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YG님 덕분에 좋은 책을 읽었습니다. 두 메리의 삶을 일단 다 알게된 지금 다시 처음부터 찬찬히 읽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엄마 메리가 고통을 겪던 때 같이 있었던 패니, 엄마 메리의 이름을 안고 살아간 딸 메리, 엄마 메리를 자신의 이상적 엄마로 여겼던 클레어의 삶을 다시 따라가 보고 싶어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4. <메리와 메리>
D-29
푸름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오늘 9월 27일 금요일은 38장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1797~1798: 200년 동안 잠든 명성'과 39장 '메리 셸리 1837~1848: 남성적 세계를 뚫고 나가다'를 읽습니다.
오늘까지 읽고서 남은 시간 동안 에필로그라고 할 수 있는 '40장 메리와 메리: 자유를 향한 두 여성의 분투'를 읽으면 완독입니다.
38장에서는 왜 위대한 여성 사상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가 200년이나 잊혀야 했는지를, 39장에서는 40대의 메리 셸리와 그의 만년이 그려집니다.
40장에서는 두 메리의 평판이 부침을 겪으면서 오늘날 재평가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저자가 이 책을 쓴 문제의식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구오구
저도 올해 읽은 책중에 원탑 중 하나입니다. 지금 기억으로는 가여운것들 만큼 좋았어요~ 뭔가 메리셸리로 꽉채운 한해가 될듯한 느낌적인 느낌입니다. 좋은 책 함께 읽어서 너무 행복한 9월이었어요~ 감사합니다
장맥주
저한테도 올해의 책 중 한 권이 될 거 같은 예감입니다. 그나저나 프랑켄슈타인과 함께 하시는 한 해였군요. ^^
YG
@오구오구 후배의 남편의 마음이 이해가 안 가는 바가 아니지만. 그런 생각을 후배 세대가 자꾸 하는 이유가 성공 서사에 익숙한 탓이라서 그런 듯해요. 사실, 그 소수의 성공 서사의 뒤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전쟁통에 목숨을 잃고 재산을 잃고 그랬을 텐데. 성공 서사만 부각하니, 나는 예외가 될 수 있다고 막연히 생각하 는 것이겠죠.
오구오구
그런부분도 있죠~ 저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상실감이 커지는 그룹이 많아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생각이 들었는데... 성공서사는 우리 세대도 태어나면서부터 겪은 것인데, 자본의 차이가 더 불평등으로 치닫고 있고 그게 후대에 상실감을 주는거 아닌가 생각도 들어라구요. 전쟁이 당연히 대안은 아니죠. 그 이면에 고뇌가 느껴졌어요 ㅠ 안타깝더라구요.
YG
앗, @장맥주 작가님과 통했음. :)
YG
메리 셸리가 울스턴크래프트의 사상과 혁신을 분석하는 글을 쓰면서 어머니의 명성을 회복하는 데에 자기 재능을 썼더라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해보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40장 698쪽,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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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저도 메리가 고드윈, 셸리 등과 엮이지 않고 어머니에게 집중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봤어요.
borumis
그쵸. 참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게 해 준..;;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주말 아침 이동 중에 메모만 해놓고 공유 못 했던 인용들 방출합니다. :) 9월에도 벽돌 책 함께 읽느라 고생하셨어요. 주말에 마저 완독하시고 서로 마무리 감상 주고받으면서 이 모임 마무리해요!
borumis
참, 전 영국 당시 copyright law에 대해 몰랐는데 이렇게 마구 작품을 날조했다니...! 전 그 후의 싸구려 프랑켄슈타인 영화들 때문에 이렇게 훌륭한 작품이 단순하게 왜곡된 줄 알았더니 이미 한첨 전 영상의 시대 전 연극부터가 이렇게 변형되었던 거군요..!
장맥주
좀 열 받기는 하는데 아마 창작자로서 메리 셸리는 그래도 그렇게 연극이 상연되는 것 자체는 기뻐했을 거 같아요. 저자 이름을 가리는 식의 도용도 아니고요. 저도 그런 기분이라서요.
참, 당시와 지금 연극 위상이 달라서 비교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요즘도 소설을 연극으로 만든다고 하면 작품 이용료는 거의 안 받거나 아주 소액으로 받습니다. 그냥 표로 대신 받는 경우도 있고요. 뮤지컬은 좀 다른 거 같습니다.
흰벽
추석연휴 이후 영 못 읽다가 이틀 전부터 열심히 따라가는 중입니다. 아직도 200쪽가량 남았네요. 울스턴크래프트가 임레이로 인해 보이는 모습들은 조금 속이 터졌어요. 이해를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아마도 제가 울스턴크래프트에게서 보고 싶던 모습이 아니어서겠지요…? 나중에 임레이와 사는 여배우에게 보이는 계몽적 태도도 좀 거슬리고요. 역시 속 터지게 하는 인물인 고드윈과의 연애를 비교적 성숙한 자세로 이끌어가는 모습은 멋지지만 울스턴크래프트의 삶이 안타깝다는 마음이 자꾸 드네요. YG님 메모를 보니 사후에는 더 복장 터지는 일이 벌어지는 것으로 짐작되어 더욱… 이토록 멋진 여성인데 말이죠. ㅠㅠ
장맥주
오늘 내일로 모임이 끝이군요. 정신없이 달리고 있습니다. 14장부터 20장까지는 밑줄 칠 겨를도 없이 푹 빠져서 읽었어요. 한심한 남자들이 줄줄이 나와서 혀를 차게 되는 가운데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 남자, 임레이와 어머니 메리의 결혼 생활을 응원하고 있어요. 그런데 20장 결말이 아주 찜찜하네요. 임레이 너 인마 한눈 팔면 나한테 혼날 줄 알아라...!
오구오구
앗 ㅠㅠㅠ 지금쯤 임레이 혼나고 있나요?
장맥주
26장을 막 다 읽었어요(오늘 남은 300페이지를 읽을 생각입니다). 임레이에 대해서는 찾아가서 혼내주고 싶은 마음까지는 안 들고, 만나게 되면 경멸 섞인 시선 던지는 정도로 끝낼 거 같네요. 임레이와 어머니 메리 사이에 벌어졌던 사건을 샬럿 고든은 편파적으로 묘사했다고 거의 고백합니다. 특별히 마음이 넓거나 대단히 명민하지 못한 남자가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 같습니다. 최소한의 책임은 지려고 했고.
어머니 메리가 고통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과정이 감동적입니다. 셰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영웅적 자질과 성격적 결함, 드라마틱한 운명, 격론을 불러일으키는 아우라 때문에요.
borumis
그러게요. 혼낼 가치도 안 느껴지는;;; 그저 메리의 통에 차지 않는 부족한 그릇이었던 것 같습니다.
셰익스피어 얘기하니 여기서 셸리의 마지막 배 '아리엘'도 그렇고 (폭풍우를 뜻하는 템페스트 작품에서 폭풍우를 만들어내는 요정 아리엘을 따서 배 이름을 지은 것 자체도 문제;;) 대항해 시대와 enlightenment의 순진한 낙관주의를 비꼰 듯한 여주인공 미란다 ("오, 멋진 신세계여!")도 그렇고 당시 혁명과 로맨티시즘을 이끌어가던 주인공들의 부족한 점을 그들의 삶과 작품을 면밀히 관찰하고 연구했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셸리의 입장에서는 그런 점에서 한발짝 물러나서 더 성숙한 관점과 그 시대를 앞서가는 작품을 만들어낸 것 같아요. 작가로서도 그렇지만 울스턴크래프트는 reviewer, 셸리는 editor로서 그런 객관적인 고찰을 더 갈고 닦았을 것 같아요.
장맥주
21장, 셸리만 ㅆㄹㄱ인 줄 알았는데 바이런 이 자식도 그냥... 클레어 편지 읽는데 마음이 미어집니다.
장맥주
“ 글을 쓸수록 점점 더 메리는 자신이 느끼는 고통을 자신이 임레이보다 우월하다는 증거로 여기게 되었다. 메리의 비탄은 사회적 관습으로부터의 자유를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깊은 감수성을 보여주었다. ”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409쪽,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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