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2. <더 나은 세상> 읽고 답해요

D-29
그렇다면 내가 할아버지를 위해 책을 쓴 일은 솔론이 말했던 것처럼 사후의 사건이 삶의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일까? 우리는 사후 세계의 존재를 믿지 않고서도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은 세상 - 우리 미래를 가치 있게 만드는 83가지 질문,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피터 싱어 지음, 박세연 옮김
고래잡이는 삶의 기쁨을 영위할 줄 아는 지적이고 사회적인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안겨다준다는 점에서 금지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자국에서 방관하는 동물들의 고통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다른 나라의 문화적 편향을 거론하는 일본의 주장에 정당하게 반박하기 힘들 것이다.
더 나은 세상 - 우리 미래를 가치 있게 만드는 83가지 질문,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피터 싱어 지음, 박세연 옮김
“짝짓기를 못한다면, 이 칠면조는 어떻게 태어났을까요?”
더 나은 세상 - 우리 미래를 가치 있게 만드는 83가지 질문,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피터 싱어 지음, 박세연 옮김
그가 맡은 첫 번째 일은 수컷 칠면조의 다리를 붙잡아서 거꾸로 들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면 다른 직원이 그 칠면조에게 자위행위에 해당하는 일을 해서 정액을 뽑아낸다. 진공 펌프를 사용해서 정액을 빨아들이고 주사기에 포집한다. 이 작업은 증량제로 희석한 정액이 주사기를 가득 채울 때까지 반복된다. 다 채운 주사기는 암컷 칠면조 사육장으로 옮겨진다. 짐은 암컷 사육장에서도 기묘한 일을 했고, 더 끔찍했다고 말했다. 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한 손으로 암컷의 다리를 엇갈리게 해서 잡는다. 그러면 무게가 9~14킬로그램 정도 나가는 암컷은 두려움에 날개를 퍼덕이며 발악한다. 암컷은 대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 끔찍한 일을 일주일에 한 번씩 당해야 한다. 먼저 움푹 팬 구덩이 끝에 암탉의 가슴이 닿도록 내려놓고, 꼬리의 끝이 하늘을 향하도록 한다. 다른 손으로 항문과 꼬리 부위를 잡아서 꼬리 깃털이 위를 향하도록 한다. 동시에 발을 아래로 잡아당겨 엉덩이를 똑바로 세우고 항문이 열리게끔 닭의 몸을 ‘꺾는다’. 인공수정 기술자가 엄지손가락을 항문 바로 아래 구멍으로 밀어 넣고는 수란관 끝이 보일 때까지 구멍을 벌린다. 그 속으로 공기 압축기 호스와 연결된 정액 빨대를 삽입한다. 기술자가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압축된 공기가 발사되면서 정액이 함유된 용액이 수란관으로 주입된다. 그러고는 그대로 내팽개친다. 짐은 12초에 한 번, 한 시간에 300번씩 칠면조의 몸통을 꺾고, 하루에 10시간을 일했다. 놀란 칠면조가 배설물을 쏟아낼 때면 몸을 잽싸게 피해야 했다. 속도를 못 따라잡을 경우에는 현장 주임의 입에서 쏟아지는 거친 욕설을 그대로 받아내야 했다. 짐은 내게 지금까지 해본 일 중에서 가장 힘들고, 정신없고, 더럽고, 역겹고, 보수가 낮은 일이었다고 했다.
더 나은 세상 - 우리 미래를 가치 있게 만드는 83가지 질문,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피터 싱어 지음, 박세연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A-3. 피터 싱어는 동물 해방 운동의 대표적인 인물로, 책의 18번째 챕터 <동물은 인간에게 어떤 존재인가>에서 동물을 'what'이나 'that'이 아닌 'who'로 지칭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싱어는 언어가 사회의 부조리를 반영하고 강화한다고 보며, 동물에게도 'who'라는 지칭을 이용해 종차별적인 인식을 바꾸자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동물을 셀 때 '마리' 대신 '명'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는 싱어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편으로는 우리가 어떻게 부르던 동물 입장에서는 알아들을 수 없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She, he, 명 등으로 바꾸는 의견에 동의합니다만 사회의 반발이 심할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종차별적인 시선을 인간의 특성으로 받아들이고 그걸 이용해서 종차별적인 범위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푸바오가 있기 전, 사람들은 판다를 아는 동물로 인식하지 않았잖아요. 그런 것처럼 돼지도, 소도, 물살이도 이름을 붙여서 스토리텔링과 스타화하면, 아는 동물 범위에 들어가고 식육의 대상에서 점차 배제하게 되지 않을까요? 개나 고양이가 '아는 동물'이기애, 개와 고양이를 먹는 행위가 반인륜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 것처럼요.
언어를 사용하는 뜻에서 사회의 차별을 엿볼 수 있다는 사실에 공감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자주 듣던 욕설이 생각났습니다. '병신' 이는 장애를 가진 이를 비하하는 말이지만, 실생활에서는 욕설로 타인을 욕보일 때 주로 쓰입니다. 이 단어를 접할 때마다 장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차별적인 시선을 느끼고는 했습니다. 책을 보면서 언어가 사회의 부조리를 반영하고 강화한다는 주장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 동물을 셀 때 '마리' 대신 '명'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위의 주장과 비슷한 결을 보입니다. 일부에서는 동물에게 알아들을 수 없는 주장이지만 우리는 이를 해내야 합니다. 언어를 시작해서 그들에게 인격체로 존중한다면 사회는 진일보할 것이며, 후에는 동물 실험을 금지하고 도살장을 탈출한 소를 지켜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인격체로서 원초적인 윤리 원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는 그들이 사물보다 인간에 더 가깝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지금은 언어부터 바꿔 나가야 할 것입니다.
물고기에 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요, 주요 내용은 물고기라는 단어가 종차별적인 표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살아 숨 쉬고 감각을 느끼는 하나의 생명체를 '고기'라고 부르다니요. 기자님께서는 '물고기'라는 표현이 오직 인간에게 먹히기 위해 존재하는 살덩어리로 한정하는 표현이라고 했습니다. 기사를 읽고 나니 뒤통수를 얻어맞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세상에,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쓰는 말에도 차별적 시각이 존재한다니요. 우리는 인종차별, 성차별 등 인간과 관련된 차별 행위엔 엄격합니다. 내 일이 아니라도 화를 내고 바로 잡으려고 하죠. 그런데 동물과 관련한 차별 행위에는 너그러움을 넘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맥락에서 (비록 의미 없다 여겨질 수 있겠지만) 인간에게 사용하는 표현을 동물에게도 똑같이 적용해야, 동물과 인간과 똑같이 생명이 있는 존재라는 걸 사람들이 깨달을 수 있다 생각해요.
제가 읽은 기사도 첨부해요.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82115404599847
물살이라는 말을 이번에 처음 들었습니다. 덕분에 물에 사는 존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봅니다.
체험기사로 유명한 남형도 기자분의 기사였군요, 저도 하느리님 댓글 읽으면서 물고기라는 단어를 다시 보게 됐네요, 그러고보니 '물에 사는 고기'를 뜻한다니, 저도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어요. 물살이라는 단어 참 좋네요, 이런 지적이 있고, 다시 생각해보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대체단어를 함께 고민해보면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가는거겠죠? 조금씩 물살이란 단어를 생활 속에서 써봐야겠습니다.
저는 언어가 인식을 바꾼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피터 싱어의 주장을 지지하는 편이에요 이제 우리나라도 더이상 애완견이라고 부르지 않고 반려동물이라고 부르죠 여기에서부터 동물을 생각하는 시선과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질리면 버리는 장난감이 아니라 책임지고 함께하는 생명체이자 가족으로서 대하는 노력은 절대적인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동물의 권리도 중요하다는 인식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동물의 권리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언어가 사회의 인식을 나타내고, 그러한 면에서 '명'과 같은 단어를 쓰는 것에 대한 논의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만 이 것이 맞다는 것을 아는 것과 별개로 사회 일반적으로 거부감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라 '명'으로 부를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거나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명'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 같고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단어를 찾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동의하는 바에요. 대중이 어떤 낯선개념을 받아들이기까지는 불편한 논란들이 전개되겠지만 그것이 '위선'의 단계를 거쳐 실질적인 진보를 일궈낼수 있다고 믿습니다. 피터 싱어님의 말처럼 "말은 사회에 영향을 미치"니 말입니다. 여기서 실질적인 진보는 내가 키우는 반려견이 알아듣고 행복해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 정당성 없이 생명체에게 고통을 가하는 일이 줄어들거라는 겁니다.
저도 이 생각의 흐름을 지지하는 쪽이에요. 무엇보다 이런 문제제기가 생겨남으로 인해 기존 개념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느낄수 있게 되니까요. 사람과 같은 위치에 두지는 못하더라도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고, 고통을 느끼며,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명체라는 걸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을때 변화가 시작될테니까요. 상상해보면 반려동물에게 '명'을 붙여 부르는건 논란이 많아도 받아들여질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느껴져요. 그런데 마트에서 파는 고기에 '명'자를 붙인다면? 이건 정말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겠구나 싶은 상상이 듭니다. 한편으로는 저 스스로 반려동물과 먹는 고기의 생명은 전혀 다른 계층으로 생각하고 있다는게 느껴져서 좀 씁쓸하기도 하구요 ㅠㅠ
인권과 동물권은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who'나 '명'은 저에게 아직까지는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의 느낌이 강합니다. 생명의 존재는 중요하지만 어디까지를 who로 지칭하는 동물로 할지 등의 논의까지는 아직 조금 어렵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사물을 남성명사와 여성명사를 구분하는 서양식 사고에서는 의인화 하는 것에 익숙할 지 몰라도 한국인에게는 반감이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반려동물 보유세'도 같은 선상에서 고민해 볼 필요는 있을 듯 합니다.
A-3 인간도 동물이므로 충분히 가능한 지칭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의식속에서는 자연자체를 인간과 동일시하는 영역이 있기에 의인화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동물과 인간이 대등한 위치라는 것을 자꾸 생각해야 동울의 동물권도 지켜질 거라 생각됩니다.
대신에 사람을 마리로 부르는 것은 어떤가요?
전 인간이라는 종은 다른 동물과 구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른 특별한 종이고 지구를 파괴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환경도 생물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that'이라는 지칭은 물건과 동일하기 때문에 반대하지만 '마리'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건 동의하기 어렵네요.
A-3 물고기를 물살이로, 동물을 셀 때 '마리'가 아니라 '명'으로 하는 걸 처음 봤을 땐 참신하다고 생각했어요. 나름 시도해보기도 했고요.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종에 따른 차이를 뭉개는 느낌이라 그렇게 인간에게 쓰는 언어로 슬쩍 합친다고 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이 높아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위에서 이야기 된 것처럼(여성인권에 대한 설문내용) 언어만 번지르르해질 것 같기도 하고, 차이를 직시하는 것이 다 차별이 될 것 같고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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