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읽기 네번째 - 우나무노 《안개》

D-29
주인공은 자신을 창조(?)한 작가 우나무노를 만나러 간다. 주인공과 작가의 설전이라니 누가 실존적인 존재인가? 끝내 남는 것은 작가가 아니가 등장인물이라고 말하는 아우구스토.
네. 어떤 인생일지라도, 비록 다시 조롱을 당할지라도. 비록 또 다른 에우테리아와 마우리지오가 제 가슴을 발기발기 찢어놓는다 할지라도 저는 살고 싶습니다. 살고 싶습니다. 살고, 살고 싶습니다…….
안개 290, 미겔 데 우나무노 지음, 조민현 옮김
아우구스토는 자살을 결심하고 우나무노를 찾아가지만, 우나무노는 자살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실존에 대해서 설전을 벌이다 오히러 우나무노는 아우구스토에게 죽어야 한다고 말한다.
모두가 모두가 죽을 것입니다.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소설적 허구의 실체인 나, 아우구스토 페레스는 여러분들에게 말합니다. 나의 창조자 돈 미겔 당신도 하나의 소설적 실체에 지나지 않으며 당신의 독자들도 당신의 희생물인 나 아우구스토 페레스와 똑같이 소셜적 실체일 뿐입니다……." "희생물?" 나는 소리쳤다. "네, 희생물! 나를 죽게 하려고 창조한 것! 당신도 역시 죽을 것입니다! 창조한 자는 창조되고 창조된 자는 죽게 됩니다. 돈 미겔, 당신은 죽을 것입니다! 당신은 죽을 것 입니다! 나를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은 죽을 것입니다! 죽는 겁니다. 결국은!" 생명에의 열정과 불멸에의 갈망을 담은 이 최상의 노력은 불쌍한 아우구스토를 극도로 피곤하게 만들었다. 내가 그를 문밖으로 밀어내자 그는 고개를 숙인 채나갔다. 그리고 이제 스스로의 존재를 의심하는 것처럼 자신의 몸을 더듬어보는 것이었다. 나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았다.
안개 292, 미겔 데 우나무노 지음, 조민현 옮김
나도 마음이 아프네.
나는 이제 다른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 내 생애의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만일 내가 그렇게 여러 사람들의 환상 속에서 산다면 단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에게 속하는 것이 아닐까? 나의 허구적인 삶의 이야기가 저장되어 있는 책 페이지에서 뛰쳐나와, 아니 나의 생애를 읽고 있는 사람들의 머리에서 -지금 이 순간 내 생애를 읽고 계시는 독자 여러분의 -뛰쳐나와 영원한 영혼으로써 영원히 고통받는 영혼으로써 내가 왜 존재할 수 없단 말인가? 왜?'
안개 294, 미겔 데 우나무노 지음, 조민현 옮김
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죽을 수 없어……. 나는 불멸하는 존재야! 태어나지도 않고 존재하지도 않는 나와 같은 존재의 불멸보다 더한 불멸은 없지. 허구의 실체는 하나의 관념이다. 그런데 하나의 관념은 항상 불멸이지…….'
안개 296, 미겔 데 우나무노 지음, 조민현 옮김
그는 사물에 이름을 붙이자마자 그 사물을 보지 못하며 단지 붙였던 이름을 듣거나 쓰인 것을 볼 뿐이다. 언어는 거짓말을 하거나 없는 것을 발명하고 혼동시키는 데 이용된다.
안개 313, 미겔 데 우나무노 지음, 조민현 옮김
아우구스토의 죽음을 진실로 슬퍼한 그의 개 오르페오의 마음속 이야기까지 들어본다. 이제 우린 고귀한 이에게 개같은 사람이라고 불러야하겠다.
산다는 것은 자신의 소설을 쓰는 것이다. (우나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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