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 <오르톨랑의 유령>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9기

D-29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진실을 이해하고 믿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비슷하게 “당신을 이해합니다” 라는 말도 함부로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 입장에 처하지 않는 한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거의 불가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과 진실의 개념 차이를 이번 기회에 알게 된 것도 수확입니다.
다른 사람의 진실이 누군가에게는 거짓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을 보고 깨달았어요. 저는 누군가의 진실을 이해는 해도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각자가 생각하는 진실은 다 다르기 마련이니까요.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은, 저는 제 자신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 정도에 상관 없이 나에게 해가 된다면 칼차단할 것 같아요.
누구나 '자신만의 진실'이 있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그 진실이 자신의 것과 다르다고 생각하며 충격 받고 상처 받을 수 있다고 여기고요. 그러하기에 '다른 사람의 진실을 믿는 일'은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덧붙여 나에게 치명적인 해가 되는 사랑의 방식을 용서할 수도 없을 것 같아요.
그 방식을 먼저 고치게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고쳐지지 않는다면 가차 없이 헤어질 것 같습니다
진실은 사실과 다릅니다. 타인의 진실을 믿고 안 믿고는 본인의 결정이니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타인과 나는 한몸이 아니니 결코 같을 수는 없습니다. 이해한다고 스스로를 속일 수는 있지만 말입니다. 본인이 믿는다고 해서 진실이 사실은 아니지요.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 나에게 해를 입힌다면 용서할 수 있나요' 라고 질문하셨죠. 전 다르게 질문하고 싶군요. 당신의 믿음이, 당신의 진실이 타인에게 고통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할거냐고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진실을 믿는 일은 충분히 가능하고, 누군가의 진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진심으로 받아들인 그/그녀의 사랑(진심)이 나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면...도망칠 수 있는 상태라면 도망치겠지만 이미 늪에 빠진 것처럼 발을 뺄 수 없는 정도가 되어버렸다면, 그 사람을 용서하기 전에 자책으로 더 힘들 것 같아요.
전적으로 믿고 따르는 존재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기득권자에게 많이 기대고 있다는 불편한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설령 그것이 비민주적이고 비인권적인 상황임에도 그의 적이 되고 싶지 않아 존재에 대한 필수요소인 것 마냥 그렇게 행동을 하죠. 다수가 몰려있는 집단에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려는 집단주의에 물들지 말아야 할 것은 오만과 그릇된 잣대로 오염된 그들의 자리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사랑한다며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것은 잘못된 방법입니다. 그건은 사랑을 빙자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것일 뿐이죠.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상대방이 불편해하지 않을 수 있는 관심과 배려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3. <교실>84쪽부터 <교실 책상> 110쪽까지 ■■■■ ● 함께 읽기 기간 : 8월 27일(화) ~ 30일(금) 3D 영화를 볼 때 특별한 색안경을 끼면 입체로 보이듯이 글 속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문장이 가는 대로 감정의 흐름 속으로 들어가면 작품을 더욱 더 가깝게 느끼실 수 있습니다. 사건이나 줄거리 위주의 글에 익숙한 독자들은 이 책을 조금 어렵게 느끼실 수도 있어요. 플롯을 따라가기 보다는 읽는 찰나의 느낌대로 또는 문장의 흐름을 타면서 책을 읽는 것도 이우연 작가의 글에 빠져드는 방법일 것 같습니다. 독서, 특히나 문학 독서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여러분이 올려주신 각자의 감상이 다양한 색깔로 뒤섞여 빛을 만들어 냅니다. 생각 공유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30일까지 7편의 초단편 함께 읽겠습니다. 110쪽까지 읽으시면 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3-1. 7편의 작품 어떻게 읽으셨나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을 골라주셔도 좋고 전반적인 느낌을 자유롭게 들려 주셔도 좋습니다.
84쪽에서 시작되는 <교실>을 읽으며, 53쪽에서 시작되는 <교실>을 다시 살펴봤습니다. '개 아이'가 나오는 84쪽의 작품과 '나는 못생긴 개'라고 지칭되는 아잉가 나오는 53쪽의 작품이 하나의 선상에 있는 것 같아서 말이지요.
21편을 읽으니 대략 주제가 유사한 글들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지하철 계단’이 인상깊었는데 ‘다락방’에서 고양이가 가해자냐 피해자냐 고민했던 생각이 나서입니다. ‘지하철 계단’의 남자 역시 비슷한 캐릭터네요. 서사 위주가 아닌 소설을 읽는 것 자체는 어려움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재미는 덜 하지만요. 이우연 작가 님의 글들은 권장하신 방식대로 읽으면 나름의 맛이 있습니다. 그러나 상징성이 강해서 의미 파악이 안 되는 어려움은 여전히 있습니다. 창작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런 글을 어떻게 구상하고 썼나 싶어 놀랍습니다.
'침실'이라는 작품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보통 우리가 잠들었을 때 피터팬이 와서 만나지 못했다고 여기잖아요. 보고 싶었는데 못 만났다고 아쉬워 하면서요. 이때 누군가를 갈망하는 자는 우리, 갈망의 대상은 피터팬이죠. 근데 뒤집어 생각하면 우리만 피터팬을 기다린 게 아니에요. 피터팬도 우릴 기다렸어요. 오히려 우리가 피터팬을 만나고 싶어했던 것보다 더 많이 피터팬이 우리를 만나고 싶어했을 수도 있죠. 우리는 네버랜드에 가지 못해도 괜찮아요. 지금 두 다리를 딛고 있는 세상에서 살아가면 되니까요. 하지만 피터팬은 네버랜드에서만 살 수 있어요. 그리고 친구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만 구할 수 있어요. 그럼 이제 아쉬운 쪽은 피터팬이 되겠네요. 우와, 이야기를 반대로 생각하니까 느낌이 확 달라졌어요. 작가님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을까요.
'교실'이 인상적이었어요. 일단 '개 아이'라는 명칭이 특이해서 눈에 들어왔고요. '개 아이' 외로움이 절절하게 느껴져서 슬펐어요.
저는 <바다사자의 저택> 이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어요. 생각보다 현실적인 것 같아 소름이 돋았어요.
<울타리 안>이라는 작품이 뭔지 모르지만 느낌적으로 와닿습니다. 내부와 외부가 다른 세계, 투명한 울타리에서 저는 쇼윈도의 마네킹이나 유리관 속의 인형이 떠올랐습니다. 우라노스 거시기가 뿜어낸 피덩어리인 거품. 아프로스(거품을 뜻하는 그리스어)의 상징과 거미가 겹쳐지며 괴기한 이미지가 저에게 와닿습니다.
<교무실>편에서 97p 어째서 혼나기 시작했는지, 어째서 이런 상황에 놓인 것인지 앨리스는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라고 적혀있는 부분이 고등학교 시절의 저를 보는 것 같아서 인상이 깊었습니다. 다같이 하는 대청소 시간에 유리창을 떼어내고 한쪽에 잘 세워놨었는데 저는 고무줄 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고무줄 놀이를 하다가 실수로 떼어낸 유리창을 발로 밟았고 유리창이 깨졌습니다. 그런데 고무줄 놀이는 혼자서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제 기억속에는 저 혼자 교무실에 불려가서 혼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선생님께서는 "너가 깡패야?!"라는 질문을 계속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체 왜 그런 상황이 된 건지 알 수 없는채 혼나기만 한 것 같아요 지금이라면 "어디 다친곳은 없는지 묻지않으시는거죠?"라고 여쭤보고싶네요
바다사자의 저택편은 거울나라의 앨리스에서 읽어본 적 있는 것 같은데요? 오잉? 집에서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김진아야 안경은 왜 가져가려는거야~ 도수있는 안경은 어차피 너에게 쓸모도 없는데 말이야
저도 교무실편을 인상 깊게 받습니다 아이가 선생님께 혼나고 있는 장면을 좀 특이하게 본 거 같습니다 저도 어렸을때 어머니께 혼난적이 몇번 있었거든요....
<교실 책상>이라는 작품에서 앨리스가 김진아의 친구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거절의 욕구를 숨겼던 것처럼 동일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약 보름 전에 읽었던 '레지스탕스'라는 작품에서 기윤이 학교에서 일진인 상민의 일행과 어울리게 되며 자신도 그들과 같은 부류임을 착각하게 한 것이 앨리스의 감정과 오버랩됩니다. 누구나 자신의 동경하는 사람이나 집단에 소속되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나의 지위나 위치를 말해주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교실 책상>에서 이러한 인간의 욕망을 제대로 살리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레지스탕스이우의 장편소설 『레지스탕스』는 현대 사회의 억압과 갈등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자기실현을 이룰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스물아홉 살의 기윤의 상황으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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