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작가님 썰렁 유머가 제 취향입니다. 그런데 베토벤 5번 교향곡을 그러면 다른 나라에서는 운명 교향곡이라고 부르지 않는 건가요? 영웅, 전원, 합창교향곡도 한국과 일본에서만 통용되는 별칭인 건가요?
<모차르트 평전> 함께 읽으실래요?
D-29
장맥주
이채훈
유럽/미국에서는 베토벤 교향곡 5번 C단조 Op.67라고 부르죠. (물론 영어 독어 불어로.. 썰렁) 독일어로 'Schicksal'이라 부르는 걸 한번 본 적이 있는데 이건 일본 영향이 역류한 결과인 듯? 3번 <에로이카>, 6번 <전윈>은 그쪽에서도 그렇게 부르고요. 초연 당시 일화와 자필 악보에 근거가 있어요. <전원> 교향곡은 앙드레 지드 소설 제목이니 유럽에서 그렇게 부른다는 증거.^^ 9번은 4악장 합창의 실러 시 제목 'An die Freude'로 부르는 경우가 많고 간혹 'Choral'이라 부르기도 하죠. 베토벤이 의도적으로 붙인 제목은 아닌 듯요.
장맥주
와. 감사합니다, 작가님. 40년 넘게 '5번 교향곡=운명'으로 알고 있었는데 한 대 맞은 느낌입니다.
번거롭게 하는 것 같아서 죄송하지만(게다가 모차르트 이야기도 아니지만), 혹시 베토벤 소나타를 월광, 비창, 열정이라고 부르는 것도 일본발 관습인가요? CD에 Moonlight, Passionate 등으로 적혀 있던 게 기억이 납니다만...
이채훈
피아노소나타는 일본인 작명이 아닌 듯요. 월광은 원래 '환상곡풍의 소나타'라고 악보에 써 넣었는데 베토벤 사후 시인 루트비히 렐슈타프가 1악장에 대해 "달빛 내리는 루체른호에 배가 떠 있는 풍경이 떠오른다"고 한 뒤 달핓, 즉 월광이 됐다고.. 얼마전 임윤찬이 이 곡 연주한 뒤 "달빛을 떠올리며 연주하지는 않았다"고 했지요. 베토벤 소나타의 제목은 악보 출판업자가 악보 판매에 도움되라고 붙인 경우가 많은 듯.. 베토벤이 직접 제목을 붙인 건 8번 비창, 26번 고별, 이맇게 두 곡 뿐입니다.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운명이라 부르는 게 일본에서 유래했지만 꼭 틀렸다고 할 수는 없으니 너무 충격받지는 마시길..^^
이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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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11
(1774년) 6월 4일 바순 협주곡 K.191 을 유튜브에서 들었습니다. 바순 협주곡은 처음 들었습니다. 오케스트라에서 저음을 받쳐주는 악기로만 알았는데, 바순이 주인공으로 내는 소리를 들으니 참 좋습니다. "두 눈에 눈물이 고여 있는데, 입가에는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한" 느낌의 피아노 협주곡 k.271도 너무 좋습니다. 좋은 음악 듣게 계기를 주신 작가님께 정말 감사 드립니다. 한 가지 정말 기본적이고, 어떻게 생각하면 무식한 질문 하나만 용기를 내서 드릴게요. 음악에서 장조, 단조란 과연 무엇인지요? 단조는 좀 처지고 우울하고 고요하고, 장조는 기쁘고 활발하고 그렇다는데 저는 음악을 들을 때 어느게 장조이고 어떤게 단조인지 구분이 잘 안되기도 하고, 구분하려고 애 쓰지도 않아서요. k.191도 Bb라는데 음악 감상하는 데 어떤 장점과 맥락이 있을까요?
이채훈
바순은 익살스런 느낌도 있지만 모차르트에서는가슴 속에 흘러내리는 눈물 같은 이미지도 있어요. 피아노협주곡 23번의 아다지오, 그리고 <마술피리> 파미나의 아리아에 나오는 바순 소리를 잘 들어보시면 느낄 수 있으실 듯?
K.488
https://youtu.be/j8e0fBlvEMQ?si=LbK057arBoMKdsds
마술피리 K.620 파미나
https://youtu.be/wmwzNiYYUE4?si=_TU1hhMaLqIZpVxA
르네상스 시대 이전에는 조성이 아니라 선법을 사용, 바로크 시대에 조성체계 확립.. 장조와 단조는 일본식 조어, 길고잛은 것과는 관계가 없는데 말이죠. 유럽 말로는 밝은 major와 어두운 minor죠. 천재 작곡가들은 특정 조성에 특정한 정서른 연결시키기도 하고- 가령 모차르트는 가장 진실된 마음을. 표현할 때 G단조를 즐겨 쓴 반면 버토벤은 C단조가 트레이드 마크 - 악기의 특성을 살리기 편리한 조성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죠. 우리 일반 음악애호가들은 그럴 필요 없이 그냥 들으면 될 듯요. 상대음감인 제 경우창단도는 구분하지만 이게ㅈ무슨 장조인지, 무슨 단조인지는 잘 몰라요. 하지만 음악 듣고 느끼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지요. 이건 음악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대음감=음악재능, 요런 등식은 성릾나지 않아요. 상대음감이 음악성의 처도입니다. 절대음감은 음높이(pitch)에 대한 기억력인데, 요게 생존에 필수가 아니니 살다보면 거의 다 퇴화해서 없어지는 거죠.
이카루스11
고맙습니다. 가슴 속에 흘러내리는 눈물 같은 바순 소리에 귀울여가며 두 영상을 들었습니다. 눈물을 100% 느끼지는 못 했지만 너무 좋습니다.
이채훈
네, 이것도.. <마술피리> 중 밤의여왕 1막 아리아, 딸을 빼앗긴 어머니의 아픔을 노래. 02:00부터 바순 소리.
.. https://youtu.be/ov1hRqPnm58?si=2FM7qg-ZASm1nJX-
이카루스11
감사합니다. 소프라노 가수가 밤의 여왕 잘 한다는 그 분이네요
이채훈
독일의 Diana Damrau죠. 내친 김에 유명한 2막 아리아도..
https://youtu.be/9HEjAkFBBz0?si=_9pyfolpz1U25lhF
모시모시
오. 저는 이 책 읽다가 모차르트가 사용한 조성에 관심이 생겨서 작가님이 예전에 방송하신 <모차르트의 G단조, D단조, C단조> 제하 팟캐스트 에피소드를 찾아들었는데요, 같은 단조라도 간곡하고 내밀한 슬픔, 공포, 절망 등 색깔이 다양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고, 그걸 참 효과적으로 사용했구나 생각이들었어요. 앞으로는 조성도 눈여겨보게 될 것 같아요.
https://podbbang.page.link/EFB6ueNtzR9icYvLA
이채훈
바순 - 가슴 속으로 흘러내리는 눈물 - 얘기할 때 인용한 마술피리 파미나 아리아(어머니와 왕자에게 버림받은 슬픔 노래 - 밤의여왕 1막 아리아 - 딸을 빼앗긴 어머니의 아픔을 노래 - 둘 다 G단조네요.^^
파미나 https://youtu.be/jIVdOiyGgo4?si=hC29OVBUAvs5zcZi
밤의여왕 https://youtu.be/ov1hRqPnm58?si=2uBjZyhiftoFWEUN
제제10
잘츠부르크의 반항아 편을 보며, 모차르트 음악에 집중하며 보게 된것 같아요. 소개해주신 음악들을 찾아보며 천천히 읽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편에 소개된 음악들이 어린 모차르트의 음악들보다 더 맘에 들어요. 특히 교향곡 g단조 k183 은 듣고 또 듣게 되는 듯합니다. 올려주신 유투브 piano concerto no.23:adagio 도 너무 좋았네요. 바순소리에 집중하며 음악을 들으니 다른느낌이에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음악을 함께 들어서 그런지 천재의 순탄하지 못한 삶이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제제10
모차르트의 이 g단조 교향곡은 막 사춘기를 통과하고 있던 모차르트의 반항심리 자유를 추구하는 시대정신과 만나서 빚어낸 절규가 아닐까?
『모차르트 평전 - 음악, 사랑, 자유에 바치다』 p169, 이채훈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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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제10
6장 p.229 알로이지아를 사귀는 것을 반대하는게 아니라, 제발 정신 좀 차리라는 메세지였다고 설명했다. 레오폴트가 아들과 아내만 파리로 보내며 얼마나 안절부절하고 속이 탔을까요? 모차르트가 든든하게 잘 해주면 좋았을껄 … 하는 맘이 생기네요. 레오폴트가 실망과 분노를 다스리며 모차르트를 우쭈쭈 해서 어쨌든 잘해라 하고 독려하는 모습이 너무 잘 느껴졌습니다.
뮌헨이며 만하임이며 파리며 가는곳마다 천재 음악가의 대우라기엔 아쉽네요. 어머니의 죽음까지…. 아버지의
존재여부가 크게 느껴지는 장이었습니다.
이카루스11
모차르트는 표정과 느낌이 살아있는 연주를 위해서는 '쉼표'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쉼표에는 음표보다 더 많은 느낌과 뉘앙스가 들어 있다"
『모차르트 평전 - 음악, 사랑, 자유에 바치다』 p.201~202, 이채훈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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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11
오페라의 등장인물 처럼 구체적인 성격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점이 그의 음악을 바흐 음악과 구별하는 결정적 차이다.
『모차르트 평전 - 음악, 사랑, 자유에 바치다』 p.208, 이채훈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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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훈
주제가 오페라 등장인물처럼 표정 변하고 장난치듯 움직이는 사례는 많은데 피아노협주곡 25번 C장조의 3악장은 좋은 예.. 3:40에서는 오페라 장면전환 같은 대목도 나와요.^^ https://youtu.be/k79_OFRxRKc?si=HnQbRD6ZNvPqN-Ca
물망초
우주선과 관제본부간의 교신을 통해 서로의 의도를 드러내기도 하고 숨기기도 하는 모습이 인간적이네요.
아버지의 통제를 벗어난 모차르트에게 세상이 얼마나 흥미로웠을지, 게다가 꼭 성공해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책임감에 바쁘게 움직였을 그가 이해가 가면서도 홀로 난방도 되지 않는 어두운 방에 남겨져 있을 어머니 모습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가장 가까이 있어 소홀히 하기 쉬운 존재인 어머니를 떠나 보내고 쓴 작품들, 특히 바이올린 소나타k.304의 슬픈 선율이 심장에 꽂힙니다. 피아노 소나타k.310번에 관해 미츠코 우치다가 말한 "모차르트는 어머니가 자신을 용서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란 말에 저도 가슴 깊이 공감합니다. 다음 장은 조금 덜 슬프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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