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사/책증정] 대화도 음악이 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함께 읽어요

D-29
저를 책의 세계로 이끌어 주신 오에 겐자부로 님까지 오자와 님과 대담을....오늘만 벌써 읽을 책이 세 권이나 늘었어요.....읽을 책이 줄지 않고 늘기만 하네요.....그래도 기쁩니다!
활동 분야가 다른 전문가가 공통의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는 건 언제나 흥미로운 일 같습니다. 특정 주제에 대한 생각은 다르더라도 그 주제를 오랫동안 고민해왔다는 걸 확인할 수 있기도 합니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다'를 감상하기에 아주 적절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는 프로 음악인과 음악 마니아 간 대화로 '음악을 한다는 것'에 대해 탐구합니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과 유사한 콘셉트이지만 소주제는 매우 다릅니다. <이 레슨이 끝나지 않기를>은 연주자의 '연습' '레슨'에 초점을 맞춘 자전적 이야기로,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에서 첼리스트 양성원 선생님이 말씀하신 연주자로서의 루틴, 그리고 교육자로서의 가르침과 맞닿은 내용이 제법 있습니다.
이 소개를 읽자니 <이 레슨이 끝나지 않기를> 이 책 꼭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안 그래도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을 읽으며 연주자에게 연습은 어떤 시간일지 궁금해졌거든요. 연습과 루틴에 자부심이 가득하신 양성원 선생님을 보며 연주자에겐 연습도 그냥 채우는 시간이 아니라 뭔가 의미 있는 시간이구나 싶었거든요. 조만간 한번 읽어야겠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코다'에서는 클래식의 미래, 미래의 클래식이라는 주제를 다룹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즐길 수 있을까요. 여기서 즐긴다는 건 음악을 그저 '듣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감상'한다는 뜻입니다. 대중에게 무조건 많이 들어라, 집중해서 들어라, 하고 말할 게 아니라 그들이 음악을 진지하게 즐길 수 있게 연주자 등등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음악을 진지하게 즐기기 위해 연주자 등이 할 만한 일은…! 일단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 아닐지 싶습니다. 책에서 양성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일 등 연주자 외에도 뛰어난 연주자가 한국에 많으니, 이들을 평소 음악을 진지하게 감상할 만한 기회로 바꾸면 괜찮지 않을까요. 저는 음악을 자주 듣지, 감상이나 클래식 음악에 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런 제가 클래식 음악을 다루는 첼리스트와 수학자 이야기를 책으로 읽어야겠다! 마음 딱 먹은 이유는 어떤 연주회 덕분이거든요. 지역에서 주최하는 바이올린 독주회였고, 만오천 원을 내면 누구든 감상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연주자분이 누군지 모르지만, 만오천 원이면 영화 한 편 값이나 다름이 없으니 그날 영화 대신 보러 갔었어요. 그때 이후로 바이올린이 어쩌면 아이돌 음악만큼 신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종종 지역 내 예술의 전당에 들르고 있습니다. 양성원 저자 말씀 중 하나가 한국은 티켓 파워가 있긴 하나 인기 있는 연주자 티켓만 잘 팔린다는 말씀이었거든요. 그런데 지역 내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젊은 연주자(제가 갔던 연주회만 해도 젊은 연주자셨고, 별다른 이력 없이 유명 대학과 대학원 졸업만 적혀 있던 걸로 기억해요)의 공연을 제공하니, 생각 외로 그날 공연장이 북적였습니다! 저는 기획 쪽 아이디어는 영 좋질 않아, 지역과 젊은 아티스트의 협업, 그 협업으로 지역 주민에게 음악 감상의 입문 장벽을 살짝 낮춰 주면 괜찮지 않을까?! 그중 몇 명은 저처럼 음악 자체에 관심이 생길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냥 많이 들어라~ 하면 왠지 무겁게 느껴지고, 특히 음악 수업 때나 종종 마주쳤던 클래식 음악 감상은 살짝! 숙제로 느껴질 때도 있으니까요. 🙃!
연주자가 직접 라이브 음악 감상의 기회를 넓히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로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한 역할은 다른 분들에게 맡기고 대신, 이미 많은 젊은 연주자들이 그렇게 하고 있듯이 새로운 해석과 연주로 계속 정진해주길 바랍니다. 청중들은 공연장이든 라디오나 오디오이든 또는 일상의 공간에서든 지금처럼 감동받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에 관해,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의 저자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일부는 책에 있고, 일부는 책에 없는 내용입니다.
김민형 선생님 기억에 남는 음악은 거리를 걷다가 무심코 들려오는 음악이었다고 합니다. 길거리 연주였고, 전체를 다 들은 것도 아니고 어떤 소절을 들었을 뿐이었는데 말입니다. 한순간 마음을 뺏겨서 나중에 그 음악을 찾아 듣게 된다고요. 그렇다면 연주자들이 대중과의 점접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아주 멋지고 아주 큰 콘서트홀에서의 연주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죠.
양성원 선생님 기억에 남는 음악은 나중에 선생님의 스승이 된, 야노스 슈타커가 연주한 음악이었다고 합니다. 그 충격이 몇 달이고 지속되었다고 하죠. 아주 어릴 때 들었던 그 소리가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고, 길잡이가 되어 준다고 합니다. 그런 경험 때문에, 양성원 선생님은 라이브음악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작은 도시나 시골에서의 소규모 공연을 준비할 때 매우 긴장하고 또 흥분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자신의 연주가 그 청중에게 기억을 남길 텐데, 이왕이면 음악에 관해 아주 좋은 기억, 오래갈 기억을 남기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본인이 누군가의 음악을 듣고 충격을 받았던 것처럼요.
저는 동네 친구들을 초대해서 자신의 집 거실(좀 컸어요)에서 쇼파에 기대어 누군가는 그냥 거실 책장에 기대어 편안하게 듣던 하우스 콘서트가 내내 오래 남습니다. 격식 갖추고 보는 콘서트도 좋지만 소소하게 심장 쫄깃해지는 느낌까지 전해지는 관객과의 눈 맞춤이 저절로 되는 그런 음악회도 좋다고 생각됩니다. 제게도 오래 오래 기억되는 연주였습니다.
클래식의 미래, 미래의 클래식이라는 주제를 조금 더 쉽게 끌고가기 위해서 위의 두 가지 사례를 말씀드렸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살 수 있을까요? 그 음악을 지금보다 더 많이 더 깊이 향유하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일단 제 생각은 김민형 저자 생각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주 큰 콘서트 홀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생각하고, 일단 좋아할지 말지 결정은 할 수 있게끔 문턱을 살짝 낮춰 주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어요.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이 말 다음이 떠오르지 않네요. 음악이 사라지면 어떤 기억에 특별했던 부분 일부가 사라질 것 같아요. 특히 저는 뭘 기억하고 싶을 때, 오래오래 잊기 싫을 때 음악 한 곡을 반복해서 들으며 그 음악에 기억을 막 욱여넣거든요. 이런 저는 음악이 내일 당장 사라지면 이제 뭘 기억할 때마다 조금은 쉽게 증발되겠다는 생각에 미쳐 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렇게나 소중한 음악을 더 많이 더 깊이 향유하려면, 음악 공부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음악은 음악이지, 연주자도 아닌 내가 공부까지 해야 해?’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요. 다 읽은 지금은 어떤 음악이 좋아진다면, 그 음악을 아주 집요하게 파고들며 더 좋아할 이유를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작곡가나 연주자가 왜 이 곡을 만들고 연주했는지를 그 배경을 공부하고 파악해야 더 깊게 제 귀에 박힐 것 같아요. 책을 읽을 때 다독하는 것도 좋지만, 어떤 한 권을 차근차근 다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양 읽는 게 더 좋다는 말도 있잖아요. 음악도 그렇게 향유하면 더 풍부하게 들을 수 있을 것 같고, 다행히 과거에서부터 음악가들이 기록으로 남겨 준 것이 있으니 그걸 잔뜩 활용해 봐야 할 듯 싶습니다!
어떻게 해서 많은 사람의 삶에 음악이 기여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우선 거의 모든 사람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책을 단 한 권도 안 읽는 사람이라도 음악은 듣습니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 수학을 사랑한 첼리스트와 클래식을 사랑한 수학자의 협연 양성원.김민형 지음
'거의 모든 사람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 수학을 사랑한 첼리스트와 클래식을 사랑한 수학자의 협연 p.214, 양성원.김민형 지음
일등 아티스트가 스타로 반짝 떴다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등, 삼등 아티스트가 10년, 15년 후에 국제적인 커리어를 쌓는 경우도 많습니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 수학을 사랑한 첼리스트와 클래식을 사랑한 수학자의 협연 p.216, 양성원.김민형 지음
저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클래식 음악을 이끌어나갈 거라고 감히 예상합니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 수학을 사랑한 첼리스트와 클래식을 사랑한 수학자의 협연 P209, 양성원.김민형 지음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이 최근 유명 콩쿠르에서 우승하는걸 많이 봤습니다 이 말씀에 동의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한 달 동안 음악적 대화에 참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모두. 각자 한 줄 평을 남기면 모임 마감할까 합니다. 이 책을 접하기 전과 후에 어떤 생각의 변화가 일어났는지, 혹은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다음에 무슨 말을 넣을지 등등 각자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음악에 대한 생각이 더욱 깊어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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