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함께 읽기] 두 번째 시간 - 숨(테드 창)

D-29
머지 않은 미래에 일어날 법한 일이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HER> <바이센테니얼 맨> 처럼 인공지능과 관련된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고요, 디지언트가 성장하는 과정은 아이가 자라는 모습과 비슷했고, 그런 디지언트를 어떤 존재로 볼 것인지, 그리고 디지언트에 대한 연민으로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현실이 곧 올 것 같아 두렵기도 합니다.
(한없이 게으르게 추석 연휴를 보낸 탓+감기 이슈로 뒤늦게 따라잡는 중입니다. 남겨주신 내용들 즐겁게 읽었네요. 남은 기간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ㅎㅎ;) 애나와 데릭, 둘의 시점이 번갈아 나오는 삼인칭 다중 근거리 시점. 애나가 사육사라는 점과 디지언트가 ‘온실’ 안에서 진화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다마고치 키우기의 ‘진화’ 버전이랄까요. 애나가 ‘동물을 돌보는 행위 = 디지언트를 돌보는 행위’로 인식이 변화하는 과정도 흥미롭습니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신과 개와 인간의 마음』이 떠올랐습니다. 이 책을 쓴 사회심리학자 대니얼 웨그너는 인간의 마음이 동물과 기계를 어떻게 대하는지 각각 한 챕터를 할애하여 설명합니다. 인간은 개나 고양이 같이 인간과 비슷한 속도로 움직이는 동물에게 마음을 가장 많이 지각한다고 합니다. 이들에게 행위 능력(행동하는 마음)보다 경험 능력(느끼는 마음)을 크게 느끼기 때문에 동물들의 고통에 초점을 맞추고, 학대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한편, 그들이 우리에게 해를 끼칠 경우는 너그러이 용서하는 거죠. 디지언트를 동물처럼 소중하게 대하는 애나같은 사람의 심리가 여기 해당할 것 같네요. 반면 로봇에게는 행위 능력은 있지만, 경험 능력은 없다고 여긴답니다. 디지언트를 로봇으로 생각해 함부로 대하는 사람의 심리는 여기 있겠죠. 디지언트가 물리적인 몸을 입고 상호 작용하면서 사람과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는 대목도 흥미로운데요, 웨그너에 따르면 로봇이 인간과 유사한 외모를 가지는 것보다도 경험 능력이 있다고 느낄 때 ‘불쾌한 골짜기’를 유발한다고 합니다. 소설에서는 어려운 게임을 그만두듯 사람들이 디지언트를 유기했다고 하지만, 반려동물보다 진화한 디지언트에게서 얼마간 불쾌한 골짜기가 느껴진 까닭도 있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그렇다 해도 디지언트를 버리는 일이 과연 옳은가, 하면 쉽게 답할 수가 없네요.
신과 개와 인간의 마음 - 도덕적 딜레마에 빠진 마음의 비밀‘흰곰 효과’로 널리 알려진 사회심리학자 대니얼 웨그너는 ‘마음’에 관한 집필 작업을 구상하던 중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그는 제자 커트 그레이에게 책의 완성을 부탁했고, 저명한 두 심리학자는 2013년 웨그너가 눈을 감을 때까지 함께 ‘마음의 정체’를 밝히는 작업에 몰두했다.
'불쾌한 골짜기'라는 개념은 처음 들었는데, 흥미롭네요. 우리가 동물에게는 종종 의인화를 하면서도, 막상 로봇이 인간과 유사하다고 느껴질 때 '불쾌한 골짜기'를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생물이 아니라 기계라서 그런 것인지, 행위능력가 경험능력이 인간과 유사한 수준인 것에 대한 저항감인지... 다마고치를 키우다가 멈추는 것에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텐데, 디지언트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그것이 옳은 일이 아니라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그들이 인간과 유사한 행위능력과 경험능력을 갖기 때문이겠죠...? 디지언트와 같은 존재에 대해서 양가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아요(적어도 초기에는). 인간과 유사해서 좋아하는 동시에, 인간과 유사해서 불편함을 느끼기도 하는 것. 지금 인공지능이 일상으로 들어오면서 다양한 반응을 유발하는 것처럼요. 어떻게 생각하면, 다른 소설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에 나오는 신기술 '리멤'에 대한 반응도 비슷한 것 같고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이러한 반응이 반복될 것 같습니다. (왠지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을 때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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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마음에 드는 문장을 공유해 주세요.
121쪽 의식을 가진 존재들을 마치 장난감처럼 다루는 일이 너무 일반화되어 있다. 157쪽 정신이 그 잠재력을 완전히 발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다른 정신들에 의한 교화가 필요하다. 170쪽 낮은 기대감은 자기 충족적 예언이나 마찬가지니까. 목표를 높게 설정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야. 172쪽 귀하게만 기르면 아이가 완전히 잠재력을 발휘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어. 224쪽 능숙한 토론 기술이 곧 성숙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229쪽 그들에게 가사 로봇 개발은 공학자들이 꿈꾸는 인공지능의 이상-순수한 인식만으로 이루어진 개체, 감정이나 그 어떤 육체의 구속도 받지 않는 천재, 냉철하면서도 공감할 줄 아는 심원한 지성체-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234쪽 이 세월은 엑스포넨셜 사가 인공지능에서 추구하는 모든 특질을 젝스에게 부여했다. 현실 세계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능력,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창조성, 중요한 결정을 맡길 수 있는 판단력을. 인간을 데이터베이스보다 더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주는 모든 특성은 예외 없이 경험의 산물이었다. 237쪽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247쪽 진정으로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희생은 기꺼운 법이므로.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그녀의 경력 자체가 자연계의 축소를 축약된 형태로 반영하고 있다.
105쪽,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의식을 가진 존재들을 마치 장난감처럼 다루는 일이 너무 일반화되어 있다. p121. 제노테리언 동호인들이 얻는 보상은 순수하게 지적인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과연 그것만으로도 충분할까? p133. "잭스," 그녀는 한순간 말을 잃는다. "넌 정말 착하구나" p138. 애나는 자신이 로봇의 몸체를 얼마나 꽉 껴안고 있는지 깨닫고 당황한다. "너를 지키려고" p155. 디지언트들이 계속 실행되는 한 그들의 개성 역시 그것에 맞춰 계속 발달한 가능성이 있다. 오직 시간이 말해 줄 것이다. p160. "숙제를 안 하면 죄책감이라도 느끼라는 거야? 그건 동물 훈련의 모든 원칙에 위배돼." p171. 잭스를 비롯한 다른 뉴로블래스트 디지언트들에게 대산의 발표는 사실상 세상의 종말을 의미한다. p183. "가끔 나 돌보고 싶지 않은 기분이야?"p199. 그것은 다른 종류의 섹스일 것이다. 그리고 아마 다른 종류의 친밀함이 수반될 것이다. p216. 법적으로 사람이라는 것이 형식적인 말장난 이상의 것이 되려면, 디지언트에게 일정한 자율성을 보장해줘야 한다. p222. "디지언트들에게 너무 많은 애정을 쏟아부은 탓에 당사자들도 자기가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군요." p233. 모든 디지언트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엑스포넨셜 사는 제공할 생각이 없는 존중. p235.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p237. 만약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면 어느 쪽을 선택하게 될지 애나는 알고 있다. p239. 앞길에는 여전히 끊임없는 장애물들이 가로놓여 있겠지만, 적어도 그녀와 잭스는 그것들에 맞설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p247.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오너가 자신의 우위성을 끊임없이 주장해야 하는 종류의 애완동물이 아니다. p.112 그러니까, 내 입장에서는 이제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뜻이야. p. 141 복잡한 정신은 자체적으로 발달할 수 없다. 중략 정신이 그 잠재력을 완전히 발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다른 정신들에 의한 교화가 필요하다. p. 157 데이터 어스가 구식 플랫폼이 되어버리면서 생긴 유일한 이점은 이제 비로소 그들의 디지언트가 사회라는 세계의 어두운 면으로부터 안전해졌다는 것이다. p. 187 너를 돌볼 필요가 없다면 내 인생은 좀더 단순해질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만큼 행복하지는 않을 거야. p. 199 마르코가 단지 논쟁을 위한 논쟁을 했던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를 생각하게 만든 건 사실이야. p. 225 인간을 데이터베이스보다 더 가치있는 것으로 만들어주는 모든 특성은 예외없이 경험의 산물이었다. p. 234 젝스를 키우면서 애나가 얻은 교훈이 있다면, 지름길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이다. p. 235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p. 237 마르코를 존중하고 싶다면 그를 인간처럼 대해야 할까, 아니면 그가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까? p. 241 진정으로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희생은 기꺼운 법이므로. p. 248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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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역대급(?) 길이였던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 잘 읽으셨나요? 추석연휴라 더 여유가 있었던 분도, 반대로 혼자 조용히 책 읽을 시간을 낼 수 없었던 분도 계시겠죠? (저는 후자…ㅠㅠ) 오늘과 내일은 ‘데이시의 기계식 자동보모’를 읽습니다. 길이는 짧지만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였어요. 다들 즐거운 독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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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데이시의 기계식 자동보모’ 어떻게 읽으셨나요? 소감이나 궁금한 점 나누어 주세요~
영화 <늑대소년(2012년)>이 생각나게 만든 소설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늑대에게서 자라면 늑대와 같은 특성이 생겨나고 로봇에게서 자라면 기계와의 인터페이스가 편해질 수 있겠죠. 인간 유아기의 말랑말랑한 뇌는 누가 길들이고 어떻게 보육하는지에 따라 발달 방향과 정도가 달라질지 모르는데 이를 단순한 기계에게 맡겼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조금은 극단적으로 상상해본 소설로 생각됩니다.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를 통해 보육의 중요성과 의의에 대해 많이 생각한 뒤 연이어 읽게 되어 더 각별하게 느껴지는 이야기입니다. 소설집의 작품 배치 순서를 잘 정한 것 같습니다.
그러게요, 작품 배치가 잘 된 것 같네요. '소프트웨어~'나 '데이시~'에 나오는 상황은 이제 결코 불가능한 현실은 아니기에... 이 소설들을 읽으면서 더욱 마음이 복잡해지는 것 같아요. 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에 대해 저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딱히 없어보이고... 다만 내가 순간 순간 어떻게 판단하고 어떤 태도로 새로운 기술을 대할 것인지, 그게 정말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국립 심리학 박물관 관계자가 기계식 자동 보모라는 유물을 두고 전달하는 3대 부자와 랩셰드 박사 이야기... 수학적 사고와 특이한 아동관의 결합은 기괴한 유물을 만들어 냈는데.. 어찌 보면 무서운 이야기인데.. 현실을 반영하는 듯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불안 세대' 읽었는데.. 바깥세계에 대한 두려움 문화에 따른 과잉보호와 디지털 세계에 대한 과소보호로 인해 우리 아이들의 정신건강 현실을 폭로하고 해야 할 일을 주장하는 책인데요. (데이시 이야기와 약간 맥락이 다르긴 하지만) 두려움 문화는 어떤 양육관일 듯 하고, 스마트폰은 기괴한 유물 같네요..(데이시는 기계에 더 친근하고 건강해 지지만요..그러한 건강이 좋은 건강인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나은 결과를 보이지요.. 이 부분은 기계와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테드창의 주제인듯 합니다. 이 꼭지는 또 고민이 필요한 논쟁지점일듯요. 재미있습니다.)
저는 이 단편을 읽고 드라마 <휴먼스>가 바로 떠올랐는데요. 휴머노이드가 아이들의 엄마 역할과 가사도우미 역할을 하는데 사람과 소통은 물론 감정적인 상호작용도 합니다. 데이시의 자동보모와는 많이 다르지만 사람이 아닌 개체가 육아를 담당한다는 설정은 비슷한데요. 극 중에서 아이들은 휴머노이드를 가족처럼 대하고 잘 따릅니다. 만약 최고의 육아 프로그래밍이 탑재된 인공지능 로봇이 아이를 키운다면? 어쩌면 웬만한 사람보다 나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어요. 육아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감정 기복이 심한) 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것보다 정서적으로도 더 안정될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 무미건조한 사람이 될 것 같기도 하고요.....요즘은 어린아이들도 몸으로 뛰어노는 것보다 앉아서 스마트폰하는 게 더 익숙해진 세대니 어쩌면 이미 또 다른 자동 보모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밥심 님 말씀대로 '늑대소년'이 생각나는 소설이네요. 저는 그 영화를 안 봤으므로 실은 '정글북'의 모글리가 생각납니다만.. ㅎㅎ 야생에서 자라던 아이가 인간사회로 들어오는 설정은 제법 있는 것 같아요.(저는 만화 '유리가면' 속 한 연극이 생각납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대체로 처음에는 인간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던 아이가 어떤 특정인과의 감정교류로 인해 마침내 진정한 '인간적 감정'을 깨닫는다, 이런 설정이 많은 것 같고요. 어쩌면 진정한 감정의 교류는 인간만이 가능하다는 편견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테드 창은 역시나 이러한 설정을 뒤집어버리네요. 놀라운 반전ㅎㅎ @링곰 님이 스마트폰이 일상으로 들어온 지금 세대는 이미 자동보모에게 자라는 게 아닌가, 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도 소설을 읽으면서 처음에 데이시가 자동교습기를 만들려고 하는 부분에서 딱 요새 흔해진 AI 학습기기를 떠올렸어요. 이미 기계와 인간의 활동을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려운 시대이기도 하고요. AI학습기기는 자동보모와는 다르지만, 어쨌든 인류의 인지 매커니즘에 상당히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변화가 진화적으로도 뚜렷해질 만큼 시간이 있다는 전제 하에... (요새 같은 기이한 폭염 속에서 인류에게 22세기는 오지 않을 거라는 말을 듣다 보니 이런 두려움이 계속 생깁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데이시가 과학적 프로젝트에 함께 하자고 청혼했다가 매번 거절당하고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뿜었어요. 이런 캐릭터이기에 자동교습기나 자동보모 같은 것을 그토록 선구적으로 떠올리고 어떤 위화감도 없이 그 개념을 받아들인 게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인간 보모를 신뢰하지 못해 자동 보모를 개발한 부모의 이야기. 보육 기관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던 아동학대 피해가 떠오르기도 한 소설이었습니다.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도 있듯 돌봄이 단순히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닌 사회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육뿐만 아니라 간병에 관해서도 시급한 문제겠지만요. (이런 생각을 가진 바탕이 되는 책은 돌봄청년 커뮤니티 대표 조기현 씨와 방문진료 전문병원 원장 홍종원 씨의 대담집 ‘우리의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였습니다.)
우리의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 - 영 케어러와 홈 닥터, 각자도생 사회에서 상호의존의 세계를 상상하다오랫동안 돌봄 현장을 경험하고 목격하며 돌봄의 가능성을 사유해 온 두 사람이 나눈 다섯 번의 대화를 엮은 결과물이다. 저자들은 우리에게 깊이 각인된 ‘각자도생’의 논리에 저항하며 일상에서부터 서로를 돌보는 관계를 맺자고, 그렇게 ‘돌봄 위기 사회’를 함께 ‘돌봄사회’로 만들어가자고 독자들에게 손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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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인상 깊은 문장을 소개해 주세요!
아이가 아버지가 아닌 보모들과 함께 있을 때 전혀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듯하다. 대신 그는 보모들의 성향이 그의 지침을 따르기에는 너무 변덕스럽다는 결론을 내렸다. p. 253 아이들은 악덕에 물들어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육아를 맡기는 사람들의 영향력을 받고 악덕에 물든다. 이성적인 육아는 이성적인 아이들의 탄생으로 이어질 것이다. p. 254 저는 그 레지널드 데이시의 아들이기 때문에 그의 이론이 틀렸음을 두 번이나 입증하고 말았습니다. 제 전 생애가 아버지의 애정이 아들에게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p. 265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인용해주신 마지막 문장은 알쏭달쏭...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어요. 결국 아버지(=양육자)의 애정이 자녀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결론을 라이어널은 얻은 거겠죠? 그래서 에드먼드를 데려와서 헌신적으로 키운 거구요. 그렇지만 레지널드 데이시는 보편적인 매뉴얼에 따른 기계양육이 변덕스러운 인간양육보다 나을 수 있다고 본 거니까, 과연 라이어널의 생애가 레지널드 데이시의 이론이 틀렸다는 입증이 되는 걸까? 하는 의문이 좀 생겼어요. 레지널드 데이시는 양육에 애정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 건 아니니까요. 또 양육자가 기계이다 뿐이지, 양육자와의 교감이 에드먼드에게도 영향을 끼쳤던 걸 보면 기계 양육이라고 해도 적절한 소통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은데 말이죠. 물론 인간사회에 살아가기에는 부적절했지만요.(여기서 또 늑대소년이 떠오르네요) '기계가 인간보다 양육에 있어서는 더 적절하다'는 이론이 입증되지는 못했어도 그것이 라이어널이 아버지로부터 받은 애정이, 에드먼드가 기계로부터 받은 돌봄보다 낫다는 근거는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만일 지금처럼, 아니 지금 이상으로 기계가 인간의 문명에 깊이 침투한다면, 결국 기계에 의한 양육이 인간에 의한 양육보다 더 나은 게 되는 시대도 오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링곰 님이 수집하신 265쪽의 문장은 저도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흰벽 님의 의견을 들어도 헷갈리네요. 나중에 컨디션 좋을 때 온 정신을 집중해서 다시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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