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기> 튤립 버블을 다룬 고전! 흡입력 엄청난 그 작품, 검은 튤립

D-29
웃긴 건 코르넬리우스는 옆집의 이작 복스텔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거예요ㅋㅋ 그는 정말 오로지 자신의 관심사인 검은 튤립을 피우는 것만 몰입했을 뿐이죠.
코르넬리우스는 한마디로 가진자의 여유?가 있었던것 같아요. 왜 우리네 인생은 가지지 못한 자들만 아등바등하게 보이는거죠^^;; 여유있는 척?하며 살고싶은 ㅣ인입니다ㅎㅎㅎㅎㅎ
아직 읽는 중이시라 스포는 금지겠죠^^ 복스텔의 행동이 나빴지만 살짝(?) 귀엽게 상상되기도 하더라구요ㅎ
하를럼에서 열린 상금 10만 플로린이 어느 정도 가치였냐고하면, 당시 시내의 집 한 채가 1200플로린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으로 치면 서울의 집 90채를 살 정도의 돈이었다고 해요. 상금의 규모를 보면 검은 튤립이 인간의 욕망을 투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엄청난 상금을 차지하기 위한 이작 복스텔의 선택은 욕망에 굴복한 한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것 같습니다.
고전모임에서 지정해준 덕분에 <검은튤립>을 읽어보게 되었어요. 참 어찌보면 사람에게 선입견이란게 무섭기도 하단 생각을..^^;; 작가에 대해 잘몰랐어도 이 작가가 쓴 다른 소설 두편이 익숙한 탓에 검은튜립, 역시 흥미롭게 읽었던것 같아요
다른 두 작품은 영화화 된 것도 있고해서 너무나도 유명하죠ㅎㅎ
우리 각자에게 검은튤립은 무엇일까 과연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욕망의 소유물은?^^ 독서모임에서의 이런 질문에 급 진지해지기도 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코르넬리우스처럼 자신의 일이나 취미에 몰입하여 다른 것들을 소홀히 하는 사람들이 꽤 많더라구요. 한때 그런 사람들을 워커홀릭으로 부르기도 했지요. 지금도 운동에 빠진 사람, 연구에 빠진 사람들을 보면 그 어떤것보다 자신이 지금 하고자 하는 것에 몰입한 모습에서 코르넬리우스가 살짝 비춰지기도 했습니다.
판 바에를르는 생각을 짜낸 튤립 재배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북스텔은 계획을 세운 사람들에 속했다.
검은 튤립 82,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송진석 옮김
"나는 위대한 검은 튤립을 발견해 낼 거야." 하고 코르넬리 우스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나는 10만 플로린의 상금을 받아 낼 거야. 그리고 그것을 도르드레흐트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테야. 그리하면 내전 때 으레 부자에게 품기 마련인 증오도 가라앉겠지. 나는 공화파도 오렌지 당파도 두려워할 필요 없이 내 화단을 마음껏 가꿀 수 있을 거야. 나는 또 어느 날 폭동이 일어나 도르드레흐트의 상점 주인들과 항구의 어부들이 가족들을 먹이기 위해 내 구근들을 빼앗으러 오지나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내가 구근 하나를 사기 위해 200 혹은 300플로린을 치렀다는 소문이 들릴 때면 이따금 그들은 낮은 소리로 나를 위협하잖아. 결정했어. 하를럼 상금 10만 플로린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거야. 비록…………."
검은 튤립 91,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송진석 옮김
세상사에 관심없고 정치적 감각이 떨어지는 순수(?)한 인간이랄까. 연예인이 많은 기부를 해도 악플 다는 사람들은 아주 많다는...
전 여기도 좀 웃었어요ㅋㅋ 본인 재산이 40만 플로린이 있고 매년 들어오는 수익도 1만 플로린 정도라고 하는데, 부자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그 돈으로 자선을 배풀어야지, 본인의 명예와 욕심에 검은 튤립을 만들면서 그 이유를 가난한 사람을 돕기 위함으로 둔갑한 게 어이가 없었어요.
저도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지구여행자님은 코르넬리우스의 순진함을, 모임지기님은 위선을 느끼셨군요ㅋㅋ 정치엔 무관심한 우리의 주인공이 안전하게 오래도록 튤립을 재배하기 위해 나름의 책략을 고안해내는 모습에서 그의 집념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내 재산으로 선행을 하고 있지만, 이 상금도 그렇게 쓰고 싶어! 라고 했으면 더 완벽한 선의의 인간이 되지 않았을까 했어요. 본인 재산이 상금보다 더 많이 있지만 그걸로 선행을 베푼다는 말은 없지요ㅎㅎ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에 검은튤립을 통한 상금에 가치를 두기보다 그 명예에 더 관심을 뒀던 것 같기도 하구요. 10만 플로린은 엄청나게 큰 돈이지만, 검은 튤립의 최초 생산자로 기록될 영광은 그 돈에 비할 바가 못된다고 생각한 코르넬리우스였다고 봅니다. 반대로 복스텔은 명예도 명예지만 10만 플로린이라는 돈의 욕망에 지배당한 인물이구요.
그러나 나쁜 생각의 무서운 점은 나쁜 영혼이 그것과 차츰차츰 친숙해진다는 사실에 있다.
검은 튤립 101,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송진석 옮김
감방을 떠나면서 젊은이는 로자의 오그라진 손가락 사이로 성경의 누런 페이지를 보았다. 이 종이에는 코르넬리스 드 비트가 그토록 힘들고 고통스럽게 쓴 몇 줄의 글이 적혀 있었다. 만약에 코르넬리우스가 이 글을 읽었더라면 그것은 틀림없이 그와 튤립을 구했을 것이다.
검은 튤립 139,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송진석 옮김
이 책이 이렇게 쓰여질 수밖에 없었던 사건이었지요. 모든 이야기들이 그렇지만, 거기서 그걸 했더라면(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장치들이 있는 것 같아요.
이 부분 마지막 문장으로 작가의 시점이 들어가 있어서 좋았어요. 마음이 너무 답답하고 안타까운데 그 순간을 함께 지켜보고 있는 누군가가 있단 게 좋았답니다.
책을 읽으면서 튤립 버블에 대해 조금 알면 좋을 것 같아서 찾아봤는데요. 왜 이 당시 네덜란드인들은 튤립에 환장했고, 소설 속에서는 검은 튤립이라는 허구의 꽃을 심어놓았는가에 대해서요.
우선 이 당시는 네덜란드가 유럽 내에서 상당한 힘이 있었다고 합니다. 무역 등으로 국가 자체가 상당히 부유했다고나 할까요. 사람들이 돈이 많아지니 쓸 곳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귀족들만 기르던 튤립에 관심이 가게 된 것이죠. 튤립은 완전한 사치품이었어요. 개화가 끝나고 시들면 그것에 투자했던 돈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게다가 네덜란드의 기후는 튤립을 키우기 좋은 기후도 아니었구요. 하지만 튤립이 개량되면서 네덜란드에서도 키울 수 있게 됩니다. 색이 선명하고 잎이 부드러워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모두 가지고 있었던 꽃이 바로 튤립이었지요. 게다가 이 당시엔 구근을 심어 꽃을 피울 때까지 어떤 색과 모양의 꽃이 나올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고 합니다. 구근을 구매해 희귀한 튤립을 얻는 것, 지금의 복권과도 비슷한 방식인 것이었어요. 사람들이 너도나도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요소들이 튤립에 많이 내재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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