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율님의 대화: 저는 문창과를 10년 다녔는데요(부끄럽습니다...)오히려 기술적으로 접근하는건 독서를 온전히 즐기기에 방해가 되는거 같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작가니까 제작하는 이의 시선으로 책을 볼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이게 진정한 독서일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부분에서 나라면 이렇게 썼을거 같은데. 나는 이 플롯을 썼을 거 같은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독자가 아닌 작가가 투영되어서 하는 독서는 유희가 아닌 노동이라는 생각이 얼핏 드네요. 그냥 즐기는 게 최고...
오, 저도 @riverside 님의 말씀에 생각이 잠깐 깊어졌는데, 작가님의 답변 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각자 저마다의 감상이 다를 테고,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정답 찾기처럼) 독서를 하는 건 아닐 테니까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제가 교정교열과 관련된 책을 잘 읽지 않으려 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인데요. 하나하나 너무 자세히 알기 시작하면 책을 읽으면서 '오타 찾기'를 하느라 맥락을 다 놓칠 것 같기 때문이에요(핑계 같지만 정말입니다, 흑흑). 독서를 많이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만가만 하고 있습니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