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보고 나자 생각난 책.

D-29
<화>에서 코를 키워 닌겐을 양육하는 하나바에 이야기를 보고 나니 이 책을 읽고 싶어졌다. <인간의 머리는 먹기 힘들다>였나 그거랑 같이 보면 딱인데 어디 있더라 이 책이... ... 못살... ... -_-;;;;
어제까지 미친 듯이 달려 일단 초고를 뽑았더니 꼴도 보기 싫은 관계로 -_- 책 좀 보고 머리 좀 식힌 후 원고 후반부 수정을 해야겠다.
비스타즈 만화를 어젯밤부터 복습하기 시작했는데, 이 만화를 복습하기 시작하자 더더욱 비교해서 보고 싶어진 <육질은 부드러워>
BEASTARS 22 - 노엔 코믹스, 완결레고시와 루이.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려고 분투하는 두 마리. 그 마음이 여태껏 보이지 않도록, 접근하지 않도록 하던 암시장의 두꺼운 벽을 부수었다. 차례로 암시장으로 밀려드는 초식동물들. 이제는 육식과 초식 사이에 거리가 없다.
그것들은 식용 동물로 키우지만 인간이다.
육질은 부드러워 p.13, 아구스티나 바스테리카 지음, 남명성 옮김
누구나 세상의 무게를 견뎌야만 하는 때가 있는 법이다.
육질은 부드러워 p.28, 아구스티나 바스테리카 지음, 남명성 옮김
비스타즈를 복습하며 마음의 준비를 했는데도 이책 수위가... 힘들다. ㅡㅡ;;;;
하 ㅠㅠㅠ 앞쪽 도살장 묘사가 너무 무서워서 죽을 거 같았는데 이제 초큼 안 무서워졌다. 살겠다...
완독. 끝까지 무시무시했다.
자주 생각합니다. 세계가 멸망한다면, 정확히 말하자면 세계가 멸망할 정도의 큰 위기가 닥쳐서 극소수의 인간만 살아남게 된다면, 나는 그 극소수에 속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왜냐하면, 그 후에 펼쳐질 디스토피아는 끔찍하기 짝이 없을 테니깐. #육질은부드러워 당신은 인간을 먹는 것을 선택하겠습니까? #차무진 의 #인더백 을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을 기억합니다. 백두산 폭발 후 퍼진 바이러스로 인해 식인을 반복하는 인간들의 모습은 활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혐오와 공포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아아, 당분간은 이런 건 못 볼 거라고 생각했는데... ... 펜데믹 이후 뭐랄까 이런 상황이 실제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저뿐이 아니었는지, 상당히 많은 ‘어쩔 수 없는 #디스토피아 #카니발리즘’을 다룬 컨텐츠가 꾸준히 발표됩니다. 올해 출간된 책 <육질은 부드러워> 역시 이러한 디스토피아의 카니발리즘을 이야기합니다. 멀지 않은 미래, 모든 동물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인간은 인간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얼마나 상황이 심각하냐면, 인간들이 주변 사람들을 말 그대로 공격해서 살해하고 먹으려고 드는 바람에 사회제도 자체가 붕괴될 위험에 빠집니다. 이런 상황을 그냥 지켜볼 위정자들이 아닙니다. 자신의 이익에 따라,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 말 그대로 ‘인육의 합법화’를 꿈꿉니다. 이후, 인육이라는 말조차 쓰이는 것이 금지되면서,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특별고기’를 다루는 사회가 펼쳐집니다.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뉩니다. 1부를 보는 내내 저는 혐오감에 괴로웠습니다. 작가는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디테일하게 ‘특별고기를 다루는 인간들’의 모습을 면밀히 보여줍니다. 가죽공장, 도살장, 가공 공장, 정육장, 그리고 가정……저는 몇 번이나 구역질이 나서 책을 보다 덮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모두 보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듭니다. 1부는 반드시 있어야 했다고. 그 1부에서 느끼는 본능적인 혐오감이 책을 읽고 나서 느끼는 충격을 훨씬 심하게 증폭시켰다고, 아아 이것은 모두 작가의 끔찍하도록 잔인한 계산이었다고.... ... 작가 #아구스티나바스테리카 는 #아르헨티나 사람입니다. 아르헨티나는 어마어마한 육류 소비량을 자랑하는 나라이고, 작가는 #채식주의자 가 되면서 정육점 등에 걸린 고기가 동물의 사체로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작가이기에, 1부의 디테일이 잔인할 정도로 치밀할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은 기분이 듭니다. 더불어, 그러한 1부의 이야기는 사실 우리가 고기라 불리는 수많은 가축을 대하는 현재의 반영이기도 하고요. 당분간 나는 고기를 먹지 못할 거야, 라고 생각을 할 것 같았지만 저는 저녁에도 삼겹살을 먹었습니다. 먹으면서 물론 저는 계속 생각했습니다. 미안합니다. 하지만 고맙습니다. 삼겹살님, 돼지님……나라는 인간은, 인류는, 얼마나, 지독히 이기적인가. 어째서 이토록 위선자인가. 아마도 작가는 책을 읽은 후 이런 기분을 느끼길 바라며 적었겠지. 그렇다면, 대성공입니다... ...
저는 '고기로 태어나서' 읽고는 한동안 고기 못 먹겠다 안 먹겠다 했는데 아주 잘 먹고 있습니다. ㅜ.ㅜ 채소만 먹고 살려고 했는데 손질이 너무 많이 필요하고, 솔직히 맛이 없더라고요....아이는 아예 손도 안 되고..어흑 그래도 한끼라도 줄이겠죠? 덜 먹거나....
ㅋㅋㅋㅋ 이 책 보고 나서도 똑같은 경험을 하실 거예요... 아주 멱살잡고 단번에 읽게 합니다. 혐오감에 죽을 거 같은데 계속 읽게 됩니다 ㅠㅠ
자, 이제 비스타즈 만화 복습을 끝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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