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평전> 함께 읽으실래요?

D-29
모차르트가 삶의 고뇌와 비극 앞에서도 소탈한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의 속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듯요. 이 점이 자기 고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베토벤, 말러와 다른 점이었던 듯.. 고객들을 위해 밝은 음악을 썼지만 모차르트의 마음은 G단조일 때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의 삶은 오랜 노고와 기다림, 잠깐의 클라이맥스.. 그리고 너무 갑자기 끝나 버렸죠.
호주 의사 페터 데이비스가 모차르트의 단조곡들을 조울증으로 설명했다는 부분은 흥미롭네요. 그런 가설이라면 단조곡들은 울증 시기에 쓰여졌을 것 같은데, 의사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이 벌어서 많이 쓰는 것을 가난이라 부르지 않는다! 베토벤의 Eb장조 교향곡이 에로이카라면 모차르트의 Eb장조 교향곡은 에로티카라 부를만하다. 모차르트는 한 시대의 시작이 아니라 끝에 서 있었기 때문에 베토벤보다 더 먼 미래에 갈 수 있었는지 모른다." 인상 깊은 문장이었고요, 모차르트가 콘스탄체에게 보낸 편지는 오글거리지만, 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럽네요.
"많이 벌어서 많이 쓰는 걸 가난이라 부르지 않는다"고 굳이 쓴 건, 모차르트 단조곡 설명할 때 "가난 때문"이란 식으로 설명하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_- 모차르트가 콘스탄체에게 쓴 편지 보면 그가 아내를 사랑했다는 걸 의심할 수가 없죠. 두 사람의 관계와 내밀한 감정의 결은 알 수가 없어요. 런던행을 왜 콘스탄체가 반대했을까,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의 절반만큼이라도 나를 사랑해 준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모차르트가 이런 표현까지 썼을지.. 상상의 영역에 남겨진 질문입니다.
페터 데이비스 얘기에 제일 먼저 떠오른 곡이 아다지오 B단조 K.540이었어요. 아픈 것 같은 어두움.. https://youtu.be/C1kcEL-17qA?si=aN3Ehl2V1nHdJ2H7 B단조(샵 두개 붙은 거)는 모차르트에서 아주 드문, 이색적인 조성이에요. 플루트 사중주곡 K.285의 느린 악장이 B단조.. 웬지 아파서 꿈을 꾸며 환상을 보는 느낌? https://youtu.be/3W8L49HVkOI?si=YehJwYoM490lgYdy (6:40부터)
17장 이번여행도 기다림이라고 얘기해야할런지, 전쟁도 전쟁이지만 뭐 하나 시원하게 이루어지는게 없는것 같은 나날들인듯합니다. 모차르트는 그 순간순간을 그냥 넘기며 다른 기약을 했을까요.. 늘 씩씩해 보이긴하는데,슬픔을 묻어두고 밝은척 하고 살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클라리넷이 모차르트에게는 사랑으로 녹아 내리는 느낌이었다니, 그 말을 듣고 클라리넷 오중주를 들으니 진짜 귀가 녹아 내릴 듯하네요^^(귀가 얇은 편) 요제프 2세의 장송 칸타타를 쓴 사람이 19살의 베토벤이란 건 흥미롭네요. 18장은 읽는 내내 마음이 답답하네요. 철저히 배제된 모차르트가 안타깝고 속이 무척 상합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모차르트의 죽음 이야기가 마지막에 나와 심장이 철렁합니다. 아...모차르트 생각할 수록 안타깝네요.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오중주곡 K.581, 클라리넷 협주곡 K.622가 유명한데요, 오페라 <황제 티토의 자비>에 나오는 세스토의 아리아 "Parto, ma tu ben mio'를 빼놓을 수 없어요. 여기서 클라리넷은 비텔리아의 마음 변화를 표현.. https://youtu.be/1S7KUfd9W1I?si=f-8z2heXTlxvep0D
17장 아버지의 영향으로 모차르트는 끝까지 경제 관념이 없었던 것같아요. 그렇게 많이 벌고도 돈을 계속 꾸었다니까요. 그런데 562페이지에서 모차르트의 연 수입을 추정해놓은 거 넘 재미있지 않나요? 세계적인 인물이 된다는 건 후대의 누군가가 자신의 수입까지 도표를 그려가면서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의미인 것같아요. 모차르트가 콘스탄체에게 보낸 편지는 정말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데, 콘스탄체는 그의 연애 사건을 못 본 척 눈감아 주었다고 하니, 정말 뭐가 어떻게 되었던 걸까요. 모차르트가 난봉꾼은 아니었을 테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다니며 여자들과 썸은 좀 있었던 것같고, 그래서 미안해 아내를 더! 사랑하는 척(?) 했던 걸까, 후대의 저도 궁금해집니다.
ㅎㅎㅎ 사랑하는 척 깊은 공감입니다. 전 편지가 좀 진실되게 안느껴졌거든요 ㅋㅋㅋ
18장 명성은 높아질대로 높아졌지만 그에 맞는 안정적인 생활이 따라오질 않네요. 빈의 외면과 프랑크푸르트에서 느낀 수치심에 마음이 아파요. 모차르트는 정말 프랑크푸르트에 왜 갔을까요. 현명하게 상황 파악하는 능력이 모차르트에겐 정말 조금 부족했던 것같습니다.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가지 말라고 뜯어말렸을 것같아요. 기대하고 좌절하는 상황이 생애 내내 반복되네요.
프랑크푸르트에 많은 유력자들이 모이니까 음악회 열면 흥행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판이었던 것 같아요. "재능은 절반이면 되지만 처세술은 두 배가 필요하다"는 멜히오르 폰 그림 남작의 진단이 여기서도 적용되는 듯요..
18장 모차르트는 어리석을만큼 순진했던거 같아요. 뭔가 하면 다 될꺼 같은 마음이 늘 항상 샘솟는거 같아요. 이번장을 읽을땐 콘스탄체가 악처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녀는 모차르트자체보단 모차르트의 음악적성공, 명성을 사랑했던거 같아요. 지속적으로 돈을 빌리는 모차르트 안타깝고 … 새로운 황제의 외면까지 … 그리고 마지막 그의 죽음까지 .. 뭉크의 절규 그림이 떠오르네요.
저도 원고 쓰면서 콘스탄체에 대한 감정이 오락가락 했어요. 모차르트가 사랑할 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다가도 모차르트의 외적인 성공만 바란 속물 아닌가 싶기도 하고.. 콘스탄체의 반대 때문에 런던행을 포기했고 그게 모차르트의 때이른 죽음으로 귀결됐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콘스탄체가 막 미워지려 하기도.. 많은 전기작가들이 그런 경향을 보였지요. 하지만 속단할 수는 없는 일이기에 판단 유보.. p.354, "모차르트가 그녀를 사랑한다는데 굳이 다른 말을 덧붙일 필요가 있을까?"
푸흐베르크와의 관계는 좀더 자세히 밝혀져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모차르트가ㅈ그를 자기 재정 관리인처럼 생각한 측면도 있어요. 돈 꿔 달라고 사정사정할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당연히 내놓으란 식으로 가볍게 얘기하기도 하잖아요. 오페라 리허설에 하이든과 푸흐베르크 단 두 명만 초대한 걸 보면 1788~1790 사이에 가장 각별한 사이가 아니었을까 싶고요. 책 써 놓고도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아요..ㅠ
동요 '봄을 기다리며'는 가사도 음악도 너무 좋네요. 곡에 대한 작가님의 다정한 설명도 와 닿았어요. 황제 티토의 자비를 한 달 반 만에 완성하느라 공연 하루 전까지 곡을 쓰고 마술 피리도 초연 이틀 전까지 썼다니, 체력 소모가 엄청났을 것 같아요. 모차르트가 아들을 신동으로 키우려 하지 않은 것은 애초에 재능이 따라 주지 않아서 인지, 자기처럼 키우고 싶지 않은 것인지 궁금하네요. 모차르트처럼 재능이 있었다면 가르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 같아 첫 번 째 이유 같긴 합니다만. 아들 교육 문제로 학교를 알아보고 다니는 아빠 모차르트의 모습에서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도 그럴 땐 평범한 가장의 모습이네요. 아픈 아내를 고급 요양 시설에 보내고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모습에 그가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모차르트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네요.
네, 모치르트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었던 듯.. 아들을 신동으로 키우려 하지 않은 건, 아들이 행복한 사람으로 자라나 주길 바랬기 때문 아닐까요? 모차르트 자신의 삶, 어린시절은 물론 안정된 지위 얻기 힘들었던 경험이 스스로 생각해도 좀 힘들게 느껴진 게 아닐까..
19장 "1791년, 모차르트의 마지막 해. 그의 음악은 무르익고 있었다."라는 문장 때문에 더 안타깝네요. 절정에서 사그라진 게 아니라, 더더 절정을 향해 갈 수 있는데 중간이 바람이 슝 빠져버린 생애같아요. 나중에 <마술 피리> 공연할 땐 다시 활기차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프라하에서부터 엄청나게 몸을 혹사한 것같아요. 몸만 아니라 정신의 에너지도요. 그런데 워낙 낙천적인 성격 때문에 계속 이겨내고 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도 이제 딱 두 장 남았네요.
모차르트가 마지막 해에 쓴 곡들을 들으면 생의 마지막 순간, 삶과 죽음을 초월한 사람의 음악같다는 느낌을 받곤 했어요. 그래서 "무르익고 있었다"는 표현을 썼는데, 실제로는 자기 죽음을 예상하고 있지 않은 걸로 보이니 더 놀라웠죠. "중간에 바람이 쓩 빠져버린 생애"는 정확한 표현인 듯 합니다. 20장에 모차르트 자신이 그 비슷한 얘기를 하죠. 그가 35살로 세상을 떠난 건 지병인 류마티즘열이 악화되고 거기에 과로가 겁쳐서 회생불능 상태가 됐기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죠. 20장은 제 감정이 너무 격해진 상태에서 쓴 것 같아요..ㅠ
아... 모차르트의 엉터리 장례에 가슴이 꽉 막힙니다. 이토록 허무하게 사라져 버리다니요. 모차르트 탄생에서 죽음까지 세세히 들여다 보면서 그를 더 사랑하게 된 것 같아요. 천재를 알아보지 못한, 아니 천재인 줄은 알았지만, 그에 맞는 합당한 대우를 해주지 않은, 그래서 그를 지켜주지 못한 왕 포함 모든 사람들이 원망스럽습니다. 죽어서 종부성사마저 거부 당했다니...
차이콥스키가 모차르트를 '음악의 예수'라 했는데 맑고 순수한 음악의 정점에 도달했다는 의미에 더해, 아낌없이 사랑을 주었지만 동시대인들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버림받았다는 점에서도 예수를 닮은 듯요. 요즘 세상도 마찬가지.. 입에 예수를 달고 다니면서 하는 짓은 예수와 정반대인 사람이 너무 많죠. FM 틀면 매일 모차르트가 나오지만 그를 진정 사랑하고 아파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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