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도립도서관-이육사문학관 탐방] 후기 및 <육사, 걷다> 읽기

D-29
안녕하세요? 도리입니다. 이번에는 '[안동도립도서관-이육사문학관 탐방] 후기 및 <육사, 걷다> 읽기' 모임을 만들었어요. 아무래도 혼자 떠들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래도 이 모임을 통해 관심을 갖거나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분들이 계시면 좋을 것 같아서 일단! 함께 읽기 모임으로 열어봅니다. 저는 2024.9.7. 토요일 안동도립도서관에서 주최한 [이육사문학관 탐방]을 신청해서 매우 재밌게 다녀왔는데요. 감사하게도 도서관에서 강연을 하셨던 김태빈 작가님의 <육사, 걷다> 책을 선물로 받았고 앞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강연 및 탐방 후기도 함께 남기려고 모임을 열었어요. 저는 이 기록이 이것저것 많이 신경 써주시고 선물도 잔뜩 챙겨주신 도서관 측에 응원 및 참고 자료가 됐으면 좋겠다고 혼자 생각해보았는데요. 도서관을 무척 사랑해서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여러 행사에 열렬히 쫓아다니는 제가 느끼기엔 행사 이후에 설문조사와 평가 용지로는 표현할 수 없던 배움과 울림, 받은 영향이 참 많았거든요. 그믐을 통해서라면 이런 경험을 아쉬움 없이 책과 이어서 기록을 남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열심히 잘 활용해서 도서관 선생님께 전달 드려야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습니다. (그믐과 지역도서관을 어떻게 잘 콜라보레이션하고 싶다는 저의 열망!) 책을 비롯해서 열린 다양한 행사가 이후에 저라는 독자에게 어떤 모양으로 영향을 미칠지 저도 궁금하고 기대되는데요. 이 기회를 통해 잘 기록해볼게요. 그럼, 본격적인 탐방 이야기로 넘어가서, 이육사문학관은 안동도립도서관에서 차로 1시간 정도 이동해야 했어요. (시내가 아니라 산 속에 위치하고 있어요. 도산서원과 가깝습니다.) 안동에 살면서 '이육사 문학관'의 존재는 알고 있었으나 거리가 멀어서 시도하진 못하던 차에 이렇게 도서관 행사를 통해 다녀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무척 유익했고 재밌었는데요. <육사, 걷다> 책의 저자 '김태빈' 작가님의 열정적인 강연과 문학관 소개 및 이육사 묘소, 청포도 시비 탐방, 그리고 이육사 시인의 따님 이옥비 여사님도 직접 만나 뵙게 됐고요. 그 외로 개인적으로 강연을 들으며 신기하고 재밌었던 부분도 있었는데, 이 모임 안에서 차차 풀어나가 보겠습니다. 그럼 잘 읽어볼게요!
8월 중순! 안동도립도서관에서 이육사문학관탐방 공지를 발견한 도리. 달력 확인 하니 날짜 되고, 금액도 무료. 신청하는 날까지 미리 달력에 표시해둡니다. 막상 신청하는 날에는 일하다가 공지 열리고 한 시간 뒤에 신청하게 됐는데요. 그래도 운 좋게 막차 탑승했지 말이죠. 우하하. 도서관에서 하는 기존의 강연과 다르게 이번에는 직접 이동하는 일정이 포함되어 있어서 여행자보험 개인정보 이용 서명 종이도 제출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소풍가는 것 같았어요. 간만에 소풍가기 전날 떨려서 잠 못 이루던 기억도 떠올랐고요.
9월 7일 토요일. 가기 전에는 피곤해서 그냥 집에서 쉬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으나 얼른 준비하고 나갔습니다. 야외 활동도 있다고 했으니 모자도 썼고요. 비 온다는 예보도 있어서 우산도 같이! 가기 전에 도서관에서 블라인드 이벤트 책도 빌렸어요. 9월이 독서의 달이라 도서관에서 이런 저런 이벤트가 많아서 좋았습니다. 그 다음으론 희망도서로 신청해둔 박산호 작가님의 <긍정의 말들>도 빌렸고요. 왜인지 가기 전부터 가방이 무거워진 채로 버스를 탔답니다.
긍정의 말들박산호 작가가 긍정적인 사고를 하도록 마음에 새길 만한 백 개의 말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자신은 원래 비관적인 사람에 가까웠지만, 차차 마음가짐을 바꿔 긍정적인 사고를 하며 살아가게 되었다고 고백하며 이렇게 변하게 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보통 안동에서 주최하는 강연을 들으면 대체로 40~50대 여성 분들, 남성 분들이 계세요. 서울이랑 달리 제 또래(20대)는 거의 없는데요.(어쩌다 한두 명 정도 보임) 이번 탐방 때는 주제가 '이육사'기도 하니 40~50대 남성 분들이 주로 계시겠군.. 했는데, 거의 90프로 40~50대 여성 분들이었어요. 아무래도 안동도서관에 주 이용객층이니 그런걸까? 싶었고, 하긴 안동에서 주말에 낯선 사람들과 버스로 이육사문학관 가려는 적극성을 띈 남자 어른은 쉽게 볼 일 없겠군. 싶기도 했답니다. 흥미롭게 주변을 둘러보면서 비어있는 맨 뒷자석으로 갔습니다. 제 자리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한 칸 앞쪽에는 제 또래로 보이는 여자분이 한 분 계셨는데요. 반갑고 신기한 마음에 눈길이 계속 갔어요.
도서관 담당자 분들의 소개를 듣고 노란 가방도 받았습니다. 그 안에 <육사, 걷다> 책이랑 떡과 과자, 물이 있었어요. 이렇게 알차게 준비해주시다니 진짜 가을 소풍 온 것 같아서 신났습니다.
얼른 책을 뜯어서 구경했어요. 내지가 올 칼라에 사진도 꽤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겠군 싶었습니다. 떡도 이동하는 버스에서 까먹어줘야 그 맛이 있는데 말이죠.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 간 터라 책만 열심히 뒤적거렸습니다. 강연 중에 퀴즈 같은 게 나오진 않을까, 혼자 상상해보고 책자에서 답을 찾아봤어요. 혼자 생각해본 예상 질문은 '이육사 시인의 본명은?' 이었답니다. 저.. 저만 모르는 건 아니..겠죠...? 술렁술렁 책을 뒤져봤는데 이동 시간 한 시간이 훌쩍 가버렸어요. 결국 답을 찾지 못하고 이육사 문학관에 입성....!
두둥 짠! 하고 이육사문학관 전경 사진이 나와줘야 하는데요. 뒤늦게 짐을 챙기고 버스에서 내려서 전경은 저도 못 보고 냅다 들어갔네요;; 이육사 문학관 업체 등록 사진을 가져와봅니다. 전 저렇게 쓰여있는 돌도 못 봤습니다;;
들어가면 가운데에 이육사님 동상이 있어요. 김태빈 작가님 강연이 있어서 화장실 잠깐 갔다가 이 사진만 슬쩍 찍고 얼른 2층으로 올라갑니다! 배경에는 이육사님의 생애에서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 년도가 숫자로 크게 나와있는데요. 저 시기에서 부터 지금 내가 사는 한국이 채 100년도 흐르지 않았지만 전혀 와닿지 않는 게 매번 어색하다고 생각했어요.
몇 년 전이었나, 사진 안 찍고 직접 보고 느끼자! 라는 다짐을 했는데요. 하고 나니 진짜 찍은 사진이 뭐가 없어서 (이때까지만 해도 그믐에 모임 만들 생각은 전혀 못했던) 이육사 문학관 사이트를 찾아봤습니다. http://264.or.kr/board/bbs/content.php?co_id=exhibition01 생각보다 사이트가알차게 잘 되어있네요. 그 전에 했던 행사를 보니까 시인들과 함께 하는 수업도 있었어요. 안동 살면서도 몰랐네요. 위에 링크에는 이육사 문학관 설계도 이미지가 있는데 제가 2층 왼쪽 끝에 강의실에서 강연을 들은 것 같습니다...!
이육사문학관 사이트에서 내부 사진들도 더 가져왔어요. 뒤에서 이야기할 내용이지만 저는 문학관 구경을 거의 하지 못했는데요... 과연 그 이유는...?
앗 그리고 위에 사진에 이육사 시인님 본명이 나와 있습니다! 이원록 李源祿 이셨어요. '이육사'의 강렬함과 다르게 단정한 멋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오얏 리 자에 근원 원 자, 녹 록 자 시네요. 저는 한자는 젬병이고 심지어 제 이름이 한글 이름이라 (김도리!?) 한자 의미 해석.. 이런 건 잘 모르지만요.
안녕하세요. 이육사 문학관 탐방기를 잘 읽고 있습니다. 이육사 문학관 뒤에 육유당도 구경을 하셨나요??? 저는 육우당에 앉아 바라보는 풍경이 넘 좋더라고요^^ 가끔 이육사 문학관을 놀러가는 1인으로서 반가운 마음에 글 남겨봅니다~
와! @푸라비다 님 반갑습니다. 29일 동안 혼자 구구절절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요! 저는 이번 탐방에서 육우당 구경은 못했습니다 ㅜㅜ. 강연 이후에 이육사 문학관 내 '노랑나븨' 카페에서 티타임 일정도 있어서 시간이 빠듯하더라고요. 육우당에 앉아 바라보는 풍경이라니... 한적하고 참 좋을 거 같아요. 푸라비다님은 이육사 문학관을 알고 계셨군요. 저도 또 놀러 가고 싶습니다. 그때는 육우당에 앉아서 느릿하게 주변도 훑어보고 싶고요.
여기서 육우당六友堂은 이육사 생가를 복원한 곳 입니다. 이육사의 육형제가 산 곳을 의미한다고 강연에서 들었어요. http://264.or.kr/board/bbs/content.php?co_id=additional03 사이트에서 사진으로 나마 구경하니 참 좋습니다ㅜㅜ 진짜 한 번 더 가야겠어요.
맞아요. 이전에 있던 집터가 수몰되면서 태화동으로 한 번 이전했다가 이곳으로 옮겼다고 합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육우당에서 같이 이야기를 나눠도 좋을 것 같습니다^^
헉! 너무 좋습니다. 풍류를 즐기면서 도란 도란 이야기할 수 있겠어요. 혹시 안동에 계신 걸까요? 안동에 그믐인은 처음 보는데 신기하고 좋습니다!
이야기가 뜸했습니다. 혹시 구경해주시는 분들, 다들 연휴 잘 보내셨을까요? 저도 추석을 잘 쉬고 왔습니다. 저는 이번 추석 때 가족여행으로 베이징에 다녀왔어요. 이육사 강연을 들으면서 가장 신기했던 게 바로 이육사님이 베이징에서 유학을 갔었고, 베이징에서 독립 운동을 도모했었고, 그 때문에 이후에 베이징으로 끌려가 베이징에서 고문사로 순국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였어요. 제가 여행지로 베이징에 가게 된 건, 관련 이유는 전혀 아니었고요. 부모님이 나이가 있어서 비행기 시간이 짧은 여행지를 찾다가 정했습니다. 원래는 일본을 계획했다가 지진이 걱정돼서 취소한 후 가까운 비행시간이 2시간인 베이징을 가게 됐답니다. 이육사문학관 탐방은 여행과 별개로 혼자 신청했던 거였는데 무척 놀랐습니다. 베이징 여행 준비를 한창하고 있을 때 강연을 들으면서 이건 웬 운명인가... 생각하기도 했고요. 여행을 하면서 종종 이육사님을 떠올렸습니다. 그때는 배를 타고 베이징에 도착했겠죠. 비슷한 생김새지만 낯선 사람들,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나라를 잃어버린 사람의 마음은 어땠을까 싶었어요. 상상하기도 어렵고요.
더 증발하기 전에 김태빈 작가님의 강연 이야기를 어서 해야겠어요. 작가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공간'이라고 하셨셨는데요. 그래서 강연도 공간을 중심으로 4 챕터로 만들어서 진행하셨습니다. 대단하신 게 강의 PPT의 사진이 대체로 직접 가서 찍은 사진들로 이루어져 있더라고요. 직접 가보고 생각하는 걸 중요하게 여기셨어요. 저도 '공간'이라는 게 익숙해지면 그냥 배경으로 치부되어서 그 공간이 어떤 상황이나 현상을 만드는 걸 간과하기 쉽다고 생각했는데요. 작가님이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설명해주시는 게 좋았답니다. 그냥 이론으로만 둥둥 떠있는 말이 아닐 거라는 신뢰감이 상승했고요.
그래서 큰 4가지 챕터의 공간이 있었는데,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ㅂㄷㅂㄷ. 책의 목차를 참고해서 유추해보면 경성, 베이징, (대구, 포항, 경주), 안동 아마 이렇게 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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