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독

D-29
'소양리 북스 키친'에서 잠시 쉼
어쩌면 봄은 마지못해 꽃을 피우는 것인지도, 과거의 깊은 어둠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p29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누군가 모험을 떠날 용기를 갖기에 충분한 데이터란 세상에 없는지도 모른다. 뭔가를 결정한다는 건 미지의 위험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지 표명일테니. p40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아침은 느릿느릿 시작되었다. 소양리 북스 키친의 아침은 할머니의 손길이 닿은 시간처럼 평화롭고 여유로웠다. p53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꿈이란 건 원래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말도안 되는 거라서 자신을 더 근사한 사람이 되도록 만드는 에너지라는 걸. 인생의 미로에 얽히고설킨 길에서 목적지를 잃어버렸을 때, 가만히 속삭여 주는 목소리 같은 거였어. 꿈이란 게 그런 거였어. p75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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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을 떠날 수 없는 나무들은 한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살지만, 꿋꿋이 서서 종종 내면으로의 여행을 떠났다가 현자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존재들이 아닐까. p99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각자 섬처럼 떨어진 거리를 유지하며 일상을 살아가지만, 바다 아래 깊은 어딘가에 서로의 감정이 비슷한 멜로디로 연결된 것 같았다. p109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햇빛 찬란한 한여름의 낮에는 침묵을 지키던 어떤 감정이 비가 퍼붓는 밤에는 모습을 드러냈다. 뭘 얘기해도 빗물에 씻겨 내려가 버릴 것 같아서였다. p113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마크 타이슨 -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p118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오늘 밤만은 마음속이 조금 보이는 것 같았다. 호숫가에 반사된 달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처럼. p119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사막에 밤이 찾아와 길을 잃었을 때, 별이 이야기하는 방향은 각자 다를 수 있는 게 아닐까. 북반구에서는 북극성을 찾겠지만 남반구에서는 희미한 남극성을 바라봐야겠죠. p120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투명하고 깨끗한 눈빛이 두려웠다. 그 눈빛에 자신도 투명해질 것만 같았다. p145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반딧불이는 1년 중에 불빛을 내며 살아 있는 시간이 고작해야 2주래. 열네 번의 밤 동안 빛을 발하다가 우주에서 사라지고 말지. 인생에서 진짜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그렇게 자주 있지 않다는 얘기처럼 느껴지더라. 우리가 진실을 이야기하는 밤이 인생에서 열네 번은 될까? p152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그들이 만드는 이야기의 그림자가 해피 엔딩과 새드 엔딩 어느 쪽으로 기울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힘차게 돌아가는 팽이가 점점 균형을 잃어가면서 끝내 어떤 방향을 향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것처럼. p165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길거리 거지들도 꿈을 꾸지만 현실은 지독히 냉정하다. p189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수혁은 인생이 위태롭게 흔들거리는 시간을 지나는 중이었고, 밤새도록 날았는데도 쉴 곳을 찾지 못한 새처럼 지쳐 보였다. 유진은 주변의 모든 사람의 시선에서 잠시나마 숨을 수 있는 동굴이 필요한 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p195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하늘에 초승달이 선명하게 걸려 있었다. 반짝이던 금요일 낮이 무대에서 내려가고, 일렁이는 마음을 담은 밤이 등장했다. 바람은 한가로이 산책하는 고양이처럼 불었다. p197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사진에는 그날의 온도, 습도, 냄새, 들었던 노래, 기분, 생각들이 일시 정지된 채 머물러 있었다. p212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때로는 그리움으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거라고.. p214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꼬맹이가 눈을 처음 보는 강아지처럼 어쩔 줄 몰라 하며 폴짝폴짝 뛰는 중이었다.(...) 볼이 발그레한 아이는 작은 크리스마스트리 같았다. p250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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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두 수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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