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말랑님의 대화: 선생과의 관계도 선배와의 관계도 모두 폭력적이었지만 그것이 남긴 생채기는 '왜 나는 그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나' 하는 자책과 후회였고, '과연 다시 그런 일들이 반복된다면 나는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 같은 거였어요.
이게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권력을 등에 업은 사람은 약자를 철저히 무력한 상태로 몰아넣고 물리적 폭력을 휘두를 수 있습니다. 그때 약자들은 그 무력감 때문에 깊은 상처를 입어요. 말씀해주신 자책감과 후회, 자기혐오, 공포심을 안기고요. 친구와, 혹은 아예 모르는 사람과 다투다가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죠. 하지만 학교, 군대, 회사에서의 가혹행위는 물리적인 상처는 크지 않더라고 마음에 흉터를 남긴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