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성북구 비문학 한 책 ④ 『탄소로운 식탁』

D-29
저는 5장을 희망회로를 돌리면서 읽었는데요, 사실 디지털 탄소 발자국보다 스마트팜 탄소발자국이 더 효용있다고 생각해요 ㅎㅎ 비교 대상이 없다는 건 한국의 스마트팜 기술이 세계 선도 수준이라는 뜻이고.. 어려운 기술이니까요. 앞으로 에너지 절약을 위한 방향으로 정부를 압박한다면 ^^; 지금보다 더 친환경적인 시설로 바뀔 거라 기대해 봅니다.
4장은 2,3장과는 좀 달랐습니다. 공장식 축산으로 가축의 경우 엄청난 양의 고기 생산이 현재 가능하게 되었는데요, (이것이 좋다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양식장의 경우는 그에 비견될 만한 기술적 발전이 없었나 보네요. 그러니 근해에서 물고기를 잡지 못하고 먼 바다까지 무수한 탄소 발자국을 찍으며 오가고 있는 것이지요. 양식업이 발전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바다를 오가는 배들의 연료, 그리고 어망, 각종 어업 도구들로 인한 환경오염까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 저의 경우 돼지, 소에는 감정적 이입이 쉬워서 꼭 기후 위기 문제가 아닌 동물권 측면에서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어류는 그러한 동정심이 강하게 들지는 않더라고요. 이런 점에서도 참 인간의 한계랄까...그런 것을 느끼게 되네요.
나는 지구가 이렇게 망가진 건 인간의 무심함 때문이며, 그 무심함은 무지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깊이 알면 감히 이토록 많은 온실가스를 뿜어낼 수 없다.
탄소로운 식탁 - 우리가 놓친 먹거리 속 기후위기 문제 _p.232_ 4장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어업의 세계_, 윤지로 지음
가축, 아마존, 식물까지.. 다 읽고 나니 4장 들어가기가 무서울 지경이더라고요. 인간 빼고 모두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과 계속 놀라움과 당황스러움에 멍한 상태에요. 너무 무지했다는 데 부끄럽고 무심함이 정말로 무지에서 나오는 구나 싶어 더 알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바다와 어업.. 의 세계는 또..어떨지.. 계속 읽어 나가겠습니다!!!
지구 역사에는 지질학자들이 '지루한 10억 년'이라고 부르는 시기가 있다. 18억 년 전부터 8억 년 전까지 10억 년 동안 생물 진화에서도, 기후에서도, 지질학적으로도 놀랄 만한 이벤트 없이 흘러간 시기라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지루한 10억 년이 지나자 생명체는 갈수록 구조적 복잡성을 띠었고, 5억 4000만 년 전에 이르면 해양 동물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바로 캄브리아기 폭발이다. 고생대의 대표 얼굴인 삼엽충과 사슴벌레와 새우를 합쳐놓은 것 같은 아노말로카리스 등 지금 우리 눈에는 약간 괴기스럽지만 드디어 동물다운 동물이 등장했다. 4억 년 전에는 동식물이 육지로 진출했고, 적응과 진화 그리고 우연이 합쳐져 오늘날에 이른다.
탄소로운 식탁 - 우리가 놓친 먹거리 속 기후위기 문제 p.234~235, 윤지로 지음
태초에 바다는 공기를 가득 채운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의 열을 식혀줬다. 바다는 처음으로 생명을 품었고, 그 생명이 오늘날 우리를 있게 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바다가 지구를 지구답게 만들어줬다는 사실을, 바꿔 말하면 바다가 달라지면 지구도 달라질 거란 사실을 자꾸만 잊는다. 인류는 산업혁명이 준 풍요로움에 취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양을 수십만 년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렸고, 이는 논에서도 밭에서도 축사에서도 그리고 우리의 출발점, 바다에서도 똑같이 벌어졌다. 사람들은 증기기관이 밀어주는 배를 타고 열심히 바다로 나가 정신없이 물고기를 퍼담았다. 100년도 못 가 물고기 씨가 마를까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이제는 '나가서 잡기' 대신 '가뒤서 잡기'로 눈을 돌렸다. 또다시 화석연료에 기댄 채 말이다. 인간은 자연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 할 때가많다. '만물의 영장'이란 표현만 봐도 그렇다. 인간은 모든 존재의 위에 있으며, 욕심이 지나쳐 지구를 아프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지구의 미래'를 위해 온실가스를 감축하자고 말한다. 착각이다. 기후변화로 위기를 맞는 건 지구가 아니라 우리다. 지구는 불구덩이처럼 뜨거울 때도 얼음처럼 차가을 때도 끄떡없었다.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나무가 산소품 공급하는 건 바다와 나무 입장에선 인간과 아무 상관없는 일이다. 그저 그렇게 생겨서 그렇게 할 뿐이다. 그러니 지구를 죽이고 살린다는 거만한 표현은 넣어 두고 이렇게 말하자. 우리는 자살골을 넣고 있다고.
탄소로운 식탁 - 우리가 놓친 먹거리 속 기후위기 문제 p. 264~265, 윤지로 지음
4장을 읽으면서 들었던 첫 번째 생각은.. 일단 "내가 바다에 대해 아는 게 없었구나." 였습니다. 그리고 4장 초반부에 나오는 빅 히스토리 방식의 바다 이야기.. 너무 좋았습니다. 문득 든 생각입니다만.. 우리는 흔히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라고 하면.. 자연스레 산을 먼저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바다가 먼저여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다시금 갖게 되었습니다. 해당 이야기를 먼저 알고 나서.. 나중에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투기)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정말 투기가 시작된 날........ 정말 많이 우울했습니다. (자우림의 김윤아 님이 당시 느꼈을 감정이 무엇이었을지 저는 왠지 상상이 갑니다...) 투기를 걱정하며 그것을 막으려 했던 여러 사람들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방류가 되었기에.. 너무 끔찍했습니다. 저는 그 날 이후로.. 계속 바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지금도 계속 투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고통스러워서 잠깐씩 외면을 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에고... 정말 걱정입니다.(제 의식의 흐름도 이쯤 되면 걱정이고요..)
짧지만 여러 생각에 잠기게 하는 챕터였습니다. 워낙 모르던 분야라서요. 262쪽부터 몇 페이지 동안은 허탈하기도 하고 착잡하기도 했어요. 원양어업 부문 연료 소비량 통계 자체를 믿을 수가 없구나, 탄소 관련 다른 통계들은 믿을 수 있는 걸까, 기초 통계 자체가 이렇게 부실한데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어떻게 정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원양어선이 이렇게나 전세계 곳곳에서 어획한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만큼 어획량의 한계가 왔음을 보고 정말 2040년에는 좋아하던 수산물을 맛보기가 어려운 것인가? 라는 걱정이 생겼습니다. 먼 훗날 자연산 수산물의 수요가 넘쳐서 가격상승이 불가피해지면 소위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아찔한 생각이 들었네요.
기후위기로 위기를 맞는 건 지구가 아니라 우리다. 지구는 불구덩이처럼 뜨거울 때도, 얼음처럼 차가울 때도 끄떡없었다.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나무가 산소를 공급하는 건 바다와 나무 입장에선 인간과 아무 상관없는 일이다.
탄소로운 식탁 - 우리가 놓친 먹거리 속 기후위기 문제 p.265, 윤지로 지음
4장 읽으면서도 대충 앍고 있던 것들을 좀 더 자세히 알게되었어요. 그럼에도 답답한 마음은 좀처럼 없어지지가 않더라구요. 육고기대신 어패류는 섭취하고 있는데, 이것마저 끊어내야하나라는 고민도 했어요. 육지 근처에서 어업이 잘 안되니 더더욱 먼 바다로 나가야하고 그러다보니 또 탄소를 배출해낼 수 밖에 없고…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이 기후변화의 해를 끼치고 받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부자들이 친환경이라는 이미지를 사고 싶어 한다. p322
탄소로운 식탁 - 우리가 놓친 먹거리 속 기후위기 문제 윤지로 지음
책을 쓰는 내내 나는 한국의 농축어업이 '3無'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데이터가 없었고, 정책이 없었다. 그리고 정책이 있는 곳엔 감시가 없었다. p335
탄소로운 식탁 - 우리가 놓친 먹거리 속 기후위기 문제 윤지로 지음
데이터가 없고 정책이 없고 감시가 없다... 와....이런 문장이라니 가슴이 너무 따갑네요 ㅠ
2048년이면 바다가 텅텅 빌지도 모른다니 한국인이 이렇게 어패류를 많이 먹는다니 몰랐네요 너무 무지했던 것 같아요. 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낭비 없이 적게 먹고 적게 쓰는 것이겠군요
2050년쯤엔 한국도 1년 중 여름이 6개월 정도일 거란 얘길 들었어요. 2024년도에도 이미 4개월째 여름인 거 같아요 ㅜ.ㅜ 그때 되면 생태계가 어떻게 바뀔지....막 슈퍼에서 망고 팔고 그러겠죠?
인간은 자연이 인간을 위래 존재한다고 착각할 때가 많다
탄소로운 식탁 - 우리가 놓친 먹거리 속 기후위기 문제 윤지로 지음
'모두 고기를 끊자'고 말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살던 대로 살자'고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지나침'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탄소로운 식탁 - 우리가 놓친 먹거리 속 기후위기 문제 81쪽 , 윤지로 지음
기후 위기나 동물권으로 채식을 한다고 하면 비아냥을 듣기 쉽죠. "돼지만 불쌍하고 쥐는 안 불쌍해?" "우리나라에서만 잘 해도 소용없데, 미국에선 분리수거 안 하고 그냥 버린데." 이런 아니꼬움에는 비건이나 환경활동가들의 도덕적 우월성을 드러내는 모습에 대한 반발심이 섞여 있고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구 한 명을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저 역시 기후 위기를 위한 모든 노력들(먹거리, 에너지 전환 등)이 때로 너무 보잘 것 없게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그래도 저 위의 책 속 문장처럼 '지나침'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작더라도 각자가 할 수 있는 만큼 실천하면 좋겠다 싶습니다. 결국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겠죠. 저에게는 이 책이 일단 멈춰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어서 참 감사하네요.
그 비아냥이 싫고 제 자신이 떳떳하지 못한 것 같아서 종종 작은 실천을 하더라도 혼자서만 슬그머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ㅠㅠ 더 많은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기르기 위해서 이 책이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서 저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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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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