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4. <메리와 메리>

D-29
704쪽, 아... 며느리 제인... 그러면 안 되는데...
완독했습니다. 가슴이 뻐근합니다. 모녀의 삶을 가로막았던 인습과 차별, 그리고 그 벽을 손톱으로 긁듯 처절하게 싸웠던 두 영웅을 생각해봅니다. 좋은 책 읽게 해주신 @YG 님께 또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올해의 책’으로 꼽을 수 있는 책이 많아서 흡족하네요. 봄에는 차무진 작가님의 『여우의 계절』, 여름에는 전현진 작가님의 『뽕의 계보』, 가을에는 이 책. 겨울에 또 다른 좋은 책을 만날 수 있을까요. 기록 전쟁에 대한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책 자체도 저자가 엄청난 기록을 파헤쳐서 재구성한 이야기이고요. 저 시대 사람들은 참 일기랑 편지를 많이도 썼구나 싶었네요. 21세기 인물의 전기를 22세기쯤에 쓸 때에는 메일과 카카오톡 메시지 같은 게 낱낱이 분석될까요. 좀 무섭습니다.
마감 맞춰서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어요. 이번 달에도 모임에 생기를 불어넣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새섬 대표에게도 꼭 읽어보라고 추천했습니다. ㅎㅎㅎ
새섬 대표님도 좋아하시리라 확신합니다! :)
10월 1일까지라서 내일까지인줄 알았는데, 오늘이 마지막 날이군요. 꽥 아직 완독 전이지만 자정에 이 방이 닫히기 전에 무슨 말이라도 남겨야지 싶어서 글을 써봅니다. 저도 이 책이 올해의 책이거든요!(-ㅇ-)bb 읽으신 분들 모두 공감하실것 같은데 이번 책은 정말 소설처럼 읽었어요. 두 메리의 인생이 너무 영화적이고 드라마틱하잖아요.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이야기들은 읽으며 감탄한 부분들이 많았어요. 책 초반부의 내용을 보면 당시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정말 처참하고도 비참한 수준인데, 그런 시대에서 여성의 권리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까요. 보통 의지로는 절대 못할 일이었겠지요.. 묘한 권력자들처럼 느껴지는 현대사회의 페미니스트들과 자꾸만 비교를 하게되는 인물이었습니다. 저는 사실 페미니즘에 대한 양가적 감정이 있어요.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크게 느끼지 못했던 성적 불평등을 결혼 후에 통감하며 살고 있는데요,, 여전히 억압받는 여성들의 현실에 대한 저항감이 엄청나게 강하게 있으면서도, 남성성 여성성을 죽이기에만 바쁜것 같은, 남성혐오를 조장하고 그에 따라 여성혐오도 더 확산시키는것만 같은 요즘의 페미니즘은 공감하고 따라가기가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오용되며 그 의미가 이상하게 변질된것만 같아요. <메리와 메리> 완독 후에 페미니즘에 대한 이 혼란스러운 생각들을 다시 정리해보려 합니다. (어떤 책을 읽어보면 좋을까요? 몇시간 남지 않았지만 혹시 이 글을 보신 분들의 추천 부탁드려요..) 그리고 메리 셸리의 이야기들은 8월의 벽돌책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을 계속 떠올리게 했어요; (ㅋㅋ 진짜 다 이상한 애들이예요-_-) 그치만 한가지의 차이점이라면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인물들은 과정에 대한 설명 없이 결과물(?)들만 툭툭 던져주니까 '그들이 사는 세상'처럼 읽혀졌다면, 메리 셸리 챕터의 인물들은 좀 더 자세히 상세히 읽다보니 약간의 감정이입이 들었다는 정도? '얘네 대체 왜들 이러는거야' 하는 느낌이 아니라 '아이고.. 너네들 어쩌려고 이러니...' 하는 좀 더 애정 섞인 마음이라고 해야할까요. 이게 서사의 힘인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이제 30장 읽을 차례예요! 오늘 모임이 끝나도 이번주에 완독할 예정입니다!! 이번주는 휴일이 많네요~ 아이 신나라♬ 히히 :)
저도 어머니 메리가 딸 메리보다 훨씬 야무지게 느껴졌고, 더 존경심이 일었어요. 딸 메리가 끝까지 퍼시 셸리에 대한 신의랄까 충심이랄까 아무튼 그런 마음을 지킨 게 답답하기도 했고요. 말씀대로 서사의 힘이란 강력하니까, 다른 저자라면 그걸 아름다운 사랑으로 포장할 수도 있겠지요? 샬럿 고든은 그럴 마음은 없었던 거고요? 그리고 그러고 보니 '근친상간 모임'과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양쪽 에피소드가 좀 겹치긴 하네요. 저는 그나마 전자는 '그래, 20대 중반까지는 호르몬 때문에 뇌가 안 돌아가지' 하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등장인물들 중에는 중년도 꽤 많았잖아요?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에 나오는 인물들은 시대랑 상관 없이 그냥 좀 다 미친 사람들 같았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래 전 영문학을 공부할 때 선생님이 알려주셨던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계속 생각났어요. 또다른 벽돌책이자 페미니즘 비평의 시조새. 가부장제 사회에서 글을 썼던 19세기 영국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여러 맥락에서 다시 읽는 텍스트였죠. 이미 40여년 전의 책이고(제가 40년 전에 읽었다는 건 아닙니다!!) 그 사이 수많은 격변기를 거쳐왔지만, 다락방에 갇혀있던 로체스터의 전 부인,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제목으로 세운 것부터 충격이었던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 '미친 여자'를 주인공으로 삼아 다시 쓴 소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와 짝지어 읽고 더 충격) 오랫만에 생각나서 찾아보니, 그 사이에 후속편이 나왔더군요. 40여년 전의 저자였던 그 산드라 길버트와 수잔 구바가 이번에는 1950년대부터 2020년까지, 실비아 플라스부터 리베카 솔닛까지를 다루었다고 해요. 저도 아직 못 읽었는데, 이것도 만만찮은 벽돌책이네요;; 하지만 페미니즘 이후의 여성작가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또 있을 듯 하여 10월에는 저만의 벽돌책으로 삼아 보려 합니다. (중국필패도 읽어야 하는데!)
다락방의 미친 여자19세기 여성 작가들의 ‘미친’ 분신을 하나씩 등장시켜, 작가들 각각의 차가운 불안, 뜨거운 분노, 애타는 열망을 읽어낸다.
여전히 미쳐 있는 - 실비아 플라스에서 리베카 솔닛까지, 미국 여성 작가들과 페미니즘의 상상력페미니즘 비평의 시대를 연 최초의 책 『다락방의 미친 여자』의 저자 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가 40여 년 만에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저서 『여전히 미쳐 있는』으로 돌아왔다. 평생 ‘여성과 글쓰기’에 천착해온 두 저자는 이번에는 무대를 19세기에서 현대, 즉 1950년부터 2020년까지의 세계로 옮겨온다.
@토끼풀b 님, 꼭 마저 읽으시고 다른 방에서라도 감상 남겨 주세요. 그럼, 여러분 저는 이제 열다섯 번째 벽돌 책 방으로 옮겨갑니다. 하하하!
아 ㅋㅋ 이 방 닫히는 시간이 다가오는게 너무 아쉽네요! 저 지금 실시간으로 계속 보고있어요. ㅋㅋㅋㅋ
재밌고 유익한 독서였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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