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질문을 작성하면서 마블 유니버스가 아닌 세계를 떠올렸습니다. 바로 '트랜스포머' 세계관이었죠 ㅎ 아무래도 '초능력' 보다는 '로봇' 쪽이 제겐 더 설득력 있나 봅니다. 물론 그 로봇에게도 외계 종족이라는 설정이 붙어 있기는 하지만요...
[장르적 장르읽기] 6.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 이웃집 히어로 만나보기
D-29

독갑

siouxsie
2007년이었던 거 같은데, 매트릭스 이후에 영상의 혁명이 이렇게 또 일어나는구나를 쇼핑몰 지나가다 '트랜스포머' 선전 보고 느꼈어요. 제가 그땐 외국에 있을 때라 한국어 자막없이 봤는데....없어도 이해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더라고요. ㅎㅎ
시리즈가 점점 산으로 가는 거 같아 더 이상 보고 있지 않았는데, 얼마전에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을 아덜내미와 극장에서 봤습니다.....제가 극장 가면 조는 병에 걸렸는데, 아들이 그걸 알고 있어서 이번에도 졸면 가만 안 두겠다고 해서 재미도 없는 걸 허벅지 꼬집어 가며 봤습니다. (예전에 '번개맨' 보러 가서 졸다가 4살짜리 아들한테 싸다구 맞았던 기억도 있어요.) 저 영화 봤을 무렵엔 '옵티머스 프라임'이랑 같이 사는 줄 알았어요. 전 당연히 '디셉티콘'이라 계속 공격을 받았고요.

독갑
ㅋㅋㅋㅋㅋㅋㅋ 이 글 읽으면서 몇 번이나 빵 터졌는지 모르겠네요 ㅋㅋㅋ 사실 내용이랄 게 없는 영화라 정말 자막이 없어도 스토리는 다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ㅎ 저도 시리즈의 2편까지인가 보고는 '옵티머스 프라임이 아무리 멋있어도 더는 못 보겠다' 싶어서 접었습니다 ㅋ 짧지만 같이 사셨다니 부럽네요~~ ㅎㅎㅎㅎㅎ 그치만 저의 최애는 '범블비'였답니다!

siouxsie
모니모니 해도 '매트릭스'예요~라고 말하고 싶은데, 전 '반지의 제왕'이 제일 좋습니다. 좀 동떨어졌나요? 그리고 한동안 '레골라스' 앓이를 했답니다. 올랜도 블룸이 실제로 까만곱슬 머리라는 걸 알았을 때의 충격이란.....

독갑
반지의 제왕! 저도 그 긴 영화를, 그것도 세 편 짜리를, 연례행사로 1~3편 정주행하곤 했답니다 ㅎㅎㅎ 10시간 넘게 걸렸던 것 같은데... 레골라스는 만인의 연인이었죠. 저도 차라리 올랜도 블룸을 몰랐으면 좋았을 걸 싶었어요 ㅎ

siouxsie
앗! 내일 따라잡을게요~! 독갑님도 저도 파이팅~!
화제로 지정된 대화

독갑
@모임
이제 저희가 읽을 단편도 두 편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그 중 dcdc 작가의 '주폭천사괄라전'을 함께 읽어봅니다.
이 작품의 제목이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의견이 앞서 있었는데요. 다 읽고 나서 저도 '이게 무슨 얘긴지 전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좋은 의미로요. 정말 이야기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탱탱볼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작가의 재담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저에게 있어 이 작품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여성 주폭 개저씨'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편의점 진상'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를 '젊은 여성'으로 비틀어버린 점이 눈길을 확 끌었죠. 게다가 이 개저씨는 심지어 '초능력 히어로'입니다. 술 먹고 전봇대와 시비 트는 '진상'이 어떻게 '히어로'가 될 수 있는지는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조금씩 밝혀집니다. 히어로에 맞서는 '빌런'이 전아련, 즉 '전국아저씨연대'인 것도 또 하나의 웃음 포인트였습니다. 전아련의 활동 목표는 좀 마음이 짠... 하기도 했고요.

siouxsie
여기 양주시가 술 때문에 양주시인가요?
첨엔 그냥 양주시로 읽었는데 읽을수록 술의 도시...

독갑
이런 생각은 못 해봤는데, 그럴 수도 있겠네요 ㅎㅎ

siouxsie
저는 읽으면서 상습적으 로 자행되는 성폭력/성추행 앞에 놓인 여성들과 그들에게 협력하는 남성들의 이야기로 해석했어요. '개저씨한테 물렸다' -> '성추행 당함'을 계기로, '개한테 물리면 나도 문다'라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복수로 술을 마시면 '개저씨'로 파워업하는 현수 씨를 상징적으로 그린 것 같고요.
보면서 명문장이 너무 많아 라벨링을 얼마나 했는지 몰라요.
지금은 덜한데, 예전에 이제 막 대학 졸업한 것 같은 거래처 직원이 제가 을의 입장이라는 걸로 하대할 때마다(전화상으로만 상대해서 그런지 절 어리게 생각하는 느낌도 있었어요) 마음속으로 "내가 니 에미다."라고 울부짖었거든요. ㅎㅎㅎ 요샌 그런 분들 안 계시고, 저도 이젠 나이도 먹을 만큼 먹어서인지 아무도 안 그래서 잊고 있던 문장인데, 다시 보니 추억 돋네요.

독갑
맞아요. '개저씨'들의 걷어차 주고 싶은 속성을 '니가 하면 나도 한다'는 결의로 미러링하는 이 시대의 여성상이 담겨있죠. 그런 여성을 조신하게 도와주는 남자친구이자 작품의 화자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ㅎ
"내가 니 에미다."라니, 문장만 봐서는 스타워즈의 "아임 유어 뽜더"가 연상 되는데 슬픈 사연이 담겨 있네요 ㅠ

siouxsie
요즘에 짤로 돌아다니는 '암 유어 마더'(영국 어머님이 전신 타이즈를 입으시고 돌아다니면서 '암유어 마더')라고 하는 영상이 있어요. 인스타에서도 볼 수 있는데, 그걸 저희 아들한테 보여 주면서 엄마한테 좀 잘 하라고 했더니,
'암 유어 아덜' 이러더라고요. ㅜ.ㅜ

독갑
ㅎㅎㅎㅎㅎㅎㅎ @siouxsie 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하는 생각이지만, 아드님이 참 '청출어람'이셔요 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독갑
7-1.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상식의 전복'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박살내주죠. 그래서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작품 속 히어로가 '꽐라가 되면 힘이 초인급으로 세지지만, 진상 멍멍이가 되는 능력'을 가진 것처럼, '이런 능력이 있으면 재밌겠다'하는 능력이 있으실까요?

독갑
역시 작가는 위대한 것 같습니다.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꽐라 개저씨가 되는 능력처럼 재밌는 능력을생각해내긴 어렵네요. 하지만 제가 수십 년 간 꾸준히 부러워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바로 '나만 생각하는 능력'이죠. 저는 그게 정말 안 되는 사람이라, 본능적으로나 선천적으로 자기 생각만 하는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얼마나 인생이 편하고, 즐겁고, 단순할까요. 거기다가 이런 사람들은 꼭 옆에 배려 잘 하는 사람을 두더라고요. 저도 다음 생이라는 게 있으면 꼭 그렇게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번 생에는 불가능할 것 같고요...

siouxsie
저도 재미있는 능력을 찾아 보려고 했는데, 제 상상력의 부재로 결국 안 떠오르더라고요.
근데 자기 생각만 하고 사는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기가 그렇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점'인 것 같아요. 제일 이기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자기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 항상 희생하고 있다고 생각하듯이요.
갖고 싶은 능력이야 엄청 많지만, 소소하게 가질 수 있다면 하루에 책 1000페이지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말 최선을 다해도 하루에 300p 이상 읽으면 머리가 띵해져서요.

독갑
음... 그렇다면 사람은 모두 자기 방식대로 희생하고 남이 보기엔 제멋대로 살고 있는 걸까요? 덕분에 뭔가 방금 인생의 해답 한 줄기를 엿본 것 같습니다.
책 300p라면 한 권 분량인데, 하루에 한 권 이상을 읽으시려고요? ㅎㅎ

siouxsie
읽을 책이 줄지 않는 마법에 걸린 거 같아서요...아~ 마법 같은 삶
영화는 멍 때리고 보고만 있어도 2시간이면 볼 수 있어 좋은데, 책은 집중해서 평균 5시간 정도(어렵지 않은 책 300p기준?)를 집중해야 한 권 겨우 읽더라고요...제 읽는 속도가 느린 것도 있겠지만요.

독갑
저랑 읽는 속도가 똑같으신데요? ㅎㅎ 저도 60페이지에 1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책이 상상력을 많이 필요로 해서 사람들이 점점 시청각 자료를 제공해주는 영상을 찾게 되나 봐요. 그래도 뇌의 신경 세포들을 깨워주는 건 책이라고 하니 열심히 읽어보시죠!

siouxsie
어우~'반지의 제왕'은 제가 두 번 정도 다시 환생하면 꼭 원서로 읽고 싶은 책이에요~(한 번 환생해서는 읽을 능력을 갖추지 못 할 거 같아서요) 작가님이 직접 만들었다는 요정어도 익히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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