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함께 읽기] 두 번째 시간 - 숨(테드 창)

D-29
테드창,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의 나와 읽은 후의 내가 달라지는 걸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오래 살고 싶단 생각이 들어요. 천년 후, 만년 후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고요.(그 전에 인간멸종 일수도 있겠지만요) 다른 책에서 또 만나요~
함께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넘 좋았습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ssaanngg 님의 사유가 저한테 많은 영향을 주었어요. 너무 감사해요. 또 다른 곳에서 만나요^^
저도 읽을 때는 돈을 안받겠구나 싶었는데 냇이 만약 영상을 보냈다면 돈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 겁니다. 흰벽 님 말씀대로 냇이 보냈다고 하기에는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네요. 실마리 찾으면 알려주세요. 전 책을 반납해버려서. ㅎㅎ
아니면 그 친구가 사실은 뜯어간 돈으로 영상을 사서 보낸 걸까요? 자신이 그리 된 건 네 탓이 아니라면서 말이죠. 그러기엔 관련 서술이 너무 없어서…
저도 이 생각을 살짝 했는데 말씀대로 실마리가 너무 없어서...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9.1.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 어떻게 읽으셨나요? 소감을 나누어 주세요. 더불어서, 테드 창의 소설 혹은 이 책 전체에 대한 생각을 나눠주셔도 좋겠습니다.
어느 덧 이 소설집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테드 창은 끝까지 자유의지에 대해서 말하고 마는군요. 하하. 이번엔 무려 양자역학과 평행우주를 과학적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라 소설 초반부에 이해를 하는데 있어서 다른 작품보다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한때 콘텐츠 계에 평행우주가 엄청나게 유행을 해서 소설이나 영화나 평행우주가 배경인 작품들이 많이 나와서 식상할 정도였습니다. 그 작품들 대부분에서는 평행우주 간에 이동이 가능한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테드 창의 이 소설에서는 그런 일은 가능하지도 않고 심지어는 평행우주 간에 연락이 가능한 시간도 한정되어 있습니다. 참신한 발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독서를 마친 후 제목을 왜 이렇게 지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발산할 수 있는 평행우주에서 자신에게는 어떤 선택이라도 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져있기에 오롯이 자신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미래가 불안스럽다는 뜻일까요.
평행우주와 분기하는 타이밍이라든지.. 그런 설명은 다시 읽어봐도 역시 이해가 잘 안되네요. 양자역학에 대해서 잘 알면 좀 괜찮으려나요. 평행우주 간의 연락하는 방식도 참신하고 그 매커니즘에 대해서 세심하게 설계한 것 같아서 완벽히 이해는 못했지만 소설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제목의 의미는 확 이해되질 않네요. 소설 속 인물들을 생각해 보면, 평행우주와 교류가 가능한 것이 오히려 나의 선택이 옳았던 것인가 하는 불안을 느끼게 하는 것 같아요. 가지 않은 길에 대해 아예 모른다면 괜찮을 텐데, 다른 가능성의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안심하기보다는 불안하게 되는 것... 그렇다면 역시 자유의지로서의 '자유'를 의미한 걸까요?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에 불안은 당연히 동반된다는... 뭐 그런 의미? ㅎㅎ 일단은 밥심님의 해석에 공감이 됩니다.
우리는 항상 선택에 직면하고, 그 선택이 과연 옳았는지는 영원히 알 수 없지요. 가지 않은 길이 어땠을지를 상상만 할 뿐, 시간을 되감아 다른 선택을 해볼 수는 없는 거니까요. 그런데 이 소설에서처럼 평행우주가 있고 교신이 가능해서 다른 선택의 결과에 대해 알게 되면 과연 어떨까요? 자신이 한 선택이 옳았는지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테레사, 다른 선택을 해서 더 잘 나가는 평행우주의 다른 자신을 질투하는 라일 등의 인물들을 보면, 나 역시도 저러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는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믿고 자신이 한 일에 대해 보상하려고 했던 데이나에게 온 프리즘 영상은 우리를 안심하게 하는 것 같아요. 어떤 선택을 해도 본질적으로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조금 덜 불안하겠지요.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면 자유의지나 선택이라는 것이 의미가 있나? 이런 생각도 하게 되고요. 정말이지 테드 창은 자유의지, 선택, 삶의 의미에 대해 다각도로 고찰하는 소설들을 쓰네요. 상사의 타이어를 터트린 후 평행우주의 자신들이 어떤 행동을 했는가를 통해 자신이 '그런 인간'은 아니라고 믿고 싶어하는 호르헤와 달리,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고민하고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지겠다는 태도를 지닌,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선택을 하는 냇은 저에게 적어도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할지를 조금 보여준 것 같아요. '그리하여 당신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저는 냇을 떠올려 봅니다. 평행우주라는 소재 때문에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떠올렸어요. 이 소설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베스트셀러였으니 많이들 읽으셨을 것 같지만 추천해 봅니다. 그나저나 데이나에게 프리즘 영상을 보낸 건 대체 누구일까요????
미드나잇 라이브러리(평행우주 에디션)★★★★★국내 주요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1위, 2021년 올해의 책 선정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영국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 매트 헤이그의 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2021년 4월 출간 이후 10개월 만에 3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눈물과 웃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죽기로 결심한 주인공 ‘노라 시드’가 삶과 죽음 사이에 존재하는 미스터리한 도서관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눈을 뜨며 인생의 두 번째
데이나의 과거를 아는 사람은 학창 시절의 그 사건을 빌미로 돈을 뜯어가는 친구와 그 친구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들은 냇 밖에 없죠. 그 친구가 반성하고 프리즘 영상을 보냈을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면 냇이 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냇은 이 세상에서는 살고 저 세상에서는 죽은 스타에게 프리즘을 파는 과정에서 깨달은 바가 많았잖아요. 프리즘 업체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영상 확보를 하는 것도 다른 사람에 비해서는 수월하게 할 수 있었을 같고요. 프리즘 영상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돈은 아무래도 그 스타에게서 받은 돈으로 해결하지 않았을까요. 비록 그 돈을 받는 장면이 서술되지는 않았지만요.
아.. 도서관에 책을 반납해버려서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 이름을 찾을 수 없고 기억나지도 않네요. 그 스타 이름이 오스카였던가요? 양해 바랍니다. ㅎㅎ
소설 정황상 냇은 돈을 받지 않고 프리즘을 준 게 아닐까요? 게다가 데이나가 받은 영상은 15년 전에 분기된 것이라고 나오니… 냇일 가능성이 있는지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분명 소설에 실마리가 있을 텐데 말이죠…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도서관에서 대출했다 도로 반납하기를 서너번 한 것 같아요ㅜ 책 추천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9.2.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에서 인상적인 문장이 있었다면 공유해 주세요.
436쪽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는 언제나 누군가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세상을 이해하는 게 더 쉬워지니까. 그러다 보니, 가끔은 자기 자신을 비난하기도 해요. 비난받을 누군가가 있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모든 것이 우리의 통제하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453쪽 새로운 갈래의 평행우주를 형성하는 것은 양자 현상이고, 각 갈래에서의 개인의 선택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의미가 있다는 뜻이었다. 461쪽 인생의 많은 부분이 운이었다. 488쪽 굳이 고민하지 않고 쉽게 선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그 사람들이 쉽게 그럴 수 있는 것은 선하게 행동하려는 작은 선택을 여러 번 했기 때문일 거예요. 491쪽 만약 당신이 이곳과는 다르게 행동한 평행세계들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그 원인은 당신이 아니에요.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양자역학과 평행 우주, 프리즘을 통해 '나'를 만난다는 설정이 흥미로웠어요. 여러 등장인물들이 나오는 만큼 다른 단편들에 비해 소설의 재미가 더 있었던 것 같아요.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의 나는 달라졌을까?' 만약 프리즘이 있다면 또 다른 '나'를 만날 것인가? 또 다른 '나'는 어떤 모습일까? 그중 지금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삶을 살고 있는 '내'가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옆길로 새느라 책을 더디게 읽었어요...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이라는 제목이 저도 이해가 잘 안되더라고요. 인간이 자유 의지로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는 있지만 그 선택으로 인한 결과를 자신이 감당해야 하니 후회든 뭐든 그 무게가 불안하고 두려운 걸까, 그래서 현기증이 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려운 단편도 많았지만 모임 덕분에 다 읽었네요. <숨>은 옆에 두고 천천히 다시 읽어보려고 합니다.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로 대답을 알고 싶은 건지 확신이 서기 전에는 그런 요청은 하지 않는 편이 낫다, 그거겠죠. 당신은 대답을 알고 싶나요? 아니, 이렇게 묻는 편이 낫겠군요. 당신은 어떤 대답을 원하나요? 어떤 대답이 두려운가요? p.407 아무런 가식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는 역시 자기 자신밖에 없는 것 같아. p. 426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는 언제나 누군가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세상을 이해하는 게 더 쉬워지니까. p.436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과 우연한 불행을 자기 탓으로 돌리는 것은 달라요. p. 437 새로운 갈래의 평행우주를 형성하는 것은 양자 현상이고, 각 갈래에서의 개인의 선택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p. 452 당신이 내리는 모든 결정은 당신 성격의 일부가 되고, 당신이라는 사람을 형성하니까요. p.476 오랫동안 특정한 방식의 행동을 계속하는 것이 사람의 뇌에 얼마나 깊은 각인을 남기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p. 477 책임을 지라는 건 , 자기가 한 행동을 스스로 인정하고, 미래에 어떤 행동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그걸 참작하라는 뜻이에요. p. 484 예전의 나처럼 행동하는 건 쉬웠을 거예요. 하지만 나보다 나은 사람이라면 이럴 경우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했죠. 그리고 그렇게 행동하는 쪽을 택했어요. p. 487 만약 당신이 이곳과는 다르게 행동한 평행세계들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그 원인은 당신이 아니에요. p.491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더 나은 사람이 됨으로써, 당신은 미래에 분기될 더 많은 평행세계에도 더 나은 버전의 당신들이 살고 있을 가능성을 보장하고 있는 겁니다.
p477,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누구에게도 더 이상 뭔가를 증명해 보일 필요가 없다고요.
p454,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그리고 혹시나 하고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이라고 구글에서 쳐보니 철학자 키르케고르가 인간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불안의 원인이라면서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이라고 말했다고 하네요. 이를 테드 창이 제목으로 사용했나 봅니다. 하나 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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