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 이데올로기가 아닌 삶을 위한 자유! 에세이 『자유』를 함께 읽어요.

D-29
2) 어릴 때 아버지가 사준 피아노인데요, 워낙 오래 된 악기라 무겁고 조율도 자주 해줘야 해서 처리를 하려다가도 여러 추억이 버무려져 있는 물건이라 차마 내보내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며 끌어안고 있습니다.
3) 저는 니니 할머니와 미할 파파스 씨가 너무 멋지더라고요. 특히 철부지 어린 저자가 파파스 부부와 화해하는 자리에서 자기 부모님이 엔베르 호자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할 때 제 가슴이 다 철렁했는데요, 미할 할아버지가 너무 현명하게 대처해 주시더군요. 미할 할아버지, 엄지 척!이었습니다.
저도 정확히 같은 장면을 읽으며 가슴이 철렁했답니다! 자신의 실수가 구체적으론 파악이 안 되면서도 맥락 상 피부로 느껴지는 부적절한 분위기가, 누구나 한 번 쯤 겪어봤을 그 날카로운 공기가, 글을 읽으며 그대로 전달되는 듯했죠! 호디에님은 미할 할아버지의 현명한 대처에 조금 더 주목해주셨군요. 역시 같은 일화를 들어도 사람마다 주목하게 되는 조각은 다른가봐요!
3) 스탈린과 나폴레옹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장면, 아이들은 그게 버릇없는 행동이 아니냐고 묻고 이피는 조끼 안에 손을 넣은 것이고, 그 시대에는 그 행동이 가정 교육을 잘 받았다는 표시였다고 말합니다. (p.14) 이 부분이 정말 좋았어요. 우리는 언제나 자기의 잣대로 남을 생각할 수밖에 없어서 수많은 갈등이 생기잖아요. 이피는 타인을 오해하지 않는 사람이 될 것 같은 느낌이에요.
같은 행동도 배경 맥락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며 또한 그 행동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서도 의미가 달라지기도 하죠. <자유>는 어린 이피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만큼 책이 진행될수록 여러 가치관과 관점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이피의 모습이 나와요.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위버m님이 재미있게 읽으시리라 기대됩니다!
1) 아! 어린 시절로 지금의 저를 설명하기엔 너무 멀어요. ㅜㅜ 2) 물건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없어서인지 단번에 뭔가 떠오르지 않아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여전히 이거다 싶은 게 없어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봤습니다. 나와 가장 밀착되어 있고 없으면 불편하거나 아쉽거나 한 것이 무엇인지. 간단히 답이 나오더라구요. 핸드폰. 비단 저뿐만 아니라 지금 시대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물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바 언제든지 다른 대체품으로 쉽게 교체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소중한 것은 아닌 느낌이 드네요. 이것 참! 3) 사실 알바니아라는 나라가 주변 몇몇 국가들과 유사하게 역사적으로 내부적인 정치적, 종교적 갈등이 있다는 정도만 들어왔을 뿐 실제 어떨 것이라는 짐작을 해본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동유럽 국가들을 수정주의자로, 서유럽 국가들을 제국주의자로 지칭하는 것을 보고 문득 독자적이면서 동시에 폐쇄적인 국가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글을 읽는 내내 이런 분위기들을 계속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민주 독재나 공산독재 등의 형식과는 다른 사회 분위기를 보면서 왜 제목이 ‘자유’인지 계속 살펴봐야겠습니다.
1) 지금의 저를 만든 어린 시절의 경험이라면, 미취학 아동일 때 부모님을 따라 오페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본 것이었어요. 제 기억에 아버지 지인 분이 관여된 공연이라 관람하게 되었는데, 작품의 내용이 내용인지라 권총 자살을 담은 장면은 희미하지만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작품이 인상적이어서 저에게 중요한 경험이었던 것은 아니고, 제가 처음으로 현장에서 본 공연이었다는 것이 의미있었죠. 2)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편이라 답변이 떠오르지 않네요. 책에서 "코카콜라 깡통이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물건"이었으니 생각난 것은 제가 국민학교 재학 시절 가정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묻는 질문을 담임교사가 가정형편 조사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곧잘 했는데, 예컨대 집에 자동차가 있는지, 피아노가 있는지 등의 질문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알바니아 상황이라면 (물론 사회주의 체제에서는 대다수의 가정형편이 대동소이할테니 가정형편 조사가 필요하지 않겠지만) 집에 코카콜라 깡통이 있는지 질문했겠다는 상상을 하게 되네요. 3) 생소했던 알바니아라는 국가에 대해 알게 되어 흥미로웠는데, 레아의 어린 시절을 통해 묘사된 당시의 시대 상황이 우리가 겪은 역사적 상황과도 겹쳐지는 면들이 있어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코카콜라 깡통"이 극명하게 대변해주는 체제 전환기의 상황이 어떻게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드러나는지 보는 재미가 상당했습니다. 더불어, 저는 특히 어린 레아가 보여준 스탈린, 엔베르 및 사회주의를 향한 숭상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그런 레아를 만들어낸 학교교육이 흥미로웠습니다. 레아의 엄마도 교사지만, 노라 선생님을 위시하여 학교교육을 통한 일종의 세뇌를 보면서 사회체제와 학교교육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네요.
학교에서 학부모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수집하는 관습이나 학생들 사이 경제 계급을 나눌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이 유지되는 것에 여전히 비판이 가해지고 있죠. 코카콜라 깡통을 보고 그런 생각을 떠올리셨다니, 코카콜라 깡통 같은 상징물이 비단 사회주의에만 있는 건 아니겠네요. 지혜님은 <자유>를 읽으며 한국의 여러 사회상을 떠올려주셨군요. 레아의 묘사를 읽으며 우리가 겪은 어떤 역사적 상황을 떠올렸는지 궁금해요!
1) 어린 레아 이피의 시선으로 쓰여진 이야기를 읽다가, 언제 이 글이 쓰여 졌을지 궁금해졌습니다. 과거를 회상하며 지금의 현재의 내가 만들어지는 이야기들을 선택하는 건데, 그 지금의 내가 언제냐에 따라 달리 선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요. 뒤를 뒤져보니 코로나 시기에 쓰여진 글이더라구요. 앞 날개의 이피의 소개도 더 유심히 살펴보게 되고요. 어린 레아 이피의 마음들, 그렇지만, 겪게 되는 혼란들, 할머니의 의미심장한 말들, 예기치 않은 경험들을 들려주며 엮게 되는 이야기들에 지금의 레아 이피에게까지 마음이 닿습니다. 여기서 지금 현재의 나는 어떤 경험들이 나를 만들었을까, 주신 질문을 꼽씹어 보게 되네요. 그런데 레아 이피만큼의 어린 시절의 경험들은 떠오르지 않네요.. 성인이 된 후, 몇 번의 이별과 여러 책의 저자들이 떠오를 뿐입니다. 처음에는 전혜린이었고, 전혜린을 따라 읽었던 많은 책들, 그 이후에는 김규항을 따라 읽었고, 지금은 크리슈나므르티, 우치다 타츠루입니다. 2)싸운 이후 미할이 '코카콜라 깡통은 제국주의 나라에서 생산되었고, 인민을 부패시키기 위한 장치로서 알바니아에 도착했을 것이며....' 라고 설명한 부분과 당시 알바니아에서 빈 코카콜라 깡통이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물건이었다니......(인테리어 소품이라니!!).... 묘한 대비를 만들어 냅니다. 이 글을 쓰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실생활에 필요한 많은 물건들이 있지만, 귀중한 물건은 없네요;;; 3)노라 선생님의 말들, 어린 레아 이피의 마음들, 알바니아의 역사적 흐름, 부모님들의 대화, 약력이라는 단어, 할머니의 의미심장한 말들, 그 당시의 알바니아의 정치적 상황들을 따라가며, 5장의 마지막은 숨 막히게 무서웠어요. 그리고 나의 할머니, 레만 이피(1918~2006)를 기리며. 그녀에게 할머니가 어떤 의미일지, 5장까지 밖에 안 읽었지만 확 와 닿았습니다.
레아 이피는 <더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령으로 인해 <자유 민주주의의 심장부인 서유럽에서 개인의 자유가 사회적 선이라는 이름으로 제한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고, 이로써 <공산주의 알바니아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고> 밝혔답니다. 앞으로 레아 이피의 성장기를 함께 읽어 보아요!
1) 우선 1장부터 5장까지 읽으면서 저자 레아 이피가 부모님 및 할머니와 하는 대화 내용을 보면서…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어요. 사소한 일상의 문제부터 종교, 이데올로기, 역사 등에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장면이 무척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저자의 지적 수준과 호기심, 사회를 이해하려고 하는 자세 등이 인상 깊었습니다. 1번과 관련해서 전 유년 시절 기억이 나는 것이 별로 없어요. 스탈린 동상처럼 제게 강렬한 상징물도 없었구요. 흐흐. 2) 코카콜라 깡통과 관련된 장을 읽으면서 그것이 당시 알바니아 사람들에겐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물이었기에 엄마와 평소 가깝게 지냈던 이웃 아줌마가 갈등을 했는지 이해가 되었어요. 마침 최근에 <야망계급론>이라는 책을 사서 읽었기에, 인간에게 지위를 나타내는 각종 물질적 소비 또는 비과시적 소비가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생각했었거든요. 2번 질문과 관련해서 제게 소중한 물건은 사놓고 펼쳐보지 못했던 양장 커버의 권당 3~4만원 넘는 책들, ㅎㅎ 그리고 취미와 관련된 것들입니다. 3) 저는 이 책을 읽기 전 바실리 그로스먼의 <삶과 운명>을 읽었는데, 그래서인지 1장에서 5장에 나온 각종 일화들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당에 대한 충성심이 사회주의 체제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와 관련해서요. 가령 저자가 ‘엔베르 호자’에 대한 일화를 소개할 때 부모님은 자기만큼 이 엔베르 아저씨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 타인들 앞에서 이 사실을 이야기 했다가 혼이 나는 장면 등이 바실리 그로스먼의 <삶과 운명>을 읽어서 익숙하게 느껴졌어요. 어린 시절의 저자는 태어났을 때부터 사회주의 체제였기에, 부모님보다 훨씬 사회주의 체제의 상징적인 인물에 대해 느끼는 충성심이 깊을 수 밖에 없었고, 이 체제에 대한 어린 시절의 비판없는 충성심이 사랑과 비슷한 내밀한 감정으로 표현되는 장면 등이 인상 깊었어요.
코카콜라 깡통이 귀한 사회와 엔베르 호자에게 온 마음과 충성을 다해 엔베르 호자를 바라보는 사람들, 이런 사실만 두고 본다면 낯선 이야기이지만, 레아 이피의 이야기를 따라 가다 보면 우리 삶과 연관되는 부분도 있어서 이해가 되기도 하지요. 이렇게 책은 다른 사람의 삶을 통해, 여러 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사놓고 펼쳐보지 못했던 책들도 궁금해지네요!
2) 현재는 책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물건은 물건일 뿐이라고 책도 많이 갖다 팝니다. 집이 좁아지는 건 마음도 좁아지게 만들더라고요.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고 싶은데, 물욕이 쉽게 버려지질 않네요. ㅎㅎ
1) 어린아이의 입장에서 선 글은 귀한 것 같아요. 세상에 대한 나만의 지도를 그려나가는 중이라 듬성듬성하기도 한데, 그 눈에 포착되는 것은 빛나서요. 이런 글을 자주 접하지 못해서 읽는 중에 약간의 애는 먹었지만, 오히려 알바니아의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독자들에게는 아이를 따라가기 더 괜찮았던 듯 싶어요. 2) 코카콜라 깡통 에피소드를 읽고 나서 표지를 다시 보았어요! 사회적 지위를 나타나는 물건이란, 그 사회에서는 그렇게 귀하더라도 남들에게는 사소해보이는 것일 수 있겠구나 한번 더 깨달은 부분이었네요. 1주차 뒤늦게 읽고 답을 남겨봅니다..! 금방 따라갈게요 ;)
네, 맞아요. 알바니아의 문화 사회적 맥락이 생소할 수도 있지만 글이 어린 이피의 시선에서 진행되어 함께 세상을 알아가게 되죠. 독서모임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해요! 책의 남은 이야기도 함께 즐겁게 읽어 보아요!
1) 저는 어릴 때 친구들과의 갈등, 커서는 사회생활에서의 혼란을 통해 지금의 자신이 탄생한 것 같아요. 그리고 아직까지도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겪었던 일들을 통해 점점 자아가 생기고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2) 딱히 어떤 물건에 애착을 갖는 편은 아닌데, 굳이 하나를 꼽자면 저는 손편지를 선택할 것 같아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물건이기도 하고, 가끔 꺼내서 읽으면 은근히 재미있거든요. 3) 왠지 모르겠지만 5장까지는 읽으면서 '우물'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이 책의 배경이 제가 잘 모르는 나라이기에 함부로 재단할 수 없지만, 사방이 막힌 우물이 자꾸 생각나더라고요.
부딪힌 경험으로 자아를 만들어 간다니 정말 공감 되는 말이에요! 갈등은 깊은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성장할 계기가 되기도 하죠. 이피가 겪는 내적 갈등들을 밍묭님이 어떻게 읽었을지 궁금해지네요!
1) 저는 예전부터 숫기가 없어서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웅변학원을 다니게 해야 하나 부모님의 고민이 있으셨죠. 어느 날 교회에서 찬양집회에 리더로 서게 되었는데 맡은 일은 책임감있게 충실히 해야겠다는 성격이라 무사히 진행하면서 점차 적극적인 성향으로 변했습니다. 그 때의 기억이 제 인생에 큰 변화였었습니다. 2) 예전에 저의 소중한 물건은 게임기, 야구글러브 등 다양했는데 이제는 무소유에 대한 실천을 하고자 하여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물건은 없습니다. 물건이라기 보다는 영화나 책을 접하면서 써 내려가는 영화평이나 책서평이 소중합니다. 3) 알바니아는 동유럽에 속한 나라라는 것으로만 인식했지 그다지 큰 관심은 없었습니다. 레아 이피의 자전적 내용을 통해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로 대변되는 당시의 자유가 억압된 시대상을 옅볼 수 있어서 이 책의 제목이 더욱 각인이 됩니다.
노라 선생님은 그 일이 제국주의와 수정주의 사이의 싸움과 관계가 있으며, 그들은 저마다 상대를 비추는 거울을 들고 있지만 둘 다 깨진 거울이라고 설명했다.
자유 - 가장 고립된 나라에서 내가 배운 것 26p, 레아 이피 지음, 오숙은 옮김
바로 그날에 나는 내 삶을 이해할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하는 것은 과장일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날에 나는 내 유년기의 순수를 잃었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것이다.
자유 - 가장 고립된 나라에서 내가 배운 것 p47, 레아 이피 지음, 오숙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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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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