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9월22-23일: 4강(102-123쪽)을 읽고 인상 깊었던 부분과 밑줄 그은 문장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4강 뇌는 당신의 거의 모든 행동을 예측한다’를 통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는 일부 최고 권력자들의 행태를 나 같은 보통 사람들도 하고 있다는 주장을 접하니 당황스럽습니다. 그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예측을 먼저 한 후 뒤이어 입력되는 데이터가 예측에 맞으면 그대로 반응을 하지만 예측과 다를 때는 데이터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기존 예측에 따라 행동할 수도 있다는 주장은 공포스럽기도 합니다. 책에서 그런 예를 들어주었죠. 다행히도 저자는 예측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자유와 그에 따른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희망을 주면서 이 장을 마무리했습니다. ‘같은 시공간에 있던 남들은 못 봤다는데 자신은 분명히 귀신이나 UFO를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사실은 뇌의 경직된 예측에 따른 피해자일까?’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109쪽 우리가 보는 것은 세상에 있는 것과 우리 뇌가 구성한 것의 조합이다. 111쪽 대신 당신이 목이 말랐을 때 물 한 잔 마셨던 경험을 떠올려보라.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마시고 나서 몇 초 이내에 갈증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이 현상은 당연하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물이 혈류에 도달하려면 20분 정도가 걸린다. 그러니 물을 마시고 몇 초 만에 갈증을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당신의 갈증을 해소했을까? 바로 예측이다. 116쪽 뇌는 당신이 인식하기 ‘전에’ 행동들을 개시하도록 배선되어 있다. 121쪽 결과적으로 당신은 당신 자신과 당신 주변의 세상을 다르게 경험하게 된다. 그것은 자유의지의 한 형태다. 아니면 최소한 우리가 자유의지라고 부를 만한 것이다. 우리는 무엇에 자기 자신을 노출시킬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123쪽 따라서 당신에게는 새로운 방향으로 예측하는 뇌를 길러낼 자유가 있으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당신이 져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두가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누구에게든 어느 정도 선택의 여지는 있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4강 뇌는 당신의 거의 모든 행동을 예측한다>,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보고 듣는 그 짧은 순간에도 뇌가 상황을 처리해서 예측하는 과정은 복잡하면서도 놀랍도록 신비하네요. 특히 107쪽 그림에 대한 설명을 읽은 후, 추상미술을 '관람자의 몫'이라고 하는 말이 와닿았어요. 그러고 보면 어려서부터의 경험이 참 중요하겠어요. 그렇게 쌓인 여러 정보 데이터는 살면서 엄청난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래도 다행인 건 잘못된 예측도 바꿀 수 있다고 하니,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서 지금이라도 많이 보고 배우고 경험해 보는 일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뇌는 정확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살리기 위해 배선되어 있다. 당신의 뇌가 정확하게 예측했다면 그 뇌는 당신의 현실을 만든다. 예측이 틀렸을 때도 뇌는 마찬가지로 현실을 만들어 내며, 바라건대 그 실수를 통해 배운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115-116쪽,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뇌는 신체 내부에서 느끼는 것 또한 구성한다. 통증이나 불안감처럼 내부에서 느껴지는 감각들은 뇌에서 일어나는 일과 폐, 심장, 내장, 근육 등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의 조합이다. 뇌는 또한 여기에 과거 경험에서 얻은 정보를 추가해 그 느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추측한다. p.109 우리 뇌는 몸의 장기와 호르몬을 비롯한 다양한 신체 시스템에서 관련 데이터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감지하기 시작한다. p. 111 오늘의 행동은 내일 뇌가 내놓을 예측이 되며, 그 예측들은 자동으로 당신이 앞으로 할 행동을 이끌어낸다. p. 123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화제로 지정된 대화
9월24-25일: 5강(126-143쪽)을 읽고 인상 깊었던 부분과 밑줄 그은 문장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한 마디로 말조심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챕터였습니다. 나의 말과 행동이 타인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말이죠. 그리고 131쪽의 사람들이 편향된 뉴스나 견해들에 자꾸 끌리는 이유를 설명한 대목을 읽으면서 상대방의 의견을 용납하지 못하고 갈수록 갈라치기가 강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현실이 떠올라 씁쓸해졌습니다.
126쪽 사회적 종이란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는 신체자원을 뇌가 관리하는 방식, 즉 신체예산을 서로서로 조절한다는 뜻이다. 127쪽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할 때 우리 뇌는 조금씩 세부조정되고 가지치기된다. 128쪽 또한 나의 행동이 상대의 신체예산을 조정하기도 한다. 129쪽 사회적 종의 또 다른 이점은 우리가 신뢰하는 동료 및 관리자와 함께 일할 때 업무를 더 잘 수행한다는 것이다. 어떤 고용주들은 의도적으로 그러한 신뢰를 키워 더 많은 이득을 거둔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는 직원들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데, 이는 복지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직원들이 함께 어울리고 브레인스토밍할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130쪽 신경과학 용어로 말하자면, 이별을 하면 당신은 괴로워서 죽을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외로움은 당신의 죽음을 실제로 앞당길 수 있다. 이것은 감옥에서의 독방 감금, 곧 강요된 외로움이 왜 천천히 이루어지는 사형과 같은지 주장하는 하나의 논거가 된다. 130쪽 신체예산을 공유한다는 사실은 공감에도 영향을 끼친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공감할 때 우리 뇌는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며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한다. 131쪽 사람들이 자기의 기존 믿음을 강화해주는 뉴스나 견해들로만 이루어진 이른바 반향실에 안주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하면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따르는 불편함과 신진대사 비용이 줄어든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무언가를 배울 확률 역시 떨어뜨린다. 133쪽 당신이 맞닥뜨리는 말들이 왜 그렇게 당신 내부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그것은 뇌에서 언어를 처리하는 많은 영역이 몸 내부도 제어하기 때문이다. 134쪽 말은 인체를 조절하는 도구다. 다른 사람의 말은 당신의 뇌 활동과 신체계통에 직접 영향을 끼치고, 당신의 말 역시 타인들에게 똑같은 영향을 끼친다. 그 효과를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관계없이 말이다. 그것이 우리가 연결된 방식이다. 136쪽 장기간의 만성 스트레스는 인간의 뇌에 해를 끼칠 수 있다. 137쪽 신경계에 가장 좋은 것은 다른 사람이다. 신경계에 가장 나쁜 것도 다른 사람이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를 인간 조건의 근본적인 딜레마로 인도한다. 우리 뇌가 생명과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 동시에 많은 문화권에서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매우 중시한다. 이때 의존과 자유는 자연스럽게 충돌하게 마련이다. 141쪽 개인의 자유에는 타인에게 끼칠 영향에 대한 책임이라는 대가가 따른다. 우리 뇌의 배선이 이를 보증한다. 143쪽 좋든 싫든 우리는 자신의 행동과 말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의 뇌와 몸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그들도 우리에게 뭔가를 돌려주고 있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5강 당신의 뇌는 보이지 않게 다른 뇌와 함께 움직인다>,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어쩌다 경험하는 스트레스는 운동과 같을 수 있다. 신체예산에서 잠시 인출한 다음 곧바로 채워넣으면 당신은 더 강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된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135쪽,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신경계에 가장 좋은 것은 다른 사람이다. 신경계에 가장 나쁜 것도 다른 사람이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137쪽,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정말 아이러니하네요. ㅎㅎ 이 딜레마가 거의 이번 챕터의 핵심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나는 타인에게 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 사람인가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그저 막연하게 정신적인 영향이 아닌(물론 정신적인 영향만으로도 중대한 문제겠지만), 신체예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니 개인의 책임감에 관한 문제가 더 실제적으로 와닿는 것 같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사람 때문에 울고 또 그 사람 때문에 웃습니다.
글의 서두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로 시작한 이유가 있었네요. 한 사람의 몸에 일어난 변화가 다른 사람의 몸에도 즉각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니... 우리는 서로에게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고 있었네요.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타인들에게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말이 와닿네요. 이왕이면 타인의 신체 예산에서 예치를 더 많이 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별 뜻 없이 읽었는데 '당신의 뇌는 보이지 않게 다른 뇌와 함께 한다' 소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크네요.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 챕터였습니다.
한 사람의 몸에 일어난 변화는 종종 다른 사람들의 몸에도 즉각적 변화를 일으킨다. p. 128 친밀한 사람과 함께 할 때 우리는 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지만, 외로움을 지속적으로 느끼면 병에 걸리고 일찍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 p. 130 상대방과 가까울수록 우리 뇌는 상대방의 마음고생에 대해 더 효율적으로 예측한다. 마치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것처럼 전체 과정이 명확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p. 131 우리의 신경계는 좋든 나쁘든 타인의 행동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p. 136 사람들이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존엄성을 가지고 서로를 대할 때 진정한 생물학적 특성을 누릴 수 있다. p. 141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가 하는 것은 아주 실질적인 의미에서, 그리고 뇌의 배선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p. 143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화제로 지정된 대화
9월26-27일: 6강(146-161쪽)을 읽고 인상 깊었던 부분과 밑줄 그은 문장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인간의 본성은 하나가 아니라 다수로 존재한다. 당신의 마음은 당신의 뇌와 몸 간의 거래로부터 생겨난다. 그리고 당신의 뇌와 몸은 물리적 세계에 몰두하는 동시에 사회적 세계를 구축하는 다른 몸에 든 뇌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149쪽,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당신의 뇌는 매 순간 당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요약하고, 당신은 그 요약을 정동으로 느낀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156쪽,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정재승 감수
신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의 관계에 대해 계속 의문을 갖게 됩니다. 이번 챕터를 읽다 보면 어떤 부분에서는 몸이 먼저, 어떤 부분에서는 마음이 먼저인 것처럼 여겨져요. 과학자들도 알아내려고 애쓰고 있고 여전히 미스터리라고 하니, 제가 잘 이해되지 않아도 좀 안심이 되네요. ㅎㅎㅎ 기분, 느낌으로 나타나는 '정동' 이론이 흥미로웠습니다. 결국엔 모든 것이 신체예산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었다니! 하지만 이 사실을 이론적으로 안다고 해서 모든 일이 마음먹기에 달렸고 자기 마음을 제어하는 일이 쉬워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ㅠㅠ
인간의 본성은 하나가 아니라 다양하다고 주장하면서 마음을 어떤 범주로 분류하기도 힘들다고 주장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요즘 유행하고 있는 MBTI가 과학적인 근거를 갖지 못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평소에 ‘MBTI 그거 맞는 건가?’ 하는 의문을 품고 있던 저로서는 같은 편을 얻은 기분입니다. 이 챕터에서는 특히 ‘기분’에 대한 설명이 흥미로웠습니다. 저자는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책을 지었듯이 감정, 기분에 대해서 연구를 많이 한 분입니다. 저는 ‘의식’이 어떻게 생기고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지만 감정, 기분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매우 궁금했는데 꽤 설득력 있는 서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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