할 때부터 늘 생각했던 건데, 저 혼자 사는 공간에는 절대 tv라는 걸 두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 집에는 tv도 없고, 시계도 없고, 뭔가 시각적으로 저를 자극하는 것들은 다 보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근데 저는 링도 보지 못 했습니다(무서워잉, 흑흑). 그래도 정신과 상담을 받고 괜찮아지셨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와 예술을 보러 가다닛타 지로 문학상, 가이코 다케시 논픽션상 등을 수상한 저자가 선천적 전맹인 시라토리 겐지와 함께 일본 각지의 미술관을 방문하여 다양한 작품을 감상한 기록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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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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