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책 5문5답] 47. 이자연 에디터

D-29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잡지교육원에서 기자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어요. 벌써 교육의 절반이 지났네요. 최근 출퇴근하면서 읽고 있는 데버라 리비의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을 소개하고 싶어요.
알고 싶지 않은 것들긴 공백기에서 돌아와 두 차례 맨부커상 최종심에 오르며 문단과 독자의 이목을 다시 사로잡은 작가 데버라 리비의 자전적 에세이. 여성이자 작가로서 삶과 언어가 맞이한 위기를 극복하고자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보낸 유년기로 돌아간다.
Q2 이 책이 인생책인 이유에 관해 조금 더 듣고 싶어요.
한 장면 때문이에요. 북적이는 출근길, 저를 완전히 다른 곳으로 데려다준 장면이 있어요. 머뭇거리던 빌리보이가 열린 새장 문 밖으로 결국 날아가는 장면인데요. 이외에도 좋은 부분이 많았지만 이 장면이 특히 제게 생생하게 다가왔고 자유의 감각을 선물해줬어요. 지하철에서 내려 교육원에 도착하기까지 걷는 내내 그 여운을 간직했던 기억이 납니다.
Q3 어떻게 이 책을 읽게 되신 거예요? 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와 사연이 궁금합니다.
금정연 작가의 <매일 쓸 것, 뭐라도 쓸 것>을 읽다 황정은 작가의 <일기>의 한 부분을 만났습니다. '크리스티앙 보뱅의 책을 다 읽고 데버라 리비의 책으로 넘어왔다. 책을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었을까. 이렇게 아름다운 사물을 만들어내는 사람들 때문에 내가.'라는 부분을 읽고 데버라 리비라는 작가의 책이 궁금해졌어요. 책은 정말로 아름다웠습니다.
Q4 이 책을 다른 사람이 읽는다면, 어떤 분들께 추천하시겠어요?
슬픈 사람. 어지간히 고된 인생살이에 막간의 일탈을 꿈꾸는 사람.
Q5 마지막으로 책에서 밑줄 그은 문장을 공유해 주세요.
내가 자기를 위해 다른 삶을 지어 줬음에도, 빌리 보이는 자유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명색이 새라지만, 고로 비행 기계나 다를 바가 없어야 하지만, 자유보다는 새장을 더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빌리 보이를 위해 상상해온 모든 것이 그 자리에서 죽은 셈이었다. 어째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배신감과 막막함에 사로잡힌 채 나는 옥중에서 굳이 여생을 보내고 싶어 하는 새로부터 발길을 돌렸다. 그때였다. 날개를 퍼덕이는 소리. 벽난로 선반에서 쟁그랑 하고 떨어진 은제 찻잔. 파란 점. 파란 원. 정원에서 풍기는 스위트피 향기. 털빛 붉은 고양이가 꼬리를 높이 쳐들고 거실로 자박자박 들어서던 마침 그 순간, 빌리 보이가 창밖으로 날아올랐다.
[인생책 5문5답] 인터뷰에 함께 해 주셔서 진솔한 이야기 나눠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자신의 인생책을 소개해 주실 분들은 아래 주소에 입장하여 참여해 주세요. https://www.gmeum.com/gather/create/special/5qna 전 국민이 자신의 인생책 한 권씩 소개할 수 있는 그 날까지!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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