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엄청난 양의 공기가 비축된 데서 시작됐다. 이유를 알수 없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나는 그 사실에 감사한다.
『숨』 p 82.,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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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aanngg
나는 이 기록을 남긴다. 이 기록을 읽는 당신이 바로 그런 탐험자이기를 희망한다.
『숨』 p 85.,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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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aanngg
당신에게 이런 말을 할 권리가 내게는 있다고 느낀다. 지금 이 글을 각인하면서, 내가 바로 그렇게 묵상하고, 기뻐하고 있기 때문이다.
『숨』 p 87.,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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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aanngg
숨
열역학 제2법칙, 비가역성의 엔트로피 법칙...을 이렇게나 아름답게(?) 소설로 형상화 낼 수 있다니 테드창은 천재 중의 천재라고 말 할 수 밖에 없을 듯요. 엔트로피는 워낙 유명한 개념이라... 20여년 전에도 관련 서적이 필독 도서라고 읽어야 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검색해 보니 2015년 발행된 제레미 리프킨의 책이 있더군요..(같은 제목이었던것 같은데..)
'생명의 실제 원천은 기압 차이이다.' 라고 했을 때 소름 그 자체 였어요. 읽으면서 엔트로피에 대한 이야기구나 했지만, 뭔가 달랐다고 해야 할 까 나요.. 밝혀지면서 그 이후에 기록하면서 흐르는 사고의 흐름도 숨을 깊게 쉬게 만들었어요.(제목도 숨이네요.)
'차이'라는 단어가, 많은 것들을 떠 오르게 했어요. 원자들의 비가 수직선으로 내리는데(아무런 변화가 없는 세계) 어떤 우발적인 각도의 차이(기울어짐)가 생겨 원자들의 비들이 부딪히며 생성되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라던가(정확하지는 않네요. 관련된 웹페이지는 찾았긴 했는데.. https://m.blog.naver.com/kjynjs/223017422984 )
최근에 유튜브에서 바운스 우주론인가 보았는데, 빅뱅과 빅크런치의 반복을 말하는 우주론이더라구요. 주장하는 이유가 '차이'와 연관이 있는데.. 바운스 하지 않는다면 균일한 세상일 터인데.. 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차이'의 철학자. 데리다와 들뢰즈.. 플라톤의 이데아론이 이데아가 형이상학적인 근원이라 불리는 이론 이잖아요. 데리다는 그 근원을 차이라는 단어로 설명을 해요. 차이는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거구나. 했어요. 근원은 차이인거죠.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 테드창의 소설은 끝나지 않잖아요.. 삶은 의미가 있는가란 질문으로 연결되는데, 이것도 정말 복잡한 이야기 잖아요. 최근에 이와 관련된 개론서 같은 것을 읽었는데.. 유신론, 무신론, 불가지론, 허무주의, 죽음, 우주의 진화까지 논 하는데.. 테드창의 이야기는 이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 여길 정도입니다. 모든것이 사라진것과 관련된 무의미성을 논파 한다고 해야 할까요. 테드창이 표현 한 문장들에 감동합니다.
엔트로피‘물질이 열역학적 변화를 일으킬 때 변화된 온도를 열량으로 나눈 값으로서, 쓸 수 없게 된 에너지’를 뜻하는 엔트로피는 가용 에너지를 초과하는 상황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는 책이다. 이를 통해서 역사를 진보로 보는 시각을 무너뜨린다.
인생의 모든 의미 - 삶의 의미에 대한 101가지 시선들우리 시대의 주요 철학자, 과학자, 문필가, 신학자들이 삶의 의미에 관하여 쓴 100여 가지의 이론과 성찰들을 체계적으로 분류, 요약, 정리한 최초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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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림
'인생의 모든 의미' 저도 꼭 완독해 보려고 도서관에서 빌렸다가 반납하기를 반복 중입니다... 절판되어서 아쉽네요.
별사탕777
우주는 엄청난 양의 공기가 비축된 데서 시작됐다.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나는 그 사실에 감사한다.
『숨』 p84,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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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사탕777
나는 그 공기가 아니라, 그 공기가 일시적으로 취한 패턴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를 이루는 패턴과, 내가 살고 있는 전 세계를 이루는 패턴들은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숨』 p87,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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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사탕777
다들 많은 글들을 적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게 잘 읽었네요. 저는 문장만 몇 개 올려봅니다. 오늘부터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네요. 짧지만 이 단편이 저는 좋았어요.
흰벽
앗! 날짜 가는 걸 잊고 있었네요! 공지해 주셔서 감사해요~
다들 즐거운 독서하고 계시죠?
별사탕777
“ 나의 메시지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자유의지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라. 설령 사실이 아님을 알고 있어도, 스스로 내리는 선택에 의미가 있는 듯이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이 현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당신이 무엇을 믿느냐이며, 이 거짓말을 믿는 것이야말로 깨어있는 혼수상태에 빠지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문명의 존속은 이제 자기기만에 달려있다. ”
『숨』 p96,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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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aanngg
아직 읽지 않았는데 수집해 주신 문장을 보고 또 감격하네요..;;
미래를 알지라도, 미래가 완성되어 있음을 알지라도, 미래가 종말 일지라도, 자유의지가 없을 지라도, 우리의 삶이 환상 일지라도, 잘 살아가야 겠습니다.
김새섬
쌓아 놓은 다른 책들을 읽느라 이 모임엔 합류하지 못했는데요, 이 문장을 보니 도저히 읽지 않을 수 없네요. 조금 느릴 것 같지만 저도 천천히 따라가 보겠습니다.
흰벽
와, 반갑습니다 새섬님!
우리 모두 각자의 속도에 맞게 읽어요~~
흰벽
문명의 존속은 이제 자기기만에 달려있다, 라니…!
굉장히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 것 같아요. 얼른 소설 읽으러 갑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흰벽
3.1.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워낙 짧아서 이틀만 잡았어요.
공지가 늦었지만 @별사탕777 님이 짚어주셔서 다들 읽고 계시죠?
읽은 소감이나 궁금한 점 나눠주세요~
밥심
이번에 테드 창의 소설집을 읽으면서 전에는 몰랐던 바를 느끼고 있습니다. 테드 창이 상당히 계몽주의 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실은 이러할지라도 실망 말고 희망을 가져라’ 식의 메시지를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과 <숨>에 이어 <우리가 해야 할 일>에서도 말하고 있네요. 이 작품에도 역시 운명론이 깔려 있습니다. ‘혹자는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라 자신이 믿는 바가 진실이므로 자유의지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죠. 비록 5쪽에 불과한 짧은 소설이지만 이 주제를 이야기하고 싶어서 예측기라는 기상천외한 장치를 고안해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데 얼마나 걸렸을지 궁금해집니다.
소설 속에서 자유의지하면 생각나는 작품을 테드 창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바로 <백경(Moby-Dick 또는 The Whale)>을 쓴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죠.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I would prefer not to)”라고 중얼거리며 저항의 자유의지를 표명하던 바틀비 이야기입니다. 바틀비와 함께 저는 이문열 작가님의 <사람의 아들>이 생각났습니다. 신이 인간을 사랑해서 부여했다는 자유의지를 대놓고 의심하는 내용의 소설입니다. 그리고 테드 창이 쓴 문장인 ‘인간의 논리 체계를 망가뜨리는 괴델식 문장’을 읽는 순간 쓰디 쓴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가 무엇인지 여전히 모르겠고 <괴델, 에셔, 바흐>를 쓴 저자인 더글러스 호프스태터에게 퓰리처상을 안긴 1000쪽이 넘는 벽돌책은 몇 번이나 읽다가 포기했던 것입니다. 이 짧은 소설을 읽으면서 별별 추억을 다 소환한 셈입니다.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뜻이겠죠. 하하.
흰벽
와… 이렇게 짧은데 엄청나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네요. 와…
@밥심 님은 이 소설에서 ‘계몽주의적 태도’를 발견하셨네요. 저는 왠지 그 이면에 허무주의적 혹은 냉소적 태도가 숨어 있는 듯이 느껴졌어요. ‘자유의지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라’는 처방이 표면적으론 인간의 문명을 유지하기 위한 비책을 알려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유의지를 믿고 쌓아올린 인간의 문명을 비웃고 그 허상을 폭로하는 것 같달까요? ‘문명의 존속은 이제 자기기만에 달려 있다. 어쩌면 줄곧 그래 왔는지도 모른다.’는 문장이 왠지 그 느낌을 뒷받침해주는 것처럼 느껴지구요.
마지막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라는 문장은 그래서 왠지 소름이 돋습니다. 예측기가 불러온 인간의 비극을 미리 피할 수 있도록 경고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미 결정되어 있기에 피할 수 없고 심지어 이 경고 행위조차 자유의지의 산물이 아니라 이미 그렇게 정해져 있기에 행해지는 것이니까요.
‘네 인생의 이야기’에서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무효화하는 결정론적 세계관을 보여주면서도 ‘모든 것이 이미 정해져 있다 해도 실제로 수행하지 않으면 그것은 진실이 아니게 된다’는 서술을 통해 인간의 행위가 무의미의 영역으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도록 배려(?)했는데, 이 소설에서는 그 반대인 것 같아서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지금껏 읽은 테드 창의 소설들은 냉소적이지 않았기에 제가 잘못 이해한 것인가… 싶은데, 그래도 위와 같은 감상이 드는 걸 어쩔 수가 없네요.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지호림
짧았던만큼 마지막 문장이 총알처럼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결정 론과 자유의지에 관한 흥미로운 세계관 속에서 ‘믿음’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결말에, 희망적인 동시에 얼마간 체념도 담겨 있는 것 같아서 좋았네요.
링곰
“ 정말로 중요한 것은 당신이 무엇을 믿느냐이며, 이 거짓말을 믿는 것이야말로 깨어 있는 혼수상태에 빠지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문명의 존속은 이제 자기기만에 달려있다. 어쩌면 줄곧 그래 왔는지도 모른다. ”
『숨』 p. 95,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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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관해 평상시 관심이 많아서 아주 흥미롭게 읽었어요. 길이도 짧아서 부담 없었고요. 이 짧은 글에 이토록 큰 사유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테드 창의 천재성인 것 같아요.
저는 지금 트레바리에서 '선택력'이라는 클럽을 진행하고 있어요. 저는 종종 '한 인간의 삶은 그가 내린 선택의 총합'이라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건 거짓말이에요. 정확히는 인간의 삶은 그가 선택하지 않은 것과 그가 선택한 것의 합이겠지요.
저는 저의 부모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저의 얼굴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이 '생'을 선택하지 않았거든요. 내가 선택하지 않는 것들이 내 삶을 너무 많이 좌지우지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엄청난 무력감이 온 몸을 파도처럼 덮치고 손가락 하나를 드는 것조차 어렵게 느껴져요. 그러다 내가 그나마 선택했다고 느꼈던 것조차 과연 내 선택이 맞았을까 의심이 시작되면...
이러한 감각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오늘도 마치 자유의지가 있는 척, 내가 내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척 하곤 합니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해 진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달리 어쩌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