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 <오르톨랑의 유령>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9기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1-3. 이우연 작가의 질문 ; <조종실> (24쪽) 에서 승객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비행기 추락 전에 모든 승객들이 뛰어내려서 조종사는 산술적으로 혼자 남은 것일까요? 승객들과 같이 추락하지만 그 군중들 속에서도 여전히 조종사는 외로움을 느꼈던 것일까요? 형식의 특성 상 초단편은 생략이 많습니다. 묘사되지 않은 부분들은 우리가 마음대로 채우고 상상해 봐요.
현실이라면 비행중인 여객기에서 탈출은 불가하므로 다 같이 추락사하고 말겠지만, 만약 탈출이 가능하다면 승객들은 모두 탈출하리라 생각합니다. 승객이나 승무원들 중에 조종사를 끝까지 설득해보려는 소수도 있겠지만 마지막엔 결국 탈출하겠죠. 조종사가 느끼는 감정은 외로움보다는 분노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외로움뿐이라면 혼자 죽지 않을까요?
제 상상은 <조종실>의 작품 속 조종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가 아니었을까 했답니다. 소괄호 안에 있는 소리(울음소리, 회유하는 소리 등)는 조종사에게만 들리는 환청이나 상상의 산물이 아니었을까 하고요. 결국은 혼자였고, 혼자이고, 또 혼자가 되는 그런.....
제 생각은 후자입니다. 개미를 바라보는 아이처럼 같은 장소에 있지만 같이 있는 건 아니니까요.
항공정비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기장이 마음먹고 추락한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운에 맡겨야 할 수 밖에요. 승객들을 태웠다면 여객기 일 것 같은데요. 여객기는 별도의 뛰어내리는 장치가 없습니다. 승객들과 함께 추락하지만 여전히 조종사가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는 책에서 살짝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요[여러분은 제 이름도 삶의 내력도 모르죠. 저도 여러분을 모릅니다. 알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여러분과 함께 죽고 싶지 않아요. 저는 혼자 죽고 싶습니다. ] 서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함께 추락한다고 해서 내가(기장) 왜 자살을 하려고 하는지 그걸 알아주는 이가 한명도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실제로 저렇게 추락을 했던 일이 있었기에 더 부들부들 하네요. 혼자만의 결정은 최대한 남에게 피해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종사에게는 원치 않은 일이 - 그러니까 허드슨 강의 기적처럼 비행기가 멀쩡한 상태로 바다에 착륙해버린 것입니다. 사실 말도 안되는 희박한 확률이지만요, 이 세상에 0%란 것은 없으니까요. 어쩌면 조종사가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바꿨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모두를 데리고 파랑 속으로 처박혀 봐야 제 외로움은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리고 맙니다. 아니, 사실은 이미 알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니 차라리 다른 가능성을 찾아보는 거죠. 죽으면 끝이지만, 살면 어떻게라도 되겠지요…
조종사의 마음가짐이 너무 다르지 않을까요ㅎㅎㅎ 살고자 한 조종사와 죽고자 한 조종사ㅎㅎㅎ 일단 기수의 방향자체가 다를 것 같아서 말입니당ㅎㅎ
저는 모든 사람들이 다 죽었을것 같습니다 탈출이 불가능한 상황으로보였습니다
아무도 비행기에서 탈출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모두가 함께 죽는, 그러니까 길동무가 아주 많은 상황이지만, 조종사는 생의 마지막까지 고독했을 것 같아요.
승객들은 기장의 안내방송을 듣고 당황하였고, 중간에 대피를 알리는 승무원의 소리가 들렸다는 것으로 보아 모두 뛰어내렸을 것 같지만 다들 살아남진 못했을 것 같아요. 기장의 외로움에 관해서는 저는 기장이 외로움을 느끼진 않았을 것 같은데, 이유를 꼽자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는 것이 되겠네요. 죽음을 선택하기 직전까지 느꼈던 외로움이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해소되었을 것 같아요.
현실상 승객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은 작습니다. 결국 죽을 운명으로 가고 있음에도 기장은 본인만이 스스로 선택한 죽음에 함께 동의하는 사람들이 없음을 느끼고 실패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 같습니다. 함께하는 결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서로를 향한 믿음과 신뢰라는 것을 시사하는 작품입니다.
1-1 일곱편 모두 상상의 힘을 동원하여 읽어 보았습니다. 비유들도 많아 읽기가 쉽지 않았는데 그중 <미로> 와 <조종실> 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미로> 하얀새와 바깥으로 나가고자 하는 불가능한 소원을 지닌 소년의 끊임없는 애원과 좌절의 과정 속에서 청을 거절하는 새의 감정 변화와 대응이 흥미로웠습니다.
미로는 폭풍으로 깊어진 검은 바다처럼 일렁거렸다. 미로 위에서 보는 풍경이 이처럼 검고 어두울 뿐인 것을 알게되더라도 소년은 기뻐했을까?
오르톨랑의 유령 p.23 <미로>, 이우연 지음
1-2 위의 질문은 많은 생각을 남겼는데 새가 소년의 청을 들어주려했다면 미로는 검은 바다같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밝고 푸른 빛의 반짝이는 넓은 대양같지 않았을까요?
1-3 <조종실> 의 조종사는 승객과 같이 추락하지만 여전히 외로움을 느끼리라 생각됩니다. 위에서 바다연꽃님이 말씀하셨듯이 기장은 다른 사람들을 어린아이가 개미를 보듯, 타인에 대해 그와 같은 동등한 인식을 가지지 못하고 다만 자신의 욕구를 위한 감정이 배재된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과 감정교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관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자신이 만들어 낸 외부와의 단절 속에서 철저히 고립된 고독과 외로움만이 채워지는 세계 속 인물로 여겨집니다.
돌진하는 푸른색 위로 갑자기 급상승하는 비행기 속에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조종사가 '짧은 시간이었지만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길 바란다'라며 푸른 바다 위를 한 바퀴 돌고 원래 가려던 목적지로 승객들을 무사히 데려주는 결말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너무 긍정적인가요? 하지만 작품 속에서는 조종실의 문을 걸어 잠근 상태라 누군가의 접근도 불가능하니 조종사의 마음을 돌리기도 힘들어 보이고... 급박하고 짧은 시간이라 아마 승객들과 모두 추락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물론 조종사의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았을 테고요. 또 다른 상상을 보태자면, 혹시 승객 중에 외로움 때문에 죽으려고 결심하고 비행기를 탄 사람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그 사람은 푸른 바다로 추락하면서 유일하게 혼자 미소 짓고 있지 않았을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 2. <동아리실> 38쪽부터 <지하철> 83쪽까지■■■■ ● 함께 읽기 기간 : 8월 23일(금) ~ 26일(월) 제가 남기는 질문들은 전부 ‘화제’로 지정을 해 놓았습니다. 화면 하단의 불꽃 모양 아이콘을 누르시면 제가 화제로 지정해 놓은 글들만 모아서 보실 수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읽다보니 같은 초단편이라도 길이가 매우 다양합니다. 매일 조금씩 읽는 습관 기르기에도 적당할 것 같아요. 속도가 붙으면 정해진 진도보다 훌쩍 멀리 가셔도 좋습니다. 어디부터 어디까지 읽어야 될지 진도가 헷갈리시다면 저의 멘트 위의 제목을 봐 주세요. 페이지 수를 적어 놓았으니 참고하시기 쉬울 거에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2-1. 7편의 작품 어떻게 읽으셨나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을 골라주셔도 좋고 전반적인 느낌을 자유롭게 들려 주셔도 좋습니다.
전반적으로 비하 내용들이 많아서 조금은 불편한 느낌으로 읽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전혀 접하지 못하는 내용인데 글을 읽으면서 불편함을 느끼다니; 새로운 느낌이네요 따돌림과 외모비하는 왜 계속 나오는지도 모르겠어요ㅠㅠㅠ 유원지의 내용이 좀 인상깊었습니다. 처음에는 저 여자애들은 왜 사람 앞을 가로막고 난리인거지?하면서 계속 읽어내려갔는데 도중에 사라지는 부분에서는 이 유원지의 여자와 동일 인물이지 않을까?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여자의 마음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는 관람차를 타고 있는 여자의 마음... 제 마음데로 생각을 하자면ㅎㅎㅎ 아마 이 여자는 혼수상태인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구를 찾아 돌아온다면 의식도 함께 돌아오는 결말로 말이죠~
'교실'이라는 작품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화자는 같은 반 아이들을 '착한 애들, 천사 같은 애들'이라고 칭하죠.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 아이들 모두 학교폭력의 간접적 가해자이며 방관자예요. 누군가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아이들이 서로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해서 천사인 건 아니죠. 제일 나빠요. 이 앞에 읽었던 다른 '교실' 이야기(27~29쪽)와도 연결되는 것 같아 더 마음이 갔던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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