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아 yejin 님 나눠주신 이야기 읽는데 저까지 왈칵 눈물이 나오려고 했어요! 아아 너무나 황홀하네요... (무사히 귀국하셔서 기쁘고요...😆)
[책증정] 기묘한 절도와 기묘한 사랑, 기묘한 인생에 관한 책 《예술 도둑》 함께 읽어요
D-29

생각의힘

염지선
와 정말 이런 일이 있네요! 이 정도면 진짜 만져보는 정도로는 안 되겠네요. 브라이트비저도 이랬겠구나 싶고요.

새벽서가
아… 아몬드 나무의 색감은 진짜… 진부하디 진부한 표현이지만, 정말 예술입니다! 고흐의 작품들은 볼 때마다 화가의 힘들었던 삶이 떠올라서 더 안타깝고 감동이 느껴지지 않나 싶습니다.

워터게이트
저의 심금을 울리는 작품으로 왕가위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큐어>가 떠오르네요. 두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장면들이 커다란 울림을 주었어요. 단순히 아름다움이라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하고 깊은 감정들이 불쑥 불쑥 튀어나온달까요. <화양연화>는 워낙 잘 알려진 작품이고, 영화 포스터나 영화 OST만 들어도 특유의 느리고 가슴을 미어지게 만드는 기분이 떠오르죠. <큐어>는 사뭇 다릅니다. 1990년대 중반 일본 사회의 황폐함을 다룬 공포영화이기 때문일 텐데요. 아,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인간의 정신이 어떻게 예측 불가능하게 흐뜨러지고 망가지는지를 톡톡히 실감할 수 있답니다. 사실은 지금 한국 사회를 보는 듯한 기시감도 듭니다. <화양연화>가 떠남과 멀어짐의 애절함을 가득 담았다면, <큐어>는 안정이라곤 찾을 수 없는 사회 속의 혼돈과 난처함을 지독하게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두 편 모두 이견이 없는 걸작이지요. OST를 들으며 영화 속 장면들을 떠올릴 때 설레고 황홀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답니다.

새벽서가
저는 유럽과 중미,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에서 살 기회가 있었고, 어지간한 박물관, 미술관은 모두 간듯 합니다. 그런데, 가장 기억에 남는건 올 1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만난 박수근 화가의 작품이었어요. 정말 한동안 그림 앞에서 떠나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주먼지밍
<세 번째 질문>
음…미술작품에 대한 강렬한 개인적 경험…
저는 사피엔스가 자랑하는 길고 긴 예술사에 대한 호기심은 있어요.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비롯하여 예술과 관련된 책들을 사서 읽곤 합니다. 한편 반면에 살면서 미술관에 간 횟수는 그렇게 많질 않아요. 그리고 고전예술을 전시한 미술관 보다는 현대 미술관이 지금까지는 더 인상 깊었습니다.
아직 제겐 예술에 대한 안목이나 취향 같은 것은 없다고 봅니댜. 따라서 이 책에 등장하는 종류의 미술작품에 얽힌 강렬한 기억은 지금 당장은 떠오르질 않아요…
반면 클래식 음악에 대한 강렬한 경험은 꽤 여러 번 있어요… 폭풍처럼 휩쓸리는 경험, 충격으로 얼어붙는 경험, 흔하디 흔한 그런 표현들 저도 체험해 보았는데…그걸 쓰라면 쓰겠지만…ㅜㅜ 편집자님꼐서 미술 작품에 대한 경험을 물으셨는데…먼가 동문서답만 해서 죄송합니다 ㅠㅠ

생각의힘
헛 전혀 동문서답 아닙니다! 딱히 '미술'에 한정해서 여쭌 건 아니어서 "작품"이라고만 말씀드렸고요. ㅎㅎ 저도 클래식을 (잘 알지는 모르지만) 좋아하는데요. 얼마 전에 폴리니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 파리 실황을 씨디플레이어로 들었는데 그때 저도 우주먼지밍 님처럼 "충격으로 얼어붙는" 경험을 했었어요. '아아 이거지...' 싶더라고요. 영원히 듣고 싶었습니다. 귀중한 경험 나누어주셔서 감사해요!
밍묭
저는 미술 작품에서는 따로 없는 것 같고, 책을 읽으면서 해당 감정을 느낀 적은 있는 것 같아요. 어린 시절 <모모>라는 작품을 읽고 굉장히 압도당한 것 같은 감정을 느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강츄베베
최근에 읽은 책 중에 위안부 문제를 다룬 동화책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이 마음에 남습니다. 읽은 내내 슬프고 분노가 차오르고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고국을 떠나 70년 만에 필리핀의 한 작은 섬에서 발견된 쑤니 할머니의 젊은 시절을 담은 이야기이다. 작가는 우리나라가 일본에 주권을 빼앗긴 채 가난하고 핍박받던 시절을 맨몸으로 버텨 낸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 아버지의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남기고자 집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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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북
루브르 박물관에 갔을때 책에서만 보던 수많은 명화들에 감동받았었어요. 대단한 작품들이 많았는데 유독 사람들이 몰려있던 곳이 있었는데 거기에 모나리자 작품이 걸려있었죠. 생각보다 작은 사이즈에 실망하기 잠시 모나리자 작품을 보는 순간 그 작은사이즈의 작품이 온 배경을 잡아 먹을 만큼 압도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나를 따라오는 그 모나리자의 시선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모스바나
미국 여행을 갔을 때, 가장 열심히 탐험했던 게 바로 미술관과 박물관이었어요. 교과서나 도록에서나 보던 작품들을 직접 만나는 과정에서 느꼈던 감동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좋아하던 인상주의 화가들의 오래되고 유명한 작품들도 인상 깊었지만... 네이티브 아메리칸의 미술을 (세간의 편견과는 다른) 굉장히 현대적인 방식으로 그려냈던 Oscar Howe의 작품들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어요. '학살로부터 도망치다' 시리즈와 샤먼들의 춤이 너무 강렬했습니다... 그림 앞에 앉아서 한참을 뒷이야기를 상상했던 기억이 있네요.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작가들이, 작품들은 얼마나 많을지 상상만으로도 배가 고프고 허기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아름다운 것을, 강렬한 작품을 더 많이 만나고 싶다는 갈증. 브라이트비저의 마음이 이랬을까? 소장하고 싶은 욕구는 갈증에서 왔을까? 하며 읽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생각의힘
여러분...! 한창 재미나게 읽고 계실까요!?
📣네 번째 질문! 책에는 크게 세 인물이 등장합니다. 스테판 브라이트비저, 앤 캐서린 클레인클라우스, 미레유 스텐겔. 우리가 지금 읽고 있는 분량에서는 아직 엄마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아서 우선 브라이트비저와 앤 캐서린에 집중해볼게요. 실은 두 연인은 정반대의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앤 캐서린이 세상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이라면 브라이트비저는 구름 속에 산다고 볼 수 있다. 브라이트비저가 그녀를 환상의 세계로 초대하면 앤 캐서린이 그를 다시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다준다."(38쪽)
이렇듯 환상적인 호흡(!?)의 두 콤비 가운데 여러분은 누구와 더 비슷한 성향이신지 궁금해요. 또는 둘 중 누구에게 더 감정 이입을 해서 책을 읽고 계신지도 궁금하고요. 아니면 두 연인을 바라보며 어떤 감상이 드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정편자는 많은 것이 궁금합니다...🤗

생각의힘
정편자는... 실은 브라이트비저에게서 저와 닮은 여러 구석을 발견하고 '거울 치료(...)'까지는 아니지만 좀 흠칫 놀라곤 했어요. 무언가에 빠지면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드는 성격이 비슷하고... 자기중심적인 면도 비슷하고... 눈물이 많은 부분도 비슷하고... 그래서 그런지 되려 앤 캐서린에게 자꾸 물음표가 떠오르더라고요. '원래 그런 성향도 아닌데 덩달아 왜 그러는 걸까?' 싶었어요. 그러다 이내 '그게 사랑인 걸까' 싶더라고요. 그렇다면 그 사랑의 방향은 브라이트비저인 걸까? 아니면 스릴? 어떤 그 행위 자체인 걸까? 여러 생각이 들었답니다. 😅
yejin
저는 구름 속에 사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브라이트비저를 보면서 '나는 세상에 발 붙인 채 구름을 동경하는 편이구나' 싶 었어요.
'앤 캐서린은 보안이 얼마나 튼튼하지를 직감적으로 알아챈다. 브라이트비저보다 의심의 시선을 더 잘 느낀다. 그가 세부 사항에 집중하는 편이라면 앤 캐서린은 전체적인 상황을 살핀다.'(p.78)
이 구절에서 앤 캐서린의 '의심'에 아주 공감을 했답니다. 읽는 내내 들킬까봐 불안했거든요..! 조금만 더 조심했으면 바라게 되기도 했고요. 그런데 정편자님처럼 저도 의아한 부분이 있었어요.
"여기가 바로 내 왕국이야."(p.50)
앤 캐서린이 보물이 가득한 방에서 상황을 만끽하는 모습이 담긴 장면인데요. 평소 자신이 가진 기질이나 긴장이 느슨해진 채, 사랑과 스릴에 푹 빠진 모습 같았어요. 브라이트비저의 쾌락이 앤 캐서린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 걸까요? 물아일체 일심동체 이심전심 같은?
Eins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실행력 없는 브라이트비저인 것 같아요… 자질부족으로 실기탈락한 도적인거죠… 마음이 끌리는 곳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욕심이랄까, 독점욕이랄까, 그것까지 많은 점에서 거울치료는 아니어도 자기객관화는 확실하게 되더라고요

염지선
그런데 저는 앤 캐서린이 세상에 발 딛고 사는 사람이 맞나 싶어요. 과연 남자친구가 이럴 때 앤 캐서린 만큼 함께 즐길(?) 수 있을지... 저는 세 인물이 살고 있는 다락방 전체가 세상과는 동떨어진 구름 속인 것도 같은...

생각의힘
그.... 그렇긴 합니다. 어쩌면 참으로 완벽한 삼각형...

새벽서가
저는 원서 전자책으로 읽고 있어서 여기까지 읽으세요~ 하며 알려주시는 페이지 수가 도움이 안됩니다. 가능하면 챕터 번호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우주먼지밍
<네 번째 질문>
먼저 책에 나온 이 두 사람을 비롯하여 평소 우리 인간은 어떠한 행동이든 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브라이트비트나 앤 캐서린 두 사람의 행동이 특별히 놀랍다거나 충격적이다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한편 편집자님의 물음에 대한 답과 관련해선 저는 두 사람의 성향 중 더 가까운 성향이 무엇인지 쓰기는 어렵네요. 저는 브라이트비트처럼 스스로 욕망하는 것을 분명하게 깨닫는 편이 되질 못하며, 또 앤 캐서린처럼 상대방이 욕망하는 것을 채워주고 보완(?)해주는 편도 되질 못합니다.
또 저는 사회와 제도가 정한 규범이나 규칙을 무조건 적으로 수용하지 못하지만 그것이 불편하다고 저만의 규칙을 세우는 사람도 아닙니다.
밍묭
언뜻 보니 브라이트비저는 진취적인 성향이 강한 반면 앤 캐서린은 조심성이 더 두드러지는 것 같은데요, 저는 앤 캐서린과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읽으면서 왠지 앤 캐서린은 나와 비슷한 부분이 꽤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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