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행복했던 친구에게서 용희와 같은 기분을 겪는 건 너무 슬픈 일입니다~ 기억해보면 어렸을 때는 마냥 좋던 관계가 부모나배우자의 재력에 따라 처지가 바뀔 때, 그래서 그들에 대한 시기나 질투의 감정이 생기면 더없이 비참한 기분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30대 때는 유달리 이런 기분에 많이 시달리며 더 힘들었던거같습니다 예전에는 친구들과 가족간의 행복한 시간들이 당연하게 느껴졌는데 이젠 시간이 흐를수록 아직도 그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현실에 자꾸 감사드리게 되더라구요~^^
[📕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거북별85
아린
초등 아니 국민학교 때 부터 친한 친구들이 몇몇 있는데 각자 상황이 다 달라요. 하는 일이나 연봉이나 시댁관계나 아이가 있고 없고나 남편과의 관계나 친정과의 관계나.
너무 어렸을때 부터 친했던 친구라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이인데..각자 결혼하고 임신하고 육아하느라 점점 만나기가 힘들어 지다 보니.. 그 사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서로에 대해 공백이 생기다보니.. 말하는데 조금 조심하게 되는 부분들을 생기더라고요..
장맥주
아내랑 서로 여러 번 처지가 바뀌었네요. 둘 다 직장이 있었던 기간이 길긴 한데, 가끔 한쪽이 실업 상태였을 때가 있었어요.
제가 첫 회사에 취직했을 때에는 당시 여자친구(현 아내)가 취준생이었고, 이후에 아내가 첫 회사에 취 직했을 때는 제가 취준생이 되었어요. 이후에 아내가 잠시 백수이고 제가 회사원인 기간이 있었고, 다시 아내가 회사원이고 저는 프리랜서(초창기에는 정말 백수)가 되었다가, 이후에는 제가 그럭저럭 수입이 있는 소설가이고 아내가 창업자(초창기에는 일 많고 돈 못 버는 직업)이 되었습니다.
원래 실업 상태에 있으면 사람이 위축되지요. 게다가 아내나 저나 근면한 노동자 근성이 강한 편이어서, 일을 안 할 때에는 주눅이 들었어요. 그런 때 일하는 쪽이 상대를 잘 배려해줬던 게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siouxsie
억...저도 이거 쓰다가 너무 TMI라서 다 지웠는데, 저희 부부는 부모님의 경제 상황까지 역전된 케이스예요.(저희집은 부도까지 났었어요) 어찌 보면 진짜 제가 뻥 차여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는데.....훗...이놈의 사랑이 뭔지....(돌던지지 마세요!! 아얏 아얏!)
근데 그런 이유로 헤어질 거면 애시당초 결혼 안 하고 헤어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비즈니스로 결혼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누군가에게 부채감을 느끼는 결혼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합니다.
연해
가만히 읽다가 혼자 또 숙연해졌어요. 장작가님과 대표님도 그렇고, @siouxsie 님 부부도 그렇고. 두 부부의 (찐)사랑이 너무 아름다워요. 지난달 모임에서 수줍게 앉아계셨던 종이인형님의 모습도 다시금 떠오릅니다(말씀도 조곤조곤 잘 하시고).
siouxsie
저흰 장맥주님 댁처럼 진정한 트루러브는 아니고요~
외모 보고 결혼한 사이에요!!(아얏! 아얏!!)
김의경
수지님 그게(외모 보고 결혼한 사이) 찐사랑 아닌가요? 흠...
siouxsie
어머낫! 전 돈이 전부인 줄 알았거든요~
돈은 둘다 없어서 외모로 타협한 건데 제가 세상을 너무 몰랐군요!
장맥주
저희는 서로 주량 보고 결혼한 사이입니다아. ^^
siouxsie
진정한 뉴제너레이션 부부시네요! 따봉
장맥주
저희 제너레이션에서는 아주 드문 일은 아니었던 거 같습니다. ^^
연해
저는 두 분을 지난 모임에서 직접 뵀기 때문에 끄덕끄덕 할 수 있습니다!
두 분의 출중한 외모:)
누구야, 누구! 제가 막아드릴 게요(아얏 아야얏!!).
siouxsie
여기요~~~지우기 기능은 진짜 없는 건가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장맥주
저희 부부도 결혼할 때 어느 한쪽 집안이 결혼을 극렬히 반대했는데 이유가 경제 문제 때문이었어요. 지금 생각하니 참... 집안 반대 신경 안 쓰길 정말 잘했어요. 훗... 이놈의 사랑... ㅋㅋㅋ
서로 금액과 거래 조건에 잘 합의하고 정산도 깔끔하게 하면 비즈니스적인 결혼도 오래 갈 거 같은데, 그게 안 돼서 늘 사달이 나는 거 같습니다.
siouxsie
아니 두분이야말로 외모땜에 결혼한 줄 알았습니다만~
집안반대 정도는 있어야 역경을 딛고 이겨낸 사랑이죠.
저흰 두 집 다 서로 딱히 맘에 드는 건 아닌데 10년 사귀어서 다른 사람하고 결혼 못하겠지하는 분위기라 뜨듯미지근 했어요.
심지어 결혼 안 하고 장난하고 있냐는 소리도 듣고요. (연애만 계속 하면 장난인가요?)
경제적인 건 한순간에 뒤집어질 수 있다는 걸 제 인생 보고 깨달았어요. 전 굳이 따진다면 현재 그 사람의 경제력 보다는 지금 가진 걸 다 잃었을 때, 뭐를 해서든 일어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생각해요.
뭘 보고 사귀든, 결혼하든 유책임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평생을 살든, 헤어지든 인생을 낭비했단 생각은 안 들 거 같습니다. 자꾸 책임을 회피하려니 다들 그 부분에 지치고 상처 받는 듯해요. 그래서 인간관계에서까지 가성비 따지는 슬픈 현실이 생기고요.
장맥주님은 결혼으로 인생의 세잎 클로버(행복)를 얻으신 듯~~
연해
10년 연애 말씀하셨던 기억 떠올라요. 연상연하 커플이었다는 말씀도:)
@siouxsie 님의 괄호 속 문장에 가만히 미소 지었습니다. 저는 계속 장난만 치고 있는 것 같아서요. 근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기도 하고... 아직 저에게는 여전히 무거운 주제 같아요.
"그 사람의 경제력보다는 지금 가진 걸 다 잃었을 때, 뭐를 해서든 일어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말씀에 고개를 주억거렸어요. 저도 이게 정말 중요한 것 같은 게, 인생이라는 게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건데, 잘 풀리는 사람이 계속 잘 풀리리라는 보장도 없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서요. 다만 그게 저일 때는 떳떳(?)하지 못한 것 같아서 괜히 주눅들기도 하고, 그랬네요.
그래서 이제는 그때그때 삶을 대하는 태도나 생활력, 도덕성, 정성, 진심 등을 더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역경의 상황이 찾아와도 그 상황을 유연하게 풀여가고자 할 의지가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 이게 정신력인 것 같고, 더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가짐 같기도 해서요.
저는 그런 의미에서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는 사람들이 좋더라고요. 나라는 사람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삶을 이렇게(?) 살고 있는 이유가 명확하다면 그 사람은 앞으로도 잘 살 것 같거든요. (누군가에게는 조금 괴짜같아 보일지라도) 왠지 모르게 든든하기도 하고 멋지기도 하고요. 삶이 고단하든 승승장구하든 제가 선택한 삶이라면 저는 기꺼운 마음으로 감당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콜센터, 하...
진상들을 만나면 속이 울렁거리고 귀에서 피가 날 것 같아요.
장맥주
저희는 동거를 하고 있었는데 장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셔서 제가 우리끼리 결혼하자고 했어요. 그리고 외모+술기운 때문에 사귀게 되었습니다. ^^
siouxsie
저희도 동거하다 오피스텔이 넘 구리고 관리비가 비싸서 뛰쳐나오면서 결혼했어요. 혼인신고는 전세대출이 필요해서 한 거 같네요. 저야말로 무슨 회사일처럼 결혼을....
아주 예전에 제 로망이 (한국 드라마의 폐해지만) 남친 엄마한테 1억 받고 '우리 아이랑 헤어져 주렴'하는 말 듣고 헤어지는 거였는데, 그 어떤 어머님도 절 찾아 오지 않으시더라고요. 1억 주시면 기쁜 마음으로 헤어질 수 있었는데....1억 아니 천만원이라도.....
GoHo
로망이..ㅎㅎㅎ
어머님께 @siouxsie 님이 귀한 사람이었나 보네요~^^bb
연해
앗앗, 저 작가님의 『5년 만에 신혼여행』을 너무 인상 깊게 읽었던 터라, 읽으면서도 궁금한 점이 딱 이 부분이었거든요. 책에서는 반대에 따른 결과(그래서 우리는 결혼'식'을 하지 않고 혼인신고를 했다)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있던 것 같아서요. 근데 반대 이유가 경제 문제 때문이셨다니... 궁금증이 말끔히 해소되었습니다.
제 연인에게도 종종 이 책 이야기를 할 때면 궁금해하더라고요. 근데 두 분은 어떤 반대가 있으셨길래? 라면서요. 집안 반대 신경 안 쓰길 정말 잘 했다는 말씀에 박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전에 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상담 선생님에게도 비슷한 말을 들었던 적이 있어요. 결혼은 어차피 다 비즈니스라고(그걸 알아야 한다고). 그분과의 상담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지만, 충격과 공포(?)를 느끼긴 했었죠. 현실감이 필요한 건 맞지만(같이 행복하려면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할 테니), 그걸 너무 조건적으로만 걸어두는 게 요즘의 세태 같기도 해서 뭔가 씁쓸합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으니까요. 물론 그렇다고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도 아니고요.
주변에서 온통 조건 따지는 얘기만 듣다가 이 모임방에서 찐사랑을 하며 실존(?)하고 계신 두 부부( @장맥주 @siouxsie )의 생생한 말씀을 읽고 나니 마음 한 곳에 온기가 가득 차오르는 기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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