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앗, 저도 '판타스틱 개미지옥' 읽었어요. 벌써 출간된 지 17년이 되었네요.. 에밀졸라의 '여인들의 행복백화점'도 떠오릅니다. 전통적으로 감정노동을 여성들이 감당해와서 인지(현대에도 그렇지만요) 등장인물이 여성이 많네요.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리커버 에디션)에밀 졸라 일생의 역작 '루공-마카르' 총서의 열한 번째 작품. 그간 19세기 유럽 사회사나 풍속사 등을 다룬 각종 책에서 언급되어온 작품으로, 졸라의 작품 중에서도 여러 가지 면에서 '유일함'을 지닌 소설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세계 문학 사상 아마도 유일무이하게, 백화점이 배경의 역할에 머무르는 것을 뛰어넘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기능하는 소설이다. '세계문학의 숲' 17, 18권.
이 책 보니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에서도 다뤘던 거 같은데, 백화점 근무하시는 분들이 손님들이 쓰는 화장실에 가지 못 하는 것 때문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에 대해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소수자의 건강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질문해 온 김승섭이 그간의 연구를 소개하는 공부의 기록이자,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고백하는 분투의 기록이다.
엇, 저도 오줌권이라는 단어에 놀랐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 사회에 계급(?)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걸 암묵적으로 보여주는 잔인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생리현상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자 본능인데 말이죠). 차별은 기득권자들에게는 보이지 않고,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공기처럼 존재한다는 말씀도 가슴 아팠어요(저는 책은 아니고, 김승섭 교수님 영상에서 봤어요).
쉬야도 쉬야인데, 생리할 때가 제일 큰일이라고 하네요. 우울증이 심해진다고 해요. 신촌에서 은행 다니던 친구가 자긴 김밥 샌드위치가 제일 싫고(식사시간도 정해진 게 45분인데 그나마도 꽉 채워서 다 쓰면 엄청 눈치준다고 하더라고요), 방광염, 잦은 유산 등 직업병 등이 심하다고 했어요. 그래서 동네 한가한 은행으로 옮기고서야 겨우 딸을 출산했어요. 뭣이중헌디?!!
으악... 맞아요!! 생리휴가 같은게 있을 리 없고(있어도 눈치 보여서 못씁니다) 실장이 화장실을 왜 그렇게 자주 가냐고 하면 할말이 없어요. 전화받다가 진상 고객님 저 XXX갈러 화장실 좀 가도 될까요? 라고 할 수도 없고요... 진상고객 만나서 시달리면 유산을 할 수도 있을 거예요.
거기에 심지어 생리휴가가 왜 하루냐, 생리를 진짜 하루만 한다고 생각하는 거냐란 논의도 있었어요. 게다가 진짜 배 아픈날을 예상해서 휴가를 미리 낼 수도 없고, 갑자기 내면 같은 여자들조차 '저거 꾀병아냐? 생리한다고 다 생리통 있는 것도 아니고'라고 여기는 분위기 땜에 저런 휴가 들어만 봤지 사용해 보려고 시도조차 한 적이 없네요. 어제 우연찮게 코니 윌리스의 <여왕마저도>를 읽었더니 제가 여성의 생리권에 대해 뿜은 것 같습니다. 이 작품 읽고 코니 윌리스 작가님의 장수를 더욱더 빌게 되었습니다.
여왕마저도유쾌하고 수다스러우며 그러면서도 놀랍도록 매혹적인 작가 '코니 윌리스 걸작선' 두 번째 작품. 생리가 사라진 미래사회, '생리 통제'가 가부장제의 음모라고 주장하는 일군의 '환경주의적 페미니스트' 단체와 생리를 경험한 산증인인 여성들이 벌이는 한판의 유쾌한 수다 전쟁.
저는 생리통이 전혀 없는데 누가 그러더라고요. 그럼 생리휴가 필요없겠네? ^^;; <여왕마저도> 표지만 봐도 재미있어 보이네요. 읽어보겠습니다!
그것도 생리휴가 망언 시리드 중 하나였어요. 전 어렸을 땐 막 토하고 출산의 고통을 매달 느껴서 운동으로 체질을 바꿨는데, 2년 정도 걸렸던 거 같아요. 그리고 살이 찌기 시작하더라고요. 풀썩..
진상고객 때문에 유산이라니... 하, 이건 정말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것 같아요.
으아... 거기도 정말 혹독하네요. 45분도 눈치를 준다는 말씀이 속상합니다. 정말 뭣이중헌디!! 제 지인 중에도 은행에서 일하던 분이 계셨는데요. 월요일에 출근해서 셔터가 올라가는 그 순간이 제일 싫대요. 9시에 셔터가 서서히 올라가면서 주말 내내 기다렸던 고객들의 발이 와글와글 선명해지는 그 순간이 아찔하다고. 그리고 저희 엄마도 결혼 전에 은행원으로 일하셨는데요. 종종 들었던 고충으로는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힘든데, 실적 압박까지 더해져서 그게 더 싫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감정 노동의 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으악, 오줌권이라는 말은 충격적인데요.... ㅜㅜ
으아... 위에 장작가님이 올려주신 일러스트와 기사를 읽으면서도 숨이 턱턱 막혔는데, 이 표지도 참... 씁쓸합니다.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이 담겼다는 점에서 더 서늘하게 느껴졌어요.
전 그 옆에 채팅창이 더 무서웠어요. 화장실도 허락 받고 가야 하다니...게다가 후처리? 길게 잡지 말라는 건 결국 다 듣고 있다는 말이잖아요...
저도요. "1984"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도소 죄수들도 저 정도로 감시 받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절판이라서.. y땡24 중고서적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았습니다~ ^^v 차례가 이름이어서 목소리만 있는 그들이 아닌.. 존재감을 부여해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주 들은 질문인데 맞습니다. 콜센터에서 일할 때 혹시 저를 '녹음된 목소리'로 아는건가? 하는 생각을 자주했어요. 사람인 걸 뻔히 알 텐데 어떻게 그렇게 무시하고 모멸감을 주는지 모르겠어요. 상담사가 보이지 않아서겠죠. 그리고 상담사가 자신을 볼 수 없으니까요.
@GoHo @연해 저도 같은 이유로 속상했습니다.. 챗봇은 제가 안 쓰고 싶어도 쓸 수 밖에 없는 서비스로 자리잡은 것 같아요. 앞으로는 쓸 때마다 이런 배경이 있었음을 알고는 있자..스스로에게 말합니다. ㅠ
책이 오늘 도착했네요. 감사합니다. 해드셋 사진과 한글로는 찐하게 써져있지만 영어로는 가냘프게 써진 콜센터라는 글씨처럼 뭔가 양면을 가진 모습이 기대되는 표지입니다. 이제 얼른 읽어볼게요 :)
정말 영어로 쓰인 콜센터는 좀 가냘퍼 보이네요. 씩씩한 척해도 가냘프게 흔들리는 청춘들처럼요.
책 잘 받았습니다! 빨리 읽고 싶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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