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토크] 김이삭 작가님, 전건우 작가님 그리고 김용덕 학예사님까지.

D-29
감찰무녀전이 한성부 달 밝은 밤에의 스핀오프에요. 혹시 한성부 아직 읽기 전이시면 시간 되실 때 살펴봐 주세요. :)
한성부, 달 밝은 밤에김이삭 장편소설. 아란의 직업은 시신을 검험하는 검험 산파다. 시신의 실인(實因)을 제대로 밝히고, 흉수를 찾아 법도에 따라 엄벌에 처하는 것이 살아남은 자들이 부여받은 책임이라고 아란은 생각한다. 어느날 발생한 목멱산 화재사건, 그곳에서 여섯 구의 시신이 발견된다.
후회 하나가 가라앉자 또 다른 후회가 넘실거렸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후회가 파도가 되어 무산의 마음을 휩쓸었다.
감찰무녀전 p341, 김이삭 지음
역시 중화권 문화에서는 산해경이 신화의 근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군요. 첫 책인 <감찰무녀전>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이런 장르의 소설을 잘 접해보지 않아서 처음엔 낯선 용어들과 장르의 특성 때문에 조금 고생했지만 곧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소설은 단순히 글솜씨만 있다고 해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이 분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나올 수 있어서 작가 님의 그간 노력이 느껴졌습니다. 드라마의 시즌2 예고와 같은 여지를 결말에 남겨 놓으셔서 후속 이야기에 대한 기대도 됩니다.
이것만큼은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절대 다른 이가 짜놓은 판에 남지는 않겠다고. 누군가의 손에 놀아나듯 이리저리 움직일지라도 끝까지 놀아나지는 않겠다고.
감찰무녀전 268쪽, 김이삭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첫번째 책인 [감찰무녀전] 어떠셨나요. 오늘부터는 전건우 작가님의 [괴담수집가]를 시작합니다. 그렇게 무섭진 않아요. 호호. 아직 [감찰무녀전]을 읽고 계셔도 괜찮습니다. 찬찬히 오세요. :)
‘괴담수집가’는 후루룩 잘 읽혀서 금방 읽었습니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괴담들을 소개한 책이었습니다. 사실 공포 소설이나 공포 영화를 별로 무서워하지 않고 잘 보는 편이라서 이 괴담 집에 나온 이야기들이 크게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서사를 제대로 갖춘 소설이 아닌 짧은 이야기 형식이라 공포감을 극대화하는데 있어 한계가 있었나 봅니다.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존재는 사람과 귀신 두 부류로 나뉘었습니다. 저에게는 귀신보다는 사람이 위협일 때 더 무서웠습니다. 아무래도 실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죠. <룸메이트>, <보이스 피싱>, <옆집 사람>,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작품들이 그에 해당됩니다. 귀신 나오는 이야기 중엔 <절대 검색해서는 안 되는 단어>가 약간 오싹했습니다. 이 괴담들을 읽으며 최근에 본 소설이나 영화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공포물이었던 영화 <잠(2023년, 유재선 감독, 이선균/정유미 주연)>이 떠올랐습니다. 사람과 귀신, 정신질환과 무속신앙을 잘 버무린 영화라고 생각했거든요.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다양한 괴담들 잘 읽었습니다.
저는 [룸메이트] 보고 공효진님 주연의 “도어락” 생각 났어요. 남자분들에게는 그렇게 막 무섭진 않을텐데, 여자분들에게는 정말 생활공포 그 자체 였거든요. 공효진님도 GV 에서 이렇게 무서울지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했었었구요. (웃음) 요새 빈티지 옷 유행이잖아요. 저는 무서워서 사실 ….. . 구제옷을 못 사요. 어르신들이 길에 버려진 것 중에 밥상은 특히나 크기가 큰 것은 절대 들고 오지 말라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랄까요. 흑. 평소 무서워 하시는 것은 무엇이 있으신가요. :)
제 아내도 [도어락], [숨바꼭질] 같은 생활공포 영화 못 봅니다. 저도 그런 일이 현실화된다면 정말 무서울 것 같네요. 귀신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기에 덜 무서워하는 편입니다. ‘괴담수집가’에서 <보이스 피싱> 같은 상황에 닥치면 정말 무서울 것 같습니다. 결국 인간이 귀신보다 무섭다 라고 해야할까요.
약간 빠르게 세 번째 책을 읽고 있는데 추석을 맞이해서 선조들이 영험한 동물로 생각했던 상상속의 동물들 이야기를 읽으니 아주 시기적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다들 추석 명절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 중에 뇌공신이 참 귀엽고 좋았습니다. 어딘가 롹커의 기운도 느껴지고;;; 하지만 역시나 천둥번개는 무섭기도 하죠;;;;;; 오늘이 마침! 13일의 금요일이에요. 이런 날에 어울리는 책 두 권을 슬며시 놓고 갑니다. 한 권은 스티븐 킹의 최근작 “홀리”인데 조오금 (어쩌면 많이) 잔인합니다. 혹시나 비위가 약하시다면 읽기 힘드실 수도 있어요. 엄…..사람에 따라서는 한동안 푸딩이나 셔벗을 못 먹을지도 모르구요 (진지합니다) 그리고 또 한 권은 조예은 작가님의 “꿰맨 눈의 마을”입니다. 작가님 특유의 섬찟함이 전 좋더라구요. :)
홀리반세기 동안 거의 매년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며 독자들에게 기쁨을 안겨 준 거장 스티븐 킹이 『홀리』로 야심 차게 돌아왔다. 빌 호지스 3부작에서 조역으로 등장해 장편 『아웃사이더』와 중편 「피가 흐르는 곳에」에서 탐정으로서 활약을 펼친 홀리 기브니가 연쇄 실종 사건에 뛰어든다.
꿰맨 눈의 마을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의 스물두 번째 안내서.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로 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조예은의 첫 번째 연작소설집 『꿰맨 눈의 마을』이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홀리는 진작에 찜 해두었습니다. ㅎㅎ
일이 있어서 [감찰무녀전]은 참가를 못했습니다. [괴담수집가] 읽기 시작했는데 무섭고 재미있네요! 금방 읽을 것 같아요.
괜찮습니다. 찬찬히 오세요! :)
어젯밤에 읽다가 갑자기 무서워져서 책을 덮고 해 뜬 다음 다시 읽었어요ㅜㅜ... <습득물> <룸메이트> <지하실> <방문자> <화약고 근무>까지 읽었는데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보니까 더 무섭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습득물>은 소재 때문인지 '마담 사이코' 영화가 떠올랐어요. 마지막에 돈 가방을 주운 사람의 반전이 좋았습니다. <룸메이트> 와 <지하실> 두 편도 마지막 부분이 너무 소름 끼쳤어요. <방문자>는 저도 실시간 채팅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가장 마음 졸이며 읽었습니다. 그리고 <화약고 근무>는 '알포인트'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어요. 막 상상이 되면서 군대도 안 갔다 왔는데 제가 그곳에서 근무를 서는 것 같고, 무서운데 계속 읽게 되더라고요. 저는 이 괴담들을 읽으면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라는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현실에서 누구에게나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보니 엄청 흥미롭게 봤거든요. //영화만큼이나 묘사가 생생해서 상상을 하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상상이 되는 관계로...남은 챕터도 밤이 오기 전에 읽어야겠습니다.
많이 무서우셨나요!! 😱 하지만 웬지 뿌듯하기도 하구 ㅎㅎㅎㅎ 역시 서양권의 귀신 보단 동양권이 실생활에 확 와 닿아 그런지 더 무서운 것 같아요.
네, 많이 무서웠어요,,,지금 뒷부분 읽고 있는 중인데 낮이라 견딜만합니다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고 계신가요. :) 내일부터는 김용덕 학예사님의 [신.동.사] 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궁금한 점 있으시면 마구마구 질문해 주세요!
<문화재에 숨은 신비한 동물 사전>을 읽기 전에는 꽤 어렵지 않을까 예상했습니다. 소설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닌 지식을 전달하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옛날 선조들이 상상하여 만들어 낸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라 익숙하지 않은 면들이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독자의 수준을 어느 정도 감안하고 쓰셨는지 그다지 난이도가 높지 않았고 재미있었습니다. 8장으로 나누어 가릉빈가와 공명조, 기린, 뇌공신, 봉황과 주작, 선학, 인어, 화상어, 그리고 천마를 소개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하늘을 날 수 있는 동물들이 주를 이루네요. 이처럼 선조들은 하늘을 날줄아는 동물들을 부러워했는데 요즘은 싫어하는 특정 직군들을 여지없이 '~새' 라고 폄하해서 부르니 아이러니하네요. 아무튼 저는 이 중에서 화상어가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사람 얼굴에 거북이 몸의 동물 형태는 닌자 거북이 외에는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혹시 닌자거북이도 화상어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걸까요?). 그리고 해태(해치)와 용을 별도로 설명하지 않은 점이 의외였습니다. 너무 익숙한 동물이어서 제외한 것일까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유럽에 가면 성당이 자주 보이듯이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여행하다보면 절을 많이 보게 됩니다. 하지만 사찰에 대해서 별로 아는 바가 없어서 ‘뭐 절이 다 그렇고 그렇지.’ 하며 한 번 쓱 둘러보고는 나오곤 합니다. 그러다가 아무래도 절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고 가야겠다 싶어서 사찰의 건물 배치나 특징 등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고 갔더니 아무것도 모를 때보다는 약간이나마 제대로 구경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이 책을 읽었으니 앞으로 절에 가면 수미단이나 대웅전 천장, 기둥, 내부 벽화 그리고 탑 등에 숨겨져 있는 상상속의 동물들을 찾아보려 합니다. 그 재미가 쏠쏠할 것 같습니다. 특히, 영천 은해사 백홍암과 경산 환성사 대웅전의 수미단은 꼭 방문해서 화상어를 직접 눈으로 보려 합니다. 은해사에 가면 화상어뿐만 아니라 감로도에 그려져 있는 뇌공신을 같이 볼 수 있어서 일거양득일 듯 하고 순천에 갔었지만 방문 못했던 선암사에도 들러 그 곳에 있는 감로도의 뇌공신도 뵐까 합니다. 뇌공신은 비록 신비한 동물로 소개되었지만 이름에 신이라는 글자를 품고 있는 대단한 존재죠. 제우스, 토르와 같이 벼락을 주무기로 하는 신적인 존재로서 생긴 것도 동물보다는 인간에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인 대목이 있었습니다. 주작의 모습이 초기의 불새나 머리 셋 달린 범상치 않은 모습에서 조선의 르네상스 시대인 영조와 정조 때 와서는 참새 모습으로 변형되었다는 설명을 읽으면서 역시 문화란 당 시대상을 반영하는구나 하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마치 '~새' 처럼). 하지만 참새 모습의 주작이라니 영 적응은 안 되네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약간 충격 받았습니다. 하하.
건축물들이 시대에 따른 변화를 많이 적용시키다 보니, 문화나 시대상을 알고 보면 역시 더 재밌긴 하더라구요. 게다가 사찰들이 다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지역별, 시대별로 비슷한 양식을 띄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탱화나 불단의 구성이라거나 처마의 모습 등등 탱화 잘 보시면 한 쪽에 롹을 즐기는 뇌공신이 등장하니 찬찬히 살펴봐 주세요. 대체로 북에 둘러싸여 있거나 두 손 두 발에 신물을 쥐고 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저는 가릉빈가를 … 클램프의 성전으로 배웠어요. 여러분 성전 아시나요 (이렇게 나잇대 대공개) 정말 오랜기간 클램프 덕으로 살아 오며 성전과 XXX 등등 일본에서 차용하는 불교적 요소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자연스럽게 이와 관련된 것들을 모조리 찾아 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 덕분인지 미쓰다 신조의 책들이나 주상의 십이국기 등을 수월하게 읽을 수 있게 되었죠. [신동사] 에 등장하는 여러 신물들 중에 얜 좀 낯이 익다 싶은 것이 있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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